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소개》
카야노와 그 친구들의 과거와, 아파트에서의 생활을 그려가면서, 아카츠키와 카야노의 관계에 미묘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두 사람을 지켜보는 라이메이와 텐세이, 아파트 주민이 된 우에다 부자와 함께 매일 지내면서, 조금씩 어른이 되어 간다.
분명 여러분을 포근한 느낌으로 감싸줄 Heartful Story.
* 한 줄 감상 - 보약 같은 낮잠CD, 미소가 필요할 때, 엔돌핀 생성이 절실하신 분께 자신있게 추천합니다.
(프리토크에서 치짱은 "음이온(마이너스 이온)" 샤워를 한 기분이라고 했음.)
아침 편이 포근하고 폭신한 달콤사르르 솜사탕이라면, 점심 편은 자장자장 여유롭고 나른한, 일어나서 엄마가 옆에 없으면 어쩐지 울고 싶어지는 낮잠과도 같다.
아침 편이 캐릭터 소개에 비중을 두었다면, 점심 편은 에피소드 중심으로 착실하게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1편을 듣고 너무너무 따뜻하고 행복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에 2편이 어떤 식으로 그려질지 참으로 기대가 높았는데, 그 기대를 웃도는 결과물이 나와줬다. 할렐루야~. \(´ ∇`)ノ
점심 편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랄 것 없이 "귀여움"의 대~폭풍! 에피소드 중심이라, 트랙별로 제목이 붙는 옴니버스 형식이다.
눈물나게 귀엽고, 사랑스럽고, 재미있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뭘 어떻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헤매고 있다. 음성 샘플을 올리려고 해도, 어느 하나 선택해서 올리기 너무 힘들다. (그래서 아예 안 올리기로 했다;)
1. 아카츠키를 부르는 방법
- 텐세이와 라이메이, 유우키의 아빠의 경우 : 본명인 아카츠키(暁[あかつき] : 새벽)를 그대로 불러준다.
- 카야노의 경우 : 대부분 아짱(あぁちゃん)이라고 부름. 아카츠키에게 있어 아짱은 카아노 전용.
- 유우키의 경우 : 처음에 아-짱이라고 불러도 되냐고 했다가 거절당했다. 그 앙갚음인가 똑똑한 어린이 유우키는 발음 축약을 이용해서 아카 짱(赤ちゃん[あかちゃん] : 갓난아기. 철부지;) 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싫어하는 아카 짱(;)을 위해 나름대로 궁리끝에 앗키(悪鬼[あっき] : 악귀) 혹은 아키(秋[あき] : 가을)라고 부른다. 가운데 촉음을 강하게 발음해주면 악귀, 촉음 없이 부르면 가을이 돼버림. 아키가 뭐냐고 펄펄뛰던 아카츠키. 그러나 본심은 유우키가 카야노를 "관리인 상"이라고 불러주기만 하면, 자기는 아카 짱이든, 앗키든 상관없었다는 사실. (그러니까 아카 짱이지;)
2. 성장
애들은 자라는 게 일. - by 라이메이
아침 편에서 카야노에게 품은 흑심을 숨기고 어린애인 척, 연기를 하던 아카츠키. 낮 편에서는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도 알고, 어두운(?) 과거도 있었으며, 나름대로는 생각이 복잡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드디어 카야노에게 자신이 어른이 되었음을 시위하기 시작한다. 생일을 맞이한 유우키 또한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고, 잘 크고 있는 중.
카야노와 아카츠키의 관계, 아카츠키와 유우키의 우정, 텐세이와 라이메이의 사랑(응?) 등등 감정의 교류도 자라고 있다.
학교 다닐 때 선생님에게 들은 말이 떠올랐다.
"20살 전까지는 '자란다.'라고 하고 20살이 넘으면 '산다.'라고 한다. 너거들은 아직 자라는 중이다."라고.
성장이라는 것은 좋은 것이다.
* 育ち盛り (そだちざかり) : 성장기. (어린이가) 제일 많이 크는 시기. 10살 전후.
3. 낮잠
낮잠뿐만이 아니라, 그냥 밤에 자는 잠, 한 번 깼다가 다시 자는 잠, 호숫가에서 자는 낮잠, 밤중에 호숫가에서 자는 잠 등등 아무튼 잠에 관한 장면이 꽤 많이 나온다. 카야노의 경우는 트랙마다 자는 장면이 한 번씩은 나온 게 아닌가 싶을 정도.
잠투정하는 카야노도, 잠결에 아~짱 하고 부르는 카야노도 귀염성과 사랑스러움이 흘러넘친다. 뿐이랴, 아빠에게 안아달라고 조르는 유우키, 배냇짓(자면서 웃는다. ^^) 하는 유우키, 진짜 어린애에게는 당할 수 없는 귀여움이 있다. 자면서 깨물지 말라는 라이메이의 불평에 잠결에 하는 일은 몰라~라는 여왕님 텐세이까지. 듣다 보면 정말 같이 자고 싶어 진다.
