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올립니다. 레빈 & 트레노 Vol.17 - 미키 신이치로 인터뷰 (이게 얼마만이야;;)
하여간 이번에는 알 수 없는 외래어, 레이싱 용어가 잔뜩 등장하는 바람에 쫌 고생했습니다. --;
해서, 이번엔 사전 주석이 나갑니다. 미리 알고 보시는 편이 그래도 좀 낫지 않나 싶어서요. 스크롤바 올렸다 내렸다 하는 것도 그렇고, 중간에 장문의 주석을 넣자니 흐름이 깨지고 해서요.
이니셜 D를 보시는 분들은 어느 정도 접해본 단어들이지만, 안 보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니까, 조금 건방진세세한 주석 나갑니다.
하치로크 : AE86. 이니셜D의 주인공 후지와라 타쿠미가 타는 차로 두부집 배달차임. 우리말로 하면 팔육.
스티어링 : stearing. 핸들.
노비스 라이센스 : novice license. 레이싱 초급 면허 정도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언더 스티어 : under steer. 차량이 회전시에 과속이나 브레이크 잠김 등의 이유로 운전자가 의도한 라인보다 바깥쪽으로 벗어나는 운동 경향. 쉽게 말하면 회전할 때 앞바퀴가 미끄러져서 바깥으로 밀리는 현상.
오버 스티어 : over steer. 차량이 회전시에 운전자의 의도보다 회전각이 작아지는 현상. 쉽게 말하면 회전할 때 뒷바퀴가 미끄러져서 스핀을 일으키는 현상.
미하 : ミーハー. 유행에 휩쓸려 쉽게 열중하는 사람들. 원래는, 취미·교양이 낮은 사람들을 낮춰 부르는 말
다트라 : dirt trial. 더트 트라이얼. 모터스포츠로 황무지 등에 설치된 더트 코스의 주행 시간을 다투는 경기
더트 : dirt course. 흙과 잔모래로 닦아놓은 트랙.
C.S 프로젝트 류 D 사양 컨버트 테크닉. 닛코(日光) 서킷 편 마침내 완성된 D 사양 Ver.01! 미키 씨의 감상을 접해보자.
『외형은 빈틈없이 완벽하게, 주행은 퍼포먼스를』 재현할 양으로 제작된 D 사양. 룩스(looks) 담당의 카 랜드와 퍼포먼스 담당의 C.S 프로젝트의 공동 작업으로 태어난 이 하치로크의 오너인 미키 씨 본인은 무엇을 느꼈던 건가? 직접 들어보자!
미키 신이치로에 있어서 "하치로크"라는 차는!?
나(オイラ)는 예전에 오토바이 레이스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아르바이트 급료로 오토바이를 구입하고, 그리고 나서 세미 오더로 가죽 레이싱 슈트를 만들고, 레이싱 스쿨에서 노비스 라이센스를 취득.
그거야말로 잡지 등에서 레이서의 코너링 폼만 보고도, 실루엣만으로도 대부분의 라이더는 짐작해서 맞힐 수 있었고, 정말로 같은 스테이지에서 달리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는 어떤 생각이었느냐면 「자동차 따위 단순하잖아. 타이어 4개지, 넘어지지도 않지. 핸들 꺾으면 돌아가는 거고」였습니다.
뭐어, 당시는 4륜의 면허는 따지 않았습니다만.
만만하게 봤죠. 그러니까 내가 처음으로 산 자동차로 서킷 주행을 했을 때의 일(벌써 십수 년 전입니까?)이네요. 근거 없는 자신감에 휩싸여 있던 내가 운전하는 자동차가, 어떤 코너에서 돌지 않는 거에요. 스티어링을 꺾었는데도 안 돌아. 엑셀에서 발을 떼면 직진하려고 하고. 그게 언더(* 언더 스티어)라는걸 알고 나서 그 해결법을 배우고 다시 그 지점에 향했습니다. 해보니 재미있게도 노우즈(* nose : 자동차 코, 차량의 맨 앞부분)가 안쪽으로 방향을 바꿔서 엑셀 온으로 코너를 돌아나가는 게 가능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 순간 「아~, 자동차의 세계도 깊구나!! 단순하다고 했던 거 미안.」하고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게 가능하게 된 뒤로, 차를 운전하는 즐거움에 사로잡혀 있던 나는 「이니셜D」라는 작품에 참여하게 되고, 거기에 더해 AE86와도 만난 것이었습니다. 나의 본질은 그 작품에 등장하는 「이츠키」라는 인물과 굉장히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미하이고, 대갈장군(* 頭でっかち ^^;)이고 (랄까 모아놓은 지식밖에 없고 자신은……같이. 이츠키 팬에게는 미안합니다.)
일을 하면서도 전문 용어 같은 것에 곤란함을 겪은 적은 없었지만, 어쩐지 부족함이 느껴지는 거에요. 자기가 목소리를 맡은 캐릭터가 타고있는 자동차가 갖고 싶어졌습니다. SF 작품이라면 같은 것을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86이라면 그럭저럭 형편에 맞출 수 있고, 좀 더 캐릭터와 가까워지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서 구입 결정. 하얀색 트레노의 GTV였습니다. TRD(* Toyota Racing Developement)의 4짝 넣어서, 타이어는 다트라(* dirt trial) 사양. 이유는 자동차의 움직임을 제대로 보는 데는 더트(* dirt course)가 좋도록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당시를 돌아보면, 편집의 마에다 씨는 「죄송합니다. 자동차 찾는 것도 다트라에 맞춰 타이어 장착해서 더트에 권유한 것도 저입니다. 하지만, 엑셀을 마음껏 밟고 즐기는 것에는 좋은 소재가 되지 않겠습니까?」하고 말했죠. 긴 시간을 더트에서 달리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습니다만, 더트 코스에서 느낀 것은 아직껏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원형 코스에서는 오버 스티어에 스핀 아웃 한 것을 카운터에서 밸런스를 잡아보거나, 파이론(*pylon : 도로 공사중이라든가, 자동차 주행 테스트할 때 세우는 원뿔 모양의 표지판 같은것.)을 세워서 슬라롬(* slalom : 노어. 회전 경기)에서는 엑셀의 조절, 스티어링의 꺾는 방법과 롤(* roll)의 느낌과…. 이 책의 독자 분들의 입장에서 보면 특별할 것도 없는 이야기인지도 모르지만, 나에게는 굉장히 기쁘고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그 뒤 잠시 동안 부동의 시간이 생겨 버렸지만, 이번 「이니셜D 4th stage」의 시작에 맞춰 나의 86도 리프레쉬 하려고 생각한 결과. 이런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주인공이 타고있는 86의 충실한 재현차, 어느 의미 리얼 레플리카로서 완성된 86. 86 데뷔 당시의 기억이 빈곤한 나입니다만, 눈앞에 둔 순간 「신차보다 예뻐! 진짜 신차보다 굉장해!!」하고 외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레플리카를 결정짓는 최대 포인트인 스티커까지….
