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기간만 되면 보고싶은 소설, 만화, 영화, 드라마가 왜이리 많았는지.
한 게으름하는 성격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시험 기간에는 방 청소가 하고싶어 온몸이 근질근질.
그래놓고 정리한답시고 왠갖 잡동사니를 다 끄집어내서 정리하기는 커녕, 하나하나 다시 챙겨보면서 추억에 젖어들어 날이 새는 줄도 모른다거나...
결국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집어든건 지난 일본여행에서 사온 네오로망스 Cure 12호.
코에이에서 나온 게임은 하지도 않고, 잡지도 살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아니메이트에서 구경하다가 "미키 신이치로와 함께하는 교토 여행" 이라는 제목에 홀랑 넘어가서 11호를 구입했다.
아뿔싸! 내가 코에이를 얕잡아 봤지. 이게 한 회에 다 실릴 수 있는 양임에도 불구 11,12호에 나눠서 실은 것이다. 결국 다음날에 12호 까지 구입. 이때까지만 해도, 미키신이 네오로망스 Cure에 에세이를 기재하고 있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알았다면, 아마 집어든 권수가 늘었을테지;;)
어쨌든, 이런 사연을 가지고 사들고 온 잡지를 찬찬히 살펴볼 여유는 그 동안 별로 없었고, 실린 사진만 보고 접었던 것을 다시 펴든 것은, 역시, '시험기간에는 딴 짓을 하고싶어.'신이 내린 것과 같은 이치.
여기에 같이 실린 사진은 파란색 니트에 평소 즐겨입는 청바지(가죽 무늬 들어간, 여행갈때 잘 입는)차림. 교토 여행에서 찍은 사진인 듯하다.
- 나의 이야기 -
~ 폼 잡을 여유는 없습니다 ~
(* "わたしのナカミ"
~がっこつけてる余裕なんて無いんです~)
제5회(통산 23회) - 네오로망스 Cure 12호
뭔가 잊어버렸다. 아니, 생각해보면 「뭔가」라기보다 여러가지 것들·일들을 포함해 「가지가지」 잊어버리고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은 채 지나지 않은 해에 저는 상당수의 교통사고와 조우(목격 포함)해왔습니다.
지금까지 3번, 택시를 타고가는 중에 사고와 맞닥쳤습니다만, 아마도 그 첫 사고를 목격한 해에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어느 사고부터 시작이었는지 기억이 안나서(생각났다!!) 접어버릴까 했지만...。
처음은 방송의 레귤러 동료들과 갔던 온천 여행.
저는 선발대(참가자의 일의 형편상, 밤에 합류하는 사람도 있다.)의 웨곤차 조수석에 올라탔습니다. 여행지는 아타미(熱海)입니다. 나름 떠들어대면서도, 그럭저럭 목적지의 여관에 가까워졌습니다.
아타미는 해안을 따라 기복이 심한 도로가 이어집니다. 우리를 태운 차가 내리막 길을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그 앞에 내리막이 끝나는 곳에 사거리가 있고, 거기서부터 다시 오르막이 시작되는데...
「앞에 오는 차, 왼쪽에서 오는 오토바이가 안보이는거 아녜요?」
「아아, 아마도」
내 손에 들린 휴대폰 창에는 「110」。
그날 밤, 저는 약간 큰 서점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가는 길에, 볼링장이나 불고기집 등이 있는 구역을 지나게 되있습니다. 그래서, 그곳의 주차장 출입구를 지나가려던 순간, 차 한 대가 쌩하니 지나갔습니다.
「저 차, 위험...」
그리고 그대로 지나간 직후.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는게 되어서 1박 여행.
가는 도중 사고 현장을 2군데 통과. 렉카로 끌려가는 사고 차량을 다른 장소에서 목격.
그날 밤은, 어느 새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저녁 안먹어?」
「좀 늦었으니까, 먼저 먹자.」
중국집에서 생맥주에 닭고기와 캐슈넛 소메 등을 남자 둘이서 깨작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있는데, 충돌음이 그것도 꽤 가까이서, 게다가 엄청 큰 소리가 나서.
비 때문인 것 같은데, 날카로운 소리가 아닌, 막을 뒤집어 쓴 것 처럼 굉장히 둔한 소리였습니다.
「사고 났나봐?」
「그런 거 같아.」
우리들은 곧장 계산을 끝내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도쿄의 「고탄다(五反田) 유 포토」, 이벤트 같은데 쓰인 적이 있어서, 아는 분도 있을거라고 생각하는데, 사고 현장은 바로 그 사거리였습니다. 편도 3차선 이상의 도로가 교차하는 넓은 사거리. 손님을 태운 택시와 일반 승용차가 빗속에 부딪힌 채 서 있었습니다. 확실히 방심 상태로.
휴대폰의 창에는 「110」。
심야에 가까운 시간이었기 때문에 교통량이 적은 것은 다행이었지만, 그 대신 속도를 내는 차량이 꽤 많아서 오히려 위험하기도 했습니다.
2대의 차는 사거리 중앙 쯤에 시동을 끈 채 멈춰있었습니다.
