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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키 토모카즈의 자전적 에세이 with 미키 신이치로③-3(완)
전에 세키 토모 상과 미키 상의 대담을 3편만 번역해서 올렸는데, 그 첫 번째편을 이제야(;) 올린다.
사실은 게을러서 이건 그냥 읽고 넘어가야지 했는데, 아예 자료가 없다면 모를까 이놈의 정리벽은 이가 빠진 연재분을 그냥 보아 넘길 수가 없어서;;
음, 첫 번째 이야기에는 미키 상의 어린 시절 얘기가 나오는데, 소학교는 그냥 소학교로 두었다. 우리식에 맞추어 번역하는 게 맞겠지만, 내가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를 졸업한 것과 마찬가지로 미키 상이 다닌 학교는 소학교니까 라는 이유로.
이번엔 지난번처럼 분량을 나누지 않아서 꽤 긴 포스팅이 될 것 같습니다. 스크롤의 압박을 유념해두시고 읽어주세요.
특별기획 세키 토모카즈의 자전적 에세이 with 미키 신이치로 ①
이번 회 세키 토모카즈의 자전적 에세이는 초대 손님 미키 신이치로 상을 모시고 특별편으로 마련했습니다. 미키 상에게 어렸을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합니다만…. 이것이 예상 밖으로 분량이 넘쳐서 어떻게 해도 1회로는 도저히 시간도 페이지도 부족해! 그리하여 현재 총집편도 급히 기획중!!
아무튼, 이번에는 성장과정부터 소학교 시절까지 기대해주세요!
내 최초의 학력은 "유치원 중퇴"인걸. (웃음)
- 이번에 세키 상의 열렬한 요청으로 "미키 신이치로의 사는 법"이라는 테마로 전해드립니다.
세키 : 네, 미키 상의 성장과정부터 이야기를 들려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후 제 인생의 참고로 하고 싶습니다. 갑작스럽지만, 미키 상은 어디에서 태어났습니까?
미키 : 에~ 또, 도쿄도 세타가야구(東京都 世田谷区) 입니다.
세키 : 세타가야에서 태어나 쭉 세타가야에서 자랐어요?
미키 : 기억에 있는지 없는지도 알 수 없을 무렵에 아버지의 일 때문에 카나가와(神奈川)로 이사해서, 소학교 입학하기 전에 도쿄로 다시 돌아올 때까지 거기에서 살았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기억은 그다지 없어요.
세키 : 유치원 다닐 때의 추억은?
미키 : 담임 선생님을 굉장히 좋아해서, 자주 스커트 속을 엿보고 싶어하거나 했지.(웃음)
세키 : 앗, 그건 나랑 똑같아! 저도 유치원 다닐 때 담임인 카와다(川田) 선생님을 굉장히 좋아해서 늘 착 달라붙어 있었어요.
미키 : 아-, 나는 선생님 이름은 잊어 버렸는데.
세키 : 미키 상은 선생님에게 고백 같은 건 하지 않았나요?
미키 : 안해안해. (웃음) 유치원에서는 도시락이나 오후 간식 시간 같은 때 책상을 "ㄷ"자 형으로 정렬해서 자리를 만들잖아? 그리고 선생님은 "ㄷ"자 책상의 안쪽에서 아이들에게 차를 따라주는데, 그 틈을 노려서 남자 애들은 선생님의 다리 사이를 빠져나가거나 해서 장난치거나 한 거야. 그런 식이었어.
세키 : 과연. 자, 유치원에서 선생님과 연애를 해서….
미키 : 연애는 안 했다고! (폭소) 엉망진창 짝사랑이라니까!!
세키 : 그때 「앞으로 이렇게 되고 싶어.」 라는 꿈은 있었습니까?
미키 : 그런 건 없었지만, 그 무렵 나는 「키카이다(* キカイダ― : 인조인간 키카이다)가 데리러 와준다.」 고 믿었었다. 유치원이라는 곳은 부모가 마중하러 오지 않으면 돌아가지 못하게 하지만, 우리 집은 양친 모두 일을 했기 때문에 데리러 오는 것이 항상 늦어서 쓸쓸했거든. 하지만, 그렇지 않은 척 허세를 부려서「키카이다가 마중하러 와줄 테니까, 돌아갈 때는 내가 빨간 기타를 안고 사이드 카를 타고 돌아가는 거야!」 하고 자기에게 들려줬어.