서둘러 그 차로「이니셜D」 아프레코 스튜디오에 향했습니다. 출연자부터 스텝 분, 자동차를 잘 아는 사람부터 그렇지 않은 사람까지 여러 가지 관심을 받았습니다. 매번 「천정이….」라든가 「이 부분은」라는 식으로 설명을 하는 것입니다만, 무심코 교태를 부려버릴 듯한 것을 참는 것이 큰일이었습니다. (* 저기서 아자씨의 어휘 선택의 위험성이;; ニヤケ라고 하셨음;) 서킷에 가져갔어도, 불만스러운 부분은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아~, 내 차에 전적으로 밀리고 있어.」라고 할 정도의 느낌.
어쨌든, 타고있으면 기분이 좋은 겁니다. 그 리어 타이어가 바득바득 돌아가고 싶어하는 느낌이나 소리라든지…결국 전부인가. 고등학생이 「아, D다, D!!」하며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일도 있었네요.
카 랜드 상, C.S 프로젝트 상, 마에다 상, 이 자동차의 제작에 관여해주신 모든 분들 정말로 고맙습니다. 보이지 않는 부분에 구애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은, 같은 『물건 만들기(物造り)』에 종사하는 자로서, 나의 일도 자동차의 일도 어느 쪽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 자동차에 지지 않도록 나도 정진하겠습니다.
아, 요 전날 신호 대기에서 누가 말을 걸어왔습니다.
전에 세키 토모 상과 미키 상의 대담을 3편만 번역해서 올렸는데, 그 첫 번째편을 이제야(;) 올린다.
사실은 게을러서 이건 그냥 읽고 넘어가야지 했는데, 아예 자료가 없다면 모를까 이놈의 정리벽은 이가 빠진 연재분을 그냥 보아 넘길 수가 없어서;;
음, 첫 번째 이야기에는 미키 상의 어린 시절 얘기가 나오는데, 소학교는 그냥 소학교로 두었다. 우리식에 맞추어 번역하는 게 맞겠지만, 내가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를 졸업한 것과 마찬가지로 미키 상이 다닌 학교는 소학교니까 라는 이유로.
이번엔 지난번처럼 분량을 나누지 않아서 꽤 긴 포스팅이 될 것 같습니다. 스크롤의 압박을 유념해두시고 읽어주세요.
특별기획 세키 토모카즈의 자전적 에세이 with 미키 신이치로 ①
이번 회 세키 토모카즈의 자전적 에세이는 초대 손님 미키 신이치로 상을 모시고 특별편으로 마련했습니다. 미키 상에게 어렸을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합니다만…. 이것이 예상 밖으로 분량이 넘쳐서 어떻게 해도 1회로는 도저히 시간도 페이지도 부족해! 그리하여 현재 총집편도 급히 기획중!!
아무튼, 이번에는 성장과정부터 소학교 시절까지 기대해주세요!
내 최초의 학력은 "유치원 중퇴"인걸. (웃음)
- 이번에 세키 상의 열렬한 요청으로 "미키 신이치로의 사는 법"이라는 테마로 전해드립니다.
세키 : 네, 미키 상의 성장과정부터 이야기를 들려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후 제 인생의 참고로 하고 싶습니다. 갑작스럽지만, 미키 상은 어디에서 태어났습니까? 미키 : 에~ 또, 도쿄도 세타가야구(東京都 世田谷区) 입니다. 세키 : 세타가야에서 태어나 쭉 세타가야에서 자랐어요? 미키 : 기억에 있는지 없는지도 알 수 없을 무렵에 아버지의 일 때문에 카나가와(神奈川)로 이사해서, 소학교 입학하기 전에 도쿄로 다시 돌아올 때까지 거기에서 살았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기억은 그다지 없어요. 세키 : 유치원 다닐 때의 추억은? 미키 : 담임 선생님을 굉장히 좋아해서, 자주 스커트 속을 엿보고 싶어하거나 했지.(웃음) 세키 : 앗, 그건 나랑 똑같아! 저도 유치원 다닐 때 담임인 카와다(川田) 선생님을 굉장히 좋아해서 늘 착 달라붙어 있었어요. 미키 : 아-, 나는 선생님 이름은 잊어 버렸는데. 세키 : 미키 상은 선생님에게 고백 같은 건 하지 않았나요? 미키 : 안해안해. (웃음) 유치원에서는 도시락이나 오후 간식 시간 같은 때 책상을 "ㄷ"자 형으로 정렬해서 자리를 만들잖아? 그리고 선생님은 "ㄷ"자 책상의 안쪽에서 아이들에게 차를 따라주는데, 그 틈을 노려서 남자 애들은 선생님의 다리 사이를 빠져나가거나 해서 장난치거나 한 거야. 그런 식이었어. 세키 : 과연. 자, 유치원에서 선생님과 연애를 해서…. 미키 : 연애는 안 했다고! (폭소) 엉망진창 짝사랑이라니까!! 세키 : 그때 「앞으로 이렇게 되고 싶어.」 라는 꿈은 있었습니까? 미키 : 그런 건 없었지만, 그 무렵 나는 「키카이다(* キカイダ― : 인조인간 키카이다)가 데리러 와준다.」 고 믿었었다. 유치원이라는 곳은 부모가 마중하러 오지 않으면 돌아가지 못하게 하지만, 우리 집은 양친 모두 일을 했기 때문에 데리러 오는 것이 항상 늦어서 쓸쓸했거든. 하지만, 그렇지 않은 척 허세를 부려서「키카이다가 마중하러 와줄 테니까, 돌아갈 때는 내가 빨간 기타를 안고 사이드 카를 타고 돌아가는 거야!」 하고 자기에게 들려줬어. 세키 : 키카이다는 맞이하러 와줬나요? 미키 : 그렇게 스스로 타이를 때에 한해서 부모님이 데리러 오시거나 하더군. 하지만, 다음날 선생님이 「어제 키카이다가 왔었단다.」 하고 말해주는 거야. 그런 일이 있을 리 없었을 텐데. 세키 : 어린이의 꿈을 소중하게 생각해 준 훌륭한 선생님이셨네요. 미키 : 또 기억에 있는 풍경이 어머니(母親)가 나를 자전거 뒤에 태우고 유치원에 데려가는 길의 풍경인데, 언덕에 막 도착한 참에 내가 자전거에서 떨어져 버린 거야. 떨어지면서 지면에 대해 비스듬히 기울어진 화면 속에서 어머니(お袋)가 타고 있는 자전거가 멀리 달려가 버리는 듯한 거야. 그 광경이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있어. 세키 : 「엄마(お母さん), 가지 말아요~」 라는 느낌으로. 애절한 광경이네요. 미키 : 실제로 몇 번인가 떨어진 적이 있으니까 정말로 본 광경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유치원을 졸업도 하기 전에 도쿄로 이사해버려서 그 뒤로 소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유치원에는 다니지 않았고. 그러니까 나의 첫 학력은 "유치원 중퇴" 인 거야. (웃음)
학교는 싫었지만, 개근상이라구요.
