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후애
저 자 : 란마루
발행일 : 04/08/29

전작 암향매지천령 삼부작의 후속편.
암향매지천령은 무협야오이를 표방했으나 무협은 간데 없고 할리퀸식의 로맨스만 남았더니.. 이번엔 현대에 환생한 인물들의 이야기로 갑자기 학원물로 전향. --;;

란마루의 최대 단점(내가 생각하는) 쓸데없는 '수다'가 너무 많다는 것이 이번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이야기는 산만해지고 주인공은 빛을 잃었다. 한꺼번에 동시대, 비슷한 나이대로 환생한 인물 소개에 반 이상을 소진하고, 그 나머지 반을 수다로 소진한다. 그러니 주인공 커플인들 제대로 얼굴 비출 여력이 있었을까. 오히려 조연커플의 맹활약으로 가뜩이나 존재감이 없는 성진(전작의 주인'수'-설영의 환생)은 그냥 묻혀버리고 말았으니, 한준휘(전작의 주인'공'-제위운의 환생)의 착각에 일말의 공감을 가지는 바이다.

게다가 란마루의 또 다른 단점(역시 내가 생각하는) 자칫하면 '봉선화'와 비교되는 어마어마한 설정이 이번에도 적용된다. 란마루월드의 중심을 이루는 인유어아이스의 영향이 남아있는 한은 계속 이런 식이겠지만, 한다하는 집안, 세계적인 재벌, 신디케이트...솔직히 신물이 난다. (첫째네 부인은 대통령비서관, 둘째는 검사, 둘째의 파트너는 일본 야쿠자의 오야붕, 셋째는 박사, 셋째의 파트너는 국내 재벌2세;;;) 90년대 배경에, 이제 고등학생이 선물로 페라리니 할리데이비슨이니..피식 헛웃음만 나올뿐이다. --;;

세번째, 장점이자 단점. 작가 본인이 원하는 '월드'구성에 무리하게 짜맞춰넣기에 이리저리 얼크러지고 설크러진 설정들이 삐끗하기 시작했고, 굳이 그렇게 굴비엮듯 전부 다 엮어야만 직성이 풀리는지 묻고싶다. (물론, 작가는 그걸 매우 원하는 것 같다만;;)
이런 식으로 월드의 한 자리를 당당히 차지하는 조연들의 높은 페이지 점유율은 스토리 몰입을 방해하고, 이야기를 산만하게 만들고, 주인공의 존재감을 희박하게 만든다. 궁극에는 이게 누가 주인공인 이야기냐..는 불만이 터져나오는 것이다.

아직 상중하 중에 상편만 나왔지만, 과연 중,하 편에서 어느 정도의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을런지 우려 속에 다음편을 기다려본다.

개인적인 별점 :


보는 이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감정뿐만이 아니라,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슬픔, 고독, 아련함, 그윽함, 오래됨. 처연함.

이제 나이 27.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아릴 수 없는 세월의 무게를
고스란히 눈빛에 담고 있다.




ps. 이 화면이 '두근두근 체인지'의 한장면이라고 누가 믿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