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해당되는 글 206건

  1. 2007.07.14 외국어는 어려워 8
  2. 2007.07.09 남이섬에 다녀왔습니다. 6
  3. 2007.07.02 Dreamer 4
  4. 2007.06.11 필기구에 쏟아지는 지름 (기름이 아님;;) 6
요즘 번역해서 올리고 있는 慕情街道 시리즈.
처음 시작은 공부도 겸해서 하자고 시작했던 것인데, 이게 참 하면 할수록 일본어 공부가 된다기 보다는 번역에 대한 고뇌만 점점 더 깊어지게 하고 있다.
내가 참 싫어하는 번역 스타일 중 하나가 비문과 기계적인 번역인데, 하다보니 내가 그짓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좌절하는 중이다. 단어 몇 개 바꿔서 될 것도 아니고, 이건 우리 말에 대한 이해 위에, 문학적인 역량도 필요한 것이었다고 절실히 깨닫고 있는 중이다.
아아~ 나는 우리말이 어휘력이 부족하다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내 머리속에 들어있는 단어장은 이리도 빈곤해서 그런 걸 다 표현할 수 없는 걸까. ㅠ.ㅠ

이상은 그냥 욕심만 많고 실력이 따라주지 않는 자신에 대한 투덜거림이었습니다. (_._)

참, 그리고 혹시 지금도 비밀글로 올라오는 모정가도 시리즈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한 안내.
이 포스트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 일본어 공부 사이트
  • 야루의 일본어 - http://www.japanteacher.co.kr/
    각종 일본어 문법과 헷갈리기 쉬운 용법이 궁금할 때 찾아가는 사이트. 예를 들면 ところ라든가 こと, もの 용법같은.
  • 今日の漢字 - http://www.kyounokanji.com/
    오늘의 한자. 하루에 20개의 한자를 공부할 수 있는 곳인데, 가타카나를 한자로 바꾸는 건 생각보다 어럽다.
  • 사람in - http://www.saramin.com/
    주로 어학관련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사이트에는 회원 가입하면 mp3 download를 할 수 있게 해놨는데, 그 중에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는 컨텐츠 중에 가장 괜찮은 곳이 이곳이다. 넥서스, 다락원, 시사일본어 등에서도 mp3자료실을 운영하고는 있지만,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게 제한적이고, 무슨 mp3p를 등록하라고 까다롭게 굴어서 이용하지는 않는다.
남이섬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는 꽤 오래전부터 들었지만, 정말 오래전에 부모님과 같이 친목회 야유회로 다녀온 뒤로 거의 20년 만에 남이섬을 다시 찾았습니다.
제 기억속의 남이섬은 들어가서 놀아도 되는 잔디밭이 있었고, 소달구지가 아니라 말이 끄는 달구지가 있었다는 것 정도였는데, 이번에 가보니 말이 끄는 달구지는 없어졌더군요. 아쉽게 ^^; 대신 전기로 가는 투어용 자동차와 가족용(?) 자전거, 전동기가 달린 서서 가는 탈 것(뭐라고 하는지 잘;) 등등이 새로 생겼습니다. 하지만, 섬 자체가 그렇게 크지 않으니 숲을 느끼면서 천천히 걸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신기한 건 아직도 겨울연가 때문에 이곳을 찾는 일본 및 중국 관광객이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한국에 살면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드라마에 열광해서, 그 드라마가 끝난지가 언젠데 아직도 그 촬영지를 추억하러 사람들이 온다는 것. 이런 것이 문화 컨텐츠의 힘인가 싶었습니다.
겨울연가로 유명한 길은 메타세콰이어 길이지만, 그 비슷한 소나무 길이 있길래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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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남이섬이 유원지 적인 성격이 강했다면, 새로 단장한(?) 남이섬은 휴양지 적인 성격이 강화된 것 같았습니다. 손님을 끌기위한 시끄러운 음악소리도 없고, 그동안 힘써온 나무 가꾸기가 결실을 맺어서 숲이 울창하게 잘 조성되어 있어서, 가족 단위 여행객이나 데이트 족 모두에게 환영받겠더라구요. 어제도 일요일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섬을 오가는 배가 쉴새없이 사람을 실어나르더군요. 펜션 시설도 잘 갖춰놓은 듯 했고요. 가격은 좀 비싼 듯 하지만, 평일은 4인 가족이 16만원이니까 아주 많이 비싼 건 아니고요.
아기자기한 볼거리도 많이 준비한 듯 하고, 전시회도 있고. 그러나 그런 다른 것보다 숲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숲속 탁자밑은 비록 개미집이라 개미가 우글거렸어도. ^^;

