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sta On Ice 2009를 토, 일 양일간 다녀왔습니다.
은반위의 스타(Stars On Ice)도 아니고, 은반위의 친구(Friends On Ice)도 아니고, 은반위의 예술(Art On Ice)도 아닌, 어째서 "Festa On Ice"인지 이번에 아주 격하게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명실상부 선수도 관객도 그저 모두 흥겹고 신명난 축제였습니다.

Festa On Ice 2009
일시 : 2009. 04. 24~26 총3회 공연 | 장소 : 일산 KINTEX 특설 아이스링크 | 주최 : IB Sports
출연 : 여자 싱글 : 김연아, 신예지, 윤예지, 아라카와 시즈카, 알리샤 시즈니
         남자 싱글 : 김민석, 조니 위어, 패트릭 챈, 스테판 랑비엘, 제레미 애봇, 아담 리폰
         페어 : 장단 & 장하오
         아이스댄싱 : 테사 버츄 & 스캇 모이어

특별출연 : 손연재 (리듬체조선수), 비보이 겜블러, 빅마마, 뮤지컬 팀(죄송;)

작년에 FOI를 처음 봤을 때의 설레임과 두근거림이 생각납니다. 그때는 우리 연아가 주인공인 아이스 쇼를 드디어 보게되는구나 하는 기대가 있었다면, 이번엔 우리 여왕님 즉위식 축하 파티로군! 이라며 좀 여유를 가지고 축제를 즐겼다고 할까요. 가능하면 3회 공연을 모두 가고싶었지만, 직장인의 비애로 토, 일 2회 공연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이번에도 TV나 영상으로 보는 건 직접 한 번 보는 것과 비교도 안된다는 진리를 온몸으로 느끼고 왔습니다. ^^
진짜 목동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자리가 좋았어요. 링크가 바로 코앞이고, 이건 뭐 선수들이 펜스에 다가오기만 하면 바로 아이 컨택도 가능한데다, 그 생생한 표정이 다~ 보였다니까요. 바로 눈 앞에서 점프를 팡팡 뛰어주시고, 현란한 스텝 밟아주시고, 뻐렁치는 스파이럴에 환상적인 스핀까지 진짜 눈과 귀가 호강했습니다.
으찌나 마음이 풍요롭고 좋던지, 돈님은 정직하시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암요. 게다가 한번은 K석, 한번은 C석 이렇게 양쪽 사이드를 번갈아 봤더니 더 좋았답니다.

오프닝은 리듬체조의 손연재 선수가 Snow Man 주제가 Walking in the air에 맞춰 멋진 체조 공연을 시전해주었습니다. 노래처럼 중력을 느낄 수 없는 가벼운 몸짓과 유연함이 마치 요정같았어요. 손연재 선수도 척박한 한국 리듬체조계에 뚝 떨어진 재능 넘치는 신예로 알고있습니다. 부디 부상없이 잘 자라주길 바랍니다.

이렇게 몽환적인 분위기로 서서히 몸풀기를 시작하더니, 아이스 쇼가 시작됩니다. 바로 Think of me에 맞춰 우리 연아가 아주 공주님이 되어 등장! 이 때부터 제 정신줄은 안드로메다를 향해 떠나고;

김크리스틴님

이분이 바로 김크리스틴님이십니다. 아이고, 진짜 공주님~ 소리가 절로 나온답니다. 저 하얀 드레스가 바로 디자이너 이상봉의 작품입니다. 치마단에 한글 새겨진 거 보이시나요? 그림자로 연아 다리에 비치는 저 한글 흘림체.

벗은 설움에서 반갑고, 님은 사랑에서 좋아라                        - 김소월 , 님과 벗 中

시구도 아름답지만, 저 치마단이 얼마나 사락사락 아름다웠는지 몰라요. 저 치마자락이 가만히 서 있을 때도 예쁘지만, 점프나 스핀 돌 때는 펼쳐진 꽃잎같이, 나비 날개같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몰라요. 어둥 속에서 홀로 스포트 라이트를 받으며 서있는 연아를 봤을 땐 진짜 천사가 따로 없었습니다.