* 昼寝 (ひるね) : 낮잠
* 毛並み(けなみ) : (동물의) 털의 결. 혈통·가문·학력 등의 질(質). 여기에서는 우에다 부자를 보면서 텐세이와 라이메이가 "내력이구먼." 하고 맞장구치는 의미로 쓰였음.
* 二度寝 (にどね) : 아침에 한번 깼다가 다시 자는 잠. 유우키의 "とお~ちゃんとにとね~♪" 하는 흥얼거림이 귀여워서 참을 수 없음.
4. 불꽃놀이
우리나라는 별로 그런 풍습은 없지만, 일본은 여름 하면 "花火 (はなび)"인 것 같다. 아카츠키를 의식하기 시작해서 아직은 어쩔줄 몰라하는 카야노와 그런 카야노를 바라보며 지금 잘하고 있는 건지 확신이 없는 아카츠키. 그런 둘을 다시 엮어주는 작은 불꽃놀이는 굉장히 오붓하고 정겨운 분위기.
카야노와 아카츠키의 귀와 꼬리를 이제사 눈치챈 둔한 아빠 미키오는 "귀여운 것은 좋은 것이야."라는 대범한 결론을...;
마지막에 "우리 아빠는 귀여운 것에 약하니까 괜찮아."라는 유우키의 말에 화다닥 달려나가며 "인간, 나의 카야에게 손대지 마!"라는 아카츠키는 진짜 귀여웠다. ^^
* 線香花火(せんこうはなび): 선향불꽃. 치직거리면서 타들어가는 문방구에서 파는 불꽃
5. 애욕의 소도구
우리나라에 아침드라마가 있다면, 일본에는 낮 드라마가 있다.
카야노에게 자신이 어른이 되었음을 증명하기 위해 유우키를 이용하려는 아카츠키. 그런 아카츠키에게 "나를 애욕의 소도구로 사용하지 말아줘."라고 딱 부러지게 거절하는 유우키.(물론 5살짜리 꼬마의 언어 사용으로 보기에 부적절함. ^^;) 이상한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봤다며 'TV 부숴버릴까.'라는 아카츠키는 여우치고는 참으로 교육적이고 성실한 면모를 보여주지만, 결국 유우키의 협조를 얻어 애욕의 소도구 작전을 진행한다.
프리토크에서도 "애욕의 소도구"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 만발이었는데, 애욕의 소도구 "세트"라든가, 애욕의 "야쿠자" 사건이라든가. ^^;
코스기 상은 어물쩍 덮어두려던 애욕의 야쿠자 사건을 폭로해준 미키 상에게 방석 한 장! >.<
* 애욕의 야쿠자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대본의 제목을 한자로 쓰지 않고 가타카나로 アイヨクノコドウグ 라고 써놨는데, 소도구(小道具 - こどうぐ 코도오구)를 코스기 상이 극도(極道 - ごくどう 고쿠도오)라고 읽는 바람에 벌어진 해프닝. 애욕의 야쿠자는 무섭다구요. ^^;
* 愛欲 (あいよく) : 애욕, 小道具 (こどうぐ) : 소도구.
* 極道 / 獄道 (ごくどう) : 극도, 야쿠자(;) 못된 짓을 하거나 방탕한 생활을 함. 또는 그런 사람. 품행이 나쁜 사람을 욕하는 말. 후레자식
성우분들의 연기는 더 말해 무엇할까. 백문이 불여일청이다. 일단 들어보자. 어디를 꼭 집어 들어보라는 소리도 못하겠다. CD 전 트랙이 다 너무너무 마음에 들어서. 치짱의 사랑스러움, 미키 상의 천변만화하는 목소리, 치바 상의 도도한 미인 여우 연기, 코스기 상의 귀엽고도 듬직한 여우 연기, 스기타 군의 자상한 아빠 연기, 무엇보다 변성기를 비켜가셨음이 틀림없는 귀여움의 결정체인 듯한 코오로기 사토미 상의 유우키에게 박수를. 하이퍼 리얼리티라고 하던가. 진짜 어린애보다 더 어린애 같은, 훨씬 귀엽고 실감나는 연기를 보여주셨다. 게다가 다른 사람의 녹음이 다 끝난 뒤에 혼자 녹음하셨다는데, 정말 대단하시다. 혼자 녹음했지만, 먼저 녹음한 분량을 들으면서 했기 때문에 옆에 다른 분들도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하시는 코오로기 상. 그리고 이번에 알았는데 코오로기 상, 우리 아자씨를 "미키신 짱"이라고 부르시더라. ^^
각본, BGM, 효과음, 성우분들의 연기, CD자켓 등 무엇하나 빠지지 않는 정말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빨리 다음 편이 듣고 싶다.
요 근래 그림체가 망가짐의 조짐을 보여서 서글픈 미나미노 마시로 상.