세키 : 키카이다는 맞이하러 와줬나요?
미키 : 그렇게 스스로 타이를 때에 한해서 부모님이 데리러 오시거나 하더군. 하지만, 다음날 선생님이 「어제 키카이다가 왔었단다.」 하고 말해주는 거야. 그런 일이 있을 리 없었을 텐데.
세키 : 어린이의 꿈을 소중하게 생각해 준 훌륭한 선생님이셨네요.
미키 : 또 기억에 있는 풍경이 어머니(母親)가 나를 자전거 뒤에 태우고 유치원에 데려가는 길의 풍경인데, 언덕에 막 도착한 참에 내가 자전거에서 떨어져 버린 거야. 떨어지면서 지면에 대해 비스듬히 기울어진 화면 속에서 어머니(お袋)가 타고 있는 자전거가 멀리 달려가 버리는 듯한 거야. 그 광경이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있어.
세키 : 「엄마(お母さん), 가지 말아요~」 라는 느낌으로. 애절한 광경이네요.
미키 : 실제로 몇 번인가 떨어진 적이 있으니까 정말로 본 광경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유치원을 졸업도 하기 전에 도쿄로 이사해버려서 그 뒤로 소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유치원에는 다니지 않았고. 그러니까 나의 첫 학력은 "유치원 중퇴" 인 거야. (웃음)
학교는 싫었지만, 개근상이라구요.
세키 : 소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는 어떤 추억이 있습니까?
미키 : 저학년 때는 하여간 학교가 싫었어. 그래도, 소학교는 개근상이라고.
세키 : 그 무렵 했던 놀이는?
미키 : 우리 때는 피구, 캔 차기, 다카오니(* 高オニ : 술래잡기의 일종, 높은데 올라가면 안전), 이로오니(* 色オニ : 술래잡기의 일종, 술래가 지정한 색에 닿으면 안전) 같은 거였지. 또 지방에 따라 부르는 법은 다르지만 케이도로(* ケイドロ : 경찰 · 도둑 놀이)인지 도로케이인지 하고. 오일은 오(* ゴイチガ ゴ : 구구단. 5X1=5 라는 의미)라든가 자주 했었어.
세키 : 엣? 그런 거 모르겠는데요. 어떤 놀이입니까?
미키 : 우선 선을 긋고 "田"자 모양으로 마스(マス)를 만드는 거야. 그리고 도망가는 사람은 거기에 한쪽 발을 넣고 준비. 그래서 술래가 「오일은 오」 하고 외치면 게임 시작. 라인 위에서만 움직일 수 있는 술래를 피해서 5번 돌기. 술래에 닿지 않고 누구 1명이라도 잡히지 않고 5번 일주하게 되면, 다음은 「오이 십」(* 5X2=10)이 돼서, 이번에는 10번 돌기. 5단위로 늘려가는 놀이야. 상당히 재미있었지만, 이지메 당하는 아이는 표적이 되었어. (웃음)
세키 : 그렇게 해서 놀이 친구가 잔뜩 있었는데 왜 학교에 가기 싫었습니까?
미키 : 수업이 재미없었고, 어렸을 때 생일이 빨라서 체격적으로 불리했다는 거지. 체육 수업에도 좋은 추억이라고는 하나도 없고. 다들 감기로 쉬어도 나는 "준비 동작(*前ならえ)"으로 제일 앞이었는걸.
세키 : 이거 (= 손을 허리에) 네요.
미키 : 응. 앞에서부터 4번째까지 였던가~?
세키 : 그때의 별명은? 지금은 이렇게 큰데 "꼬맹이(ちび)"같은 거였다면 우스운 얘기지만요. (고소)
미키 : 성이 "미키"로 간단하니까 별명은 없었어. 아이 때는 별명이 있는 사람이 부러웠었지.
세키 : 소학교 수업에서 좋아하는 과목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미키 : 이과(理科)를 좋아했어.
세키 : 개구리 해부하거나 하는 거?
미키 : 해부는 고학년이 돼야 하는 거고. 저학년의 이과는 담임 선생님이 가르치는 정도의 내용이니까 그런 어려운 것은 하지 않았다고 생각해. 나팔꽃 관찰하기라든가 감자를 반으로 잘라서 단면에 재를 바르고 묻으면 열매가 생긴다든가 하는 것들.