* 5/18 멘트 : 여기까지 써놓고, 여자 선수들, 우리 쥬얼즈들(신예지, 윤예지, 김민석), 그리고 진짜 너무너무 달달해서 결혼해라 소리 절로 나오던 버모네, 달달함이라면 지지않는다 장장네 얘기를 더 풀어놓자고 하다, 공개 못하고 있다가, 덜컥 일본 장기 출장이 결정되, 이것저것 바쁘고 정신없고, 이미 일본에 온지 10일 지난 이제야 올립니다.
저도 아자씨를 본받아 뒷북을 울려보려구요. ^^;;
(아자씨, 한국 왔다 간 게 언제인데, 앞으로 3개월 안에 후기를 올리시겠다고라고라..)
아이스 쇼 전부터 무수히 떨어지는 떡밥에 정신 못차리고, 드디어 연아를 이 두 눈으로 보는 것인가~ 설레였다가, 공연 보면서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정신줄을 놓치고, 공연 후에는 고갈된 체력과 돌아오지 않는 정신줄을 되찾느라 이제야 올리는 후기 입니다.

Festa On Ice 2008
일시 : 2008. 05. 17,18 총3회 공연 | 장소 : 목동 아이스링크 | 주최 : IB Sports
출연 : 김연아, 신예지, 윤예지, 사라 마이어, 아라카와 시즈카 (이상 여자 싱글)
       이동원, 오다 노부나리, 패트릭 챈, 조니 위어, 다카하시 다이스케 (이상 남자 싱글)
       알리오나 사브첸코 & 로빈 졸코비, 장단 & 장하오, 레이첼 커클랜드 & 에릭 래드포드 (이상 페어)
       테사 버츄 & 스캇 모이어 (아이스댄싱)


총 3회 공연중에, 1회, 3회 공연을 보고왔습니다. 티켓팅 전쟁에서 승리(?)한 관계로 S석은 사수! 구역도 11구역, 10구역으로 꽤 좋았습니다. 좋은 자리가 감동의 깊이를 더하는 법이기는 합니다만, 저는 연아양 연기를 두 눈으로 볼 수 있다면 A석이라도 만족했을 겁니다.

1회 공연과 3회 공연을 비교해보면, 1회는 관객도, 선수들도 처음이라는 긴장감에 아직 몸이 덜 풀렸다고 할까요. 하지만, 기분 좋은 긴장감으로 완성도는 제일 높았던 공연이었습니다. 패트릭 챈 선수가 점프에서 한 번 넘어진 걸 제외하면 넘어지는 선수는 없었으니까요. 3회 공연은 막공연이라 그 폭발력이 대단했습니다. 역시 체력 좋은 젊은 선수들은 3회 공연에서 더욱 날아다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고요. (챈이라든가챈이라든가챈이라든가;)

오프닝은 꽃의 왈츠에 맞춰 귀여운 꼬마 아가씨들의 나비 날갯짓으로 시작합니다. 그 아가씨들이 나중에 화동으로도 열심히 활약해 줬습니다. 하이디 복장으로. 하여간에 이 아가씨들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연아가 등장합니다.
아아~ 링크장은 이미 환호의 도가니~ 연아가 앞장서서 선수들을 이끌며 Baby one more time 군무가 시작되는데, 어찌나 감격적이던지요. 진짜 연아가 주인공인 아이스 쇼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거라는 걸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