모양을 보아하니 양쪽의 운전수는 거의 정체불명.
어쨌든, 경찰이 올 때 까지, 통행하는 차를 유도하는 일을 하게 됐습니다. 자연스럽게 두 사람이 잠깐 동안 역할 분담을 했습니다. 2차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고 하는 그런 대단한 생각을 했을리 없습니다만...。
아~ 젊었지요~。
전혀 올 생각을 않는 경찰.
별로 누군가에게 은혜를 베푼다거나, 착한 사람으로 보여지고 싶다던가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뭔가 말이죠. 사고가 커지는 것이 싫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둘이서 비를 맞아가며 유도하고 있을 때 한 대의 차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검은색 미국차인 웨곤으로 제 옆을 지나가면서, 빗 속에 일부러 창문을 내리고, 큰 덩치의 상체를 내민 운전수가 나를 노려보며 「바보 자식아!!」 하고 욕설을 하고, 침을 뱉는 것이었습니다.
「어라, 나는 무엇을 하고있는 거지.」 (* 원문「アレ 私ハナニヲシテイルノダロウ」)
시간으로 치면 1초도 안된다고 생각되는 사이 여러가지 일들이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것까지 쓰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 지경.
분명 사고를 일으킨 당사자, 혹은 동승자라고 여겨졌다는 것은 바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뭐, 어쩔 수 없었는지도 모르겠어요. 금발의 양아치같은 인간이 한밤중 비를 맞으며 교통정리를 하고 있었으니까요.
잊을만 하니까 나타난 공무원은 어지간히 비가 싫었던지, 잠시 동안 차에서 내리지 않았습니다.
잠시 후 내린 인간은 아무 조치도 하지 않고, 상황을 조사했습니다. 확 끊겨버렸던게지요, 「야광봉 빌려줘요!」 하고 노성을 질러버렸습니다.
뒤에 합류한 여자가 신경을 써서 우산을 사와서, 조금 곤란한 듯한 얼굴로 「미키상, 이거 써주세요.」하고 우산을 내밀어 줬지만, 받자마자 발밑의 젖은 아스팔트에 내동댕이쳐 버렸습니다.
그 후 인원이 늘어난 공무원들은 꾸물꾸물대면서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데려다 줄게요.」 라고 해서, 흠뻑 젖은 채 올라탄 차 안에서, 부끄러움도 수치도 잊고 크게 울어버렸습니다. 굉장히 눈물이 났습니다.
뭐야. 아직 기억하고 있는 것도 있잖아, 나.
아, 전회의 계속이라는 것을 잊고있었다....。
잘 웃고, 잘 울고, 화내고 소리치는 보통 사람 미키신.
분해서 울었을까, 혹은 애먼 사람에게 화풀이를 해버린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때문에 그렇게 울었을까.
꼬옥 끌어안고 토닥토닥해주고, 괜찮아 하고 속삭여주고싶은 미키신을 또 발견. ^^
ps. "わたしのナカミ"는 연재물이지만, 가지고 있는건 이것 뿐이므로 다음 편 같은 건 없습니다. 숫자에 속지 마시길.
2005. 4. 23. 11:04
세키 토모카즈의 자전적 에세이 with 미키 신이치로③ 의 마지막편.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갔으면 좋았으련만, 번역하는 인간의 능력부족으로 3편까지 끌고말았다. orz
어쨌든, 대망의(?) 마지막편.
세키 토모카즈의 자전적 에세이 with 미키 신이치로③-3
세키 : 이야기를 바꿔서, 미키상은 확실하게 선배다운 면이 「굉장해.」라고 생각하는데요. 저는 제가 선배다운 점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선배가 되기 위해서 뭔가 의식하고 행동하는 게 있습니까? 「선배가 됐으니까 이렇게 해야지..」 라든가. 미키 : 아니, 나는 「아, 저렇게 되고싶다.」라고 생각한 선배들을 보고 따라가는 것 뿐이야. 자기가 좋아하는 선배들을 보고, 저 사람들을 따라잡고 싶고, 인정받고 싶으니까 하는 것 밖에 없어. 그것 뿐이야.
뭔가, 요즘 젊은이들을 보고있으면, 패기있는 사람이 적어진 듯해서 왜 그럴까 하고 생각해.