세키 : 반대로 고역이었던 과목은?
미키 : 산수는 정말 싫었어! 또 몸이 작으니까 운동도 잘 못했지. 유일하게 배구만은 장기라고 할 수 있었지만. 어머니가 어머니(ママさん) 배구단을 하고 있어서, 연습에 데려가면 한쪽 구석에서 같이 연습했으니까. 대회가 있으면 선수로 뽑히는 일도 있었는데, 그때 지구에서 2위였던가? 지구에서 2위라고 하면 자랑도 못되지만.
세키 : 그때 여자애들 한테 「미키 군, 멋져!」 라든가 들어본 적은….
미키 : 있을 리 없지! 소학교에서는 운동 잘하는 녀석이 영웅이지만, 나는 배구 이외 운동은 서툴었으니까. 이상한 게 운동회 같은 데에서 빨리 달릴 수 있는 녀석은 얼마든지 빨리 달리는 것으로 좋고, 야구를 잘하는 녀석은 힘껏 치고, 던지고 이미 그것만으로 영웅이잖아? 나는 운동은 싫어했지만 글쓰기나 그림 그리는 건 좋아했거든. 그러니까, 국어 수업에서 「오늘은 시를 쓰는 시간으로 하지요.」 라고 하면 의욕이 넘쳐서 굉장히 잔뜩 써서 가지고 가면 선생님에게 「어지간히 좀 하세요.」하고 야단맞아버리고. (고소)
세키 : 미키 군, 시를 너무 많이 쓴다고? 그것도 이상한 이야기네요. (웃음)
미키 : 그치? 「시를 쓸 수 없는 아이의 기분도 헤아려주세요.」 하고 말하고 싶지만, 「그럼 발이 느린 아이의 마음도 생각하라구!」처럼 말야. 그 한 건으로 「뭐야~ 학교란 거 이런 거야?」 하고 실망도 해서 「가고 싶지 않으면 가지 않아도 되는 곳이다.」 하고 생각해 버렸지.
세키 : 하지만 개근상이라고 했잖아요?
미키 : 응.
구로키 히토미(黑木瞳)를 닮은, 무지 예쁜 선생님이었지.
세키 : 고학년이 되어서는 어땠습니까.
미키 : 이지메하는 일도 있었고, 이지메 당한 적도 있었고. 스스로 솔선해서 이지메한 일은 없었지만, 분위기에 휩쓸려서 이지메하는 애들과 같이 여자애 하나를 이지메했더니, 전원 선생님에게 닥치는 대로 얻어맞았다. 우리 때는 선생님이 학생을 때리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었으니까.
세키 : 지금은 문제가 돼버렸지만요.
미키 : 분명, 맞지 않고 자란 사람들이 부모가 되고, 가정 내에서도 부모가 아이를 때리지 않으니까 그렇겠지. 우리 집은 꽤 엄해서, 나쁜 짓을 하면 비가 오더라도 밖으로 내쫓았는 걸. 「들어오지 마!」하고 아버지가 호통을 치고 문을 걸어 잠가서, 빗속에 밖에서 울고 있으면 잠시 뒤 할머니가 「이제 됐으니까 안으로 들어오렴.」 하시는 거야. 그게 몇 번인가 반복되는 동안에 「마지막에는 할머니가 꼭 구해주러 와주신다.」 라는 식으로 안심하는 마음이 생겨서 "우는 시늉" 따위 하거나 했지. (웃음) 그런 점에서 아이는 꽤 영악하니까.
세키 : 그렇네요. 반대로 이지메 당했다는 것은 어떻게 된 건가요?
미키 : 뭐, 뭔가의 장단으로 무리 밖으로 밀려난 일이지마는, 함께 놀아도 무시당한다거나 랄까.
세키 : 저는 학교에서 응가 했는데 구두 밑에 응가를 묻혀버려서 「응가 맨!」 이라고 놀림 받은 일이 있었는데, 그런 바보스러운 이지메 당한 적은 없었지요?
미키 : 아하핫! 그건 없어. (웃음)
세키 : 결국, 어떻게 해서 이지메를 벗어났습니까?