* 깜찍한 록키, 이동원 군
Eyes of Tiger에 맞춰 복서 가운을 입고 등장한 동원 군. 등뒤에 쓰인 '이동원'이라는 이름이 귀여웠습니다. 1회 공연때는 진짜 첫 타자라 많이 긴장했는지, 약간은 딱딱한 움직임을 보였는데, 단 3번만에 관중을 사로잡는 법을 터득했습니다. 3회 공연 때는 누나들의 함성을 어떻게 끌어내면 되는지 이미 파악하고, 관중석을 향해 도발 포즈를 보이기도 해서, 역시 이래서 경험이 중요하구나, 세계적인 선수들과 같이 쇼를 한다는 건 이런 의미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 댄서 신예지 선수
신예지 선수를 처음 본 건 사대륙 대회 갈라 공연에서였습니다. 물론 직접 본 건 아니고, 방송으로 봤습니다만, 007 Die another day 를 직접 안무까지 했다고 해서 감탄했었지요. 이번엔 비지스의 음악으로 했는데, 그 포스 어디 안 갑니다. 여전히 누님 포스 흩날리시며, 좌중을 휘어잡습니다.

* 유연하여 윤예지 선수
포니테일에 하얀색 코스튬이 귀여웠던 윤예지 선수. 휘트니 휴스톤의 One moment in time의 서정적인 곡에 맞춰 아주 곱게 스케이트를 타더군요. 진짜 우리나라 선수들은 음악 타는 능력 하나는 타고나는 건지, 작은 예지 선수도 음악을 느끼고, 음악에 맞춰 안무하는 건 아주 뻐렁칩니다. 연아 주니어 때 모습이 많이 생각나는 손동작과 트위즐이었는데, 다른 점이라면, 연아 주니어 때 보다도 유연해서 펄스핀에서 이어지는 비엘만 스핀이 정말 아름답고, 스파이럴에서의 스트레칭도 쫙 뻗어주더라구요. 단지, 유연성과 점프력은 서로 반비례라는 상관관계가 있는지, 점프가 아직 덜 여물었다는 게 좀 아쉬운 점이지만, 아직 어리니까, 앞으로 충분히 발전하리라고 봅니다.

* 스위스표 레이백 스핀, 사라 마이어
저는 사라 마이어 선수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스위스 선수라는 정도?
스위스 선수들은 비엘만 스핀으로 유명한 비엘만 선수부터 근래의 빙판을 갈아버리는 드릴 스핀으로 유명한 스테판 랑비엘 선수까지 스핀 잘하기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사라 마이어 선수도 예외가 아닌지라, 스핀이 아주 아름다웠는데, 그 중에서도 레이백 스핀이 정말 일품이더군요.
은반위에 옥구슬 구르는 듯한 맑은 피아노 선율에 맞춘 사라 마이어 선수의 공연은 한 편의 발레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보라빛 코스튬과 어우러져 진짜 은반위의 요정이 따로 없더군요.
피겨 선수들이 사실은 '엘프족'이라는 건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사라 마이어 선수도 작은 두상에 눈이 얼굴의 절반이더군요. 정말 앵콜 공연까지 요정스러운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 한국인 3세의 아리랑, 레이첼 커클랜드 & 에릭 래드포드
캐나다에서 온 커클랜드-래드포드 페어팀은 정말로 아는 것이 없는 선수들이었습니다. 1회 공연 때는 관객들도 사전 지식이 없어서 안내 방송으로 앵콜을 유도(;)해줘서 본 공연이 아리랑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레이첼 선수가 한국인 3세라더군요. 전주만 듣고는 아리랑이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편곡이 정말 멋졌습니다. 기회가 되면 앵콜이 아닌, full version으로 봤으면 싶더군요.