우리들이 병사 A, B 밖에 안되던 시절에는 시간이 있으니까, 당연하게 다른 역의 대사도 반복해서 읽어보고, 만약 사고로 올 수 없는 사람이 생기거나 하면, 급하게 오디션 하는 일도 있어서, 그런 때는 기회니까 자신을 가지고 손을 들 수 있었잖아?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은 과연 거기까지 대본 읽고 오는건가 하고 느낄 때가 있어. 세키 : 「읽어야 해」 하고 생각하지 않아도, 정말로 작품이 좋으면 읽게 되지 않아요? 「좋은 역을 하고싶다.」라고 생각한다면 자기 역 뿐만 아니라 다른 역도 대사를 외우거나 하고. 그런 생각이 들때면 「정말로 연기가 좋은건가?」하고 의문을 품게 되요. 저, 지금 있는 극단의 신인에게 「연기하는 걸 즐기는 편이 좋아.」 하고 말해야 하는 순간에는 꽤 서글픈 기분이 되버려요. 미키 : 하지만, "연극"이라는 카테고리도 광범위하니까, 연기에 대한 접근을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같은게 있으면, 그걸 토모카즈가 후배에게 가르쳐주는게 제일 좋을거야. 세키 : 간단하다고 생각해요. 단지 연극을 보는 것만이라도 좋고, 드라마를 보는 것만으로도 좋고, 하지만, 그 보는 법이 "시청자"가 되서 드라마를 보더라도 「이 역을 하고싶어!」하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안되는거에요. 「나였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보고 거울 앞에 가서 흉내를 내보거나.「내 얼굴로는 이 정도밖에 움직이지 않는데, 그 표정은 안나오는구나.」 같은 걸 고민해서「어떻게 하면 비슷한 표정이 나올까?」 연구하고. 그래도 그건 공부를 위해서 하는 것이 결코 아니고, 자기의 즐거움 때문에 하는 것이잖아요.「카지마(風間)상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따라해보고 싶어지거나, 그러니까 후배에게 「TV를 볼 때 어떤 식으로 봐?」하고 물었을 때, 「완벽하게 '시청자'인 상태로 보는데요.」하고 들어버리면, 「아~아」하고.(쓴웃음)
「이 역, 해보고 싶다거나 생각하지 않아?」 하고 물어도 「아니, 저에게는 무리입니다.」하고 돌아와서, 그게 아무래도 겸손이 지나쳐서 너무 의욕이 없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뭔가 "열정"이 부족한 사람이 늘어나는게 아닌가..라고 할까. 잡담하고 있길래 「아이돌 중에 누가 좋아?」라든가 물어봐도 「좋아해 본 적 없어요.」라고. 「그럼, 아이돌 말고 좋아해서 열중하는게 있어?」 하고 물어도 「아니, 별로」. 그런 사람에게 연애 하는 역을 시켜도 뭔가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일을 떠올려서 해봐.」하고 충고해도 「아니, 아이돌 좋아하는 녀석 없어요.」라고. 「그럼, 게임에 깊이 빠졌다든가, 뭔가에 정신없이 몰두했던 때의 느낌을 연애로 바꿔보면?」하고 말해도 「게임에 그렇게 열중하게 되지 않아요. 금방 싫증나고.」라는 대답을 들어버리면 이미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지 않습니까? (쓴웃음) 「그럼, 너는 누군가 좋아하게 되는 감정을 모른다는 얘기?」라는 식이 되버리는 거에요. 「뭐라도 좋으니, 뭔가에 열중해보는게 좋을텐데」 하고 생각하지만.
목표로 한 길은 스스로 확실하게 가슴을 펴고 "배우"라고 이름을 댈 수 있도록 되는 것이네요.
미키 : 상상력을 발휘할 순간에 상상할 만한 요소가 없으니, 뭐 전혀 안된다는 거네. 그러니까, 자기 마음속에...나는 "마음의 씨앗" 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자기 마음속에 조금씩 조금씩 "마음의 인단(仁丹)"같은 것을 잔뜩 쌓아서, 그것을 계속 풍부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렇지?
결국 자기에게 없는 것은 부풀릴 수 없다고. 예를 들어 「한 겨울에 옷장 모서리에 새끼 발가락을 찧는 순간」이라고 하면 모두 경험해봤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럴 때 아무도 없는 방에서 「아얏!」 하고 소리지르는 거 부끄럽지 않아? 「아파!」 → 부끄럽다 → 주위를 돌아본다 라고 하는 그 감각을 자기 내부에 쌓아가는 것이 재산이라고 생각해. 세키 : 전철에서 문이 닫혀가는 순간 빠져나오지 못했을때, 아무도 묻지 않았는데 변명을 해버린다던가 하는 것처럼(웃음) 미키 : 바로 그거야(웃음). 그런 재미있는 것도 창피한 것도 전부 역(캐릭터)으로 이어지니까, 배우만큼 자신의 인생을 헛되게 하지 않는 일은 달리 없다고 생각해.
- 좋은 말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슬슬 감동적인 마무리를 지을까요?
세키 : 벌써 끝이에요? 빠르네요. 미키 : 「벌써 끝」이라고 하기에는 꽤나 떠들어댄거 같은데.(고소) (←진짜, 츳코미 대왕 ^^;)
- 그럼, 끝으로 "배우 미키 신이치로의 목표로 하는 길" 이라는 것이 있다면?
미키 : 스스로 확실하게 가슴을 펴고 "배우"라고 이름을 댈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 "성우"인가 "배우"인가 하는 것은 결국 주위에서 결정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나는 단지 일을 주시는 분들에게 발목을 잡는 일이 없도록 성실하게 일에 몰두하는 한 편, 두 발로 갈 수 있는 곳까지 달려가고 싶다고 할까나...
뭘 하든지 때리는 녀석은 때려대니까, 납득시킬 수 있을만한 것을 자신의 행동으로 보여주는 수 밖에 없잖아. 하지만, 꺽이기 쉬우니까, 가능한 한 맞지 않기를 바라지만. 세키 : 아하하하핫!