미키 : 역시 시간이 약이야. 한때는 학교 가는 것이 싫었던 적도 있었지만, 「친구를 만나러 학교에 가는 게 아니니까 됐잖아.」 라는 식으로 결론짓고 학교에 다니는 동안에, 깨닫고 보니 이지메가 없어졌어. 나중에 5,6학년 때는 음악 선생님을 좋아해서 자주 음악실에 틀어박혀서는 선생님에게 피아노를 쳐달라고 했었지.
세키 : 어떤 선생님이었습니까?
미키 : 구로키 히토미를 닮은 엄청나게 예쁜 선생님이었어.
세키 : 오~ 그럼 소학교에서는 음악선생님과 연애를 하고….
미키 : 그~러~니~까~ 유치원에서도 소학교에서도 선생님과 연애는 안 했다고 했잖아. (폭소)
세키 : 고학년이면 슬슬 주위의 나쁜 친구한테서 H한 일을 배우거나 하지 않습니까? (두근두근)
미키 : 음, 근처의 공터에 버려진 「플레이보이」를 친구가 주워온 것을 두근두근하면서 봤던 정도로. 세키 소년은 벌써 눈을 뜬 건가?
세키 : 저는 사촌형제의 집에서 "의사놀이"에 날이 새고 저물었어요. 같은 맨션에 사는 여자애도 "의사놀이"가 마음에 든 것 같아서 학교에서 돌아오면 그 애 집에 놀러가서는 홀랑 벗고 "의사놀이"했었어요.
미키 : 엣! 알몸으로?! 그치만 그거 순수한 흥미로? 아니면 흑심이 있어서 벌거벗은 거야?
세키 : 아무튼, 왠지 해서는 안 되는 짓이라고 생각은 했었지만……. 단지, 무성(無性)의 본능인 채 벌거숭이가 되고 싶었던 거에요. (고소)
- 이야기가 고조되는 와중에 몹시 죄송하지만, 슬슬 두 분의 다음 일로 향할 시간입니다만….
미키 : 엣? 진짜?! 아직 소학교 시절까지 밖에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았는데.
세키 : 마치 저의 자전적 연재 같은 진행 방식이군요.
- 그거 웃을 수 없는 농담인데요. (분노)
세키 : 죄송합니다~ (꾸벅)
미키 : 뭐, 기회가 있으면 다시 계속하는 것으로.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고소)
세키 : 가까운 시일 내에 반드시 합시다! 다음엔 여유있게 무릎을 맞대고 12시간 인터뷰라는 것은 어떻습니까?
- 꺄아~!
* 친절한 주석(?)
![](http://pds1.egloos.com/pds/1/200509/23/30/b0029930_2058847.jpg)
![](http://pds2.egloos.com/pds/1/200509/23/30/b0029930_2058212.jpg)
인조인간 키카이다와 사이드 카, 그리고 빨간 기타의 정체. --;
치비 미키는 이런 녀석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인가!
* 미키 상 표현으로는 メチャ きれい 했다는 음악 선생님이 닮았다는 배우 구로키 히토미(黑木瞳).
우리나라에서도 꽤 알려진 일본 배우가 아닌가 하는데, 내 동생이 이 분의 열렬한(;) 팬이다. 60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세월이 비켜간 듯 젊음과 미모를 유지하는 것이 매력 포인트라나. 이 녀석, 연상 취향이었나보다. 어쨌든, 그래서 나도 동생과 함께 '골든 볼(금성무 쪽에 관심이 쏠렸다)'이라든가 '마녀의 조건(이번에도 타키자와 히데아키쪽에...;)'을 봤었더랬지. 한눈에 미인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보고 있으면 어딘지 애교스럽고 정감이 가는 얼굴이라고 할까. 나이를 먹어도 소녀다움을 잃지 않고, 그러면서도 원숙한 여인의 요염함을 풍기는, 흐음, 미키 상은 이런 여성이 취향이었던 건가.
이 대담이 미키 상과 세키 상의 첫 만남이라 그랬는지, 두 분 모두 처음에는 상당히 예의를 차린다. 미키 상은 '~でございます。' '~ております。'를 쓰고, 세키 상은 '~ていただく'를 사용하다 갑자기 반말체로 바뀐다. 아무리 친한 두분이래도 이때는 아직 서로 존대말을 쓸 정도로 서먹했다는 걸까, 아니면, 그저 격식을 차릴 필요가 있었던 걸까. (대담이 연재된 건 2000년~2001년 사이니까, 바이스 이후라고 생각되는데.)