+ 저희 집 화단에 꽃이 펴서 핸드폰으로 찍어봤습니다. 생각보다 쓸만하네요, 핸드폰 카메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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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주거 환경은 '背山臨水'에 단독주택. 버스로 30분 이내에 시내로 들어설 수 있는 정도의 편의 시설이 있으면 좋겠다. TV는 안 봐도 그만이지만, 인터넷은 필수. 아파트는 편하다고는 하지만, 나에겐 그저 허공에 떠있는 가상 공간과 다를 바 없다. 내 땅 한 평 가지고 있지 않고, 아래 위에서 발생하는 소음에 또 이웃에 대한 배려 때문에 각종 AV 시스템을 갖추고도 자유롭지 못함. 그래서 나는 아파트가 싫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산가치를 생각해서 아파트를 사야한다고 한다. 단독 주택은 시세라고 할 것도 없고, 뭐, 멀리 안 가고 우리집만 봐도 세월이 얼마가 흐르던 집값엔 큰 변화가 없다. (그건 잘 나가는 지역이 아닌 탓도 있겠지만.)
    아무튼 이상과 현실은 이렇게 커다란 괴리가 있다.

  • 사람들이 왜 아직도 차를 안 사냐고 묻는다. 남이 차를 사건 말건 무슨 상관이겠는가만은 이게 딱히 내가 정말 왜 차를 안 사는지 궁금하다기 보다는, 뭐랄까, 여자들이 친구의 쇼핑에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처럼, 남자들도 누군가 차를 산다고 하면 옆에서 같이 기분을 낸다고 할까...뭐 그런 거 같다. 부서 내에서 누가 이번에 차를 바꾸기로 했다는 소문이 돌면 옆에서 훈수두는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뭐는 뭐가 이래서 어떻고 저떻고. 그런 참견을 하고 싶어서 물어보는 거겠지. 가끔은 진짜로 내가 왜 차를 안 사는지 궁금해서 물어보는 사람도 있다. 그러면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물로 가는 차가 나오기 전엔 안 사려고요." 그럼, 반응은 두 가지로 갈린다. "기름값이 아까워서 그러세요?", "지금도 물이 기름보다 비싸요." 혹은 "차를 안 사시겠단 소리죠?" 거기다 대고, 나라도 환경 오염을 좀 덜 시켜볼까 하고요, 라고 대답하는 건 바보 같은 일이다.

  • 주위에 닭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이 있다. 문제는 사내 식당의 메뉴에 닭고기는 거의 매 끼니 단골메뉴라는 사실이다. 처음엔 왜 이 맛있는 걸 먹지 않느냐, 닭은 쪄도, 삶아도, 구워도, 튀겨도 맛있다 옆에서 난리였는데, 이 사람의 대답은 "나는 날지 못하는 새는 먹지 않기로 했어요." 였다. 왜 그런 결심을 하게 됐는지까지 물어보는 건 너무 깊이 파고드는 것 같아서 그만뒀지만, 그렇다고 비웃을 건 없었는데.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래도 오리나 꿩고기는 먹지?" 라든가 하며 빈정댄다. 그 사람이 그런 신념을 가지고 있는 걸 왜 남들이 옳다 그르다 가치 판단을 하려고 하는 걸까.

  • 어떤 분은 결혼 후 시간이 꽤 오래 지났지만 아이가 없다. 이런 부부는 진짜 귀찮을 정도로 아이에 대한 질문을 받기 마련이다. 일일이 다 대답해 주기 어렵기 때문에 그냥 '안 생기니 어쩌겠어요.' 하고 만다고 하신다. 그런데 이 분들은 사실 신념에 따라 아이를 갖지 않은 경우인데, '이 지구상에 '인간'이 너무 많아서, 거기에 한 명 더 보태는 것도 죄스럽다. 그래서 아이를 낳지 않기로 했다.' 는 이유다. 그런데, 이런 신념을 밝히기엔 몰이해자(댁들이 그렇게 지구 환경에 관심이 많다면서 자동차도 타고, 합성세제도 쓰고 블라블라)가 너무 많아서, 그냥 아이가 안 생겨서...라고 해버린단다. 참고로, 캐나다로 시집간 내 친구는 그냥 두 사람이 오붓하게 사는 게 재미있고, 그게 좋아서 아이를 안 갖기로 했다. 문화적 차이인지 모르겠지만, 시부모님도 두 사람의 뜻을 존중해서 받아들이시고 별 말씀 없다고 한다.