세키 : 소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는 어떤 추억이 있습니까? 미키 : 저학년 때는 하여간 학교가 싫었어. 그래도, 소학교는 개근상이라고. 세키 : 그 무렵 했던 놀이는? 미키 : 우리 때는 피구, 캔 차기, 다카오니(* 高オニ : 술래잡기의 일종, 높은데 올라가면 안전), 이로오니(* 色オニ : 술래잡기의 일종, 술래가 지정한 색에 닿으면 안전) 같은 거였지. 또 지방에 따라 부르는 법은 다르지만 케이도로(* ケイドロ : 경찰 · 도둑 놀이)인지 도로케이인지 하고. 오일은 오(* ゴイチガ ゴ : 구구단. 5X1=5 라는 의미)라든가 자주 했었어. 세키 : 엣? 그런 거 모르겠는데요. 어떤 놀이입니까? 미키 : 우선 선을 긋고 "田"자 모양으로 마스(マス)를 만드는 거야. 그리고 도망가는 사람은 거기에 한쪽 발을 넣고 준비. 그래서 술래가 「오일은 오」 하고 외치면 게임 시작. 라인 위에서만 움직일 수 있는 술래를 피해서 5번 돌기. 술래에 닿지 않고 누구 1명이라도 잡히지 않고 5번 일주하게 되면, 다음은 「오이 십」(* 5X2=10)이 돼서, 이번에는 10번 돌기. 5단위로 늘려가는 놀이야. 상당히 재미있었지만, 이지메 당하는 아이는 표적이 되었어. (웃음) 세키 : 그렇게 해서 놀이 친구가 잔뜩 있었는데 왜 학교에 가기 싫었습니까? 미키 : 수업이 재미없었고, 어렸을 때 생일이 빨라서 체격적으로 불리했다는 거지. 체육 수업에도 좋은 추억이라고는 하나도 없고. 다들 감기로 쉬어도 나는 "준비 동작(*前ならえ)"으로 제일 앞이었는걸. 세키 : 이거 (= 손을 허리에) 네요. 미키 : 응. 앞에서부터 4번째까지 였던가~? 세키 : 그때의 별명은? 지금은 이렇게 큰데 "꼬맹이(ちび)"같은 거였다면 우스운 얘기지만요. (고소) 미키 : 성이 "미키"로 간단하니까 별명은 없었어. 아이 때는 별명이 있는 사람이 부러웠었지. 세키 : 소학교 수업에서 좋아하는 과목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미키 : 이과(理科)를 좋아했어. 세키 : 개구리 해부하거나 하는 거? 미키 : 해부는 고학년이 돼야 하는 거고. 저학년의 이과는 담임 선생님이 가르치는 정도의 내용이니까 그런 어려운 것은 하지 않았다고 생각해. 나팔꽃 관찰하기라든가 감자를 반으로 잘라서 단면에 재를 바르고 묻으면 열매가 생긴다든가 하는 것들. 세키 : 반대로 고역이었던 과목은? 미키 : 산수는 정말 싫었어! 또 몸이 작으니까 운동도 잘 못했지. 유일하게 배구만은 장기라고 할 수 있었지만. 어머니가 어머니(ママさん) 배구단을 하고 있어서, 연습에 데려가면 한쪽 구석에서 같이 연습했으니까. 대회가 있으면 선수로 뽑히는 일도 있었는데, 그때 지구에서 2위였던가? 지구에서 2위라고 하면 자랑도 못되지만. 세키 : 그때 여자애들 한테 「미키 군, 멋져!」 라든가 들어본 적은…. 미키 : 있을 리 없지! 소학교에서는 운동 잘하는 녀석이 영웅이지만, 나는 배구 이외 운동은 서툴었으니까. 이상한 게 운동회 같은 데에서 빨리 달릴 수 있는 녀석은 얼마든지 빨리 달리는 것으로 좋고, 야구를 잘하는 녀석은 힘껏 치고, 던지고 이미 그것만으로 영웅이잖아? 나는 운동은 싫어했지만 글쓰기나 그림 그리는 건 좋아했거든. 그러니까, 국어 수업에서 「오늘은 시를 쓰는 시간으로 하지요.」 라고 하면 의욕이 넘쳐서 굉장히 잔뜩 써서 가지고 가면 선생님에게 「어지간히 좀 하세요.」하고 야단맞아버리고. (고소) 세키 : 미키 군, 시를 너무 많이 쓴다고? 그것도 이상한 이야기네요. (웃음) 미키 : 그치? 「시를 쓸 수 없는 아이의 기분도 헤아려주세요.」 하고 말하고 싶지만, 「그럼 발이 느린 아이의 마음도 생각하라구!」처럼 말야. 그 한 건으로 「뭐야~ 학교란 거 이런 거야?」 하고 실망도 해서 「가고 싶지 않으면 가지 않아도 되는 곳이다.」 하고 생각해 버렸지. 세키 : 하지만 개근상이라고 했잖아요? 미키 : 응.
구로키 히토미(黑木瞳)를 닮은, 무지 예쁜 선생님이었지.
