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해당되는 글 206건

  1. 2010.06.16 이대로 영화 찍을 기세 - 하야부사
  2. 2010.06.14 MANSAI Talk 2 2
  3. 2010.05.23 이미지에 압도되다 2
  4. 2010.05.17 몹쓸 사람, 반칙의 에이스케 3
지구를 떠난지 7년만에 귀환한 하야부사 - 일본이 발사한 이토카와 소혹성 탐사선 -  이야기가 화제로 떠올라서 관련 기사를 검색하다 이런 것을 보게됐다.

하야부사의 모험일기 - http://www.isas.jaxa.jp/j/enterp/missions/hayabusa/fun/adv/index.shtml
이게 무려 JAXA에서 제작해서 올린 그림일기라는 점이, 참으로 덕국의 나라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일반인도 알기 쉽게 그림까지 곁들여 설명해놓았는데, 예를 들어 통신 두절같은 걸 기절했다...는 식으로 써놨다. 지나친 의인화가 아닌가 싶지만, 무엇이든 모에캐화 할 수 있는 덕국의 나라에서 이쯤이야....라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었지만, 어느새 눈물 그렁그렁 매달고 이런 사진을 보고 있었다.

대기권 진입 후 마찰열로 산화하는 하야부사의 마지막 모습


보이저 호, 스피릿과 오퍼튜니티 - 화성 탐사 쌍둥이 로봇 - 그리고 하야부사까지. 기계의 의인화에도 마음이 움직이는 건 공돌이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인가.
쓸 수 있는 엔진은 둘이 합쳐 한 사람개몫의 보조엔진 밖에 없고, 연료는 이미 바닥난 상황에서도 지구로 돌아와 처음 목적했던 소혹성의 부스러기를 담은 캡슐을 무사히 안착 시키고, 자신은 대기권에서 산화해 버렸다.
 
그리고 하야부사는 하늘의 별이 되었습니다~ 라고 해도 믿을 기세.avi

이 영상 보고 부크럽게도 눈물이 주륵주륵. 묘한 부분에서 사실적으로 묘사하지 말란말이지. 한 쪽 눈만 뜨인다든가, 소혹성 착륙 후 다리가 비틀려 있다던가, 대기권 진입 장면이라든가..훌쩍.

그런데 또 이런 걸 마지막 사진이라고 해서 보내주는 하야부사..너님 좀 짱인듯. ㅠ.ㅠ

상품화에 능한 일본이다보니, 캐릭터 상품이며 뭐며 벌써부터 들썩들썩 하는 것도 같지만, 뭐랄까, 몰락의 미학 이런 거에 열광하는 일본인들 취향과도 잘 맞아떨어진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하지만, 기계의 "있을 리 없는" 자기희생이라는 건 인간의 심금을 울리는 정곡이니까. - 터미네이터, 월E, OZ의 19 처럼.


NASA에서 DC-8 Airborne Laboratory (항공기 실험실?)를 띄워서 찍은 하야부사의 대기권 재돌입 영상.
확실히 현실은 언제나 영화보다 더 영화같을 때가 있다. 마치 한 마리 불사조매가 되어 돌아온 듯 하지 않은가.
 


  • 가장 최근 만사이 상의 모습.
    왼쪽은 지난 6월 5일 NHK BS2에서 방송된 The Star(프로그램명 : ザ☆スター) 에서의 모습. 오른쪽은 연극 "파우스트의 비극"에 같이 출연하는 오바야시 모토코(大林素子) 씨 블로그에 6월 10일 올라온 사진.
    생각해보니, The Star 스튜디오 녹화는 5월 17일이었다지; 오바야시 모토코 씨는 전직 배구 선수로 배구를 은퇴한 뒤 연기자로도 활동을 하는 모양인데, 파우스트의 비극에 캐스팅 된 것 같다. 키가 182cm라는데, 음....요즘 만사이 상이 연극 때문에 탱고 특훈 중이라고 하는데, 혹 이 분과 추는건가? 만사이 상 키가 이 분보다 10cm는 작은데 어떤 그림이 나오려는지 좀 궁금하네. ^^;


  • 직접 보지는 못하고 일본 팬 블로그 돌아다니면서 깨알같은 The Star 방송 후기를 봤다.
    • 초·중·고교 동창인 NHK 아나운서 시바타 유키코(柴田祐規子)씨가 나와서 '만사이'라는 이름을 받기 전인 '타케시'라고 불러대면서 학창시절의 만행(?) - 여학생 화장실 습격 사건 - 을 폭로했다던가. 그걸 또 화면 상단에 부인 치에코 씨의 얼굴을 같이 비춰줬다던가 - 치에코 씨는 학교 후배 - 만사이 상은 허둥대며 몸둘바를 몰라했다던가.

