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해당되는 글 206건

  1. 2007.08.08 나의 일본어 독학기 2
  2. 2007.08.03 그냥 저냥 잡담 2
  3. 2007.07.21 그래도 널 사랑한데. 2
  4. 2007.07.16 허브아일랜드에 다녀왔습니다.

다카드 님 댁에서 이런 글을 보고 그냥 이것 저것 생각나길래.

내가 처음으로 일본어를 배워볼까~ 하고 손을 댄 것은 대학교 2학년 때. 친한 친구가 일어통역과였는데, 안 그래도 당시에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제이락 쪽에 관심이 많아서 함 해볼까 하는 어중간한 마음으로 책을 하나 소개받았다. 나야 어떤 책이 좋은 지 알 수 없으니, 친구가 이것저것 보다 골라준 책이 '시사엘리트 일본어 기초'라는 책이었다. 일단 오십음도부터 외우라는 말에 히라가나 가타카나 부터 외우기 시작해서 3일만에 포기했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고 취직을 하고, 일본어 공부를 해보겠다고 몇 번 작심삼일 프로젝트를 발동시켰지만, 끝내 혼자 할 수 있었던 건 これはなんですか? あれはあなたのですか? 정도. 이 때도 실은 슬램 동인이라든가 원서에의 유혹이 많아서 배우고 싶다는 마음은 가득했지만, 끝내 귀차니즘을 떨쳐낼 수 없었다.

이렇게 지지부진한 나의 일본어 공부가 갑자기 본격적이 된 건 모두 "십이국기"탓(?)이다.

어느 날, siva 님 홈페이지에서 우연히 발견한 판타지 소설 십이국기. 여고생 버전 베르세르크라는 평가와 함께 그 진창(?)에 떨어져버린 독자 한 사람. 조은세상이라는 출판사와 라이센스 계약이 성사됐다고 해서 책이 나오기를 학수고대, 한 권 한 권 나올 때마다 서점으로 달려가 사 모았더랬다. 밭 갈고 씨 뿌리는 편집이나 문고판의 을 무리하게 신국판에 맞추느라 흐려지고 왜곡된 삽화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렇게 십이국기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십이국기 8권 부터는 라이센스 계약이 아직 이뤄지지 않아서 다음권 출판이 불투명하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진다. 게다가 일본에서는 이미 11권까지 출판되어 나왔다는 이야기에 나는 드디어 결심하게 되었다. 그래, 내가 일본어 배워서 원서 읽고만다.

그래서 수~ 년 전에 친구가 골라준 책을 다시 집어들고 오십음도부터 다시 외웠다. 일단 오십음도를 외우고나니 책 읽는 것이 전보다 조금 수월해져서 이 책을 다 독파하고 나면 내 십이국기를 주문해서 읽어야지 라고 다부진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이 정도면 기초는 뗀 게 아닌가 스스로 자화자찬 하고 있을 때, 나는 다카드 님이 받은 충격과 맞먹는 충격을 받게 되었다.
그건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를 일본어로 선택했다는 선배 언니 A로부터 였는데,

A : 일본어 공부하더라.
나 : 네. 이제 기초만 조금.
A : 얼마나 했나, 한 번 해봐.  
나 : (조금 실력을 뽐내고 싶은 마음에) 와타시와가쿠세이데스.
A : 응? 가쿠세이가 아니라 각세에지.
나 : 가쿠세이라고 써있었는데.
A : 사행 앞에 오는 카행은 받침처럼 발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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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아무튼 이 때 받은 충격이 얼마나 컸나면, 나는 지금도 約束 라는 단어를 읽을 땐 지금도 한 박자를 쉰다.
처음엔 그저 읽고 뜻만 알면 된다고 생각했다. 허나 언어는 그런 것이 아니라는 걸 비로소 깨닫고 그제야 나는 테이프 딸린 교재를 수배하기에 이르렀다. 무슨 일본어 왕초보 어쩌고 하는 테이프가 3개 딸린 회화책을 선택해서 공부를 시작했는데, 확실히 보기만 하는 것보다는 듣기를 병행하는 편이 훨씬 효율이 높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이후의 이야기는 여기 에 있으니 다시 적지는 않겠다.

