ⓒ 제이드 보이스
일시 : 2008. 02. 16 | 장소 : 중앙대학교 아트센터 대극장 | 주최 : 제이드보이스 Jade Voice LLC
출연 : 미키 신이치로, 미야타 코우키
후기도 타이밍이라고 무척 늦은 것 같지만, 그래도 이제 3일 밖에 안 지났으니까 더 늦기전에 올려봅니다.
왠지, 블로그에 ♥가 난무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아마 이 두 분의 팬이라면 누구나 '태어나길 잘했어~ 살아있어서 다행이야~' 같은 감상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후기 검색하고 복습하다보니 뭐 이벤트를 초단위로 리포트를 작성하신 분들도 계시더군요. 그러니 저는 그냥 후기라기보다는 개인적인 감상 위주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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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마중을 갈 거라고는 사실 생각도 못 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충동적인 결정이었는데, 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 전까지도 우리 아자씨가 정말 오시기는 하는 건가 멍~ 한 상태였거든요. 선물도 제대로 준비한 것도 아니고, 편지도 못 쓰고 있었는데, 오후 반차 내고, 넉넉한 시간을 얻어서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염두에 뒀던 안동소주, 치비 미키짱을 위한 팝업북 포장까지 마치고, 공항에 마중 나갈 거면 뭐라도 앵겨드려야 하지 않겠나 싶어서 한과도 사들고 그렇게 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기다린 시간은 1시간 좀 넘었지만, 공항에서 미키 상을 뵌 시간은 다 합쳐도 30초나 될까 싶습니다. ^^;
후후, 사실 그런게 중요한 게 아니죠. 미키 상을 처음으로 맨눈으로 보는 역사적 순간인데요. 정말 게이트 문 열리고 미키 상 모습이 딱 보였을 때 든 생각은 "진짜로 오셨어, 어떡하지~♥"였어요. ^^;
아자씨는 이렇게 팬들이 공항에 플랭카드까지 들고 마중 나와줄 거라고 예상 못하셨던 것 같았습니다. 뭐랄까 좀 당황스럽고 뻘쭘해하는 듯한 표정이었어요. 꽃다발을 받을 땐 곱게 두 손을 모으고 인도식 인사를 해주셨고, 지레 삼엄한` 스텝들의 경비 속에서도 팬들에게 손을 까딱까딱 흔들어주시고 긴 기럭지로 성큼성큼 걸어나가셨죠. 이건 뭐 거의 순간이동 수준;
그래도 미키 상을 한 번이라도 더 보겠다고 공항에 가길 잘 했다 싶었습니다. ^^
- D-day
이벤트 관해서는 관련 후기도 많으니까~ 라는 이유로 그냥 다른 분들은 안 쓰고 넘어가신 걸 적어보자면, 미키 상이 성우가 된 계기에 대한 질문에 미키 상이 계기 말인가? 하니까, 객석에선 "하(아)~~~~~~~이"라는 대답이. 그런데, 이 늘어진 '하~~~~~~~~이'가 어째 할아버지 말투? 처럼 느껴지셨는지, 미키 상이 할아버지 말투로 말씀해주셨던 게 기억나네요.
확실히 일본 이벤트에서 들리는 객석의 소프라노와 비교해보면 한국팬들의 목소리는 꽤 걸걸한 편이죠. 게다가 막장 샤우팅까지 더해지면 초큼 무섭기까지 하고요. (한국팬들은 미키 상을 해치지 않아요~)
- 그분이 앞치마를 매는 법
원래 요리를 직접 만드시고, 즐기는 분이라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눈앞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아자씨의 갸르송 에이프런 차림은 어찌나 본격적이신지요. 마치 서양골동양과자점의 타치바나가 매는 법이라고나 할까요. 뒤로 한 바퀴 돌려서 앞에서 매듭을 묶고, 한 단 접어서 끈이 보이지 않도록 깔끔하게 마무리! 이건 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니라는 얘기죠. 게다가 호리호리한 몸매에 어찌나 잘 어울리시던지. 파슨은 그냥 쳐 울지요. ㅠ.ㅠ
- 그분의 팬 서비스
일본에서는 이런 거 안 하니까.
보증은 미야타 상이 해주셨습니다만, 굳이 보증을 서지 않으셔도, 일본에선 그렇게 안 하시는 거 잘 알거든요. ㅠ.ㅠ 이 파슨은 또 쳐울었어염. 어느 이벤트에서 김밥을 직접 만들어주시고, 칵테일 쉐이크 댄스를 춰주시고, 직접 만든 칵테일을 맛보게 해주신 적이 있었던가 말입니까. 게다가 이번 이벤트를 위해서 그 좋아하시는 술도 일주일 동안 금주하셨다면서요. 이러니 제가 아자씨를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요~
일본에선 절대 하지 않는 거니까.
몇 번이나 말하지만, 일본에선 한 적 없어.
일본에선 이야기한 적 없는 건데.
또 어찌나 매너가 좋으시고 야사시스기루 하신지, 같이 대사 주고받는 코너에 뽑힌 두 분, 이름 물어봐주시고 똑바로 발음해주시려고 애쓰시고, 나중에 인사하고 악수해주시고, 계단 내려가는데까지 에스코트 해주시고, 또 계단 조심하라고 해주셨다지요. 어허헝~ 그래요, 그 두 분은 전생에 나라를 구하신 게지요. (미야타 상과 같이 대사 주고받은 친구야, 너도 뭐 나라는 아니라도 전생에 도시 하나는 구했는가보다. ㄿ)
- 그분의 몸매관리 비법
일본에선 한 적 없는 이야기라면서 해주신 말씀은 한마디로 "충격과 공포"였습니다. 아니, 밥을 안 드신다니요. ㅠ.ㅠ 그래놓고 팬들에겐 "여러분은 제대로 챙겨먹는 게 좋다고 생각해." 라고 하시면 밥이 목으로 넘어가나요~~~(그래놓고 오늘 저녁도 푸짐하게 먹었지. OTL)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습니다. 평소에도 세상을 향해 성능 좋은 안테나를 세우시고, 항상 주위를 민감하게 느끼시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그 날카로운 감을 유지하기 위해서 식사량도 줄이시고, 아예 드시지를 않는다는 건 흠많무 입니다. 1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어찌나 기준이 높으신지. 밥을 먹지 않는 것도 다 자기가 미숙한 탓이라고 하시면, 할 말이 없잖아요. ㅠOㅠ
실제로 만나 뵌 미키 상은 사진에서 보던 얼굴과 똑같았고, CD나 DVD에서 듣던 음성 그대로 였습니다. 하지만, 화면으로 만나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과는 정말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직접 만나보기 전에는 절대로 알 수 없는 그 무언가.
저는 솔직히 미키 상을 뵙기 전에는 어쩐지 이벤트가 아닌 장소에선 "다가오지 마!" 포스를 마구 풍기실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뭐랄까 그렇게 냉포스를 풍기시기엔 미키 상은 너무 상냥한 분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그렇다고 쉬운 남자라는 소리는 아닙니다만. 정말 다시 한 번 새삼스럽게 또 반했습니다.
ps. 편지를 도합 3통이나 썼는데, 어디에도 "좋아합니다." 한 마디를 쓰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OTL
나님 도데체 이건 모다???
- DC체. "(그게 사실이라면)흠 좀 무섭군요."의 줄임말인 흠좀무에서 파생된 단어.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