    • 드라마 아그리의 실제 주인공인 요시유키 아그리 씨의 장녀 요시유키 카즈코 씨가 출연해서, 어머니에게 있어서 진짜 에이스케 보다, 만사이 상이 연기한 에이스케 씨가 남편의 이미지로 남아버렸다....고 했다던가.

    • 음양사의 원작자인 유메마쿠라 바쿠, 영화 감독인 타키타 요지로 씨 모두 "3탄"에의 미련을 숨기지 않으셨다고. 그러나 팬들조차 "2"의 연장선상이라면 필요없음!! 이라는 냉정한 반응.

    • 만사이 상이 내는 목소리의 울림과 관련해서 소리를 보여주는 카메라로 분석을 해봤는데, 목소리가 전신에서 울려퍼지고 있다던가. 심지어 다리에서도 소리가 난다고. 만사이 상은 등을 반향판으로 해서 소리를 내는 이미지로 연습을 해오고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목소리는 전방으로만 퍼지는 것이 아니라, 신체 뒤로도 울려퍼지고 있는 것을 화면으로 보여줬다고 한다.

    • 이제 10살이 된 잘 자란 유키군이 '아버지를 뛰어넘는 교겐시가 되고싶다.'고 인터뷰 한 것을 보고, '립서비스 겠지요.'라면서도 기뻐하는 만사이 상, 아버지 만사쿠 상의 '앞으로 30년, 40년 뒤에도 교겐이 남아있을까..'라는 말씀에는 진지하고 엄숙한 표정이 되셨다던가.

    • 끝에는 하고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클론이 8명 쯤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단다. 지금도 충분히 8명 분의 일을 해나가고 계신 것은 아닌지.

  • 날때부터 앞날이 정해져 있는 사람들의 기분은 어떤 걸까.
    지금은 인간문화재이신 노무라 만사쿠 상도 적극적으로 교겐시로 살아가겠다고 결심한 건 대학교 재학 중이셨다고 한다. 만사이 상은 저서라든가 인터뷰에서도 밝혔듯, 앞으로의 진로를 결정할 시기인 17세에 비로소 교겐시로 살아가겠다는 결심을 하셨다고 한다. 그에 비해 어린 나이에 아빠처럼 되고 싶다, 아빠를 뛰어넘는 교겐시가 되겠다고 적극적으로 연습에 임하는 유키군은 어쩌면 정말 본인이 선언한대로 만사이 상을 뛰어넘는 교겐시가 될 지도 모르겠다.



노무라 가의 교겐 삼대(狂言三代). 그리고 또 새로운 삼대.
DNA의 신비!! 유키군의 모습에서 만사이 상의 어릴 적 모습이 보이고, 만사쿠 상의 모습은 점점 만조 상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 만사이 상이 더 나이가 들면 만사쿠 상을 닮아 있을까나. ^^

  • 8명분의 일을 하고 계신 만사이 상 => 연극정보 사이트・스테이지 웹에 6월 13일 올라온 기사
    노무라 만사이가 이야기하는 세타가야 퍼블릭 시어터 - 2010년도 프로그램
    교겐시로서의 일, 연극 배우로서의 일, 때로는 방송 출연(자주는 아니지만), 거기에 세타가야 퍼블릭 시어터의 예술감독으로서의 일. 집에서는 아버지, 아들, 남편 그리고 후진양성을 위한 스승도 되어주셔야 하는 참으로 다망하신 분이다.