세키 : 고학년이 되어서는 어땠습니까. 미키 : 이지메하는 일도 있었고, 이지메 당한 적도 있었고. 스스로 솔선해서 이지메한 일은 없었지만, 분위기에 휩쓸려서 이지메하는 애들과 같이 여자애 하나를 이지메했더니, 전원 선생님에게 닥치는 대로 얻어맞았다. 우리 때는 선생님이 학생을 때리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었으니까. 세키 : 지금은 문제가 돼버렸지만요. 미키 : 분명, 맞지 않고 자란 사람들이 부모가 되고, 가정 내에서도 부모가 아이를 때리지 않으니까 그렇겠지. 우리 집은 꽤 엄해서, 나쁜 짓을 하면 비가 오더라도 밖으로 내쫓았는 걸. 「들어오지 마!」하고 아버지가 호통을 치고 문을 걸어 잠가서, 빗속에 밖에서 울고 있으면 잠시 뒤 할머니가 「이제 됐으니까 안으로 들어오렴.」 하시는 거야. 그게 몇 번인가 반복되는 동안에 「마지막에는 할머니가 꼭 구해주러 와주신다.」 라는 식으로 안심하는 마음이 생겨서 "우는 시늉" 따위 하거나 했지. (웃음) 그런 점에서 아이는 꽤 영악하니까. 세키 : 그렇네요. 반대로 이지메 당했다는 것은 어떻게 된 건가요? 미키 : 뭐, 뭔가의 장단으로 무리 밖으로 밀려난 일이지마는, 함께 놀아도 무시당한다거나 랄까. 세키 : 저는 학교에서 응가 했는데 구두 밑에 응가를 묻혀버려서 「응가 맨!」 이라고 놀림 받은 일이 있었는데, 그런 바보스러운 이지메 당한 적은 없었지요? 미키 : 아하핫! 그건 없어. (웃음) 세키 : 결국, 어떻게 해서 이지메를 벗어났습니까? 미키 : 역시 시간이 약이야. 한때는 학교 가는 것이 싫었던 적도 있었지만, 「친구를 만나러 학교에 가는 게 아니니까 됐잖아.」 라는 식으로 결론짓고 학교에 다니는 동안에, 깨닫고 보니 이지메가 없어졌어. 나중에 5,6학년 때는 음악 선생님을 좋아해서 자주 음악실에 틀어박혀서는 선생님에게 피아노를 쳐달라고 했었지. 세키 : 어떤 선생님이었습니까? 미키 : 구로키 히토미를 닮은 엄청나게 예쁜 선생님이었어. 세키 : 오~ 그럼 소학교에서는 음악선생님과 연애를 하고…. 미키 : 그~러~니~까~ 유치원에서도 소학교에서도 선생님과 연애는 안 했다고 했잖아. (폭소) 세키 : 고학년이면 슬슬 주위의 나쁜 친구한테서 H한 일을 배우거나 하지 않습니까? (두근두근) 미키 : 음, 근처의 공터에 버려진 「플레이보이」를 친구가 주워온 것을 두근두근하면서 봤던 정도로. 세키 소년은 벌써 눈을 뜬 건가? 세키 : 저는 사촌형제의 집에서 "의사놀이"에 날이 새고 저물었어요. 같은 맨션에 사는 여자애도 "의사놀이"가 마음에 든 것 같아서 학교에서 돌아오면 그 애 집에 놀러가서는 홀랑 벗고 "의사놀이"했었어요. 미키 : 엣! 알몸으로?! 그치만 그거 순수한 흥미로? 아니면 흑심이 있어서 벌거벗은 거야? 세키 : 아무튼, 왠지 해서는 안 되는 짓이라고 생각은 했었지만……. 단지, 무성(無性)의 본능인 채 벌거숭이가 되고 싶었던 거에요. (고소)
- 이야기가 고조되는 와중에 몹시 죄송하지만, 슬슬 두 분의 다음 일로 향할 시간입니다만…. 미키 : 엣? 진짜?! 아직 소학교 시절까지 밖에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았는데. 세키 : 마치 저의 자전적 연재 같은 진행 방식이군요.
- 그거 웃을 수 없는 농담인데요. (분노) 세키 : 죄송합니다~ (꾸벅) 미키 : 뭐, 기회가 있으면 다시 계속하는 것으로.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고소) 세키 : 가까운 시일 내에 반드시 합시다! 다음엔 여유있게 무릎을 맞대고 12시간 인터뷰라는 것은 어떻습니까?
- 꺄아~!
* 친절한 주석(?)
인조인간 키카이다와 사이드 카, 그리고 빨간 기타의 정체. --;
치비 미키는 이런 녀석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인가!
* 미키 상 표현으로는 メチャ きれい 했다는 음악 선생님이 닮았다는 배우 구로키 히토미(黑木瞳).
우리나라에서도 꽤 알려진 일본 배우가 아닌가 하는데, 내 동생이 이 분의 열렬한(;) 팬이다. 60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세월이 비켜간 듯 젊음과 미모를 유지하는 것이 매력 포인트라나. 이 녀석, 연상 취향이었나보다. 어쨌든, 그래서 나도 동생과 함께 '골든 볼(금성무 쪽에 관심이 쏠렸다)'이라든가 '마녀의 조건(이번에도 타키자와 히데아키쪽에...;)'을 봤었더랬지. 한눈에 미인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보고 있으면 어딘지 애교스럽고 정감이 가는 얼굴이라고 할까. 나이를 먹어도 소녀다움을 잃지 않고, 그러면서도 원숙한 여인의 요염함을 풍기는, 흐음, 미키 상은 이런 여성이 취향이었던 건가.
이 대담이 미키 상과 세키 상의 첫 만남이라 그랬는지, 두 분 모두 처음에는 상당히 예의를 차린다. 미키 상은 '~でございます。' '~ております。'를 쓰고, 세키 상은 '~ていただく'를 사용하다 갑자기 반말체로 바뀐다. 아무리 친한 두분이래도 이때는 아직 서로 존대말을 쓸 정도로 서먹했다는 걸까, 아니면, 그저 격식을 차릴 필요가 있었던 걸까. (대담이 연재된 건 2000년~2001년 사이니까, 바이스 이후라고 생각되는데.)
2005. 9. 20. 14:23
1. 난데없이 사라진 lil.to
추석 당일 알게 된 참으로 당황스러운 사건. 급한 마음에 몇몇 분 블로그에만 홈 주소를 알려 드렸는데, 아무튼 이 사건을 계기로 포워딩 주소는 쓰지 말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팝업창 뜨는 거 귀찮아 그냥 원주소를 쓸까 몇 번 망설이다 그냥그냥 계속 써왔는데, 이참에 원주소로 복귀.