하여간에 혼자 공부하는 데에는 많은 함정이 도사리고 있으니, 그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거든 좋은 선생님을 만나거나 제대로 된 교재를 선택할 일이다. (이상한 결론;)

ps. 집 컴퓨터가 또 말썽입니다. ㅠ.ㅠ
  • 남들은 더워서 잠도 못잔다는 이 여름에 나는 사무실에서 손 호호 불어가며 마우스를 데우고 있다. --;;
    더워서 녹아내릴 거 같다는 사람들에게 심한 염장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하여간에 우리 회사는 피서지로 최고지 싶다. 안 그래도 휴가 다녀온 분이 '회사가 젤 시원해.'라고 하시더라.
    문제는 내가 주위 사람들과 비교해서 비교적 더위를 좀 안 탄다는 것. 어떻게 된 게 내 주위 아저씨들은 죄다 이 빵빵한 중앙냉방 사무실에서도 덥다고 개인 선풍기를 틀기까지 하더라. 아니 나는 추워서 긴팔 가디건까지 걸치고도 가끔은 손이 시려워서 물병에 따뜻한 물 받아놓고 손 녹이기를 하고 있는데;;
    하기는 내가 생각해도 내가 쫌 더위에 강한 것 같기는 하다. 나는 지금도 밤에는 꼭 하이론 솜이불 목끝까지 당겨서 덮고잔다. 뭔가 안정감이 느껴지고, 새벽엔 좀 춥기도 하고. (생각해보니, 저 하이론 솜이불은 거의 사계절용;;)
    암튼, 나는 여름에 우리 회사에서 반팔로 있어본 적이 없다. 물론 출근할 때야 나도 반팔로 출근한다. (아예 더위를 느끼지 못하는 건 아니다!!) 그런데 사무실에 들어오면 그 냉기에 의자에 걸쳐둔 가디건을 주섬주섬 챙겨입을 수 밖에 없다. 참, 나만 그런 것도 아니고, 다른 부서 여직원들도 긴팔옷 하나쯤은 상비하고 있더라.
    그러니까 경비절감이니 뭐니 하면서 세 개짜리 형광등 두 개만 키고 하는 쪼잔한 짓 하지말고, 실내 온도 1도만 높이자. (이러면 내 주위 아저씨들은 덮다고 시설관리과에 불이 나게 전화하겠지;;)
    더운 여름에 시원하게 잘 보내면서 무슨 배부른 소리냐고 하겠지만, 회사에서 제일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그 시간동안 오들오들 떨면서 보내는 것도 쉽지는 않다.
    아, 그러고 보니 나는 남들보다 배는 추위를 타는 체질이었다.

  • 요즘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 이 세상은 두 종류의 사람만 있는 것 같이 느껴질 때가 많다.
    내 의견과 같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아니, 내 의견과 같지 않으면 무조건 다 적으로 돌리는 경우가 너무 많다. 탈레반에 인질로 잡힌 사람들. 일단 인도적으로 사람은 살려놓고 봐야하는 거 아니냐고 하면 사방에서 벌떼같이 들고 일어나서 위선이네, 지들이 자초했으니 책임을 져야하네 난리 난리.
    디 워는 개봉전부터도 시끌시끌하더니 이제는 영화보고 재미없단 소리 했다가는 무슨 역적으로 몰듯한 이 분위기. 물론 나도 디 워는 일단 보러갈 거고, 용가리를 생각해서 마음을 비우고 볼 거기는 하지만, 심형래 감독이 대단하고 열심히 만든 거 다 인정하지만, 보고나서 재미없는 건 누가뭐래도 재미없는 거 아닌가. 그걸가지고 또 이중잣대니 뭐니 하면서 난리. 기존 평단이 이제까지 대중성 있는 영화에 대해 어떤 잣대로 어떤 혹평들을 해왔고, 충무로가 어쩌고 하는 건 결국 부차적인 거고, 결과는 관객들의 반응으로 돌아오는 건데, 그 관객이 보고 재미없다고 하면 재미없는 거다. 그걸 재미없게 본 사람이 잘못이라는 것 처럼 몰고가는 지금의 분위기라니. 이건 마치 트랜스포머 보고나서 재미없었어요 라고 했더니 사방에서 어디가 어떻게 재미없느냐, 너는 보는 눈이 없냐 수선 떨던 모습과도 겹쳐진다. 누구에겐 로봇이 변신하는 것을 실사 영화로 뽕빨날리는 CG로 스크린에 구현한 게 환상적이었을지 모르지만, 누군가는 먼 외계에서 날아온 로봇들이 왜 굳이 고속도로로 이동해야하는가 한심할 수도 있는 거다. 다양성의 사회라는데 언제쯤 그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런지.