세키 토모카즈의 자전적 에세이 with 미키 신이치로③-2
세키 토모카즈의 자전적 에세이 with 미키 신이치로③-3(완)
전에 세키 토모 상과 미키 상의 대담을 3편만 번역해서 올렸는데, 그 첫 번째편을 이제야(;) 올린다.
사실은 게을러서 이건 그냥 읽고 넘어가야지 했는데, 아예 자료가 없다면 모를까 이놈의 정리벽은 이가 빠진 연재분을 그냥 보아 넘길 수가 없어서;;
음, 첫 번째 이야기에는 미키 상의 어린 시절 얘기가 나오는데, 소학교는 그냥 소학교로 두었다. 우리식에 맞추어 번역하는 게 맞겠지만, 내가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를 졸업한 것과 마찬가지로 미키 상이 다닌 학교는 소학교니까 라는 이유로.
이번엔 지난번처럼 분량을 나누지 않아서 꽤 긴 포스팅이 될 것 같습니다. 스크롤의 압박을 유념해두시고 읽어주세요.
이번 회 세키 토모카즈의 자전적 에세이는 초대 손님 미키 신이치로 상을 모시고 특별편으로 마련했습니다. 미키 상에게 어렸을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합니다만…. 이것이 예상 밖으로 분량이 넘쳐서 어떻게 해도 1회로는 도저히 시간도 페이지도 부족해! 그리하여 현재 총집편도 급히 기획중!!
아무튼, 이번에는 성장과정부터 소학교 시절까지 기대해주세요!
내 최초의 학력은 "유치원 중퇴"인걸. (웃음)
- 이번에 세키 상의 열렬한 요청으로 "미키 신이치로의 사는 법"이라는 테마로 전해드립니다.
세키 : 네, 미키 상의 성장과정부터 이야기를 들려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후 제 인생의 참고로 하고 싶습니다. 갑작스럽지만, 미키 상은 어디에서 태어났습니까?
미키 : 에~ 또, 도쿄도 세타가야구(東京都 世田谷区) 입니다.
세키 : 세타가야에서 태어나 쭉 세타가야에서 자랐어요?
미키 : 기억에 있는지 없는지도 알 수 없을 무렵에 아버지의 일 때문에 카나가와(神奈川)로 이사해서, 소학교 입학하기 전에 도쿄로 다시 돌아올 때까지 거기에서 살았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기억은 그다지 없어요.
세키 : 유치원 다닐 때의 추억은?
미키 : 담임 선생님을 굉장히 좋아해서, 자주 스커트 속을 엿보고 싶어하거나 했지.(웃음)
세키 : 앗, 그건 나랑 똑같아! 저도 유치원 다닐 때 담임인 카와다(川田) 선생님을 굉장히 좋아해서 늘 착 달라붙어 있었어요.
미키 : 아-, 나는 선생님 이름은 잊어 버렸는데.
세키 : 미키 상은 선생님에게 고백 같은 건 하지 않았나요?
미키 : 안해안해. (웃음) 유치원에서는 도시락이나 오후 간식 시간 같은 때 책상을 "ㄷ"자 형으로 정렬해서 자리를 만들잖아? 그리고 선생님은 "ㄷ"자 책상의 안쪽에서 아이들에게 차를 따라주는데, 그 틈을 노려서 남자 애들은 선생님의 다리 사이를 빠져나가거나 해서 장난치거나 한 거야. 그런 식이었어.
세키 : 과연. 자, 유치원에서 선생님과 연애를 해서….
미키 : 연애는 안 했다고! (폭소) 엉망진창 짝사랑이라니까!!
세키 : 그때 「앞으로 이렇게 되고 싶어.」 라는 꿈은 있었습니까?
미키 : 그런 건 없었지만, 그 무렵 나는 「키카이다(* キカイダ― : 인조인간 키카이다)가 데리러 와준다.」 고 믿었었다. 유치원이라는 곳은 부모가 마중하러 오지 않으면 돌아가지 못하게 하지만, 우리 집은 양친 모두 일을 했기 때문에 데리러 오는 것이 항상 늦어서 쓸쓸했거든. 하지만, 그렇지 않은 척 허세를 부려서「키카이다가 마중하러 와줄 테니까, 돌아갈 때는 내가 빨간 기타를 안고 사이드 카를 타고 돌아가는 거야!」 하고 자기에게 들려줬어.
