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듯 닫힌 듯 돌고 도는 길 눈 뜨면 언제나 막다른 골목
누가 나를 던져 놓았나 거미줄 같은 미로


여기로 저기로 돌고 돌아도 눈 뜨면 언제나 막다른 골목
누가 나를 버려 두었나 들어온 곳 있으나 나갈 길 없네
푸른 학은 구름속에 우는데, 푸른 학은 구름속에 우는데
열린 듯 닫힌 듯 막다른 골목 내 손에 쩔렁대는 엽전소리

잊기위해 꿈을 꾸고, 꿈을 팔아 돈을 사고
혼을 팔아 술을 사고, 취하려고 혼을 파네
잊기위해 꿈을 꾸고, 꿈을 팔아 돈을 사고
혼을 팔아 술을 사고, 취하려고 꿈을 파네

푸른 학은 구름속에 우는데
푸른 학은 구름속에 우는데


"푸른 학은 구름속에 우는데"는 김생의 한과 설움, 그 분노와 원망을 가장 잘 드러낸 곡으로, 아름답고 서정적인 멜로디와 가사로 피맛골 연가의 대표곡 중 하나다.

이 영상은 2010년 피맛골 연가 오디션 현장을 촬영한 것인데, 오디션을 기다리는 지원자의 긴장한 표정, 그리고 그들이 처한 상황 같은게 노랫말과 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오디션을 보는 지원자들의 이상은 구름 위를 노니는 푸른 학이건만, 선택받는 사람은 소수다. 열린 듯 닫힌 듯 막다른 골목이라니 얼마나 서글프고 절망적인가.

박은태도 지금은 대극장 주연을 맡을 정도의 실력을 쌓고, 인지도도 높였지만, 데뷔 초에는 부족한 성량 때문에 오디션에서 탈락한 경험이 많았다고 한다. 본인 표현에 의하면 운이 좋게 '노트르담 드 파리' 오디션에서는 마이크를 사용해서 합격했다고 하지만,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찾아온 기회를 잡지도 못했을 테지. 기회라는 건 준비된 자에게만 잡히는 거니까.
노래하는 걸 좋아하는 한 청년이, 평범하게(?) 대학에 진학해서 아마도 딴 길로 새지 않았으면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취직해서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았을 길을 버리고,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아 살아가기로 했을 때, 아마도 이 노래와 같은 상황을 좀 더 많이 맞닥뜨리지 않았을까.

잊기위해 꿈을 꾸고 꿈을 팔아 돈을 사고

힘겨운 현실속에서도 여전히 꿈을 쫓는 사람들, 그럼에도 놓을 수 없는 꿈을 노래하는 이 곡이 그래서 더욱 가슴에 사무치는 것 같다.  


내가 피맛골 연가에 낚인 이유 중에 하나는 시대극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참으로 예쁜 우리말 가사와, 정취가 물씬 풍기는 싯구를 즐길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극중에 김생이 뒷골목 대시인이라는 면모를 보여주는 시가 몇 구 등장하는데, 그 중에 몇은 창작인듯 하고, 몇은 한시에서 차용한 것으로, 이젠 한시까지 공부시킬 기세.

먼저, 김생이 홍생의 과거시험을 대신 봐줘서 장원급제까지 시켜줬다는 시는 다음과 같다.

사람이 한가하니 살구나무 꽃 떨어지고
밤이 조용하니 봄산도 비엇으라
벗이여 술이나 한 잔 하잣으라
인정은 손바닥 같이 뒤집히렷다



이 시는 왕유의 '새 우는 물가(鳥鳴澗)'와 '벗과 함께 술을 마시며(酌酒與裵迪)'를 적당히(?) 섞어서 만들어진 시로 원작은 아래와 같다.

鳥鳴澗(조명간)  -  王維(왕유)

人閑桂花落(인한계화락) 사람 한가하니 계수나무 꽃 떨어지고
夜靜春山空(야정춘산공) 밤이 고요하니 봄 동산이 비었어라
月出驚山鳥(월출경산조) 달이 솟아오르니 산새 놀라
時鳴春澗中(시명춘간중) 때때로 봄 시내에서 울어대노라

酌酒與裵迪(작주여배적)  -  王維(왕유)

酌酒與君君自寬(작주여군군자관) 친구여 술이나 드시게
人情翻覆似波瀾(인정번복사파란) 인정은 물결같이 뒤집히는 것

白首相知猶按劍(백수상지유안검) 늙도록 사귄 벗도 칼을 겨누고
朱門先達笑彈冠(주문선달소탄관) 성공한 이도 후배의 앞길을 막나니
草色全經細雨濕(초색전경세우습) 비에 젖어 잡풀은 우거져도
花枝欲動春風寒(화지욕동춘풍한) 봄바람 차가와 꽃은 피지 못하거늘
世事浮雲何足問(세사부운하족문) 뜬구름 같은 세상 말을 해 무엇 하랴
不如高臥且加餐(부여고와차가찬) 누워서 배불리 지내는 게 제일이지


그리고 극중 창고에 갖혀 죽을 일만 기다리던 김생을 홍랑이 구해주고, 홍랑의 방에서 치료를 받으며 김생이 읊은 시가 있는데, 원작이 가진 정서와 좀 다르게 살짝 연시의 느낌을 살렸다.

