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이십 몇개월이라는 군대를 혼자만 4년 복무냐며, 우리 토니는 언제 제대하나요, 이대로 말뚝 박은 건가요 했는데, 앞으로 제대까지 80일 남았다는 안승호 병장님.
원래부터 머리를 자르면, 나이도 서너 살 어려지는 녀석이었는데, 군바리 옷을 입혀놔도 바래지를 않는군화.
2008년 11월 4일. 잊지도 않는다. 남들은 팬들에 기자들에 잔뜩 불러놓고, 폼나게 경례도 해주고 들어가는 군대를 어디에도 알리지도 않고, 매니저와 조용하게 들어가놓고, 다음 날 기사로 알게 만들었더랬지.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70년대 생 아이돌.
이래저래 아저씨들에게 눈돌아가 가는 오지 취향 속에도 그 취향 배반하고 좋아하게 만든 토니.
보고싶구나.
기사 제목이 저렇더군요. 네, 오늘은 제가 참 좋아하는 토니의 서른번 째 생일입니다. 아마도 지금쯤 만으로는 아직 29이라고 우기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토니는 1978년 6월 7일 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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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가 지금 어떤 느낌일지, 제가 서른 살이 되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조금 우울했고, 조금 홀가분하고, 에이 뭐 별 것 아니잖아~ 했었던 것도 같고….
토니를 좋아한 세월이 어느덧 10년입니다. 아직도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어요. 98년 겨울. HOT는 막 3집을 낸 다음이었죠. 그 전엔 나오면 쟤들 또 나오네 했었는데, 어느새 눈길이, 마음이 토니에게 기울었지요. 토니가 아니었으면 만날 수 없었을 친구들(지금은 연락도 잘 안 하는 친구도 있지만;;)을 만났고, 해보지 못할 경험(잠실 주경기장에서 밤을 샌다든가;;)을 했고, 참 많이 감동도 받았습니다. (우리는 사귀는 사이는 아니지만,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토니가 그랬어요.)
팬과 스타의 만남이라는 게 얼마나 허무한지 에픽하이가 처절하게 외치고 있지만, 토니와 토니를 좋아하는 팬들의 관계는 그렇지 않다! 라고 저는 확실하게 믿을 수 있습니다. 왜냐면, 우린 게릴라 콘서트로 끈끈하게 뭉친 사이니까.
오늘이 토니가 맞이하는 마지막 20대의 생일일 수도 있고, 30대를 여는 첫 생일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생일 축하합니다.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토니의 부모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