* 이미지 변신, 오다 노부나리
지난 시즌을 음주 사건으로 말아먹고, 절치부심, 재도약의 첫 무대를 한국으로 선택한 오다 선수. 수퍼 마리오가 너무 인상 깊어서, 코믹한 이미지로 인식이 박혀있었는데, '토스카'가 흘러나오는 순간, 아~ 모로조프로 바꿨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오다 선수는 점프가 깃털처럼 가볍고, 버터바른 스케이팅 스킬이라든가 코믹한 스핀이 강점이라고 생각했는데, 거기에 더해서 이런 진지한 곡을 소화하는 표현력도 갖추고 있었네요. 펄럭이는 흰 셔츠의 마법인지, 오다 선수의 토스카는 제법 비장했습니다. 아직 안무가 좀 덜 짜여진 것 같다는 인상을 받은 건 스텝이 별로 없고, 점프만 줄창 뛰어대서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아이스 쇼에서 무슨 점프를 7번이나 뛴대요. 것도 콤비네이션까지 섞어서;;)
오다 선수의 점프가 깃털처럼 가볍게 느껴지는 건 회전 속도와 높이 때문인 것 같은데, 저는 비거리도 중시하기 때문에 제 취향의 점프를 뛰는 선수는 아닙니다.

* 핑크빛 닭살 커플, 장단 & 장하오
장&장 페어조는 팡통조와 더불어 중국을 대표하는 페어팀입니다. 거의 곡예에 가까운 쓰로우를 하지요. 그렇다고 이 팀이 예술적이지 않느냐면 또 그게 아닙니다. 피겨는 기술이 예술로 승화되는 스포츠 아니겠습니까. 사귀는 사이가 아니면 나오기 힘든 그 핑크빛 끈적 모드. 아주 제대로 '우리 사겨요~'를 어필해주셨습니다.
앵콜 공연은 피겨계에 흔치않은 머슴계 하오장 선수가 또 제대로 필 받아서 막춤을 춰 주시고. 큰 웃음과 함성을 받았습니다. 1회 공연 때는 저질 댄스 비스무리하게 골반도 돌려주시더니, 오히려 3회 공연 때는 좀 얌전하게(?) 리듬을 타는 것이, 아마도 파트너님이 뭐라 한 말씀 하셨는가 봅니다.

* 승리의 챈타스틱! 패트릭 챈
저 원래 이 선수 관심있었습니다. (증거 포스트) 그래서 이번 아이스 쇼에 챈 선수가 나온다고 해서 기대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우왕ㅋ굿ㅋ >.<乃
캐나다 표 버터바른 스케이팅에 한 발 에지만 사용한 긴 스텝은 챈의 기술이 얼마나 기초가 튼튼한 것인지 잘 보여줍니다. Yesterday라는 다소 처지는 곡이었어도, 챈은 그 특유의 비거리 긴 점프와 변형 모션이 많은 스핀으로 큰 환호와 갈채를 받았습니다. 1회 공연에서는 그 환호에 약간 어리둥절한 모습이더니, 3회 공연에서는 완전 분위기 타서 아주 제대로 즐기더군요. 환성을 더 부추기기도 하고, 그 함성과 박수에 감싸여 정말 기뻐하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챈 선수가 아이스 쇼에 초대 받은 게 이번이 처음인 걸로 압니다. 그래서 사실 쫌 걱정도 됩니다. 한국의 이 열광적인 반응을 첫 공연에서 받아버렸는데, 다른 아이스 쇼에서 이런 반응 안 나오면 실망하는 거 아닌가 해서;
하여간 이렇게 패트릭 챈 선수가 1부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정빙 시간을 가진 뒤, 2부 공연으로 이어집니다.
제 후기도 다음으로....;

쓰다보니 진짜 끝이 없네요;

아이스 쇼 2부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연아야, 많이 애낀다~♡

사진 : DC 김연아 갤러리의 "마군" 님 작품

  • 타이틀명 : 놀러오세요 동물의 숲
                   일본판 : おいでよどうぶつの森
                   북미판 : Animal Crossing
  • 장르 : 생활 시뮬레이션
  • 플레이 인원 : 1~4명
  • 발매일 : 2007년 12월



동물의 숲을 시작한지 어언....3주 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빚 갚기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처음 종이상자에 촛불 하나 달랑이던 단칸방에서 출발해서 지금은 2층집에 방도 3개짜리라 꽤 넉넉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만, 빚쟁이인 건 사실이니까요.