살구꽃 밤비 머금어 붉게 피고
버들잎 푸르러 안개를 이었네
떨어진 꽃잎은 아직 쓸지 아니하고
소쩍새 우건만 손님 아직 잠 못드네


이 시도 당나라 때 시인 백거이의 '전원 생활의 즐거움(田園樂 七首)' 일곱수 중 여섯번째 시를 차용했는데, 절구를 살짝 다르게 해석해서 분위기가 좀 미묘하게 바뀌었다. 극중 홍랑의 이미지 컬러는 분홍색과 하늘색, 김생은 파란색으로 저 시를 들으면 살구꽃 홍랑과 버들잎 김생이 딱 떠오르는데, 원작은 아래와 같다.


田園樂七首(전원락칠수) 중 제6수 - 백거이(白居易)

桃紅復含宿雨(도홍부함숙우)  밤비 머금은 복사꽃 더욱 붉어지고
柳綠更帶春戀(유록갱대조연)  버들잎 푸른 위로 아침 안개 끼었네
花落家童未掃(화락가동미소)  꽃잎이 떨어져도 어린 하인은 쓸지 않고
鶯啼山客猶眠(앵제산객유면)  꾀꼬리 우는데 산속 나그네 잠만 자고 있네


+ 그리고 백거이의 한시집을 뒤적여보다 찾은 '꽃이나 꽃이 아니네(花非花)'는 정황이 딱 '아침은 오지 않으리' 이후에 홀로 남은 김생이 읊었을 법한 싯구여서, 또 원작에서 느껴지는 것과 다른 해석이...;


화비화 (花非花) - 백거이(白居易)

花非花霧非霧(화비화무비무)  꽃이나 꽃이 아니고, 안개이되 안개 아니어라
夜半來天明去(야반래천명거)  밤 깊어 왔다가 날 밝아 떠나가더라
來如春夢幾多時(내여춘몽기다시)  봄 꿈처럼 왔던 것이 얼마나 되던가
去似朝雲無覓處(거사조운무멱처)  아침 구름처럼 떠나고는 찾을 곳이 없어라


원작은 뭐랄까, 깊은 밤에 찾아왔다 이른 새벽 꿈처럼 사라지는 님을 원망하는 듯한 시인데, 피맛골 연가의 정서를 끼얹으니, 단 하룻밤, 자시에서 해뜨기 전 그 단 한순간 만나서 영영 이별한 연인을 그리워하는 김생의 마음처럼 느껴져서
ㅠㅠ


피맛골 연가 (2011)
관극일 : 2011. 08. 23(화) ~ 2011. 09. 10(토)
장   소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캐스팅 : 김생 - 박은태 박성환, 홍랑 - 조정은 선영, 홍생 - 임현수, 행매 - 양희경

프리뷰 보고나서 저렇게 혹평을 쏟아놓고, 손바닥 뒤집듯 마음이 바뀌냐 싶겠지만, 사실 쥐떼만 자체 스킵하면 꽤 괜찮은 뮤지컬이라;;; 내가 개연성 없는 스토리와 연출을 까기는 했지만, 뭐 그런 빈 구멍도 메꿔주고 채워주는 배우들의 호연과 음악에 낚여낚여 내 발길은 자꾸 세종으로 향하더라. 아, 그렇다고 전관을 찍은 건 아니다;;
아무리 애정하는 배우가 멋진 연기와 노래를 선보인다고 한들, 감탄스런 앙상블들이 나온다고 한들, 병맛인 내용이 바뀔리도 없는데, 그래도 이게 자꾸 보다보니 정이 들더란 말이지. 그러다보니 출구로 들어가서 나오지도 못하고;;

아니 솔직하게 털어놓자면, 박은태의 노랫 소리에 홀렸다고 하는 편이 정직하겠다. 진짜 살구나무 가지 위에서 부르는 첫 일성이 터지자마자 가슴이 두근두근.
 

