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리지도 않냐...? 전혀. orz

오늘 드디어 기다리던 보더라인3 드라마 CD가 도착했다. 얼쑤~
그런데, 이게 또 웬일.
다른 때보다 북릿이 두꺼워 보여서, 아자씨 사진이라도 잔뜩 들어있나 했더니, 오 예~
보더라인 오리지널 사이드 스토리 "저녁 점경(夕暮点景)[각주:1]" 이 들어있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무려 8 페이지 짜리!

아아~ 쿠노 치아키 상, 이런 서비스를 다 해주시다니. T^T
드라마CD를 삐~십장 사봤어도, 그중에 오리지널 외전을 써준 건 이중나선/애정쇄박의 요시하라 리에코씨 뿐이었는데.

급한 마음에 휘리리릭 읽어 넘겼는데, 쿠노 상에 대한 감사도 잠시, 다시 나락에 떨어지고 만 나. OTL
에휴, 유리가 카야에게 그 라이타를 다시 넘겨주는 날이 언제쯤 오려나 ;_;

쿠노 상의 후기를 읽어보면 보더라인의 후속편을 쓸것도 같은 분위기인데.
그레이 존 이후 터닝 포인트까지 몇년 걸렸더라;;
그래도 작가가 "이 둘에게도 끝은 있을 터." 라고 한 마당에 기다려 본들 손해날 것은 없겠지.
게다가 이 둘이 다시 웃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하셨으니, 희망을 가지고!

건 그렇고, 이번에도 미키신의 손글씨는 예술이셨다. 이건 정말 봐야 안다.
아니, 정말 어쩌면 남자가 이렇게 글씨를 예쁘게 쓰냐. 정말 모르고 보면 영락없이 여자 글씨라 여겨질 거다.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편견이라고 해도;)
보더라인3 로고까지 기막히게 디자인 하시고, 덧붙여, 眞一郎 트레이드 마크가 三木眞一郎 트레이드 마크로 또 한번 변신~
정말, 이런 거 정성스럽게 꼬물딱 꼬물딱 그리고 있었을 아자씨를 생각하면 온몸이 다 간질거린다. 귀여워서 ^^
도대체 아자씨의 그 참을 수 없는 귀여움의 끝은 어딘가~~~
  1. 점경(点景) - 풍경화나 사진에서, 정취를 더하기 위해 풍경 속에 넣는 인물이나 동물 [본문으로]
실은 足りない言葉 라고 쓰고 싶어 근질근질..;

전에도 썼었던 것 같지만, 내가 보더라인 시리즈(반대 아냐? 그레이존 시리즈의.)를 접한 순서는 소설 원작의 그레이 존 → 드라마 CD 그레이 존 → 소설 보더라인 → 드라마 CD 보더라인 의 순서이다.
개인적인 감상을 말하자면 나는 그레이 존 보다 보더라인 쪽이 훨씬 취향이고 재미있었다. 그것은 단지 미키신이 주역이라서 라거나 하는 이유가 아니라, 소설 원작만 놓고 봐도 보더라인쪽이 더 취향이다. 애절함의 무게가 다르다고 할까. (신파, 처절계 취향) 게다가 그레이 존의 앞 부분, 유즈루가 약을 써서 아그리를 꼬시는 부분에서 이미 반쯤 정이 떨어졌다. (첫인상이 중요한 이유;) 물론, 첫인상이 안 좋았어도 다시 보게 만드는 면이 있었다면, 이후 감상이 달라졌을지도 모르지만, 서로에게 솔직하지 못한 유즈루와 아그리에게 영 정이 붙지 않았다. 서로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고, 서로 속살을 드러내지 않는 지극히 쿨~한 두 사람의 겉모습에서, 애절함을 구한 내 잘못인지도 모르겠다.
반면, 유리라는 캐릭터는 처음 등장한 장면에서 혹시 최종 보스? 아니면 이물질(실례다!)인가?...했었더랬다. ^^; (아무튼, 추리력 제로인 녀석;) 읽어 나가면서 점점 이 팔색조 악덕 변호사가 마음에 들었고, 그레이 존 통틀어 가장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됐다. (이때는 아직 드라마CD나 성우를 몰랐던 시기라고 단언할 수 있다.)
어쨌든, 주인공이 마음에 차지 않아 제대로 몰입하지 못하고 한 쪽에 치워놓았던 그레이 존. 나중에 드라마CD가 있다는 말에 솔깃, 게다가 팔색조 변호사 역에 미키신이라는 소리에 구해서 들어봤다. 역시, 첫인상은 바뀌지 않았다. 코스기 상, 사쿠라이 상의 연기가 좋다 나쁘다 이전에 나는 이미 유즈루와 아그리라는 캐릭터에 생길 애정이 처음부터 없었던 까닭이다. 그리고 미키 상의 유리 쥰이치로는 첫인상이 오카마? 였다가 뒤로 갈수록 아, 진짜 유리구나...하는 감상으로 바뀌었다. 그러니까, 평소 나사 하나 풀린 듯한 하늘거리는 어조가,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하는 장면에서는 확실하게 자신의 의지를 실어서 힘있는 어조로 바뀌는 게 인상적이었다.
아무튼, 나는 보편 취향(어디선가 거짓말! 하고 환청이;;)을 가진 한국인이라, 울려주고 웃겨주는 요소가 부족한 그레이존은 소설이나 드라마CD 모두 나에게 점수를 얻지 못했다.

