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비밀스런 마음은
작가 : 마츠모토 테마리
장르 : 닌자물 리맨물

믿고 사는 작가에게도 가~끔 배신을 당하는 마당에, 표지만 보고 만화를 고른다는 것은 어쨌든 모험이다. 그러나, 멘쿠이포장을 중시하는 나에게 있어서 표지 그림은 선택의 중요한 기준. (그래도 실패율은 5% 미만;;)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집어든 책. 소개글에서 '닌자'라는 단어를 발견하고 바로 집어들었다. (아~ 나루토)
내용이야 뭐 맛 볼 새도 없이 사라지는 솜사탕같은 가벼운 연애물이지만, 뜻밖에 그림체가 마음에 들었다. 눈 땡글 아방수 녀석은 이쁘지 않지만, 나름대로 카리스마 공들은 꽤 내 취향의 그림. 오호호~ 작가 이름을 한번 되새겨보고 검색을 해봤는데, 이 작가 난바라켄류의 꽃아방학원물쪽의 작가였던건가. Ⅲorz...


하시바 마키 단편집 시리즈 중의 하나다. 얼마나 많이 출판되어 나왔는지, 처음에 표지에 적인 12,13...숫자를 보고 얼마나 놀랬는지. (책 잘못 주문했는줄 알았다;)
한때 나는 토가와 미토모 [각주:1], 토오미야 센코 [각주:2], 하시바 마키 [각주:3]의 그림을 구별하지 못했던 적이 있다. 지금 보면 셋이 미묘하게 다른 그림인데도 그때는 뾰족턱 하나로 세 작가가 같은 사람인 줄 알았던 것이다. -.-;;
'행복은 이런 식으로 다가온다'는 제목처럼 달달한 '리맨물'이다. 무늬만 리맨물이 아니라, 정말로 일하는 남자들의 이야기. 단, 그 내용의 진부함이란. 이 만화가 그려진 시기가 언제적인지 모르지만, 가장 전형적이고 정석적인 리맨물의 전개와 내용이다. 싸우고 화해하는 과정이라든가, 처음 반하게 된 계기,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 가족 및 친구와의 갈등(이라 쓰고 치정싸움이라 읽는다), 그 해소의 방법등 새로운 재미는 없지만, 베이직이 주는 푸근함(;)이 마음에 들었다.
원래, 구태의연한 이야기가 꾸준히 사랑받는 법이 아니던가. (마르지 않는 판타지의 샘, 신데렐라처럼)
게다가 표지에서 퐁퐁 뿜어져나오는 저 달달함을 보라. 내용또한 만만치 않다. 현실도피용의 초콜렛으로 안성마춤.

제목 : 프린세스프린세스3
작가 : 자오 타이시 츠다 미키요
장르 : 학원물

역시 츠다 미키요는 좋다. 이 사람의 야오이도 좋지만, 순정만화쪽이 45:55 정도로 더 마음에 든다. (사실은 순정이래도 2%의 야오이를 포함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는 하다.) 남학교에 떨어진 꽃같은 미소년들의 이야기라고 하면 종종 야오이의 전형적인 꽃아방샤랄라발랄학원물을 떠올릴 수 있을텐데, 이 만화는 '순정'이라는 장르의 만화에 걸맞게 그런 식의 기대를 저버린다. 그것도 매우 상~큼하게. 비록 외모는 꽃이래도 소년은 소년!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 그 외모로???)
독을 마시려면 접시까지 (일본 속담)라고, 하겠다고 마음 먹은 이상 철저하게 해내는 그들의 프로의식(;)에 감복.
책 겉장에 그려진 보너스는 이 책의 또다른 백미.
(에이키에이키와 합동으로 그린 크로스월드는 오히려 재미반감;;)

<그림 출처 - 전부 리브로>

  1. 약속의 땅 레바단, 순백의 피오렌티나 [본문으로]
  2. 행운을 주자-해적판:이브가 없는 세상 [본문으로]
  3. 빙고 [본문으로]
※ 초코미야님 블로그에서 트랙백

일본어를 배워야 되겠다고 처음로 결심한 것은 몇년전이었더라.