    ■노무라 만사이에게 듣는 예술감독 프로그램 소개

    11월17일(수)− 28일(일)『현대노가쿠집(現代能楽集)V-「春独丸」「俊寛さん」「愛の鼓動」』
    12월17일(금)・ 18일(토)『노가쿠 현재형극장판@세타가야(能楽現在形 劇場版@世田谷)』
    12월23일(목・祝)− 26일(일)『실수의 교겐(まちがいの狂言)』을 상연하는 외에, 인기 시리즈『MANSAI◎解体新書』도 5월과 3월28일(월)2회 개최。


음양사로 인해 생긴 관심과 호기심. 
긴가민가 하다가 한순간에 혹----- 빠져드는 계기가 된 사진 한 장

이 사람은 정말 배어나오는 고전적인 기품, 주위를 둘러싼 공기가 다른 사람이다

진짜구나

마음놓고 풍덩 빠져들게 만들었던 것이 바로 오이디푸스 왕이었다.
「아그리라는 단어에 컬쳐라는 단어를 붙여볼래. 애그리컬쳐(agriculture), 농업이라는 의미야. 대지를 개척해서 힘차게 나아가는 농업에 비할 수 있지. 언제나 앞으로 앞으로 개척해 나간다, 어딘가 당신과 통한다고 생각지 않아?」

- 모치즈키 에이스케, 아그리의 미용실 이름을 "AGRI"로 지어주며.


지난 포스트에서 못다한 에이스케 이야기를 하려고, DVD를 다시 보다가, 또 다시 빠져들고 말았다. OTL
이걸 뭐라고 할까. 딱 츤데레?
입만 살아서는~~~ 하고 빈정대면서도, 속으로는 정말 귀엽다거나, 멋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는 이것이 바로 '혐오스런 파슨의 일생'. 하지만, 만사이 상이 하면 묘하게 진실되게 들린단 말이지.
에이스케가 멋진 역할 담당인 이유 중 하나는 아그리가 곤궁에 처하거나, 울적해 있을 때는 귀신같이 알아채고는 구원의 손길을 던지기 때문이다. 친구와의 일로 잠못 이루면 같이 화투도 쳐주고, 선향 불꽃놀이도 해주고, 같이 나무도 올라주고. 하여간에 타인으로 인한 상심엔 손 내밀어 주면서, 자기로 인해 상처입을 땐 나몰라라 한다는 게 나쁜 남자의 표본이라 하겠다.


아그리가 다니는 여학교에서 결혼한 학생 때문에 다른 학생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아그리를 학교에 다니게 할 수 없다는 학부모들의 탄원이 들어온다. 아그리의 처우에 대해 결정하는 자리에 원래는 시어머니인 미츠요가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에이스케가 대신 출석해서 아그리를 두둔한다.
"부모가 자식을 지키려고 하듯이, 남편은 아내를 지키는 것이 당연하지 않습니까. 아그리는 나의 소중한 아내입니다. 가장 사랑하는 아내입니다. 학교를 그만두게 할 수는 없습니다."
전말을 복도에서 지켜본 아그리는 처음으로 에이스케를 남자로서 사랑하는 마음을 품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고나서, 아버지가 후계자로 내세우려고 하자, 도쿄로 날라버렸지.

에이스케가 도쿄에서 소설을 쓴대놓고, 잘 안 써진다고 술과 여자로 방탕한 생활을 하는 걸 보다못해, 아그리를 도쿄로 보내 에이스케를 데려오라고 하는데, 그런다고 돌아올 에이스케가 아니다보니, 아그리도 도쿄에 눌러 살게되었다. 그러면서 미용사 체리 야마오카를 만나 미용사의 꿈을 키우게 되는데, 그 제자로 받아들여 달라 하니, 근성을 보겠다며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서 미완성 아기옷 100벌에 리본과 단추를 달아오라는 숙제를 내준다. 이틀 밤을 새서 작업에 열심인 아그리였지만, 쏟아지는 잠에는 장사가 없는 법. 깜박 졸았다가 닭 울음에 잠이 깨서 보니, 에이스케가 열심히 바느질 중이더라는.
이렇게 에이스케의 도움으로 무사히 100벌을 완성해서 체리 야마오카의 내제자(内弟子)가 되는 데 성공한 아그리였다.