그랬는데....

아! 유리~ ㅠ.ㅠ
이 얼마나 간사한 사람의 마음인지. 보더라인을 1,2,3 편까지 다 듣고나서 다시 들은 그레이 존은 그 인상이 또 다르더라. 뭐, 여전히 서로 뻗대기만 하는 유즈루와 아그리는 아웃오브안중이고(;)
처음 느낀 점은 유리는 여전히 유리구나...하는 안도감이었다. 보더라인 시점에서 2년 뒤. 이제 서른 살이 된 유리라는 느낌이 확 와닿아서, 이게 전작임에도 불구하고 그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데에 정말 감탄해버렸다. 카야를 잃고도 여전히 유리인 유리가 한편으로는 대견하고, 한편으로는 안스럽고, 도대체 저 속에 뭐가 들어있는건지 궁금하고. 미키 상, 당신은 정말이지...ㅠ.ㅠ

그러다 봐 버린 것이다. 이런 것을!

출처 - 그레이 존 녹음 후기 - 웹 파스텔


코사카 유즈루와 카타오카 아그리를 가지고 노는 두 사람…!?

── 全略
そして今回やや高めのトーンで演じた三木さん。おっとりとした口調で上品な物腰の由利。 でも、本当は切れ者で悲しい過去を持っている…。そんな細かい心理描写までしっかり演じた三木さんですが、 実は原作をきちんとチェックしていたようです。空き時間には原作小説の二作目もチェックしていました。 そして、「この作品もCD化したら、主役は由利じゃない!?」と期待の眼差しをディレクターに向けていたのでした。
── 後略


── 전략
그리고 이번에 약간 높은 톤으로 연기한 미키 상. 대범하고 의젓한 어조에 품위있는 언행의 유리. 그렇지만, 사실은 수완가로 슬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 그런 세세한 심리 묘사까지 확실히 연기한 미키 상입니다만, 실은 원작을 제대로 체크하고 있던 것 같습니다. 빈 시간에는 원작 소설의 2번째 작품도 체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이 작품도 CD화하면, 주인공은 유리잖아!?」라는 기대의 시선을 디렉터에게 보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 후략

아이고, 아자씨 o((T^T))o
아베 상에게 눈망울 반짝이며 #_# 쳐다보는 모습을 상상해버렸다. orz
유리 쥰이치로라는 캐릭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군요. 그러니, 그토록 동조율이 높을 수 밖에.
딴소리지만, 봄·안 프리미어 CD의 탄생 배경이 아자씨가 아프레코에서 '극중극 형식의 내용을, 극만 따로 하나의 완성된 작품으로 만들어도 좋겠다.'고 해서 만들어졌다면서요.
으음, 어쩐지 꼬시는게 능숙해. ^^;

그레이 존의 후속편인 터닝 포인트도 나와줬으니, 보더라인의 후속편도 기대 해도 좋을런지.