  • 용가리하니까 생각나서. 친구들과 같이 용가리를 보던 날은 아마 개봉 첫 날이었던 것 같다. 장소는 세종문화회관이었던 것 같고, 밖에 천막에는 용가리 캐릭터 상품도 판매하고, 한 켠에는 용가리 상반신상 같은 것도 서있었다. 차마 그 앞에서 사진은 못 찍었지만, 음 대단해~ 하면서 그때 용가리 뱃지를 사서 한동안 가방에 달고 다녔다. 어떻게 보면 둘리랑 좀 닮은 듯도 한 SD용가리 뱃지, 늘 그렇듯 어디에 걸렸는지, 걸쇠가 헐거웠는지, 어느날 보니 없어졌더랬다.
    영화 자체는 큰 기대없이 봤다. 큰 기대없이 봤지만, 그래도 기억에 남는 게 별로 없을 정도로 시나리오니 배우의 연기니를 논할 단계가 아니었다. 미니어쳐 건물 폭발씬은 민망한 수준이었고, 완성도 높은 3D는 내내 2D 화면에서 겉돌았다. 그나마 정말 좋았던 건 '용가리'만은 절대 허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육중한 몸을 제대로 움직이고 있었고, 내가 감탄했던 건 입에서 불공(?)을 발사할 때 뒤로 반동이 느껴진다는 거였다. 기존엔 반동이고 뭐고 없이 뻣뻣하게 서서 불을 뿜던 괴수였는데, 좀 진일보해서 이제는 반동도 표현하고, 몸체에 걸맞는 꼬리도 갖추고, 그 무게감도 살려주시고. 그런 것들은 좋았지만, 하여간 그 외에 기억나는 건 없다. 아, 용가리 치킨은 맛있었다.
    나름 애썼다는 건 알겠지만, 이게 보편적인 재미를 이끌어낼 수 없다는 건 알겠더라. 나같이 용가리의 홍채라든가, 주름이라든가, 꼬리의 율동같은 걸 집중해서 본 사람은 사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쩌면 디 워를 보면서도 나는 그럴것 같다. 저 비늘 좀 봐~ 이럼서.
    하기는 3D영상의 기적이라든가 했던 파이널 판타지를 보면서도 나는 주인공의 살랑거리는 속눈썹, 찰랑이는 머리카락에만 집중했었더랬다. 저게 다 돈이지 이럼서;;

  • 꿈을 꾼다는 건 좋은 일이다. 거기다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또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노력해서 그 꿈을 이룬 사람은 존경스럽다. 심형래 감독은 그런면에서 정말정말 존경스럽다. 그러나 그 존경심과 별도로 그렇게 애써서 내놓은 영화의 평가는 정말 영화만으로 해야하는 거 아닐까. 남들 재미없었다는 캐러비안의 해적3도 나는 재미있게 봤으니까, 어쩌면 디 워도 재미있게 보고 올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또 한 명, 노래로 희망을 들려준 폴 포츠 씨의 음반이 나왔다. Paul Potts - One Chance 수록곡 리스트를 보고 이 아름다운 목소리고 저 노래들을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대로 가슴이 두근두근한다.