링크 타고 오시는 분들도 계실 테고, xml 주소로 오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곳은 http://fakir.oolim.net/tt 입니다.
2. 명절에 시비붙다.
이 녀석이 이렇게 운전하다 언젠가 성질 더러운 놈 만나면 싸움 붙는 거 아닌가 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애를 패?!!!
동생 놈 성질도 한 성질이라, 앞에서 깜박이 키고 들어오면 끼워주지만, 깜박이 없이 들이대면 받거나 말거나 절대 안 끼워준다. 에휴, 그냥 좋게좋게 운전하라고 해도 지 고집이 있어서….
그런데 결국, 일이 터졌으니, (나는 그 차에 타고 있지 않았지만) 안 끼워줬다고 열받은 운전자가 20분을 쫓아와서 갖은 행패를 부린 거다. =_=++ 차문을 발로 차서 우그러뜨리고, 같이 맞장뜨자고 바보 같은 동생은 안전띠도 안 풀고 차문을 여는 바람에 한 대 때려보지도 못하고 얼굴을 맞아서 입술이랑 그 안쪽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에고, 속 터져.
놀란 아버지가 같이 내리셔서 상황 해결하고 상대방 차 번호, 주민 번호, 연락처 받아내고 했는데….
아무튼 명절 당일 차례 지내러 가는 길에 이런 봉변을 당했으니, 어머니, 아버지 놀라셨지만, 그대로 큰집에 모셔드리고, 동생 놈은 그대로 회귀. 처음엔 안 꿰매도 입 안쪽은 상처가 금방 아문다고 버티더니, 결국 성화에 못 이겨 병원 응급실에서 몇바늘 꿰맸다. 뭐, 내 동생이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사람을 쳐서 피를 보게 하다니!!!
그래서, 동생한테 그냥 문짝 채로 갈아버리라고 했다. -"-+++ 한 50만원 나오겠지. 보험 수가나 확 올라버려라!
생각 같아서는 진단서 떼서 고소라도 했으면 싶었는데, 그것도 정력낭비라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라도 해줘야지.
꿰맨 자리 때문에 제대로 웃지도 못하고, 말도 어눌하게 하는 동생 때문에 속상해 죽는다. 덴당.
3. 스타리그 박정석 8강 진출.
재경기 끝에 8강 진출. 물론 이병민 선수가 이주영 선수를 이겼으면 재경기 없이 갔을테지만, 사람 맘대로 되는 일이 있었던가. --;
어쨌든, 황제를 상대로 가을의 전설을 다시 재현할 수 있을 것인가.
승리의 V도 이쁘게.
4. 아~ 주윤발
오랜만에 다시 만난 홍콩의 주윤발은 어쩌면 그렇게 사랑스럽던지.
정전자로 기억하는 '도신'에서의 그 깜찍함이라니. 내 감정이 빛바랜 게 아니라는 듯, 고스란히 재생되는 감정들.
역시 당신의 그 천진난만한(사실은 비웃음이 담긴;) 눈웃음은 아무도 못 당해~>.<
혹자는 주윤발 최고의 연기는 '와호장룡'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모르시는 말씀. 주윤발의 진가는 홍콩시절 영화에서 드러난다. 아직 도착하진 않았지만(으득!) 곧 도착할 '가을날의 동화'는 주윤발 연기의 절정이라고 왕년의 윤바리 오빠 의 팬은 열렬히 부르짖는 것이다. --;
5. 빠지면 섭섭한 미키신 출처 불분명한 이 사진 한 장. 블리치 소울 소닉 2005 여름 이벤트 관련 사진인 모양인데, 일단 목청 가다듬고 외쳐주고 시작하자. '이러시면 아니 되옵니다~ T^T'
아우, 내가 아자씨 때문에 살 수가 없어요. 엉엉. ㅠ.ㅠ 여름 타신다더니, 왜 또 그렇게 마르셨는지. M 모샵에서 DVD 예약하는 거 보고왔는데, 왜 같은 날 출시되는 막말연화 신선조 이벤트 DVD는 예약을 안 받는지.
아, 옆에 써있는 말은 "우라하라 역의 미키 신이치로 상은 한 마디 할 때마다 환성이 끓어올랐다. 미키상은 토크 배틀 시간에, 첫사랑(?)은 슈퍼카---" 다음 얘기를 알 수가 없잖아?!! 라고 해봐야 또 소학교 때 음악 선생님 얘기겠지. --;
2005. 7. 14. 12:30
hm3 SPECIAL에 고쿠라쿠가 격월로 연재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안 사고 있었던 이유는 총집편처럼 또 묶여 나오지 않을까…해서 였다. 이랬는데 안 나오면 대략 낭패지만, 잡지사의 경향을 볼때 나온다에 500원(;)
해서, 아직까지 성우 잡지까지 손을 뻗지는 않았는데, 이번에 사게 된 이유는 미키신의 "대담" 이 실렸기 때문이다! 고쿠라쿠가 사진으로 표현하는 수필이라 나같이 형이하학적인 인간에겐 참으로 이해하기 난한 감이 있다면, "대담"은 미키신의 "육성"을 읽을 수 있는 기회니까, 놓칠 수 없다는 심정으로 주문을 했다.
이참에 알게 된 사실 하나.
클럽 재팬은 CD, DVD만 우송료가 없는게 아니라 잡지도 우송료 무료인가보다. 그래도 가격이 가격이니만큼 EMS 같은 게 아닌, 에어 메일로 보내기는 하지만, 에어 메일도 꽤 비싸던데. 음, 진정 훌륭한 쇼핑몰이다. (계산서에 찍힌 잡지 원가 1400엔이라는 아름다운 숫자가 나를 참 흐뭇하게 한다. 비록 하루카제는 초회 한정판이 아니라 일반판으로 보내줬어도. ㅠ.ㅠ)
- 전에, 세키 토모카즈 상과의 대담에서 미키 상 스스로 「미키 신이치로가 가능한 데까지」라고 하는 테마로 태어나서부터 성우로서 스타트하기까지의 여정을 들어봤습니다만, 이번에는 미키 상의 열렬한 요청으로 스즈키 키요노부 상을 모시고 「사제대담」을 실현합니다.
스즈키 : "스승"이라고 불릴 만큼 대단한 게 아니에요. (쓴웃음) 미키 : 저한테 있어서는 스승이니까. 오늘 잘 부탁합니다!