아그리와 유즈루는 물론, 유리와 카야가 확실하게 등장한다는 작가 동인지 Klein's Bottle에서도 이 둘은 아직 만나지 않은 것으로 되있다는데. 이 두 사람도 이제 그만 행복해져도 되지 않을까나.
ボーダー・ライン Ⅲ
원작 : 久能千明(쿠노 치아키)

《CAST》
由利潤一郎(유리 쥰이치로):三木眞一郎(미키 신이치로)
真行寺佳也(신교지 카야):鳥海浩輔(토리우미 코스케)
片岡亜久利(카타오카 아그리):小杉十郎太(코스기 쥬로타)
室生義行(무로우 요시유키) : 西村知道(니시무라 토모미치)
三屋本部長(미츠야 본부장) : 田中 完(다나카 칸)

《내용 소개》
「카야 상……나는 당신의 무엇……?」
「……유리… 너는 내가 괴로울 때에만 상냥해……」


카야는 자신을 거절하지 않는다.
게다가, 자진해서 몸을 여는 카야에게, 유리 쥰이치로는 자신이 모르는 곳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가 크게 움직이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정치가, 폭력단, 경찰 간부의 유착.
옛 동료의 죽음을 계기로, 신교지 카야가 알게 된 사건의 진상.
그것은 이미 일개 형사가 손을 댈 수 있는 규모가 아니었다.
하지만, 카야는 단독으로 그 사건의 수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사건에 깊이 관여하게 된 카야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그리고 유리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되었던 현실이란…!?


* 한 줄 감상 - 미키 사아아아아아아앙~ o(T^T)o

주문한 CD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들어버리고 말았다. (유혹에 약한 나. OTL)
우선 CD 외적으로 보면 참으로 끈질기게 하나의 일러스트로 3탄까지 버텨왔다. 그런데, 사람들 생각은 비슷하다고 해야하나...나는 보더라인 1이 카야의 이미지(파란색), 보더라인 2가 유리의 이미지(빨강색), 그리고 3편은 이 둘이 섞인 보라색이 되지 않을까 예상했었더랬는데, 진짜 배경색이 보라색이라 좀 웃었더랬다.


※ 임계점 [臨界點, critical point] : 액체와 기체의 두 상태를 서로 분간할 수 없게 되는 임계상태에서의 온도와 이 때의 증기압.
일반적인 물리학에서는 부분적으로만 혼합되는 두 액체의 경계가 소실됨으로써 완전히 일체화 되는 경우의 온도와 압력을 말한다. - 네이버 백과사전


개인적인 별점 :
* ボーダー・ライン I 리뷰 - 사람과 사람사이의 거리 - 보더라인 1

ボーダー・ライン II
원작 : 久能千明(쿠노 치아키)

《CAST》
由利潤一郎(유리 쥰이치로):三木眞一郎(미키 신이치로)
真行寺佳也(신교지 카야):鳥海浩輔(토리우미 코스케)
片岡亜久利(카타오카 아그리):小杉十郎太(코스기 쥬로타)
室生義行(무로우 요시유키) : 西村知道(니시무라 토모미치)
三屋本部長(미츠야 본부장) : 田中 完(다나카 칸)

《내용 소개》
「당신이 그어놓은 선 안쪽에, 내가 있을 곳을 만들어 보이겠어요. 당신을 사랑하니까요…….」

옛 동료인 쿠보타가 일으킨 사건, 그리고 자살.
신교지 카야는, 친구였던 남자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조사를 시작했다.
그러던 중에 카야는, 쿠보타가 이전에 담당했던 사건중, 수사의 종결 방식이 석연치 않은 사건이 있는 것을 눈치챈다.
――정치가, 폭력단, 경찰 간부의 유착….
증거는 없다. 이론적인 설명도 할 수 없다.
그런데도 「무언가」가 있다고 느낀 카야는 독자적으로 수사를 진행시켜 뜻밖의 진실을 알게 된다.
그 충격으로 무너져버릴 듯 위태로운 카야는, 유리 쥰이치로가 내미는 손을 스스로 잡는데….