- 무리하게 마무리 지어버렸지만, 「미키 신이치로의 사는 방법(作り方)」이라고 하는 테마로 3회에 걸쳐 미키상이 태어나서부터 들어봤는데, 세키상의 감상은 어땠습니까?
세키 : 역시 얘기해보니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굉장히 많고, 정말 멋진 선배구나 하고 다시 보게된 면도 있었어요. 결국 인간이니까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의견을 들으면, 든든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물론 자신과 전혀 다른 의견을 들으면 「과연 재미있구나.」하고 참고하게 되니까, 대단히.....
역시 미키상뿐만 아니고,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은 즐거워요. 게다가 이번 대담은 찬찬히 이야기할 수 있어서, 미키상의 겉모습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것같은 체험도 들을 수 있었고 「앗, 미키상도 그런 일 있었던건가?」하고 놀란 적도 있어서, 정말로 인간이라는 것은 불가사의 하구나 라는.. 미키 : 저기말야, 정리가 안되고 있지 않아? (날카롭기도 하시지.^^;) 세키 : 아하하핫! 아니아니, 하지만,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 자, 앞으로도 일 뿐만이 아닌, 사적으로도 꼭 깊은 사귐을 가지시길...
미키 : 안돼,안돼! 이 사람 바빠서 잡을 수 없는걸 뭐. 세키 : 그런 말 하지 마시고, 꼭 불러주세요. 또 마시면서 연기에 대해서 얘기하자구요. 최근, 연기에 대해서 뜨거운 토론을 할 기회가 별로 없어서, 오늘은 정말 술이 맛있었어요. 미키 : 그럼, 오늘 밤 어디가서 마실까? 세키 : 네!
- 完 -
네오로망스 파라다이스 라디오를 진행할 때 미키신은 항상 제일 먼저 스튜디오에 도착했었다고 한다. 출석하는 사람이래봐야 켄유상과 그날의 게스트 뿐이지만, 항상 먼저 스튜디오에 도착해서 그날의 엽서를 읽고 코멘트를 적고 그랬단다.
무슨 드라마CD의 아프레코였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거기에서도 미키신이 가장 먼저 스튜디오에 도착해서 감독과 역에 대해 상의하더라는 글도 봤다.
비록 후기같은데서 성의없이 '즐거웠어요.' '잘 들어주세요.' 혹은 어려웠던 점은? 하고 물었을때 '별로..'라는 식으로 설렁설렁 대답하기는 하지만, 이 분이 얼마나 진지하고 성실하게 연기에 임하는지 이제는 넘치도록 잘 알게되었으니까, 그런 것으로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더이상 상처받을 일은 없을 것같다.
어쩌면,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건 전부 보여줬는데 뭘 더...라는 건 아니었을까.
(팬의 콩깍지라고 하면 그런 것으로 해두고.)
지난 번에 이어서 두번째 이야기.
사실은 웬만큼 번역은 끝냈는데, 타이핑 하고 편집하는데 시간이 걸려서, 결국엔 이번에도 못끝내고, 3부작이 될 예정;;
세키 토모카즈의 자전적 에세이 with 미키 신이치로③-2
처음 일을 받았을 때는 진짜 굉장히 기뻐서 베개밑에 대본을 놓고 잤어.
세키 : 처음 일을 받았을 때는 어떤 기분이었어요? 미키 : 사무소에서 「일이에요.」라는 것 같은 전화를 받고 대본을 받으러 갔었는데, 엄청 기뻐서 일하는 당일까지 베개밑에 대본을 놓고 잤다니까.(웃음) 현장에 가서도, 당시에는 아직 「차 심부름 제도」같은게 있어서 녹음실에 온 선배에게 차를 내간다거나. 물론 가장 마지막까지 스튜디오에서 선배들의 연기를 보면서 공부 했었지.
- 상당히 기합이 들어간 상태.