- 두 분의 만남은 소속 사무소 (81프로듀스)의 양성소에서 지요. 첫인상은 기억나십니까?
미키 : 키요노부 상, 처음부터 저를 싫어하셨지요? 스즈키 : 엣? 그렇게 말했어? 생각 안 나는데. 뭐, 여러 학생이 있지만, 대체로 타입이 "열심인 녀석 2할" "뭐가 뭔지 모르는 녀석이 6할" "안 되겠다 싶은 녀석이 2할" 이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이건 지금도 변하지 않았어.
- 그 세 타입 중에 미키 상은 어디에 속했습니까?
스즈키 :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의욕이 있는 2할에 속했어요. 수업도 열심히 받았고. 미키 : 그치만, 처음에는 그 "열의"가 전해지지 않았잖아요? 스즈키 : 아니~, 이 자식은 말야... 앗, 이 자식이라고 해버렸다.(쓴웃음) 미키 : 아하핫! 괜찮아요. 오늘은 이 자식으로 해도. 술도 들어갔고. 스즈키 : 뭐, 수업 중에도 간간이 질문을 하기는 했지만, 어느 쪽이냐 하면 수업이 끝나고 나서부터가 적극적이었지. 「마시러 가죠.」 하고. 그래서 몇 잔인가 마시고 나서 「오늘 수업 시간에 말씀하신 것 중에요...」하고 질문하기 시작하는 거야. 매번 그런 패턴이었어. 교실에서는 그렇게까지 질문하지 않았잖아? 미키 : 하지만, 모두의 앞에서 질문하면 그 자리에 있는 "생각 없이 앉아있는 사람"의 귀에도 들어가 버리잖아요? 내가 알고 싶어 질문한 거니까, 그런 녀석이 운 좋게 듣게 되는 것이 싫었다구요.
- 그래서 선생님을 꾀어내기 위한 수단이 「마시러 가죠!」 였다?
미키 : 그래요. 그렇게 해서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 분위기가 무르익기 시작하면 키요노부 상은 꼭 젓가락으로 '챙챙~♪'하고 유리컵을 두드리며 리듬을 타기 시작하는 거에요. 그게 나오면「오오, 기세를 탔어!」 했죠. 스즈키 : 몇 번인가 막차를 놓친 적도 있었지. 젊어서 그랬나, 진짜 잘도 마시러 돌아다녔네...15년쯤 전인가? 미키 : 정확히 말하면 17년전. 노트의 날짜가 平成(헤이세이) 원년이거든요.(* 平成 - 1989년 1월8일 개원)
- 그때, 스즈키 상은 무엇을 가르치셨습니까?
스즈키 : 연기 전반에 대한 거예요. 그때는 3년제로 한 학년에 ABC 3반, 한 반에 20명이 될까 말까 했었죠. 미키 : 키요노부 상의 연기 수업이 1교시(* 원문 - コマ(코마), 시간을 나누는 단위로 예를 들어 오전,오후,야간을 각 코마라고 하면, 오전이 1코마, 오전+오후가 2코마..이런식), 츠지무라 마히토(辻村真人) 상의 수업이 1교시, 그 뒤에 무용이라든가 몸을 움직이는 육체 훈련 수업이 1교시, 그리고 성악이 1교시 라는 편성이었어요. 스즈키 : 그건 지금도 안 변했어. 이게 그때의 수업 노트? 신경 써서 가져와 준 건가? 미키 : 네, 지금 읽어봐도 재미있어요. 키요노부 상 말투가 그대로 적혀있어요. 스즈키 : (노트를 팔락팔락 넘겨보고) 좋은 말을 해줬구먼, 나. (웃음) 이런 소리를 했었어. 싹 잊고 있었다. 미키 : 수업 중에 칠판에 쓰신 것은 물론이고, 그냥 대화한 것도 적었어요. 그러니까, 얼마나 마시고 집에 돌아왔든, 키요노부 상이 해준 이야기를 기억해 내서 덧붙여 써 넣었어요. 아마,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최고로 많은 글자를 쓴 시기가 아닌가 해요. 중간에 잠깐 수업에 나가지 않은 시기도 있었지만, 그 뒤에 다시 다니기로 할 때까지의 페이지에 「이 노트를 쓰는 것을 게을리 한 걸 굉장히 후회한다.」하고 쓰기도 했어요. (웃음) 지금도 고민되거나 기분을 정리하고 싶을 때는 이 노트를 끄집어내서 읽고는 하는데, 이걸 볼 때마다 「키요노부 상에게 배워서 잘됐다.」 하고 생각합니다. 스즈키 : 이런 노트는 평생의 재산이 되지. 당시에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던 내용도 경험을 쌓은 지금이라면 이해할 수 있고, 훌륭한 복습이 돼. 미키 : 입학해서 몇 개월 동안에는 문자 그대로 「모르겠다.」라고 썼어요. (웃음) 「키요노부 상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 지금의 나로서는 모르겠다.」하고. 수업 시간에 키요노부 상이 몇 번인가 말한 것 중에 「스타니슬라프스키 시스템」이라는 게 있었는데, 그게 연극 서적을 읽어봐도 글자만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스즈키 : 그렇지, 글자에 더해서 스스로 레슨을 경험해보거나, 실제의 일을 합쳐서 연기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지. 이렇게 말하는 나 자신도 아직껏 잘 모르지만 말야.(쓴웃음) 뭐, 간단하게 말해서 「연기를 만들어가는 시기에 자신의 실감으로부터 확실하게 연기를 구성하도록.」이라고 하는 것이지만.
현장에 가면 "선배·후배"니 "선생·학생"이니 하는 것은 관계없으니까.
미키 : 키요노부 상은 1년에 걸쳐 가르치는 범위를 고려해서 처음부터 많은 것을 시키지는 않았지만, 조금 지나서는 저 수업에서 「요즘 연습 내용이 향상되어 간다.」 라고 노트에 쓰고 있어요.「이전에는 "기쁘다." 든가 "슬프다"든가 한 가지 감정의 변화라는 것이 복잡한 것 까지 익힐 수 있게되었다.」하고. 상대방과 대사를 주고받고 하는 것도「A역을 한 누구누구는 이렇게 했더니 키요노부 상에게 이런 지적을 받았다」라고 쓰거나, 「원래의 모쿠아미(もとの黙阿弥)*」를 했던 때는 연극 플랜의 페이지 같은 데에 모든 캐릭터의 움직임부터 해서 뭐든지 전부 적고, 빨강 같은 것으로 표시하기도 했거든요. 스즈키 : 호오~ 제대로 생각하고 있었네. 미키 : 생각했다고요!! 아무 생각도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까? 스즈키 :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웃음)
- 성실한 학생이었네요.