(홈페이지 소개글 그대로 옮김)

벌써 3편이 나온 마당에 2편 리뷰를 이제야 올리다니. 그러게, 버닝도 적당히. 너무 심하게 타올라서 흔적도 남김없이 몽땅 불살라버려서는 안되는거다. orz

보더라인 1편이 카야와 유리의 만남에 대한 내용이라면 2편은 이 두 사람의 교류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물론, 내용 소개에 나온 것 처럼 사건도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들으면 들을수록, 유리 쥰이치로라는 인물이 얼마나 표현하기 어려운가를 새록새록 알게된다. 유리는 화를 낼 때 조차 그 특유의 느긋한 말투를 유지한다. 게다가 그냥 느릿하기만 한게 아니라, 그 느릿한 가운데 시시각각 팔색조 처럼 휙휙 변화하는 유리의 총천연색 감정을 담아내야 하는 것이다. 아그리와 대화하는 카야를 어디선가 숨어서 지켜보고는 갑자기 나타나 나긋하게 추궁하는 장면을 보자.
아그리가 누구냐고 다그치는 것도 유리스럽게 조곤조곤 시작해서, 카야가 기숙사가 아닌 맨션에 산다는 것을 자기는 몰랐다고 삐지고, 아그리가 술 마시고 집에서 자고 갔다는데 놀라고, 혼자 망상에 빠져 이런 저런 일을 상상하고는 용서할 수 없다며 당황하고, 나도 집에 재워달라고 투정부리고, 질투하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카야의 다짐을 받고 '다행이다, 캬야 상은 무사하군요~' 묘한 데서 안심하고 사람 탈력하게 만드는 울트라하이수퍼스페셜큐트러브리챠밍 유리~
유리가 이렇다보니, 거기에 휘둘려지는 카야도 1편과 달리 한결 어깨에서 힘을 뺀 상태로 변모해간다. 그저 사람과의 거리를 재는 것이 서툴어 항상 팽팽하게 긴장하고 있는 카야의 경직된 어깨가 유리로 인해 서서히 느슨해져가는 모습이 전해져왔다.

그리고, 이 CD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

플레이 버튼 클릭 (재생 시간 : 51초)

유리 : 괜찮아요? 휩쓸려 주는 거에요?
카야 : 울게 해준다고 했지.
유리 : 이게 마지막이에요. 만약, 도중에 마음이 바뀌었다면, 이대로 돌아가주세요.

어디가 마음에 들었는가 하면, 저 바로 앞에 살짝 장난기 어린 유리의 목소리가 '이게 마지막~' 부분에서 일변, 어른의 목소리로 분위기가 확 바뀌는 그 갭이 참으로 요염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게다가 저 뒤에 들려오는 스산한 바람 소리가 내 귀에는 두 사람 감정의 대류 현상으로 인한 바람소리처럼 들렸다. 서늘하고 차게 가라앉아 있는 카야의 감정과 온화하고 정열적인 유리의 감정이 비로소 대류를 일으켜 부는 바람. 어쩐지 애절하고도 달콤한 두 사람의 앞날을 암시하는 듯 하다.
이런 뛰어난 연출력은 극의 마지막 부분에서 최고로 빛을 발하는데, 경쾌한 BGM에 불협화음의 바이올린 소리가 섞이면서 점점 위기감이 높아져가다 절묘하게 경찰 사이렌 소리가 뒤로 깔린다. 과연, 아베 상!

예고편은 또 얼마나 잘 만들어졌는지. 미키신의 절규도, 나직하게 읊조리는 대사도 3편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여준다.
7월 30일이 언제 오나, 오기는 하는 건가 했는데, 곧 3편이 손에 들어온다. 얼마 안남았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더 안절부절못하겠다.

개인적인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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