꿈처럼 누가 날 불러 봄꿈에 젖었네
나비와 노래에 취해 꽃등을 달고 가네
                                                      - 홍랑과의 첫 만남에서 그녀를 보고 부르는 김생의 시

김생이라는 역에 맞춰 사극톤의 대사를 아주 찰지게 치는데, 대사톤만 그런 게 아니라, 노래하는 발성법도 타령조를 살짝 섞어서 아주 제대로 가락을 탄다. 게다가 남자 뮤지컬 배우 중에 정말 드물게 곱고 청아한 미성을 가지고 있어서, 고음으로 깨끗하게 올라가고, 성량이 부족하다는 꼬리표를 이제는 떼어도 좋을만큼 파워가 붙어서 후음의 울림도 풍부해졌다. 성악 레슨을 꾸준히 받는다고 하더니, 진짜 그 노력이 빛을 발하는 것 같다. 그리고 참 내 마음에 드는 담백한 창법도 좋다. 과도한 꺽기, 바이브레이션 이런 건 진짜 취향이 아닌데, 정말 딱 듣기 좋을 정도로 기교를 부려 정직하게 부르는 노랫 소리가 귀에다 사이다를 부은 것 처럼 청량하다.
덕분에 참 매일같이 세종으로 출퇴근하게 만든 그 기록;


ps. 저 수많은 비공개 후기 글들을 언젠가 공개로 돌릴 날이 올려나;;
피맛골 연가
일   시 : 2011. 09. 10(토) 15:00
            2011. 09. 10(토) 19:00 (막공)
장   소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캐스팅 : 김생 - 박은태, 홍랑 - 조정은, 홍생 - 임현수, 행매 - 양희경

세종을 향하면서도 뭔가 좀 실감이 안나더라. 오늘이 피맛골 막공이라는게.
근데, 배우님들도 그랬는지, 낮공은 좀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기침 + 재채기 + 벨소리 관크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고.

낮공은 다른 거 다 떠나서 푸른학 때 그 엄청나게 거대한 재채기 4번에 참 할 말을 잃었다.
은태는 푸른학 할 때마다 무슨 퀘스트 수행하는 거냐? 집중력 테스트라도 받는 건지;;
9월 3일엔 객석에서 이상한 괴성이 창고씬 내내 들리더니, 오늘은 정말 노리고 그런 것 처럼 조용해질 만 하면 한 번 씩 거하게, 완전 쩌렁쩌렁 울리게 가리는 것도 없이 맘놓고 재채기를 해대대?
재채기가 어찌할 수 없는 생리 현상인 거 알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사리는 거 없이 그렇게 막해대는 건 좀 짜증이었다.
그리고 그 재채기가 한 두번으로 그친것도 아니고 네 번이 다 그렇게 큰 소리가 나니까 앞자리 객석에서도 웅성웅성.

근데, 그 와중에도 처음에 잡은 감정선 놓치지 않고, 끝까지 몰입해서 푸른학을 부른 은태는 참 장하더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마지막 부분은 진짜 격하게 흐느끼면서 부르는데, '나한테 왜이래~ '라며 악에 받쳐 부르는 것 처럼 보였다.

그 뒤로는 그냥 다 휘발휘발~ ㅠㅠ

정말 이대로는 서운해서 피맛골을 보낼 순 없고, 저녁 총막공에는 제발 저런 관크 없이 볼 수 있기를 기도하며 객석에 앉았다.
그런데 총막공은 이런 내 걱정이 기우였다는 듯이 배우분들 기합이 다르더라.
피맛골 회전무대가 돌아나오며 '예이~예이~ 물렀거라~' 첫소절부터 분위기가 확 다른게 느껴졌다.
소리 자체도 평소보다 훨씬 기운차고, 진짜 기합이 단단히 들어있는 거다.
막공이라 앙상블 분들 목상태가 썩 좋을리 없는데, 그걸 기합으로 다 커버하고 들어가는 느낌.
다들 역에 완전히 몰입해서 군무도 더 열심히, 더 활기차게, 노래도 더 크게, 더 감정을 실어서 그런 것들이 모이고 모여서 완성도를 최고로 끌어올린 무대를 보여주시더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막공이라는 게 긴장도가 너무 올라가면 뻣뻣해질 수도 있고, 또 역으로 너무 풀어질 수도 있고 그런데, 오늘 피맛골 연가 막공은 딱 기분좋을 정도의 긴장감을 유지한채 그야말로 레전드 오브 레전드로 마무리했다고 생각한다.
 
앙상블 분들이 저렇게 분발해주시는데 우리 주인공들이 또 얼마나 멋진 연기를 보여줬겠는가.
유가행렬에서 얼치기 삼인방이 은생 기분을 풀어주느라 앞에서 재주도 부리고 술도 가져다 주고 하니, 그 친구들 마음씀이 고마워서라도 언제까지고 우울해 할 수만 없으니 같이 어울려주기는 하는데, 뭐랄까 은생이 입은 웃고있어도 눈은 웃지 않는 거 같더란 말이지. 
그 억누른 감정이 냉소로 터져나오는 게 '사람이 한가하니 살구나무 꽃 떨어지고~' 씬이었고.