미키 : 맞아. 「나는 무엇을 하면 좋을까?」하는 것만으로 주위가 전혀 보이지 않고 「열심히, 부지런히」 상태였어. 웃기는 일이 있었는데, 처음으로 마이크 앞에 섰을때, 나중에 선배로부터 「다른 사무소의 성우분인가 하고 생각했다.」라고 들은 적도 있었어. 「왜 그랬는데요?」하고 물어보니까 「그치만, 주머니에 손 넣은 채 하고 있었잖아.」라고. 세키 : 아하하하핫! 안 좋아~(웃음) 미키 : 대본을 쥐고 있지 않은 손을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해서, 우선은 방해가 되지 않도록 주머니에 넣은건데, 주위에서 보면 저런 신인은 있을 리가 없지 않아?(쓴웃음) 지금에 와서는 그렇지도 않지만 「녹음실에 청바지 차림으로 오다니, 뭐야!」 라든가 하는 소릴 듣던 시대였으니까. 토모카즈는 첫 일이 어땠어? 세키 : 이전에 hm3의 취재때도 얘기했지만, 처음 불려서 갔을때 꾸지람 들었어요. 미키 : 왜? 무슨 일이 있었어? 세키 : 지금도 저는 제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요...아직 18살인가 19살 정도였을때 양성소 선생님이 애니메이션 디렉터를 담당하게 되서 불려갔었어요. 2번에 걸친 녹음으로 저는 첫번째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2번째 녹음할 때에도 로비에서 선배들의 연기를 모니터 하고 있었어요. 그때 몇 명인가 선배들도 로비에 남아있었는데, 거기 책상에 잡지가 잔뜩 쌓여있어서, 좀 팔락팔락 넘겨봤거든요. 뭐, 그날은 그대로 아무 일도 없이 끝나서 집에 돌아왔는데, 조금 뒤에 선생님한테 전화가 와서 「좀 나와!」라고 해서, 타카노바바(高田馬場)의 술집까지 갔는데...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물수건이 날아오더니 「너는 아프레코의 현장에서 만화가 읽혀지던?」하고. 하지만, 저는 "읽었다" 라는 의식이 없었기때문에 「무슨 일로 저러시는거야?」라는 느낌이었는데, 「거기 있던 선배가 네가 만화에 푹 빠져있더라고 나한테 그랬단 말이다!」라고 하시데요. 미키 : 팔락팔락 훑어본 게 "열중해서 읽었다." 로 큰일이 되버렸네.(웃음) 세키 : 그래요. 그래서 「너는 내 얼굴에 먹칠을 할 셈이냐!」같은 일이 되버려서, 「너는 신인이니까 그런 여유나 부릴 때가 아니잖아!」 라시더니, 결론적으로 「너 이제 더 안나와도 된다!」 라고 해서. 그래도 「죄송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저는 이런 실수를 지금 저질러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름이 있는 역을 받은 후에 이런 실수를 했다면 만회하기 어려웠을테지만, 지금이라면 아직 고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지금 꾸중듣는게 다행입니다.」 라는 식으로 말해버렸더니 얻어맞아서 「조금은 반성하도록 해!」「죄송합니다.」 라는게 되었어요.(쓴웃음) 그런 심한 첫 일이었다구요.
「Weiβ 할때까지 몰랐어요.」 라고 하는 사람, 실제로 엄청 많았어.
미키 : 아하핫! 그래도 그때는 정말로 그렇게 생각했었지? 그런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미래에 자기가 그렇게 될거라고 상상할 수 있었다는 것이고, 그 때 다소 숙이고 들어간데도, 그런 긍정적인 쪽이 훨씬 위로 올라갈 수 있다는 얘기지. 세키 : 뭐어, 그게 트라우마가 되지는 않았지만, 그 뒤에 속으로 「체크한 녀석, 열받아!」 라는 정도로.(웃음) 어쩌면 그 사람도 체크하려던 것은 아니고, 그냥 지나가는 말로 「잡지같은 걸 읽을 여유도 있고, 긴장하지도 않네.」 정도의 가벼운 기분으로 얘기한 건지도 모르지만, 좀 재밌자고 한 말이 그렇게 큰 일이 되버렸다는 걸 알까나요.
- 선생님으로부터 일을 받을 수 없게 된 후로는 어떻게 했습니까?
세키 : 그 양성소를 나와서 배협(배우협회)에 다시 들어가서 일을 받을때까지 약 3년 정도는 아무것도 못했어요. 미키상은 그 뒤로 일이 순조로웠습니까? 미키 : 뭘가지고 「순조롭다」라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우선 처음 손에 닿는 목표가 「개런티로 수업료를 내자.」였어. 장기적인 목표를 위해서는 먼저 눈앞에서부터 차근차근 채워나갈 수 밖에 없잖아? 세키 : 그게 비교적 쉽게 이루어졌나요? 미키 : 꽤나 어려웠지. 첫 레귤러가 정해졌을 때 「이걸로 신세진 부모님께 뭔가 사드리자!」 하고 생각했는데, 그게 놀랄만큼 미미한 금액이라, 결국 혼자 써버리고 끝났지.(쓴웃음)
- 데뷔한 이후로는 어땠어요?
미키 : 내 주위에 타카기 와타루(高木 涉)상 이라든가 모리모리(= 森川 智之)같은 사람들하고 거의 같은 시기에 일을 시작했는데, 나는 업계내에서 이름이 알려지는게 굉장히 늦었으니까. 그래서 모리모리같은 경우는 일도 들어오고 이름이 알려졌어도, 내 이름을 아는 사람은 적었지. 「Weiβ 할때까지 몰랐어요.」 라고 하는 사람, 실제로 엄청 많았어.
- 두 분의 첫 공연때 에피소드도 듣고싶은데요.
