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떠난지 7년만에 귀환한 하야부사 - 일본이 발사한 이토카와 소혹성 탐사선 -  이야기가 화제로 떠올라서 관련 기사를 검색하다 이런 것을 보게됐다.

하야부사의 모험일기 - http://www.isas.jaxa.jp/j/enterp/missions/hayabusa/fun/adv/index.shtml
이게 무려 JAXA에서 제작해서 올린 그림일기라는 점이, 참으로 덕국의 나라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일반인도 알기 쉽게 그림까지 곁들여 설명해놓았는데, 예를 들어 통신 두절같은 걸 기절했다...는 식으로 써놨다. 지나친 의인화가 아닌가 싶지만, 무엇이든 모에캐화 할 수 있는 덕국의 나라에서 이쯤이야....라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었지만, 어느새 눈물 그렁그렁 매달고 이런 사진을 보고 있었다.

대기권 진입 후 마찰열로 산화하는 하야부사의 마지막 모습


보이저 호, 스피릿과 오퍼튜니티 - 화성 탐사 쌍둥이 로봇 - 그리고 하야부사까지. 기계의 의인화에도 마음이 움직이는 건 공돌이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인가.
쓸 수 있는 엔진은 둘이 합쳐 한 사람개몫의 보조엔진 밖에 없고, 연료는 이미 바닥난 상황에서도 지구로 돌아와 처음 목적했던 소혹성의 부스러기를 담은 캡슐을 무사히 안착 시키고, 자신은 대기권에서 산화해 버렸다.
 
그리고 하야부사는 하늘의 별이 되었습니다~ 라고 해도 믿을 기세.avi

이 영상 보고 부크럽게도 눈물이 주륵주륵. 묘한 부분에서 사실적으로 묘사하지 말란말이지. 한 쪽 눈만 뜨인다든가, 소혹성 착륙 후 다리가 비틀려 있다던가, 대기권 진입 장면이라든가..훌쩍.

그런데 또 이런 걸 마지막 사진이라고 해서 보내주는 하야부사..너님 좀 짱인듯. ㅠ.ㅠ

상품화에 능한 일본이다보니, 캐릭터 상품이며 뭐며 벌써부터 들썩들썩 하는 것도 같지만, 뭐랄까, 몰락의 미학 이런 거에 열광하는 일본인들 취향과도 잘 맞아떨어진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하지만, 기계의 "있을 리 없는" 자기희생이라는 건 인간의 심금을 울리는 정곡이니까. - 터미네이터, 월E, OZ의 19 처럼.


NASA에서 DC-8 Airborne Laboratory (항공기 실험실?)를 띄워서 찍은 하야부사의 대기권 재돌입 영상.
확실히 현실은 언제나 영화보다 더 영화같을 때가 있다. 마치 한 마리 불사조매가 되어 돌아온 듯 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