처음에 사람들로부터 동숲에 대한 얘기를 들었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소리는 "Wi-Fi를 해야 진정한 동숲을 즐길 수 있다."라는 말과 "무값이 어쨌어요~" 라는 말이었는데, 대충 돌아가는 얘기를 들어보고 왜 이렇게 사람들이 열광할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이게 과연 재미가 있을까 의구심도 들고.
그런데 해보니 알겠더군요.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은지. 그것도 여성 유저들 중심으로.

제목에 썼다시피, 동숲에서 추구하는 재미는 기본적으로 소꿉놀이와 유사합니다. 동숲의 궁극적인 목적은 돈을 벌어서 집을 늘리고, 가구를 사다가 집안을 꾸미고, 이웃들과 오손도손 재미나게 마을을 꾸며나가는데 있습니다. 실시간 게임이기에 현실과 동일하게 시간은 흘러가고,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에 맞는 이벤트가 열리고, 계절에 맞춰 잡히는 곤충, 물고기도 다릅니다. 여기에 동네 주민들과 친분을 쌓아가는 소소한 재미가 더해져서 동숲은 훌륭한 가상현실을 만들어냅니다.

저녁엔 붉은 노을로 불타는 하늘을 배경으로, 밤에는 제가 만들어 놓은 별자리를 바라보며 동네를 한 바퀴 돕니다. 비 오는 날에는 우산을 쓰고 찰박찰박 소리를 내며 바닷가를 거닐 수 있고, 동네 주민들은 만나면 반갑게 인사말을 건네고, 몇몇 친한 친구들은 선물을 앵겨주려고 기를 씁니다. 그러다보면 여기가 무릉도원이구나~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평화로운 마을에 질리는 날이 온다면 참 슬플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듭니다.

제가 사는 삼나무(三木) 마을을 소개하자면, 특산품은 체리고요, 이웃은 아래와 같습니다.

* 생쥐 / 다람쥐

                                 
이름 : 쟝 ()           이름 : 사라()      이름 : 리키()     이름 : 민트()
관심 : 운동, 근육        관심 : 메이크업    관심 : 먹는 거      관심 : 피부미용
        곤충                         가구
생쥐와 다람쥐의 구분은 귀로 하는 듯 합니다. 위 캐릭터 중에 리키와 민트는 지금 이사가고 없습니다.
리키는 매번 파이를 구워달라는 둥 해줄 수 없는 부탁만 하더니 가버리고, 민트는 초대해놓고 제가 깜박했더니, 마구 화를 내더니 관계 회복에 실패해서 이사 가버렸습니다. (어쩌면 다람쥐와 상성이 안 좋은지도;)
민트가 제일 먼저 이사를 갔고, 그 자리에 사라가 와서 비슷한 캐릭터가 자리를 메꾸나 싶었는데, 리키가 이사간 자리에 슈베르트가 온 걸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듯 합니다.
쟝과 사라는 지금 사귀는 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새침데기 언니 캐릭터인 사라가 뇌까지 근육으로 들어찬 것 같은 쟝 앞에서 격렬한 댄스를 선보였습니다. 그러고는 둘 다 꽃 발 날리면서 제갈길로 가더군요.

* 악어

이름 : 알베르트()
관심 : 낚시, 물고기
동숲에는 레어 캐릭터가 몇 있는데, 그 중 악어는 수컷 알베르트와 암컷 크로크 밖에 없습니다.
성격은 그냥 무난합니다. 사진도 제일 처음으로 줬었고. 다른 마을로 이사 갈 것 같은 뉘앙스를 살짝 풍겼지만, 이사 소리는 한 번도 없었네요.

