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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톤이 3연승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100년 넘는 역사속에, 플레이오프 시즌 3연패 후에 3연승한 팀조차도 없었다고 한다. 그걸 보스톤은 3연패 후에 4연승을 거둔 최초의 팀이 된 것이다. 상대는 대 뉴욕 양키즈. (뒤집어 보면 뉴욕 양키즈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3연승 후에 4연패한 팀으로 기록을 남기게됐다.)
하긴, 그냥 빨강 양말(red socks)도 아니고, "피에 젖은" 빨강 양말("bloody" red socks)팀이 되었으니..
86년 저주가 풀릴 것인지. 안방불패라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만만한 팀은 아니겠지만, 올해의 보스톤은 기세가 다르다고할까.
메이저리그에 별로 응원하는 팀은 없지만(한국 선수 뛰는 팀이 우리팀;), 웬지 모르게 보스톤을 응원하게 된다.

10월 28일 추가 - 보스톤 레드삭스가 86년만에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다. '저주'는 풀렸다. 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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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프로야구 역사는 짧지만 우리나라에도 삼성라이온스의 저주라는 것도 있다.
"9번 한국시리즈에 진출해서 1번 우승!"
즉 삼성라이온즈 10년에 한 번 우승설이다.--;;
현대를 응원하는 쪽에서 퍼트린건지도 모르지만, 상당히 수긍이 가는;;
보스톤이 그렇게 막강한 전력으로 86년동안 우승하지 못한것 만큼이나, 삼성이 야구에 그렇게 돈을 쏟아붓고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못하는 것이 어딘가 통하는 면이 있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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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10월에는 수요일에 한번도 포스팅을 한 적이 없어, 온통 까만색인 수요일 달력에 색을 입혀보자는 사소한 목적으로 쓰여졌음.
Somewhere Someone

music by Niklas Hillbom, Jan Lundkvist
word by Cho Eun Hee
sung by Tony An


눈 부실 거야
이 터널은 길고 어두웠으니까
난 괜찮을 거야
늘 시련은 버틸 만큼 와줬으니까
놓치면 안돼
위태한 삶의 순간 날 지켰던 내 믿음을
Somewhere 행복한 내가 서있어
Someone 나의 등을 토닥여
흘려왔던 훔쳐냈던 눈물의 대가라고

너 떠난 후로
겁으로 채워가던 나였지만
그게 산처럼 커져
누구도 더 안지 못했지만
기다려 볼 거야
외로움이 상철 이기니까 다시 내 믿음을
Somewhere 행복한 내가 서있어
Someone 나의 등을 토닥여
흘려왔던 훔쳐냈던 눈물의 대가라고
(그대 알고있어)

훈장이 다 될거야 버거운 내 오늘이
그리워도 질 거야 다가와 줄 내일엔
좋은 날이 온다고 믿기만 한다면

(그대 알고있어)

내 믿음을 Somewhere 특별한 내가 서 있어
Someone 사랑으로 속삭여
잃어봤던 가슴 더 큰 걸 갖게 될 거라고
Somewhere 특별한 내가 서 있어
Someone 사랑으로 속삭여
잃어봤던 가슴 더 큰 걸 갖게 될 거라고

(항상 넌 내 앞에 나를 안고 있어)
잃어봤던 가슴 더 큰 걸 갖게 될 거라고



어딘가 누군가(영타의 귀찮음;)는 그 막연함으로 인해 어떤 '희망'을 포함하고 있는 단어다.
단어 자체에 그런 의미가 부여된다기 보다는, 그 쓰임새가 그렇다는 의미다.
'Somewhere out there'이라는 노래에서처럼 "어딘가에서 누군가 당신을 생각하며 기도하고 있어요."라든가, 보통의 아이돌 노래 속의 "당신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해 줄 누군가가 언젠가 나타날테니, 힘내요~" 같은 무책임한 낙천적 가사에서 그 빛을 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노래들과 비교해서 보면 이 곡은 이미 한 번 상처받았고, 뭔가를 잃어 본 사람이 다시 한 번 시련을 이겨내보리라..는 내용으로, 그 깊이에서 차이가 있다.

나는 처음 이 곡을 들었을 때, 어쩌면 이 가사는 토니가 썼을지도 모르겠는데...하고 생각했었다. 왜냐하면 이 곡은 그대로 토니의 이야기이기때문이다. (앨범의 스페셜땡스를 읽어보면 안다.)
지나고 보니 다 견딜만 한 고통이었다고, 지금도 많이 힘들지만, 한 번 이겨낸 시련 두 번은 못 이기겠느냐는 다짐이 들려오는 듯 하다.

그래서 이 곡이 이 앨범을 통털어 가장 마음에 남는다. 더 듣기 좋은 곡도 있고, 더 아름다운 곡도 있지만, 내가 가장 감동받은 곡은 이 곡이다. 남들은 고음에서 부족한 토니의 노래실력을 트집잡아 별로라고 하지만, 나로서는 가장 솔직하고도 담백한 토니 본인의 '육성'을 들은 느낌이다.
게다가 토니는 그야말로 아무런 기교도 섞지 않고, 꾸밈없는 생 목소리로 이 곡을 노래하고 있다. 특히 "내 믿음을 somewhere~ " 하는 후렴구의 당당하게 내지르는 부분은 그 덕에 아무 필터링없이 그대로 내 귀로, 머리로, 가슴으로 스며들어온다.

좋은 날이 온다고 믿으면서, 지금 잃은 건 더 큰 것을 받아들이기 위함이라고 스스로를 추스려가며 그렇게 걸어나갈 토니가 너무 대견하다.
(정말 엄마 심정 졸업해야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