미키 : "성실한"이라기 보다 빨리 위로 가고 싶어 했던 것뿐이에요. 5개월째에 처음 일을 받았을 때는 주위가 질투의 폭풍이었고, 여자 애들이「남자는 수가 적어서 좋겠네. 곧바로 역도 맡고.」 라거나 뒤에서 험담하는 것도 들리고. 나로서는 「질투나 할 정도로 한가하면 자기 할 일이나 제대로 하시지.」라는 생각이었지만요. 그런 「마이너스적인 에너지」가 소용돌이치는 곳에 있어도 의미가 없으니까 「그럼, 빨리 위로 올라가서, 여기로부터 작별하면 되는 거야.」하고 생각했던 거에요.
- 졸업 후, 두 분은 현장에서 같이 있은 적이 있습니까?
미키 : 응, 몇 번인가 함께할 기회가 있었지만... 스즈키 : 현장에 가면 "선배·후배"니 "선생·학생"이니 하는 것은 관계없으니까. 나는 묵묵히 지켜보기만 했어요. 조언은 해줄 수 있어도, 연기에 관해서는 도와줄 방도가 없어.「잘 좀 해봐, 부탁한다고, 어이.」하는 정도지요.
- 지금도 양성소에서 많은 학생을 대하고 계실 텐데요, 그 중에 "제2의 미키 신이치로"가 될 것 같은 인재가 있습니까?
미키 : 별로 나는 됐어요. (쓴웃음) 스즈키 : 음, 변화하거나 하는 아이는 있지만, 몇 년에 한 명 정도는 처음부터 「격이 다르다!」싶은 아이가 있어요. 기초적인 것은 벌써 몸에 붙어서, 하지만, 얘기를 들어보면 아무것도 배운 적이 없다고 하더군요. 미키 : 키요노부 상 관점에서 보면 저는 별로 변한 것도 아니지요? 스즈키 : 달라졌어. (웃음) 본인이 느끼지 못하는 것뿐이야. 미키 : 아하핫! 그런가요.
- 양성소에 재학중일 때부터 미키 상은 조금씩 일을 시작한 것 같은데요. 한 작품 하고 난 뒤에 분위기가 바뀌었다든가 뭔가 변화는?
스즈키 : 그다지 느끼지 못했어요. (웃음) 그래도, 긴장하고 있었다고는 생각합니다. 미키 : 그치만, 일을 받게 되었어도 키요노부 상과 이야기를 하면 「착각하지 마라!」하고 말씀하시는걸요.
「자기가 봐서 잘한다는 녀석은 당치도 않게 잘한다. 자기가 봐서 같은 레벨의 녀석은 자기보다 잘한다. 자기보다 서투른 녀석이 있다면 그게 자기자신이라고 생각하도록.」 하고. 그거, 저도 가끔 써먹어요. 젊은 녀석들한테. (웃음)
음, 지금은 대부분의 양성소에서 "육체 훈련"을 하고 있지만, 왜 육체 훈련을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는 사람도 아마 많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렇지만, 목소리의 일을 하기 때문에 필요한 육체 훈련이라는 것은, 우선 이미지대로 몸을 움직이는 것이 첫째로, 마이크 앞에 있으니까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좋다는 게 아니에요. 마이크 앞에 있으니까 실제로는 움직이면 안 되지만, 움직이는 것을 상상할 수 있어야만, 그것이 대사 안에 움직임을 실을 수 있도록 다가가는 첫 걸음이라고 생각해요. 육체 훈련이라고는 하지만, 그거 몸 안의 감각을 연마하는 거에요.
리얼리티를 띄게 하려면 대신할 것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 실제로는 아무도 건담에 타본 일이 없지만, 그러면 건담에 탄다고 하는 리얼리티를 살리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좀 이야기가 벗어나고 있지만, 예전 무용 수업에서 선생님에게 「미키는 입뿐이다.」라는 소릴 듣고 열 받아서, 2주간으로 Y자 밸런스를 할 수 있도록 했었어요. 매일 꾹~꾹~ 스트레치하고, 마시고 돌아와서도 그대로 땀복 껴입은 채로 집 주위를 달려서 땀내고 목욕탕에 들어가서도 또 스트레치 하고. 그렇게 했더니 간신히 잘하게 돼서 선생님에게도 「너 할 수 있게 되었구나!」하고 인정받을 수 있었어요. 결국, 입으로 아무리 떠들어도 안 돼! 보여줄 수 없으면 안 돼! 그것을 위해서라도 요구받으면 바로 움직일 수 있게, 평상시에 자신의 몸이 잘 움직이도록 단련해두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요즘 젊은이를 보면 부러운 부분도 있어요. 예를 들어 전철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화장하는 여성이라든가 있잖아요? 그거 어느 의미로는 "공간을 개인실화" 할 수 있다는 뜻으로, 그런 게 무대 위에서 요구하는 거잖아요.
그거 제 안에서는「메모리얼 성우」라고 부르고 있어요.
