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내 인생 최장 출장 기록을 세우는 해로 기록될 것 같다.
5월, 7월,8월,9월...90일은 가뿐히 넘었겠구나. 음음..
내가 일본 생활이 길어졌구나 느낄 때는 생필품 류가 똑 떨어져서 새로 사야할 때.
여행자용 세트로 샀던 샴푸, 린스, 바디솝, 치약은 진즉 떨어졌고, 대용량 사기 망설여져서 200g짜리 산 샴푸도 바닥을 보여서, 새로 사야한다. 치약도 결국 큰걸로 하나 샀고, 바디솝은 비누로 대체하고, 생리대도 결국 사이즈 별로 사야했고. 글고 보니, 자외선 차단제도 쓰던게 떨어져서 새로 샀다. 일본의 태양은 어찌나 강렬하신지, 자외선 차단제 없이는 외출할 엄두가 안난다.
하여튼, 그리하여 드럭스토어 투어를 하게되었는데, 광고의 효과인지, 가격 승부 때문인지, 세제나 생리대는 모두 花王 제품이더라. 근데, 진짜 일본은 생리대 걱정 안해도 될만큼 생리대 품질이 좋아서 안심이다. ㅠ.ㅠ
자외선 차단제도 비오레 사라사라 UV 진짜 좋음. 원래 밀크타입 별로 안 좋아했는데, 이건 진짜 바르고 번들거리지도 않고, 오히려 번들거림을 잡아주니까 피부가 좋아보여서~~~. 한가지 흠이라면, 이건 그냥 비누 세안으로는 안 지워진다는 점. 그래서 또 비오레 마쉬멜로 폼 세안제를 사야했다. --;
하여튼 일본에서 지낸 기간이 길긴 길었구나 싶다.
휴일에 사실 어디 놀러가거나 할 생각을 할 수 없을 만큼 휴일엔 진짜 쉬기만 했는데, 슬슬 귀국할 시기도 돌아오고 때마침 친구들도 놀러와줘서, 몇 군데 다녀왔다.
건담 보러 오다이바에 다녀왔다. 태풍이 도쿄에 상륙한 날이었지 아마. 건담 해체하기 전에는 봐야한다고 친구랑 둘이 비바람을 맞아가며 건담을 보러갔다. 멀리서 봤을 땐 속으로 애걔~ 그랬는데, 역시 가까이서 보니 박력이 다르더라. 보면 볼 수록 일본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그런 일을 해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컨텐츠의 힘을 일본만큼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 나라가 있을까 싶다.
지난 주에는 주말 날씨가 참 토요일은 종일 비가 오고, 일요일은 활짝 개인 날씨여서, 날도 좋은데..하고 가마쿠라(鎌倉) - 에노시마(江ノ島) 로 놀러갔다. 2일 프리패스가 1970엔이라도 이게 훠얼씬 싸게 먹힌다. 신주쿠에서 가마쿠라까지 890엔인가 하던데, 왕복이면 벌써 1780엔, 에노덴, 쇼난 모노레일 한 번이라도 타면 이득인 셈이니까.
가마쿠라는 어딘지 플로리다를 연상시키는 노인을 위한 휴양도시의 분위기였다. 쇼핑가는 인사동 - 삼청도 분위기였고. 짐 없이 슬슬 돌아다니며 구경하기 좋은 동네였다. 채소가 유명하다고 해서 튀김 정식을 시켜서 먹어봤는데, 좋게 말하면 재료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담백한(! 튀김인데!) 맛이고, 조미료 맛에 찌든 입맛엔 약간 심심한 맛이었다.