하지만, 이 전에 아그리의 격려(저 구름은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하고 물으니, 아그리가 그건 바람이 정하는 거니까..라고 대답한다. 그 대답에 에이스케는 한 줄기 빛을 발견)로 소설을 쓸 수 있게 됐다며, 생활비를 몽땅 들고 튀었었더랬지.

체리 야마오카의 내제자 생활은 말 그대로 체리의 집에서 가정부 대신으로 일하면서 아이들을 돌보고, 밥도 차리고, 체리의 짐꾼에 미용실에서는 견습생으로 휴가는 한달에 한 번 뿐인 생활이다.
그 한달에 한 번 있는 첫 휴가에 쥰노스케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던 아그리였으나, 체리의 큰 딸래미의 질풍노도의 시기에 휘말려 집에 가지 못하게 되었다. 쥰노스케가 보고 싶지만, 마음을 달래며 마당에서 밤하늘을 보고 있는데, 거짓말 같이 에이스케가 쥰노스케를 안고 쓱 나타난다. 진짜 타이밍 하나는 기가막힌 남자다.
쥰노스케는 물론이고 에이스케와도 한 달만에 간신히 재회한 아그리였다.

위에 언급한 체리의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는 큰 딸.
일하는 엄마를 둔 아이의 엄마는 나보다 일이 더 중요해! 반항을 하는 와중에 아그리까지 묻어서 비난한다. 자기 아이를 한달이나 방치했다가, 한달에 한 번만 만나러 가는 엄마라니, 너무하지 않느냐며. 에이스케는 시원스럽게 그럼 아그리에게 물어보자고 한다. 그날은 마침 한달에 한 번 있는 아그리의 휴가.
집에 와서 보니, 아그리는 쥰노스케를 끌어안고 너무나 평화로운 얼굴로 잠들어있다. 에이스케는 "이 시간이 아그리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아그리가 열심히 일하는 건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쥰노스케에게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라는 사탕발린 말로 달랜다. (이런말로 설득당할 것 같으면 애초에 어설프게 반항하지마!)

체리 야마오카의 미용실과 경쟁 관계에 있는 신진 미용사의 술책(?)으로 베테랑 미용사를 빼앗기고, 마침 요코하마에 지점을 내는 바람에 또 한 명의 베테랑 미용사를 지점장으로 보낸 체리 미용실은 견습 미용사 3명과 체리 야마오카가 격무에 시달리며 어떻게든 꾸려가는 와중에 빼앗겼던 베테랑 미용사를 다시 데려오는데 아그리가 공을 세우고, 그동안 무리한 게 쌓여 늑막염으로 쓰러져 버린다. 열이 내리지 않아 위험한 상황이라는 의사의 말에 아그리의 병상을 지키는 에이스케는 친구 린타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그리가 죽으면 나도 죽을 거야. 아그리가 없으면 소설을 쓸 수 없어. 쓸 수 없으면 살아갈 의미가 없어."
한편 생사의 갈림길에서 죽은 언니들과 아버지를 만나 저승으로 가려던 아그리를 붙잡은 것은 다름아닌, 여자와 히히덕거리고 있는 에이스케의 모습. 자신은 아직 에이스케와 결판을 내지 못했다며 돌아온다.

아그리가 앓고 난 뒤, 시아버지인 켄타로는 아그리에게 미용실을 내라며 건축비를 대주고, 아그리는 자신만의 미용실을 갖게 되었다. 미용실 개점 후 고향에서 어머니 미사가 동생 이츠키와 함께 상경해서 아그리의 미용실을 보러온다. 이 와중에 건축비를 몽땅 다시마를 사들이는데 쓴 에이스케 때문에 한 때 미용실을 다시 내놔야 할지도 모르는 처지에 몰렸다가 악운에 강한 것인지, 때마침 태풍이 불어서 다시마 양식장에 피해가 커, 에이스케가 사둔 다시마가 고가에 팔려 무사히 건축비를 지불하고도 이익이 남게 되었다는 사건이 일단락되고, 미사는 고향으로 내려가게 된다. 그런데, 미사가 올라온 이유는 자신이 후두암에 걸려 앞으로 생이 길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 배웅하면서 울려고 하는 아그리에게 에이스케는 또 이렇게 폼을 잡는다.
"울지 마. 울면 안돼. 어머니가 너의 웃는 얼굴을 기억할 수 있도록 웃으면서 보내드리는 거야."

