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장정진님의 명복을 빕니다.

내가 제일 처음 '성우'라는 사람들에 대해서 인식하게 된 나이는 몇 살 쯤이었던가.
그 전엔 '성우'에 대한 개념도 없고, 만화 주인공들이 그냥 드라마에 나오는 사람들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더빙의 개념에 대해 깨달은 것은 만화 "들장미 소녀 캔디"를 열렬히 시청하면서 부터 였다. 그 전에는 만화 주인공의 목소리를 연기하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 자체가 없었으니까.

처음 계기는 '어째서 죽은 안소니와 테리우스의 목소리가 똑같은 거지?'라는 의문에서 출발했다. 내가 이렇게 말했을 때 동네 친구들은 누구 하나 내 말을 믿으려 들지 않았다. 안소니 목소리와 테리우스의 목소리가 다르다고 그 아이들은 우겼고, 나는 내 나름대로 안소니를 매우 아꼈기 때문에 안소니의 목소리를 제대로 기억하고 있으며, 테리우스 목소리와 같다고 우겼다. 서로 우기다 싸움이 나고, 나는 내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지만, 그때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그리고 시간이 좀 흐른 뒤에 무슨 만화 잡지(보물섬? 어깨동무? 소년중앙? 뭐였는지 모르겠다;;)에 캔디의 성우에 대한 기사가 실려서 내 귀가 옳았음을 증명할 수 있었다.
그렇다. "권혁수"님이 안소니와 테리우스의 1인 2역을 하신 것이다!
지금도 어렴풋이 기억하는데, 캔디 역에 김진숙 님, 이라이자 역에 송도영 님과 안소니/테리우스 역에 권혁수 님이었다.
그때 이후로 내가 좋아하는 성우 리스트 라는 것이 알게 모르게 마음 속에 쌓여가기 시작했다.

그때 좋아했던 성우분들 리스트

송도영 - 주말의 명화에서 거의 여주인공은 이 분이 다 하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만큼 곱고, 공주여성스러운 목소리에 때때로 앙칼진 연기를 하시기도 한다. 은하철도999의 메텔, 천년여왕에서 천년여왕, 캔디의 이라이자(충격;)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작품에 출연하셨음. 맥 라이언 전문 성우.

주희 - 이 분은 '삐삐'로 대표되는 목소리로 기억한다. 장난기 가득한 소녀의 목소리에서부터 지적이며 쿨한 성인 여성의 목소리까지 연기의 폭이 넓으신 분. 말괄량이 삐삐에서 삐삐, 요술공주 밍키에서 밍키, 달려라 하니에서 하니, 외화시리즈 [V] 1기에서 다이애나 역.(2기에선 다른 분으로 바뀌었다. 아쉽게)

송도순 - 마치 구연 동화를 듣는 듯한 '톰과 제리'의 나레이션으로 기억되는 목소리다. 나는 이 분의 어딘지 푸근한 목소리가 좋았다. 요즘은 홈쇼핑에 자주 출몰하시는 듯하다.

장유진 - 개구쟁이 스머프의 똘똘이 스머프. 송도영씨가 주말의 명화에서 단골 여주인공이었다면, 장유진씨는 토요명화에서 자주 여주인공을 맡았다.(MBC와 KBS를 대표하는 '공주'님들 ^^;) 내 기억 속엔 똘똘이 스머프가 압도적으로 인상 깊게 각인되어 있지만, '가요산책' 이라는 라디오 DJ로도 꽤 유명하셨었다.

탁원제 - 개구쟁이 스머프의 가가멜. 심술궂은 아저씨 역에도 잘 어울리지만, 믿음직스런 보스역에도 잘 어울리는 목소리를 가지고 계심. 주로 중년 이상의 배역을 자주 맡으시며, 최근에 이누야샤의 자켄 역으로 열연하시고 계시다. (한때 이 분의 따님과 친분이 있었던 것이 자랑스럽다. ^_^)

그 외에 만화에는 출연하지 않았지만, 외화 더빙을 전문으로 하는 성우중에 좋아하는 분들

이선영 - 굉장히 기품있고 나긋한 목소리로 한때 라디오에서 '영화음악' DJ도 하셨다. 글렌 클로즈, 캐서린 햅번 전문 성우

김세원 - 주로 나레이션 전문 성우(?) 차분하고 맑고 경쾌한 목소리에 발음이 야무지고 명쾌하다. 원래 아나운서 출신이시던가;; 알고보면 CF에서 자주 들리는 목소리. 월북 작곡가 김순남씨의 딸.