* 사자

이름 : ()
관심 : ……

드디어 나왔습니다. 나의 사랑♥ ~, 동숲의 재벌, 터프하고 관대하신 승리의 킹짱~
킹에 대한 제 사랑이 어느 정도냐면, 이 무심한 녀석이 두 번이나 이사를 가겠다는 걸 뜯어 말렸거든요. 게다가 동네 주민 중에 처음으로 심부름 부탁을 했었고, 그 답례로 무려 "분리형 세탁기"라는 행운 아이템을 줬답니다. (당시에 빚에 쪼들리고, 아는 것도 없어서 너굴 상점에 그냥 팔았다던가;;)

이 때부터 아~ 얘가 봉이구나 싶었는데, 진짜 그 뒤로 편지나 선물 배달하고 답례로 주는 것이 그냥 돈으로 줄 때도 있지만, 레어 벽지나 바닥, 심지어는 제 취향을 꿰뚫는 옷을 주는 겁니다. 게다가 벼룩시장이 열린 날에도 완전 虎口가 되어주시고;; 하여간에 자주 들이대다보니 남자 캐릭터로는 처음이자 마지막(일 듯)으로 집에 방문해주기도 했습니다. 꽤 좋은 집이라고 칭찬도 해주고, 다음날 잘 놀다갔다고 편지에 선물까지 동봉해서 보내주는 등, 이 녀석 완전 왕자님 그 자체.

상단 이미지에는 안 보이지만, 오른쪽에는 칼자국이 또 선명하지요. 이 녀석 오래 사귀고 나니, 자기 과거를 얘기해줍니다. 사실 예전에는 불량배였다. 한밤중에 너구리 상점 앞에서 큰 소리로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그랬는데, 너구리는 그 뒤로 커다란 귀마개를 하고 잔다더라...는 짠한 스토리를...

은 동숲에서도 인기 캐릭터인데, 그 이유는 레어 캐릭터라는 것 외에 "옥좌"라는 레어 아이템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숲에서는 돈으로 살 수 없는 몇몇 물품이 있는데, 이 "옥좌"도 그렇습니다. 이 얼마나 대인배냐면, 이 "옥좌"를 가끔 재활용 상자에 넣어놓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저는 "옥좌"를 바라고 을 좋아하는 게 아니에욤. 저는 별님에게 소원을 빌어서 이미 옥좌가 있거든요.
저는 그저 이 좋을 뿐.

나한테 무슨 냄새 안 나냐? 하고 묻고는 '냄새 나' 라고 하면, 그게 바로 남자의 냄새라는 둥, 그걸 알아차린 너는 이미 어른이라는 둥 하면서 축하할 일이라고 선물을 건네는 이 좋아연~ 천년만년 같이 살거라능~
지금 인삿말은 만난지 2주만에 물어줘서 '안녕~ 내 사랑♥(지정한지 두 시간만에 다른 걸로 바꿔달라 함. ㅠ.ㅠ)'을 거쳐 '하이~ 마이 달링(역시 하루를 못 감;)'을 거쳐 '마이 스윗 허니~'로 달리고 있습니다만, 다음에 또 물어본다면 '이사 안 갈거라능'으로 해야겠습니다.

* 토끼

이름 : 닌토()
관심 : 운동, 근육, 낚시
이 녀석은 쟝과 캐릭터가 겹칩니다. 둘이 똑같이 운동과 근육 패치에 둘다 똑같이 무례합니다. --` 내쫓고 싶은 캐릭터 1순위가 쟝과 닌토인데, 어쩌다보니 둘이 돌아가면서 감기에 걸려 약을 사다줬더니 호감도가 올라버려서; 이런 캐릭터일수록 이사 얘기는 입도 뻥긋 안 합니다. -"-`

* 오리

이름 : 나키()
관심 : 옷, 연예인 지망생
위에 등장한 사라나 민트가 "언니" 타입이라면, 나키는 귀엽고 발랄한 동생 타입입니다. 사라와 민트는 주로 피부관리 비결, 메이크업이 어때 등이 대화의 주제라면, 나키는 연기를 펼쳐보이면서 어때? 라거나, 사진을 준 다음에는 이쪽을 팬클럽 1호 정도로 여긴다고 할까요. 그래도 귀엽기때문에 이사가는 걸 한 번은 만류했습니다. (두 번은 안 할지도;)