가마쿠라에서 에노덴을 타고 에노시마로 가는데, 가마쿠라 고교 앞에 가니 탁트인 바다에 서퍼들이 파도를 즐기는 게 한 눈에 보였다. 좋더라. 에노시마역에서 내려서 바다 구경을 한번 해주고, 정작 에노시마는 생까주시고, 돌아와서 쇼난 모노레일을 탔다. 흐흐 이거 놀이기구만큼 재밌다. 흔들림도 심하고, 나뭇가지가 차창에 닿을 듯 산을 넘고, 마을을 보여주고. 오오후네(大船)가 종점인데, 나는 이걸 타고 고대로 다시 에노시마 역까지 돌아와서 에노덴을 타고 가마쿠라 고교 앞에서 내렸다. 해질녘인데도 서퍼들은 여전히 파도타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슬램덩크 인기로 외부인은 출입금지가 됐다는 학교 앞에서 등교길 한 번 봐주고, 뒤돌아 내려오면서 슬램덩크 오프닝에 나오는 건널목과 그 너머 바다를 보고 돌아왔다. 사실 거기 뭐가 있어? 라고 물어보면 딱히 할 말이 없지만, 그렇게 그 풍경을 보는데, 참 좋더라. 이걸 매일 보는 사람들은 내가 느끼는 감흥을 모르겠지 하는 생각도 들고.
그렇게 가마쿠라로 돌아와서 신주쿠로 돌아가는 열차를 타는데, 가마쿠라, 에노덴에서 보낸 시간이 마치 꿈결처럼 아련하더라. 진짜 짧은 여행이었는데, 제대로 여행에서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확실한 실감이라고 해야하나. 신주쿠 역에 도착할 때 쯤엔 이미 가마쿠라에서 보낸 시간이 아득하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다음에 기회가 있어 다시 가게 된다면, 그 때는 또 다른 느낌이겠지.
일본은 다음주 초 연휴란다. 경로의 날 - 국민의 날 - 추분 이렇게 해서 놀던데, 출장자는 출장지 휴일과는 무관하므로, 그날도 나와서 일해야한다. 칫, 지난번 바다의 날 때도 그랬는데.
9월 25일 귀국 예정인데, 설렁설렁 하는 말들이 다 "9월 말"이다. 9월 말이면 30일도 9월 말이다. ㅠ.ㅠ
하여간 더 연장되는 일 없이 추석은 한국에서 보내야 할 거인디.
5월, 7월,8월,9월...90일은 가뿐히 넘었겠구나. 음음..
花王의 노예 |
내가 일본 생활이 길어졌구나 느낄 때는 생필품 류가 똑 떨어져서 새로 사야할 때.
여행자용 세트로 샀던 샴푸, 린스, 바디솝, 치약은 진즉 떨어졌고, 대용량 사기 망설여져서 200g짜리 산 샴푸도 바닥을 보여서, 새로 사야한다. 치약도 결국 큰걸로 하나 샀고, 바디솝은 비누로 대체하고, 생리대도 결국 사이즈 별로 사야했고. 글고 보니, 자외선 차단제도 쓰던게 떨어져서 새로 샀다. 일본의 태양은 어찌나 강렬하신지, 자외선 차단제 없이는 외출할 엄두가 안난다.
하여튼, 그리하여 드럭스토어 투어를 하게되었는데, 광고의 효과인지, 가격 승부 때문인지, 세제나 생리대는 모두 花王 제품이더라. 근데, 진짜 일본은 생리대 걱정 안해도 될만큼 생리대 품질이 좋아서 안심이다. ㅠ.ㅠ
자외선 차단제도 비오레 사라사라 UV 진짜 좋음. 원래 밀크타입 별로 안 좋아했는데, 이건 진짜 바르고 번들거리지도 않고, 오히려 번들거림을 잡아주니까 피부가 좋아보여서~~~. 한가지 흠이라면, 이건 그냥 비누 세안으로는 안 지워진다는 점. 그래서 또 비오레 마쉬멜로 폼 세안제를 사야했다. --;
하여튼 일본에서 지낸 기간이 길긴 길었구나 싶다.
나름 여행기 |
휴일에 사실 어디 놀러가거나 할 생각을 할 수 없을 만큼 휴일엔 진짜 쉬기만 했는데, 슬슬 귀국할 시기도 돌아오고 때마침 친구들도 놀러와줘서, 몇 군데 다녀왔다.