하지만, 이래놓고 아그리가 시어머니 간병 때문에 같이 여행에 갈 수 없다고 하자, 쥰과 둘이 떠난 온천 여행에 다른 여자를 데려가는 파렴치한 짓을 저질렀지.

어머니 미사의 병이 악화되어 오카야마에 돌아온 아그리 일가족.
안그래도 에이스케가 쥰과 함께 가는 여행에 다른 여자를 데려간 것만으로도 충격을 받은 아그리에게 어머니의 병 악화는 이중 삼중의 고통.
미사 역시 죽기전에 걱정되는 것은 딸의 행복. 왜냐하면, 아그리를 모치즈키가에 시집보낸 것은 자신의 뜻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에이스케는 한 번 집을 나가면 한달은 기본이고, 다른 여자의 그림자도 끊이지 않는다. 그래서 에이스케에게 아그리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는데, 에이스케는 아그리와의 결혼은 자기 뜻이 아니었지만, 아그리와 만나지 못했다면, 소설을 쓸 수 없었을 거라며, 지금의 자신이 있는 것은 아그리의 덕분으로 앞으로도 아그리를 소중하게 여기겠다는 말로 미사를 안심시킨다. 마침 복도에서 이 말을 듣게 된 아그리도 위안을 받게된다.

중간에 여러가지 사건들이 있었지만, 다 생략하고, 에이스케의 생애 가장 몹쓸 짓은 바로 이거.
한 때 주식으로 날리던 시절에 하코네의 별장을 사서 아그리와 셋째 딸 리에의 생일 선물로 줬었는데, 그걸 다시 주식으로 날려먹고 되팔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아그리의 생일 전날. 그 별장에서 마지막으로 시간을 보내면서 또 이렇게 한 상 차려주는데, 에이스케가 이렇게 한 상 차려줄 때는 반드시 어디론가 떠나려 한다는 사실을 아는 아그리가 이번엔 어디로 가는 거냐고 묻는다.
에이스케는 "어디에도 가지 않아. 계속 아그리 곁에 있을 거야." 라고 대답한다.
그렇게 별장에서 돌아온 후 에이스케는 몸 상태가 이상하다고 하지만, 아그리는 차 멀미 때문 아니냐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미용실에 일하러 돌아간다. 에이스케는 협심증을 일으켜 앉은 채로 조용히 잠들 듯 세상을 뜬다. 아그리의 33번째 생일 바로 전날의 일이었다.

하여간에 참 여러모로 몹쓸 사람이고, 반칙인 에이스케이지만, 만사이 상은 그 천연덕스러움, 장난기 많은 가운데, 소설가로서의 치열한 창작의 고통, 안 그런듯 하면서 가족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에이스케를 잘 표현해 주셨다.
본인 스스로 처음엔 출연을 거절할까도 했었다는데, 자신이 아니면 안되는 연기를 목표로 그냥 출연하는 것이 아니라, 극을 만들어 간다는 생각으로 작업하셨다고 한다. 에이스케의 상징과도 같은 빨간 머플러도 본인 생각이었다고. 에이스케라는 인물은 현대로 말하자면 펑크 뮤지션 같은 존재니까, 기모노를 입더라도 그 형태를 약간 일그러트리는 의미로 빨간 머플러를 선택하셨다는데, 그게 멋지게 들어맞았다고 생각한다. 에이스케가 죽는 장면에서도, 사전에 복선처럼 별장으로 가는 길에 머플러가 바람에 날려 계곡으로 떨어지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연출이 참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만사이 상은 이 드라마가 종영되기 전 97년 9월에 장녀 사야코가 태어나는 경사를 맞이하시기도 하셨다.
또한 이 역으로 제6회 하시다 상 신인상을 수상하셨는데, 수상평이 "경쾌하고 또한 표표한 분위기와 대담하면서 섬세한 연기에는 기존 연기자에는 없는 독특한 존재감이 있다. 정(靜)과 동(動)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배우로서 앞으로 크게 기대된다." 라고 한다.
아그리의 흥행으로 이후 트렌디 드라마의 섭외가 들어오기도 했지만, 자기는 어디까지나 교겐시라며 거절하셨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