세키 : 저 기억하고있어요. 미키상과 만난 작품과 장소, 그때 했던 대화 내용같은 것도. 미키상은 생각납니까? (이게 왠 기념일 추궁하는 연인 분위기? ^^;) 미키 : 뭐였더라? 세키 : 신주쿠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드래곤 기사단」이라는 CD드라마를 했었는데, 거기 로비에서 처음으로 얘기해봤어요. 미키상이 「자네(君)를 알고있어.」하고 말 건네준게 최초였어요. 미키 : 아니, 사실은 그 전에 일방적으로 만났었어. 공통된 친구의 결혼식에서 토모카즈가 인형옷을 뒤집어쓰고 나타났었지.(공통된 친구라니, 혹시 코야스상?) 세키 : 아-, 맞아요! 그게 결혼식 당일에 인형옷을 입을 예정이었던 사람이 몸이 안좋아져서, 당일 갑자기 전화가 와서 갔던거에요. 미키 : 물론 그 이전부터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그때 「세키 토모카즈라는 사람도 인형옷 뒤집어 쓰거나 하네.」 하고 인식이 바뀌었지.(웃음) 모두들 「토모카즈, 토모카즈」 하고 손 내밀거나 해서 「인기 있는 녀석이네.」하고 조금 질투하기도 했어. 세키 : 아하하하핫! 부끄러워요~! 그 인형옷 2등신 캐릭터로 가짜 손을 안쪽에서 봉으로 움직이는 거였는데, 그러니까 입고있는 저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다들 재미있어 하면서 담배를 피우게 한다거나, 위스키를 벌컥벌컥 마시게 해버려서, 이미 흐늘흐늘한 상태라 큰일이었어요.(웃음) 미키 : 그게 나의 최초의 "실물인 세키 토모카즈" 와의 만남(웃음). 그 뒤로 함께 출연한 애니메이션이 『에스카플로네』였지?
저, 미키상의 연기중에 굉장히 인상에 남는 신이 있었는데, 그걸 듣고 「센스있네.」하고 생각해서..
세키 : 『에스카플로네』할 때는 벌써 미키상과 꽤 친하게 얘기했던 기분이 들어요. 미키상은 비교적 현장에서 만날 기회도 많아서 갈굼당하거나(귀염받는다는 의미) 했었는데, 역시 가장 컸던 건 「Weiβ」네요. 미키 : 「Weiβ」의 CD드라마라는 게, 좋은 의미로 하고 싶은 만큼 실컷 하게 해줬었지. 내 기억에 남는 작품은 여러가지 있지만, 「Weiβ」는 특별. 세키 : 저, 미키상의 연기중에 굉장히 인상에 남은 신이 있어요. 드라마CD중 1신인데요, 설명조의 대사가 나오는 부분을 미키상이 바꿨는데. 그게 절묘하게 달라져서 「감각있네.」하고 생각해서. 미키 : 나는 생각 안나.(쓴웃음) 세키 : 지하도에서 미키상이 연기하는 요지가 잠입하는 장면으로, 거기에 물이 푸확-하고 밀려들어와요. 「요지가 죽는건가?!」라는 상황이지만, 사실은 살아있어서 「살아있다.」하고 통신으로 보고하는 대사였어요. 그 대사가 최초의 대본에는「도랑이 비어있고, 게다가 모래밭같은 게 있어서 살았다.」같은 대사 였었는데, 미키상이「좀 설명조니까 바꾸고 싶은데.」하고 말하기 시작해서. 「어떻게 바꾸려는거지?」 하고 생각했더니,「무사하다.」 라고 한뒤「아~, 덕분에 한심한 꼴이 되버렸지만.」으로 바꿨어요.
- 도랑에 모래밭이었던게 '한심한 꼴'이라는 것으로 되버렸네요.
세키 : 맞아요.「도랑에 모래밭이 있다.」라는 건 말하지 않으면서도「틀림없이 도랑과 모래밭이 있겠구나.」라는 이미지의 대사로 바꾼거에요. 그걸 듣고 저는 「아, 굉장히 센스있는 사람이다.」 하고 감탄했어요. 미키 : 자, 마셔마셔! (쑥스러워하시기는. ^^;) 세키 : 감사합니다~! (웃음) 미키 : 하지만, 「Weiβ」는 전부 그런 식이었잖아. 작전실의 신에서 「방 넓이는 어느 정도야?」하고 시작해서, 실제로 움직여보고 방 가운데에서 위치 관계를 확인해보거나 하고, 그건 역시 무대가 좋고, 소리로 대신하는 것에 흥미가 있는 배우가 있으니까 가능했던거지.
- 계속 -
참으로 진귀한 이야기들.
차 심부름하는 미키신(상상이 안돼 OTL), 사실은 긴장하고 있는데 겉으로는 천연덕스럽게 보여서 기성 성우라고 오인받고.^^;
그나저나, 그냥 어린 나이에 데뷔해서 승승장구 한 줄로만 알았던 세키상이 저런 시절도 겪었구나 하고 새삼 놀래고, 어딜가나 꼰대(;)는 있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우우, 대기만성형인 우리 아자씨, 그래서 아자씨의 매력에 뒤늦게 눈뜬 처자는 헤어나오지를 못하는 거랍니다. 첫 눈에 반하는 사랑도 있지만, 깨닫고 보니 빠져들었다는 사랑도 있는 법. 아자씨의 매력도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아잉, 앞으로 더욱 열심히 응원할테다!
다음 편은, 이제 30대 중반의 풋풋한(?) 두 분이 말씀하시는 '요즘 젊은 것들은~' 운운 하는 이야기.