세키 : 키카이다는 맞이하러 와줬나요?
미키 : 그렇게 스스로 타이를 때에 한해서 부모님이 데리러 오시거나 하더군. 하지만, 다음날 선생님이 「어제 키카이다가 왔었단다.」 하고 말해주는 거야. 그런 일이 있을 리 없었을 텐데.
세키 : 어린이의 꿈을 소중하게 생각해 준 훌륭한 선생님이셨네요.
미키 : 또 기억에 있는 풍경이 어머니(母親)가 나를 자전거 뒤에 태우고 유치원에 데려가는 길의 풍경인데, 언덕에 막 도착한 참에 내가 자전거에서 떨어져 버린 거야. 떨어지면서 지면에 대해 비스듬히 기울어진 화면 속에서 어머니(お袋)가 타고 있는 자전거가 멀리 달려가 버리는 듯한 거야. 그 광경이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있어.
세키 : 「엄마(お母さん), 가지 말아요~」 라는 느낌으로. 애절한 광경이네요.
미키 : 실제로 몇 번인가 떨어진 적이 있으니까 정말로 본 광경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유치원을 졸업도 하기 전에 도쿄로 이사해버려서 그 뒤로 소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유치원에는 다니지 않았고. 그러니까 나의 첫 학력은 "유치원 중퇴" 인 거야. (웃음)
학교는 싫었지만, 개근상이라구요.
세키 : 소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는 어떤 추억이 있습니까?
미키 : 저학년 때는 하여간 학교가 싫었어. 그래도, 소학교는 개근상이라고.
세키 : 그 무렵 했던 놀이는?
미키 : 우리 때는 피구, 캔 차기, 다카오니(* 高オニ : 술래잡기의 일종, 높은데 올라가면 안전), 이로오니(* 色オニ : 술래잡기의 일종, 술래가 지정한 색에 닿으면 안전) 같은 거였지. 또 지방에 따라 부르는 법은 다르지만 케이도로(* ケイドロ : 경찰 · 도둑 놀이)인지 도로케이인지 하고. 오일은 오(* ゴイチガ ゴ : 구구단. 5X1=5 라는 의미)라든가 자주 했었어.
세키 : 엣? 그런 거 모르겠는데요. 어떤 놀이입니까?
미키 : 우선 선을 긋고 "田"자 모양으로 마스(マス)를 만드는 거야. 그리고 도망가는 사람은 거기에 한쪽 발을 넣고 준비. 그래서 술래가 「오일은 오」 하고 외치면 게임 시작. 라인 위에서만 움직일 수 있는 술래를 피해서 5번 돌기. 술래에 닿지 않고 누구 1명이라도 잡히지 않고 5번 일주하게 되면, 다음은 「오이 십」(* 5X2=10)이 돼서, 이번에는 10번 돌기. 5단위로 늘려가는 놀이야. 상당히 재미있었지만, 이지메 당하는 아이는 표적이 되었어. (웃음)
세키 : 그렇게 해서 놀이 친구가 잔뜩 있었는데 왜 학교에 가기 싫었습니까?
미키 : 수업이 재미없었고, 어렸을 때 생일이 빨라서 체격적으로 불리했다는 거지. 체육 수업에도 좋은 추억이라고는 하나도 없고. 다들 감기로 쉬어도 나는 "준비 동작(*前ならえ)"으로 제일 앞이었는걸.
세키 : 이거 (= 손을 허리에) 네요.
미키 : 응. 앞에서부터 4번째까지 였던가~?
세키 : 그때의 별명은? 지금은 이렇게 큰데 "꼬맹이(ちび)"같은 거였다면 우스운 얘기지만요. (고소)
미키 : 성이 "미키"로 간단하니까 별명은 없었어. 아이 때는 별명이 있는 사람이 부러웠었지.
세키 : 소학교 수업에서 좋아하는 과목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미키 : 이과(理科)를 좋아했어.
세키 : 개구리 해부하거나 하는 거?