* 말

 
이름 : 사반나()    이름 : 슈베르트()
관심 : 꽃 관심 : 가구
사반나는 위의 두 타입과 또 다른 타입입니다. 말하자면 말도 예쁘게 하는 상냥하고 다정한 성격의 모범생? 이랄까요. 선물을 건네면서도 '변변찮은 선물이지만, 마음에 들어야 할텐데.' 같은 예쁜 말만 한다고 할까요. 초반 시작할 때부터 감기로 골골거려서 친해질 기회가 없었는데, 약을 건네줬더니 호감도 급상승해서 지금도 집에 찾아가거나 하면 엄청 기뻐합니다.
슈베르트는 리키가 이사간 뒤 왔는데, 캐릭터 면에서는 나의 사랑♥ 과 같은 계열입니다. 겹치는 캐릭터라 그런가 질문 형식은 비슷한데, 대답에 대한 반응은 미묘하게 다르네요. 게다가 과 달리 저에게 '가구'를 요구합니다. (킹에게는 선물을 하고 싶어도, 이 녀석이 저에게 바라는 게 없어요. ㅠ.ㅠ) 그러더니만 이사온지 일주일도 안 돼서 짐을 싸네요. 아직 사진도 못 받아서 만류하기는 했는데, 과연 떠나기 전에 사진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상이 지금 삼나무 마을에 살았거나 살고있는 주민들의 현황입니다.
사람 사는 것도 그렇지만, 이웃은 호감형, 비호감형, 그냥그런형으로 딱 나뉘는 것이 동숲의 세계는 진짜 잘 짜여진 가상세계입니다.

ps. 동숲에서는 원하는 동물을 이사오게 하는 시스템은 없습니다. 그러나 만약 가능하다면 다음엔 이 동물이 이사 와줬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인 별점 :
이 앞 포스트에서도 잠깐 언급했습니다만, 정말 괜찮은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해서 소개합니다.
EBS에서 새로 기획한 "다큐프라임"
그 첫번째 주제는 인간 탐구 대기획 5부작 - 아이의 사생활입니다.
처음부터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알고 본 건 아니고, 저희 부서 과장님이 소개를 해주셔서 추천받아서 봤는데, 역시 EBS! 정말 굉장히 좋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다시보기 500원이 황송할 지경이었어요.
일단은 1부 남과 여, 2부 도덕성 편을 보고 완전히 팬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지요. 이 프로그램은 '아이의 사생활'이라는 제목으로 학부모를 TV 앞으로 끌어들이고 있지만, 진짜 기획의도는 "인간탐구"에 있었다는 걸.

특히 '남과 여'와 '도덕성' 부분은 겉으로는 아들과 딸은 달라요~ 도덕적인 아이가 행복한 인생을 살아요~ 하고 이야기를 전하는 것 같지만, 사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자식들을 위해서는 못하는 게 없는 대한민국 부모님들 이렇게 하세요~ 하는 뒤로 당신들 굳어져버린 가치관을 좀 바꿔보면 어떤가요~ 하는 메세시가 들렸거든요.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은 직접보고 같이 느껴보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특별히 내용 소개는 안 하렵니다.
사실 굉장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또 감동적인 실험이 많았는데, 미리 알고 보면 재미없잖아요. ^^;;

다시보기 500원도 괜찮지만, EBS에서 재방송을 해준다고 하니까요, 아래 일정 보시고, 재방송을 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 아이의 사생활 재방송 시간 및 날짜 공지사항*

3월 1일 (토) - 제 1부 '남과 여' 18 : 40 (3편 연속 방송)
3월 1일 (토) - 제 2부 '도덕성' 19 : 30
3월 1일 (토) - 제 3부 '자아존중감' 20 : 20

3월 2일 (일) - 제 4부 '다중지능' 18 : 40 (2편 연속 방송)
3월 2일 (일) - 제 5부 '나는 누구인가' 1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