저패니메이션에 열광하던 그때였는지, 엑스재팬이라는 충격적이고도 생소한 그룹을 좋아하면서 부터였는지, 아니면 야오이라는 장르에 빠져들면서 부터였는지 어쨋거나, 시도는 참 여러번 했었던 것 같다. 시도만. ^^;
그 뒤로도 몇번이고 일어를 공부해야겠다고 시도를 했었지만, 꼬부랑 거리는 히라가나는 내게 너무나 큰 장벽이었다.

그리고 몇년이 더 흘렀을까.
외국어를 배우는데 동기부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머리가 아닌 몸으로 직접 체험하는 날이 찾아오게되었다.
바로 '십이국기'와의 만남이었다.
그 전에는 몰라도 크게 불편할 것 없다는 생각에 별로 절실하지 않았던 문제가 갑자기 꼭 해내야만 하는 문제로 떠오르게 된 것은 십이국기의 번역판이 7권 이후로 한동안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마음에 든 타이키의 뒷 얘기가 읽고 싶어 견딜 수 없게된 나는 진짜로 일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독학으로;;;
(핑계를 대자면, 회사 근처에는 어학원이 없었고, 출근 시간은 타회사 보다 한 시간이나 이른데다, 야근을 밥먹듯 하는 지라)

초보자가 배우는...등으로 시작하는 책 한권, 테이프 3개를 마스터하고나니, 어떻게해도 글자로는 보이지 않았던 히라가나가 '문자'로 보이기 시작하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물론, 독학이기에 부딪힐 수 있는 장벽같은 건 무수히 많이 존재했고.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자가 일어사전에서 모르는 단어를 찾는것만으로도 얼마나 큰일이었는지.
게다가 초급책에는 띄어쓰기가 되어있지만, 소설책에는 띄어쓰기가 없어서 이게 조사인지, 원래 한 단어인지도 헷갈릴정도였다.

그래도 무작정 주문해놓은 십이국기 원서를 놓고 낑낑대며 읽어나갔다. 무슨 내용인지도 잘 이해하지 못하면서 막무가내로 읽어나갔던 것 같다.
대충 줄거리 파악만 하는 정도였지만, 황혼의 기슭, 여명의 하늘 상,하 두권을 다 읽었을 때의 뿌듯함은, 이래서 동기부여가 중요하다는 실감을 느끼게 해줬다.

처음엔 일어를 읽을 수만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공부였지만, 하다보니 들을 수 있으면, 말할 수 있으면 하고 자꾸 욕심이 생겼다. 내 실력(이라고 할 정도도 아니었지만)이 어느 수준인지도 파악하고 싶어서 시험도 보게되었다..

때마침, 회사에서 좋은 강좌가 개설되어 정식으로 일본어 회화를 선생님과 함께 공부하다보니, 생각보다 'つ'발음이 잘 되지 않는 것과 종종 かんこく를 かんごく로 어설프게 발음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요즘들어 깨달았다. ざ와 じゃ가 잘 구별되지 않기도 하고.
(나름대로 구별해서 발음한다고 했는데, 듣는 입장에서는 그렇지도 않은 듯;;)

그리고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뜻밖에 국어에 대해 더 많이 알게되었다. 이것은 이제까지 실감하지 못했던 번역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제는 가능하면 일본식의 표현은 쓰지 않도록 하자고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어렵다. OTL
언제가 우리말에 일본어가 끼친 영향에 대해 모님(이름을 몰라서)은 '염증을 일으키는 언어'라는 표현을 썼다. 국어가 오염되는 정도가 아니라, 그로인해 염증을 일으켜서 연쇄반응을 불러온다고.
영어나 독일어를 배울땐 국어와 연계해서 비교해볼 생각도 안했고, 그런 연상이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일본어는 아무래도 한국어와 어순이 같고 비슷한 표현이 많다보니 의식하게 된다.

아, 어쩐지 트랙백한 초코미야님 글과 거리가 멀어진 것 같은데, 결국 외국어를 공부하는 방법에 대한 적절한 조언을 구한 기분이었기 때문에 트랙백하게 되었다.
텍스트를 통째로 외우고, 최대한 일본인과 비슷한 억양과 호흡으로 따라서 읽어보는 방법은 외국어를 확실하게 익힐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부디 이 결심이 무뎌지는 일이 없이 계속 정진해 나갈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