미키 : 해부는 고학년이 돼야 하는 거고. 저학년의 이과는 담임 선생님이 가르치는 정도의 내용이니까 그런 어려운 것은 하지 않았다고 생각해. 나팔꽃 관찰하기라든가 감자를 반으로 잘라서 단면에 재를 바르고 묻으면 열매가 생긴다든가 하는 것들.
세키 : 반대로 고역이었던 과목은?
미키 : 산수는 정말 싫었어! 또 몸이 작으니까 운동도 잘 못했지. 유일하게 배구만은 장기라고 할 수 있었지만. 어머니가 어머니(ママさん) 배구단을 하고 있어서, 연습에 데려가면 한쪽 구석에서 같이 연습했으니까. 대회가 있으면 선수로 뽑히는 일도 있었는데, 그때 지구에서 2위였던가? 지구에서 2위라고 하면 자랑도 못되지만.
세키 : 그때 여자애들 한테 「미키 군, 멋져!」 라든가 들어본 적은….
미키 : 있을 리 없지! 소학교에서는 운동 잘하는 녀석이 영웅이지만, 나는 배구 이외 운동은 서툴었으니까. 이상한 게 운동회 같은 데에서 빨리 달릴 수 있는 녀석은 얼마든지 빨리 달리는 것으로 좋고, 야구를 잘하는 녀석은 힘껏 치고, 던지고 이미 그것만으로 영웅이잖아? 나는 운동은 싫어했지만 글쓰기나 그림 그리는 건 좋아했거든. 그러니까, 국어 수업에서 「오늘은 시를 쓰는 시간으로 하지요.」 라고 하면 의욕이 넘쳐서 굉장히 잔뜩 써서 가지고 가면 선생님에게 「어지간히 좀 하세요.」하고 야단맞아버리고. (고소)
세키 : 미키 군, 시를 너무 많이 쓴다고? 그것도 이상한 이야기네요. (웃음)
미키 : 그치? 「시를 쓸 수 없는 아이의 기분도 헤아려주세요.」 하고 말하고 싶지만, 「그럼 발이 느린 아이의 마음도 생각하라구!」처럼 말야. 그 한 건으로 「뭐야~ 학교란 거 이런 거야?」 하고 실망도 해서 「가고 싶지 않으면 가지 않아도 되는 곳이다.」 하고 생각해 버렸지.
세키 : 하지만 개근상이라고 했잖아요?
미키 : 응.
구로키 히토미(黑木瞳)를 닮은, 무지 예쁜 선생님이었지.
세키 : 고학년이 되어서는 어땠습니까.
미키 : 이지메하는 일도 있었고, 이지메 당한 적도 있었고. 스스로 솔선해서 이지메한 일은 없었지만, 분위기에 휩쓸려서 이지메하는 애들과 같이 여자애 하나를 이지메했더니, 전원 선생님에게 닥치는 대로 얻어맞았다. 우리 때는 선생님이 학생을 때리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었으니까.
세키 : 지금은 문제가 돼버렸지만요.
미키 : 분명, 맞지 않고 자란 사람들이 부모가 되고, 가정 내에서도 부모가 아이를 때리지 않으니까 그렇겠지. 우리 집은 꽤 엄해서, 나쁜 짓을 하면 비가 오더라도 밖으로 내쫓았는 걸. 「들어오지 마!」하고 아버지가 호통을 치고 문을 걸어 잠가서, 빗속에 밖에서 울고 있으면 잠시 뒤 할머니가 「이제 됐으니까 안으로 들어오렴.」 하시는 거야. 그게 몇 번인가 반복되는 동안에 「마지막에는 할머니가 꼭 구해주러 와주신다.」 라는 식으로 안심하는 마음이 생겨서 "우는 시늉" 따위 하거나 했지. (웃음) 그런 점에서 아이는 꽤 영악하니까.
세키 : 그렇네요. 반대로 이지메 당했다는 것은 어떻게 된 건가요?
미키 : 뭐, 뭔가의 장단으로 무리 밖으로 밀려난 일이지마는, 함께 놀아도 무시당한다거나 랄까.
세키 : 저는 학교에서 응가 했는데 구두 밑에 응가를 묻혀버려서 「응가 맨!」 이라고 놀림 받은 일이 있었는데, 그런 바보스러운 이지메 당한 적은 없었지요?