건담 보러 오다이바에 다녀왔다. 태풍이 도쿄에 상륙한 날이었지 아마. 건담 해체하기 전에는 봐야한다고 친구랑 둘이 비바람을 맞아가며 건담을 보러갔다. 멀리서 봤을 땐 속으로 애걔~ 그랬는데, 역시 가까이서 보니 박력이 다르더라. 보면 볼 수록 일본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그런 일을 해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컨텐츠의 힘을 일본만큼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 나라가 있을까 싶다.
지난 주에는 주말 날씨가 참 토요일은 종일 비가 오고, 일요일은 활짝 개인 날씨여서, 날도 좋은데..하고 가마쿠라(鎌倉) - 에노시마(江ノ島) 로 놀러갔다. 2일 프리패스가 1970엔이라도 이게 훠얼씬 싸게 먹힌다. 신주쿠에서 가마쿠라까지 890엔인가 하던데, 왕복이면 벌써 1780엔, 에노덴, 쇼난 모노레일 한 번이라도 타면 이득인 셈이니까.
가마쿠라는 어딘지 플로리다를 연상시키는 노인을 위한 휴양도시의 분위기였다. 쇼핑가는 인사동 - 삼청도 분위기였고. 짐 없이 슬슬 돌아다니며 구경하기 좋은 동네였다. 채소가 유명하다고 해서 튀김 정식을 시켜서 먹어봤는데, 좋게 말하면 재료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담백한(! 튀김인데!) 맛이고, 조미료 맛에 찌든 입맛엔 약간 심심한 맛이었다.
가마쿠라에서 에노덴을 타고 에노시마로 가는데, 가마쿠라 고교 앞에 가니 탁트인 바다에 서퍼들이 파도를 즐기는 게 한 눈에 보였다. 좋더라. 에노시마역에서 내려서 바다 구경을 한번 해주고, 정작 에노시마는 생까주시고, 돌아와서 쇼난 모노레일을 탔다. 흐흐 이거 놀이기구만큼 재밌다. 흔들림도 심하고, 나뭇가지가 차창에 닿을 듯 산을 넘고, 마을을 보여주고. 오오후네(大船)가 종점인데, 나는 이걸 타고 고대로 다시 에노시마 역까지 돌아와서 에노덴을 타고 가마쿠라 고교 앞에서 내렸다. 해질녘인데도 서퍼들은 여전히 파도타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슬램덩크 인기로 외부인은 출입금지가 됐다는 학교 앞에서 등교길 한 번 봐주고, 뒤돌아 내려오면서 슬램덩크 오프닝에 나오는 건널목과 그 너머 바다를 보고 돌아왔다. 사실 거기 뭐가 있어? 라고 물어보면 딱히 할 말이 없지만, 그렇게 그 풍경을 보는데, 참 좋더라. 이걸 매일 보는 사람들은 내가 느끼는 감흥을 모르겠지 하는 생각도 들고.
그렇게 가마쿠라로 돌아와서 신주쿠로 돌아가는 열차를 타는데, 가마쿠라, 에노덴에서 보낸 시간이 마치 꿈결처럼 아련하더라. 진짜 짧은 여행이었는데, 제대로 여행에서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확실한 실감이라고 해야하나. 신주쿠 역에 도착할 때 쯤엔 이미 가마쿠라에서 보낸 시간이 아득하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다음에 기회가 있어 다시 가게 된다면, 그 때는 또 다른 느낌이겠지.
일본은 다음주 초 연휴란다. 경로의 날 - 국민의 날 - 추분 이렇게 해서 놀던데, 출장자는 출장지 휴일과는 무관하므로, 그날도 나와서 일해야한다. 칫, 지난번 바다의 날 때도 그랬는데.
9월 25일 귀국 예정인데, 설렁설렁 하는 말들이 다 "9월 말"이다. 9월 말이면 30일도 9월 말이다. ㅠ.ㅠ
하여간 더 연장되는 일 없이 추석은 한국에서 보내야 할 거인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