스즈키 : 우리는 그런 레슨 시켰으니까. 동급생이 있어도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고, 일상생활을 해봐.」하고. 「화장실 안 가냐?」하고 물으면 「아뇨, 가기는 하지만」「그럼, 화장실도 가봐」라고 하면「엣? 여기에서, 거시기(;) 꺼내야 하나?」 라든가. (고소) 그거야 극단적이지만, 전철에서 화장할 수 있는 사람은, 마치 자신의 방에 느긋하게 있다는 듯이 주위 사람의 시선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거겠지? 미키 : 그거 『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는 것 중 하나네요. 군중의 시선 속에서 개인을 다룬다고 하는 거죠. "벽"이 아니고 "공간의 개인실화"도 아니고….앗! "공개의 고독"이에요. 잘 기억하고 있죠. (웃음) 뭔가 잘난 척하려는 건 아니지만, 요즘 젊은이들을 보고 있으면 「좀 더 자신을 시험해보면 좋을텐데」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기분이 들어요. 어쩐지 빠른 시간안에 어떻게든 자신의 완성형을 구하려고 해요. 그리고는 「마이크 앞에 서있는 사진을 찍었으니까 만족」이라고 할까? 스즈키 : 「꿈이었던 아니메 성우는 해봤고, 이제 됐어. 결혼하자.」 하고 곧장 그만두는 여자아이가 많지. 그리고 결혼해서 아이가 생기면 「엄마는 이 작품에 나왔단다.」 하고 보여주는 거야. 미키 : 그거, 제 안에서는 " 메모리얼 성우"라고 부르고 있어요. 그런 사고방식을 부정할 생각은 아니지만, 적어도 자신에게 맡겨진 역의 인생은 책임져주지 않으면…. 자기가 죽어도 그 작품은 계속 남으니까...같은 것을 나는 생각하거나 하지만요…. 뭔가 스튜디오에서 들려오는 대화가 아르바이트의 이야기라거나 「이번 달, 몇 작품 해서」라든지, 명백하게 다른 현장의 이야기를 큰 소리로 떠드는 녀석도 있는데, 그것보다 선배와 이야기하거나 하는 쪽이 훨씬 얻는 것이 많다고 생각해요. 나는 그저 선배와 같은 공간을 공유할 수 있다거나, 술 마시면서 연기에 대한 것을 주거니받거니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게 마냥 기쁘고 즐거웠지만, 요즘 애들은 그런 게 없는 걸까? 선배에 대한 흥미라든지……. 스즈키 : 「마실 수 있다.」 「마실 수 없다.」 관계없이 지금은 거의 교류가 없는 거 같아. 「일이 끝났으면 지금부터는 사생활」 하고 확실하게 구분 짓고 말이야.
- 그런 이야기를 주고받는 자리에서, 세대를 뛰어넘는 흐름과 이어받아 가는 것도 있을 테지요? 스즈키 상이 선배에게 들은 것을 미키 상에게 전하고, 그것을 또 미키 상이 아래 세대에게 전해주고. 배턴을 넘겨주는 것처럼.
미키 : 곤란해! 내가 받은 바톤을 넘겨줄 상대 못 찾았어요. (땀 뻘뻘) 스즈키 : 뭐, 그러는 동안 나타나겠지.
- 그럼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한 말씀씩
미키 : 저부터 키요노부 상에게 한 말씀 드리자면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일까나. 스즈키 : 그렇게까지 노인네 취급하지 마! 미키 : 아하핫! 키요노부 상도 저에게 뭔가 한 말씀 해주세요. 스즈키 : 예전에 잠깐밖에 가르치지 않았는데, 노트 같은 데에서 자신의 발언을 보자니, 오늘은 또 좋은 반성 재료가 생겼네.(쓴웃음) 아직 힘내서 가지 않으면 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미키 : 키요노부 상은 싫어할지 모르겠지만, 양성소의 2년간이 받쳐주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요. 그런 의미에서도 저는 일을 계속해 나가는 한, 항상 키요노부 상이 자랑할 수 있는 제자 중 한 사람으로 있고 싶습니다. 키요노부 상은 물론, 츠지무라 마히토 상이나, 나카오 류세이(中尾隆聖) 상, 그외 저와 관련된 다른 분들의 얼굴에 먹칠해서는 안 돼! 절대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스즈키 : 미키가 좋은 작품을 자꾸자꾸 해나가는 것이 제일 보은이야! 너도 지금부터 후배에게 뭔가를 가르치거나 관여해보게 되면 알 거야. (싱글벙글) 미키 : 고맙습니다! 오늘은 여러 가지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나 이 업계에서 해나가는 동안에 "스즈키 키요노부"라는 사람과 만날 수 있었던 것이 고마운 일이구나 하고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스즈키 : 그렇게 말해주면 영광이지. (웃음)
* 원래의 모쿠아미 (もとの黙阿弥) : 이노우에 히사시 (井上 ひさし) 작의 메이지 시대를 배경으로 한 희극.
** 가와타케 모쿠아미 (河竹黙阿弥) : 1816~1893. 에도막부 말기부터 메이지 시대에 걸쳐 활약한 가부키 작가.
같이 실린 사진 중에 저 노트의 사진이 있다. 그냥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campus note 3권. 겉에 이름도 안쓰셨더라. 그 노트 3권에 양성소에서 보낸 2년간이 쓰여있어 지금까지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는 미키 상.
아자씨의 연기에서 묻어나는 리얼리티는 그렇게 해서 만들어지는 거군요. 때때로 요리히사의 대사에서 바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거나, 그냥 침묵하고 있는 장면에서 지긋이 바라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그건 아마도 그런 이미지를 목소리에 실어 보내는 아자씨의 노력의 흔적일지도 모르겠어요. (설마, 나만 그렇게 느끼나..;)
여자 성우분들은 수도 많고, 경쟁도 심하고, 결혼과 출산이라는 문제를 피해갈 수 없는 어려움이 있는 것같다. 뭐랄까, 그 부분에 대한 대화를 보면서 아, 남자는 역시 이해할 수 없는 문제구나…를 다시 깨달았다. 남자 성우에 비해 세대 교체 속도가 빠른 여자 성우분들을 보고있으면, 괜히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하야시바라 메구미 여사 같은 예외적인 존재도 있기는 하지만, 결혼, 출산 이후 잊혀짐의 길을 걷는다고 생각하면 좀 서글퍼진다. (남자 성우분들은 유부남이 그렇게 많은데!)
6월 20일 주문, 7월 5일 발송, 7월 18일에 도착해서 번역하기 시작해서 오늘까지 꼬박 4일. 실은, 초벌 번역은 하루 만에 끝났다. 그걸 쳐서 올리는데 하루, 문장 다듬는 데 2일이 걸렸다. 나 같은 초보자가 번역을 논하는 것이 주제넘은 짓인지 모르겠지만, 역시 번역은 해석과는 다르다. 이거, 읽고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1시간이면 충분한 A4 2장 분량이다. 그런데 문맥을 살피고, 단어를 고르고, 종결 어미를 어떤 걸 쓸지, 반복되는 표현이나 단어는 어떻게 바꿀지 결정하는데 2일이나 걸린 거다. 그런데도 읽어보면 마음에 안 차는 어색한 문장이 아직도 보인다. 특히 가장 곤란했던 건 일본어에 익숙하지 않아서 원래 뉘앙스를 살릴 수 있는 구어체 종결어미를 어떻게 붙여야 하는지 잘 모른다는 사실이다. 아무튼,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서 지금은 여기까지….라고 생각해서 올렸다. (방어선 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