미키 : 아하핫! 그건 없어. (웃음)
세키 : 결국, 어떻게 해서 이지메를 벗어났습니까?
미키 : 역시 시간이 약이야. 한때는 학교 가는 것이 싫었던 적도 있었지만, 「친구를 만나러 학교에 가는 게 아니니까 됐잖아.」 라는 식으로 결론짓고 학교에 다니는 동안에, 깨닫고 보니 이지메가 없어졌어. 나중에 5,6학년 때는 음악 선생님을 좋아해서 자주 음악실에 틀어박혀서는 선생님에게 피아노를 쳐달라고 했었지.
세키 : 어떤 선생님이었습니까?
미키 : 구로키 히토미를 닮은 엄청나게 예쁜 선생님이었어.
세키 : 오~ 그럼 소학교에서는 음악선생님과 연애를 하고….
미키 : 그~러~니~까~ 유치원에서도 소학교에서도 선생님과 연애는 안 했다고 했잖아. (폭소)
세키 : 고학년이면 슬슬 주위의 나쁜 친구한테서 H한 일을 배우거나 하지 않습니까? (두근두근)
미키 : 음, 근처의 공터에 버려진 「플레이보이」를 친구가 주워온 것을 두근두근하면서 봤던 정도로. 세키 소년은 벌써 눈을 뜬 건가?
세키 : 저는 사촌형제의 집에서 "의사놀이"에 날이 새고 저물었어요. 같은 맨션에 사는 여자애도 "의사놀이"가 마음에 든 것 같아서 학교에서 돌아오면 그 애 집에 놀러가서는 홀랑 벗고 "의사놀이"했었어요.
미키 : 엣! 알몸으로?! 그치만 그거 순수한 흥미로? 아니면 흑심이 있어서 벌거벗은 거야?
세키 : 아무튼, 왠지 해서는 안 되는 짓이라고 생각은 했었지만……. 단지, 무성(無性)의 본능인 채 벌거숭이가 되고 싶었던 거에요. (고소)
- 이야기가 고조되는 와중에 몹시 죄송하지만, 슬슬 두 분의 다음 일로 향할 시간입니다만….
미키 : 엣? 진짜?! 아직 소학교 시절까지 밖에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았는데.
세키 : 마치 저의 자전적 연재 같은 진행 방식이군요.
- 그거 웃을 수 없는 농담인데요. (분노)
세키 : 죄송합니다~ (꾸벅)
미키 : 뭐, 기회가 있으면 다시 계속하는 것으로.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고소)
세키 : 가까운 시일 내에 반드시 합시다! 다음엔 여유있게 무릎을 맞대고 12시간 인터뷰라는 것은 어떻습니까?
- 꺄아~!
* 친절한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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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인간 키카이다와 사이드 카, 그리고 빨간 기타의 정체. --;
치비 미키는 이런 녀석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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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꽤 알려진 일본 배우가 아닌가 하는데, 내 동생이 이 분의 열렬한(;) 팬이다. 60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세월이 비켜간 듯 젊음과 미모를 유지하는 것이 매력 포인트라나. 이 녀석, 연상 취향이었나보다. 어쨌든, 그래서 나도 동생과 함께 '골든 볼(금성무 쪽에 관심이 쏠렸다)'이라든가 '마녀의 조건(이번에도 타키자와 히데아키쪽에...;)'을 봤었더랬지. 한눈에 미인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보고 있으면 어딘지 애교스럽고 정감이 가는 얼굴이라고 할까. 나이를 먹어도 소녀다움을 잃지 않고, 그러면서도 원숙한 여인의 요염함을 풍기는, 흐음, 미키 상은 이런 여성이 취향이었던 건가.
이 대담이 미키 상과 세키 상의 첫 만남이라 그랬는지, 두 분 모두 처음에는 상당히 예의를 차린다. 미키 상은 '~でございます。' '~ております。'를 쓰고, 세키 상은 '~ていただく'를 사용하다 갑자기 반말체로 바뀐다. 아무리 친한 두분이래도 이때는 아직 서로 존대말을 쓸 정도로 서먹했다는 걸까, 아니면, 그저 격식을 차릴 필요가 있었던 걸까. (대담이 연재된 건 2000년~2001년 사이니까, 바이스 이후라고 생각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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