이 좋은 걸 왜 이제야 읽었나 싶은 내용들이 줄줄이 나왔다. 그 중에서도 가장 두근두근하며 읽은 게 제 3편 최종회.
순서대로 하자면, 원래 1편부터 차근차근 해야겠지만, 3편을 올리자고 1,2편을 번역하기엔 내 실력이 급한 마음을 따라주지 못하기 때문에 우선은 3편을 번역해 올린다.
세키 토모카즈의 자전적 에세이 with 미키 신이치로③-1
나 (성우)양성소에 입학한 당초부터, 강사 선생님들에게 미움받았어요.
- 지난 회에는 미키상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레이서의 꿈을 포기했던 것과 친구의 권유로 무대에서 연기하는 즐거움에 눈을 떠서 양성소에 서류를 보내 합격...이라고 하는데까지 말씀하셨는데요.
(* 편집자적 개입 - 잠깐, 2편에 나온 내용을 언급하자면, 타케다 테츠야상을 동경해서 같은 사무소에 서류를 넣었더니 탈락, 이왕 그렇게 된거 라면서 81프로듀스에 서류를 넣었는데, 처음엔 안됐다고 전화가 와서 '서류는 보냈으니까, 찢어버리든지 태워버리든지 맘대로 하라'고 끊었는데, 며칠 후 오디션 보러 오라고 했다는 이야기. 저 때부터 벌써;;;)
미키 : 오디션때 얘기는 했어? 세키 : 안했어요. 미키 : 뭐랄까. 오디션에 온 녀석들이 「누구누구짱이라면 될거야.」 하고 떠들어대는게 굉장히 기분 나빴더랬어. 나는 혼자서 받으러 왔으니까 「뭐야, 이 녀석들」 이라고 생각해서. 다들 여러 양성소랄까 그런데에서 온 것 같았지만, 나는 그런데는 다니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오디션 받고...그 뒤에 입교식 날짜가 연극의 본방(本番)과 겹쳐서 오디션때 그 얘기를 했더니 「붙으면 입교식은 어쩔거냐?」 라고 물어보길래 「연극이 정해지면 연극에 나갈겁니다.」라고 했더니 「흐응~」이라고 들어서...그 때 「떨어졌구나. 나.」 하고 생각했는데, 반대로 그게 좋은 쪽으로 받아들여진거 같아. 세키 : 「붙었으니까 연극에 안나갑니다.」라는 녀석이었으면, 떨어졌겠네요. 클래스 메이트는 몇 명이었어요? 미키 : 결국 유급한 사람도 있었으니까...그래도 20명 정도였을까? 잘 기억나지 않지만. 뭐, 같은 클래스의 녀석들과 사이가 좋거나 하는건 아무래도 좋았으니까.
그런데 말이야, 나 입학 당시부터 강사 선생님들에게 미움받았다구. 나중에 강사였던 분들에게 「반년 정도는 네가 싫었었다.」라고 들었는걸. 세키 : 뭔가 저질러버렸나요? 미키 : 나 같은 타입은 없었던 모양이니까. 쳐다보는 시선이랄까, 수업 중에 모르는게 있으면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녀석이 없었으니까, 질문하러 가면 그걸 겉치레라고 생각했던거 같아. 세키 : 「그럴 생각도 없으면서 어필하러 오다니 안되겠구나.」하는 식으로 오해받았다는 거네요. (* 왠지 장금이가 떠오르는 대목;) 미키 : 응. 하지만 「그런게 아니였다.」 라고 알아줘서...
나, 연수생 생활은 일찍 마감했거든. 그러니까, 우선 수업 중에 노트 필기 열심히 적으려고 했고. 레슨실에서 메모를 쓸 수 없을 때는 집에 돌아와 기억을 더듬어서 「오늘은 이런 것을 했다」라고 상세하게 노트에 적었어. 그때의 노트는 지금도 보물이야. 연기하다 벽에 부딪히면 되풀이해서 읽고는 해. 세키 : 수업 내용은 어떤 느낌이었어요? 미키 : 말하자면, 연기(연극)에 관계된 수업과 나중에는 성악하고 체력훈련. 이라고는 해도, 가고싶지 않은 수업 시간은 안나갔어. 그렇지만 수업에 출석한 것만으로 만족하는 녀석보다 1번 빠졌어도 그 시간에 뭔가 몸에 익힐 수 있으면 그쪽이 훨씬 낫다고 생각했거든. 나는 1번 레슨을 빠지면, 다음 번에는 반드시 「선물」을 가지고 가자는 생각으로 빠졌었어. 세키 : 레슨실이라고 하면 레슨을 받으러 가는 장소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발표장 같은 거잖아요. 「진짜 수업은 집에서 하고 와」 같은 그런 느낌. 미키 : 응. 정말로 그렇다고 생각해. 왜냐면, 성우는 면허가 아니잖아. 학교 다니고, 개근상 받으면 성우 면허를 준다는 식이냐하면, 그게 아니니까. 세키 : 마찬가지로 「매일 연기를 계속하는 걸로 잘하게 되는가?」 라고 하면 그런 것도 아니고 말이에요. 미키 : 그런데도, 그런 식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시기심을 품게되잖아? 「매번 출석하는 우리들 보다 저 녀석이...」 하고. 프로가 되어서도 「왜 너한테만 일이 들어오는 거냐.」 같은 걸 말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본질은 거기에 있지 않으니까.