박일 - 보통 '목소리가 좋으면 얼굴이 못생겼다'는 속설이 있는데, 그 속설에서 멋지게 빗나간 미남이시다. ^^; 권혁수님이 아니라면, 테리우스에 가장 잘 어울리는 목소리가 아닐까. 에어울프의 호크 외 다수. 출연작이 꽤 많은데, 잘 생각이 안난다. OTL

양지운 - 스타워즈의 한 솔로, 인디애나 존스의 인디애나를 비롯 해리슨 포드 전문 성우로 각인된 목소리. ^^;

배한성 - 맥가이버의 맥가이버, 외계인 알프의 알프외 다수, 진짜 천의 목소리는 이 분을 두고 하는 말인듯 싶다. 요즘은 동물 나오는 프로에 나레이션도 많이 하신다.

유강진 - 동물의 왕국 나레이션 목소리로 처음 인식했기 때문에, 언젠가 다른 성우분의 나레이션을 듣고 굉장히 어색했던 적이 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렛 버틀러 역은 유강진 님 말고는 상상도 할 수 없다. 그외 주로 숀 코네리 전문 성우님.

이정구 - 전격 Z작전의 마이클외 다수, 실베스타 스텔론, 브루스 윌리스 전문 성우. 반지의 제왕 더빙에서 아르곤 역을 싱크도 120%로 연기하심.

TV와 멀어지면서 자연스레 성우에 대한 관심도 옅어져서, 지금 활발하게 활동하는 성우분들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아마, 나이 어린 사람들이 내가 좋아했던 성우들에 대해 잘 모르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꺼나.
토니의 두번째 디지털싱글 "사랑은 가질 수 없을때 아름답다" 가 어제 발표됐다.

6시에 공개했다는데, funcake 접속장애로 9시쯤 접속 해서 구입하고, 피곤해서 그냥 잤다. OTL
아, 정말 팬 생활을 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정열과 체력이다.


사랑은 가질 수 없을때 더 아름답다

한때 영원한 사랑을 꿈꿔왔었지
하지만 그건 허황된 꿈이었을뿐
사랑은 가질수 없을때 더 아름답다

그토록 갖고 싶던 너였는데
사랑이란 환상은 산산이 부서져 버렸어
처음바란 마음들이젠 모두다 사라져
넌 아무 느낌 주지않아
너란 환상은 내가 만든것
가질수 없는 사랑이 간절하고
애틋하고 아름다운 것 모두 깨뜨렸어
사랑은 잡는게 아닌걸
때론 기꺼이 돌아서야 돼

꿈으로만 남겨졌다면
좋은 추억하나 있다면
너를 가질수가 없다면
아픔조차 알수 없겠지

널 사랑하고 갖게 될
꿈꾸던 그날엔 너를
꿈으로만 남겼다면 좋았을걸
추억하나 없는 내게 이제
너를 사랑하고 갖게 되길
꿈꾸던 그날엔 너를
꿈으로만 남겼다면 좋았을껄
추억하나 없는 내게 이제
깨달았기에 Goodbye

널 꿈으로 남겼다면 좋았을까
추억하나 없는건
내가 더 가난해지는것
시작하기 전에는
모두 줄것만 같았어
널 사랑하고 갖게 되고
변하는 가봐 사랑이란 건 널 향한
나의 사랑은 나비처럼 가벼웠기에
쉽게 날아올라 떠올라 저 하늘에 구름처럼
붙잡을수 없기에 가질수 없기에


널 사랑하고 갖게 될
꿈꾸던 그날엔 너를
꿈으로만 남겼다면 좋았을걸
추억하나 없는 내게 이제
너를 사랑하고 갖게 되길
꿈꾸던 그날엔 너를
꿈으로만 남겼다면 좋았을껄
추억하나 없는 내게 이제
깨달았기에 Goodbye

꿈으로만 남겼다면좋았을걸
추억하나 없는 내가 더 힘든데
시작하기 전에 끝낼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