  • 나이 찬 여자가 시집을 안 간다. 주위에서 다들 왜 결혼 안 하냐고 난리 난리. 부모에게 큰 불효. 나라에 불충(;) 어쩌고 저쩌고. 그 외에도 온갖 사생활 침해성 찌질 발언들을 제외하고라도 살기 불편할 정도로 개인의 선택을 무시한다. 

  • 나는 이래저래 혼자 사는 것을 선택했다는 말은 "쯧쯧" 혀차는 소리 하나로 덮이고 만다. 위에 막 열거한 누군가의 신념도 그냥 "유난 떤다." 한 마디로 정리되고 만다.
필기구에 한 재산 쏟아부은 적이 없다고는 못하고, 필통이 터져나가라고 검정색 필기구만 종류별로 서너가지씩 가지고 다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플러스펜, 볼펜, 하이테크 0.3mm, 컴퓨터용 수성사인펜 등등. 이거 뿐이었겠습니까. 형광펜, 색색깔의 칼라펜(Tombow의 Play color 사랑합니다.)에 샤프는 Pental의 0.3mm, 0.9mm 까지 기분 내킬때마다 쓰는게 달랐습니다. 목수는 연장을 안 가린다지만, 저는 기분에 따라 쓰고싶은 펜이 달랐습니다.

그 중 샤프는 꽤 오래동안 로트링을 사용하다가 잊어버리는 바람에 다시 똑같은 디자인을 못 찾고 방황하다가 펜탈로 정착했습니다. 학생시절 국민 샤프라 불리는 모나미 제도샤프 0.5mm에 질려서 저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로는 0.5mm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0.3mm, 0.9mm. 0.3mm는 정말 가늘고 번지지 않는 글씨라서 좋아하고, 0.9mm는 연필 쓰는 것 처럼 종이를 사각사각 긁는 느낌이 좋아서 사용합니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가끔 '샤프심 좀~'할 때, '저는 0.5mm 샤프심은 없는데요.' 라고 해서 야박하다는 인상을 줄 수도;;
암튼, 터져나가려는 필통이 무거워서 지금은 최대한 줄이고 줄여서 필통엔 빅볼 검정볼펜, 샤프2개, 파란색과 회색 톰보우 컬러펜, 지우개와 샤프심통 이렇게 남겨놨습니다. (예쁜 색이라고 사놓고 안 쓰는 펜이 몇 개야;;)

아무튼, 다시는 내 필기구에 돈을 쳐바르지 않겠다!!고 결심한 게 무색하게, 갑자기 나무로 만들어진 샤프에 끌리기 시작하는 이 마음. ;ㅗ;

사진출처 - 파버 카스텔 코리아



                   E모션 트위스트 시리즈                                     베이직 삼나무 시리즈


사실은 그 전부터 몸통이 나무재질로 된 그런 샤프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해왔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떡하니 눈앞에 나타나주네요. 단, 제가 원하는 디자인이 아니라는 것이 일말의 위안;;일까요. 왼쪽의 트위스트 샤프는 5만원 대, 오른쪽의 베이직 삼나무 샤프는 만2~3천원 대. 그리고 심 두께는 트위스트가 1.4mm, 삼나무가 0.7mm로 둘 다 평범을 거부하는군요. (만약 삼나무 샤프를 사게되면, 나는 저도의 0.5mm까가 되겠군;;)
하지만, 제가 정말 원하는 디자인은 그립 부분도 나무로 되었으면 하고, 색상도 좀 더 자연스러운 나무색이면 좋겠고요. 나무 느낌이 좋으면 연필 쓰면 되지 않냐 하는데, 연필은 죄다 코팅이 돼있지 말입니다.
일단은 이런 제품이 있다는 데 희망을 걸고, 앞으로 제가 원하는 디자인의 샤프도 언젠가 어디선가 나오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