토모카즈는 양성소에서 어떤 교육을 받았어? 세키 : 처음부터 형식적인 것부터 들어가서, 2년째에 연기다운 것을 하기 시작했을 때는 굉장히 형식적인 연기밖에 안돼서. 그치만요, 저 친구에게 도움을 받았어요. 친구한테 「네 연기는 감정이 들어있지 않아.」 「마음에 와닿지않아.」라든가 지적당해서, 분했지만 스스로도 「아~, 그런가.」하고 생각하는 면도 있었고. 그런 소릴 들으니까 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표현할 수는 없는가 계속 그것만 생각하면서 해왔어요.
그런데, 미키상네 양성소는 여자가 많았어요? 미키 : 무지하게 많았지! 세키 : 그렇군요. 저, 연기는 좋아하지만, 한 때 좀 사춘기를 지나면서 여자애 앞에서 연기하는게 창피했던 시기가 있었어요. 고등학교 1학년에 양성소에 들어갔는데, 여자애 앞에서 연애물의 에튀드(=즉흥극)를 하는게 이상하게 부끄러워서 잘 안되고. 그런 경우 없었어요? 미키 : 나는 에튀드를 해본 적이 거의 없었어. 하지만, 그것과 비슷한 것으로 선생님이 대강 쓴 30초 정도의 간략한 줄거리같은 것을 써오라고 해서, 그것을 가지고 짝을 지어서 서로 의논해서 대화 만들기를 했지. 예를 들어 「그거 집어줘.」라고 하는 대사가 있으면, 거기에 계속 더해서 「엣, 어떤거?」 「그거말야, 그거」 「그거라니, 모르겠어.」라는 식으로 갈 수 있잖아?
먼저 「권태기의 부부」라든가 「풋풋한 고등학생 커플」같은 설정을 잡고, 서로 상의해서 살붙이는 작업을 하게되면 구체적인 형태가 잡혀가고 대화가 성립되잖아. 행간을 채우고 그것으로 역의 이력서를 확실하게 쓸 수 있으면 좋다고 하는 것을 배웠으니까 「부끄러워」라는 기분은 반대로 없었어.(* 역의 이력서를 쓴다는 표현은 미키상 나름대로 캐릭터를 해석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을 나타내는 것 같다.) 세키 : 저는 그게 힘들어서 「1년 지나서 관둘까.」하고 생각했었어요. 미키상은 양성소에 들어가서 「그만두자.」하고 생각한 적이 없었어요? 미키 : 음~ 있었던 것도 같지만, 이러니 저러니 떠드는 녀석들에게 지기 싫었으니까, 스스로 그만두는 것만큼은 하고싶지 않았어. 「여기에 있고싶지 않아.」하는 생각이 들때에는 「그럼, 녀석들보다 위로 가면 돼.」 「빨리 졸업할 수 있게 열심히 하면 돼.」하고 생각해서. 그래서 3년제인 것을 1년 스킵해서 2년만에 졸업해버렸어.(@.@) 세키 : 스킵이라는 거 자주 있는 일인가요? 미키 : 지금은 모르겠지만, 여하간 3년제 시기에 스킵한 것은 나정도 밖에 없었어. 양성소에 들어간 해에도 이미 「학생C」라든가 이른바 「와글와글(군중)」의 일도 들어왔었고. 일찍부터 현장을 볼 수 있었던 것이 가장 공부가 되었다고 생각해.
- 계속 -
하룻 밤만에 불타서 한게 여기까지. --;;
그나저나, 지금도 그렇지만 미키신은 처음부터 'going my pace'였다는 얘기네. 주위에서 어떻게 보건 나는 내길을 가련다....이런 면이 멋져~♡ (콩깍지)
하지만, 항상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불량이라고 오해받는 거 억울하지도 않아요?
그리고, 의외로 수줍음 많았던 세키상의 청소년 시절. 지금의 시모네타는 그 시절의 반동인겁니까. ^^;;
이 부분 사진도 굉장히 멋진데, 책이 하드커버라 스캔뜨기도 힘들고, 맘대로 무단전재하는 마당에 사진까지 올리는 것도 죄스럽고. (비겁한 변명입니다! 만은;;)
조금 설명하자면, 두 분이서 어디 온천이라도 놀러가신 것인지 세키상은 황갈색 유카타, 미키신은 청색 유카타를 입고,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잔뜩 앞에 두고 술도 드시고 하면서 자유롭게 얘기하는 분위기가 사진만으로도 잘 전달이 되어서 굉장히 좋았다.
다음 편은 미키상의 첫 경험일! 부터 시작.
ps. 그런데, hm3는 뭔가를 알고 Seki Tomokaz X Miki Shinichiro라고 써놓은 걸까.
(Y녀들은 순서에 연연한단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