ps. 7월 31일에 있었던 가면라이던 덴오 극장판 개봉 기념 이벤트 리포트가 떴다.
미키 상, 그 옷 망사인가효?!!! 아우아우 >///<
mncast는 대부분 동영상이 끝나고 나서 광고가 나오는데, 이건 길이가 좀 길다고 시작할 때도 광고가 나온다는 게 마음에 안들기는 하지만, 보면서 눈물이 날 정도로 웃었더랬습니다. 일단은 코미디 쇼니까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마시길. (게다가 자막 번역이 예술)



날라리 신자이기는 해도 일단은 크리스트교 신자로서 이런 게 자기 얼굴에 침뱉기라는 건 알지만요, 왜 반성할 줄 모르는 걸까요. OTL
2천년 전에 세상에 나타난 청년 예수가 어떤 일을 하고 다녔는지. 누구를 꾸짖고, 누구더러 회개하라 했는지.

전에 주보에서 이런 우화를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백인 교회, 흑인 교회가 확연하게 나뉘어져 있던 동네에서 어느 날 한 흑인이 백인 교회에 들어가려다 거부당해서 문 밖에서 울고 있었더니 주님이 나타나서 "왜 울고있냐." 하기에 "저들이 저를 교회에 들어오지 못하게 합니다."했더니 주님이 그러셨다지요. "너무 슬퍼마라, 나도 저기엔 못 들어간다." 라고.

지금의 교회는 왜 이런 모습이 되었을까요.
뭐, 천주교라고 다를 거 없습니다. 교회의 수장이라는 분이 유일한 교회 운운하신 전적이 있으시니까.

그냥 참 많이 안타깝습니다.
요 근래 여기저기 잘도 돌아다니네요. ^^;;
TV나 관광지 소개 프로에 자주 소개되는 곳은 어쩐지 오히려 잘 안 가게 되는데, 그냥 한 번 가보기로 했습니다.
비 오기도 하고, 평일이기도 해서 사람들도 별로 없고, 한적하고 호젓하니 구경하기는 좋더군요. 비 때문에 많이 돌아다니지는 못했지만, 생각보다 볼거리는 있었습니다.

일단 들어가는 길이 생각보다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더군요. 드라이브 코스로는 좋은데, 내비게이션이 없었다면 찾아가기 어려웠을 첩첩산중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잣나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공기 맑고 산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볼만한 것은 허브밭과 허브 화원, 허브 아로마 관련 상품을 파는 가게 정도일까요. 인상적인 것은 허브 아로마 샵에 들어가면 입구에서 목부근에 오일을 발라주는데, 이게 시간이 지나도 향이 오래가고, 또 목 부근이 파스라도 바른 것 처럼 후끈후끈하니 좋더군요. 그리고 또 따끈한 허브차를 내주는데, 목이 화-해져서 좋았어요. (결국 나올 때 그 허브차를 사갖고 나왔으니, 괜찮은 홍보 방법이라고 인정!) 다른 것보다 노송나무 향(태우는 향)은 사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지만, 집안에서 태우는 것도 여의치 않을 듯 해서 그만뒀네요.

허브 중에는 아무래도 로즈마리 향이 가장 구분하기 쉽고, 강하다고 생각하는데, 곳곳에 로즈마리를 심어놔서 전체적으로 로즈마리 향이 감싸고 있습니다. (강한 향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조금 고역일지도.)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게 허브가 들어간 빵을 파는 빵집인데요, 아무래도 허브가 들어가서 그런가 시중보다 약간 비싼 빵값에 3가지 정도 빵을 사갖고 왔는데, 이게 너무 아쉬웠어요. 비가 와서 어디 돌아다니면서 먹을 수도 없고, 집에 와서 먹었는데, 빵 정말 맛있더라구요. 게다가 크림치즈 빵이라는 걸 사왔는데, 치즈가 시중에서 파는 빵과 비교도 안 되게 많이 들어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허브 향이 풍미를 좋게 해서 그런가, 정말 맛있었어요. 그 들어간 치즈 양이나 허브를 생각하면 시중에서 파는 빵보다 오히려 저렴하다고 생각될 정도였습니다. 다음에 또 갈 일이 있다면 이번엔 좀 더 많은 빵을 사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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