낮공에서 한이 맺힌 푸른학은 막공에선 아무런 관크 없이 오롯이 집중할 수 있어 좋앗다. ㅠㅠ
오늘도 봉두난발의 은생은 색기+미모 포텐이 터졌고, 한숨 소리같은 노래가 정말 처연했다.
갈수록 눈빛에 감정을 싣는게 더 깊어져서, 그 시선이 머무는 곳에 어떤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헤아릴 수 없는 아픔과 상처를 담은 그 눈빛, 처절한 절규와 같은 노래를 오래도록 잊지 못할 거다.

은랑 아가씨와 참 면구스러운 상태로 재회하는 씬에서, '나에대해 뭘 안다고 그러시오!' 할 때, 평소라면 그냥 웃음으로 능숙하게 얼버무렸을 것을, 가슴 속 상처를 그대로 내보일 만큼 여유가 없구나 싶었다.
밉살맞은 소리만 하는 이 남자를 그래도 은랑 아가씨는 어떻게든 살려내려고 어르고 달래고. 누가 연상인지 원~
게다가 뭐가 이쁘다고 한 밤중에 약방에 가서 약 사다 탕약을 다리고, 고약을 지어 붙여주고, 피갑칠한 저고리까지 깨끗하게 빨아주고.
이러는데 정분이 안나는 게 더 이상한 상황인 거지.

처음엔 언감생신 누구를 넘보랴던 은생도 손등의 흉터를 꽃잎 같다고 하는 말속에 연심을 다 숨기지도 못하면서 동시에 주저하고.
사랑이 내게로 왔네 넘버에서 약사발을 저만치 밀어놓으며 '우리는 서로 먼 사이~' 라며 자기 마음도 밀어놓으려 하지만
그래도 막을 수 없는 사랑의 감정에 흔들리고 혼란스러워하는 이 남자. 나이는 먹을대로 먹었어도 이게 첫 사랑이 아니었을까.

뭐가 이리 폭풍 전개에 노래 한 번 부르니 사랑에 빠지고, 죽고 못사는 사이가 되었냐고 처음엔 참 욕도 많이 했는데, 이게 배우빨, 노래빨에 힘입어 이렇게 애절한 사랑이었더라고 다 설득이 된다.
하지만 오늘 처음 본 사람은 그래도 이게 '금사빠'로밖엔 안 보일 거라는 게 이 작품의 한계. ㅠㅠ
유희성 연출의 특징인지 모르겠는데, 장면 하나 하나의 완성도는 정말 높다. 그게 배우들의 열연에 기댄 결과라해도.
정말 그 장면에서 그 감정의 절절함, 진심은 다 이해가 되는데, 장면과 장면 사이에는 유기적인 연결이 부족하단 말이지.
나머지는 관객이 알아서 상상력으로 채우라는 건지;; 모차르트! 때도 그런 느낌이 들었는데, 피맛골 연가에서도 그런 점은 여전하다.

이제는 2막의 쥐떼들도 다 귀엽기만하고, 쥐떼들이랑 흥겹게 한 판 놀다보면 어느새 아침은 오지 않으리. ㅠ.ㅠ
오늘도 은생-은랑의 하모니는 더할나위 없이 조화롭고, 애절하고, 전율이었다.

마지막으로 행매님의 한천년은 세월의 무게가 고스란히 담긴 채 세종을 가득 채웠다.

커튼콜에서 사물놀이패 등장할 때부터 기립해서 정말 그동안 무대 위에서 좋은 공연을 위해 수고해준 모든 배우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각이 김승회 배우는 평소보다 워우어~를 길~게 질러주셨고, 함이 김정현 배우는 옆에서 구경하시고ㅋㅋㅋ
홍생 임현수 배우는 아주 목청이 터져라고 토사구팽을 부르다가 '여러분 감사합니다'로 마무리, 큰절까지 하셨고,
은랑님 그냥 조신하게 인사하셨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은생은 콩주머니 드는 포즈로 인사해줘서 아주 빵 터졌다.
행매 양희경님도 그냥 평소 하시던대로 인사해주셨고.
임현수 배우는 눈물 글썽글썽 울컥하셔가지고, 옆에서 양희경 쌤이 툭툭 다독여주시더라.
은생은 내내 웃고있더니, 나중에 막 닫힐 때 손 흔들어주면서 그제야 울컥, 울음 참는 거 같더라. 이럴 땐 좀 눈물도 보이고 해도 괜찮은데, 끝내 꾹 참는 거 보니까 내가 더 울컥해서 괜시리 눈물이 났다.

참 그동안 정말 울고 웃고 행복한 시간이었고, 마지막 공연까지 이렇게 훌륭하게 마무리해줘서, 가슴에 보름달을 품은 것처럼 만족하고 돌아왔다.
내년에 은생, 은랑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정말 좋겠고, 내년에는 더 다듬어져서 돌아오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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