그래도 이렇게 귀여운 일러스트를 그려줘서 고마워요. ㅠ.ㅠ
개인적인 별점 :
2005. 8. 29. 13:12
- 지난 번 미키 상의 일기에 얘기했던 라디오는 「오! NARUTO 일본(*ニッポン : 발음상으로는 일본이라는 뜻도 되고, 2本 - 2번째 작품이라는 뜻도 됨)」 라디오 였던 모양이다. 9월5일 방송한다는 것 같은데, 들을 수 있는 방법은 몰라서 좌절. ㅠ.ㅠ
- 「시에스테」를 받았다는 일본 팬분의 후기를 보고 또 쿵닥쿵닥.
* 미리니름의 성격이 짙어서 살짝 역상반전 해주는 센스~ 욕실에서 책읽는 미키 상에, 이번엔 알몸으로 침대에서 자는 모습!!! @.@
아자씨~~~ 이러시면 아니되옵니다아아아아~T0T
- '에스' 드라마CD 아프레코중에서 매우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신 우리 아자씨. 사이버 페이즈는 이런 면에서 아프레코가 사진과 글로 올라온다는 것이 참 좋다. (이런 면은 부디 본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네. 인터컴, 마린, 무빅등등)
전부 번역해 올리는 것은 귀찮아무리라서 아자씨의 귀여움이 드러나 4번째 질문만.
───────────────────────── Q4. 마지막으로 팬 여러분께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 코니시 : 우리들 악당이라구. 흠씬 즐겨달라구~! 헷헷헷헷・・・ 카미야 : 그게 뭐얏! 살짝 맛이 갔어. 지금. 전원 : (폭소) 코니시 : 아니, 평소대로 말하면 재미없다고 생각해서. 미키 : 그런 거, 글자로는 전하기 힘들잖아! 코니시 : 마지막 거는, 헷헷헷헷, 쩜쩜쩜(・・・), 마침표 정도로. 카미야 : 폰트도 바꿔서 미키 : 헷헷헷・・・나는 좋은 사람 역이라네! 카미야 : 미키 상이 말려들었어!! 전원 : (대호평・폭소) 미키 : 즐겨줘, 베이비─ ・・・ (쩜쩜쩜) (리마리오 미키 상? ^^;) 코니시 : 마지막에는 쩜쩜쩜인거에요・・・!? 미키 상── 미키 : 헷헷헷! ──처럼・・・? 이라니, 이런 거 내가 아냣!! (웃음) 전원 : (대호평)
── 후략
글쎄, 이러시면 아니되옵니다~ T0T 어쩌자고 이렇게 귀여우신거에요.
그런데, 나는 사이버 페이즈가 CD의 프리토크를 그대로 문자화 해서 사이트에 올리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아니, 전에 1DK 아파트의 사랑은 문자로 읽은 내용이 그대로 사이트에 올라왔길래..) 그런데, 이번 '에스'는 워낙 내용이 길었는가 프리토크가 꼴랑 2분 여 밖에 안되서 우리 아자씨는 출연분도 적은데, 프리토크에서 마저 별로 이야기도 못해보고.
그런데, 사이트에 올라온 아프레코에서는 그렇게 많은 이야기를 하셨단 말인가. 그것도 녹음이 늦어져서 다들 지쳤다고 하는 그 마당에.
아니, 무엇보다 아자씨의 '헷헷헷'을 싣지 않은 스텝이 나쁜겁니다. ㅠ.ㅠ
이럴땐 미니 CD로 라도 프리토크를 실어주는 센스~ 를 발휘할 생각 요만큼도 안나던가요. ㅠ.ㅠ
아깝기 그지없다.
안그래도 출연분도 적었는데.
카야는 자신을 거절하지 않는다. 게다가, 자진해서 몸을 여는 카야에게, 유리 쥰이치로는 자신이 모르는 곳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가 크게 움직이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정치가, 폭력단, 경찰 간부의 유착. 옛 동료의 죽음을 계기로, 신교지 카야가 알게 된 사건의 진상. 그것은 이미 일개 형사가 손을 댈 수 있는 규모가 아니었다. 하지만, 카야는 단독으로 그 사건의 수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사건에 깊이 관여하게 된 카야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그리고 유리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되었던 현실이란…!?
* 한 줄 감상 - 미키 사아아아아아아앙~ o(T^T)o
주문한 CD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들어버리고 말았다. (유혹에 약한 나. OTL) 우선 CD 외적으로 보면 참으로 끈질기게 하나의 일러스트로 3탄까지 버텨왔다. 그런데, 사람들 생각은 비슷하다고 해야하나...나는 보더라인 1이 카야의 이미지(파란색), 보더라인 2가 유리의 이미지(빨강색), 그리고 3편은 이 둘이 섞인 보라색이 되지 않을까 예상했었더랬는데, 진짜 배경색이 보라색이라 좀 웃었더랬다.
보더라인 1,2를 통해 3까지 오면서 생각한 것중 하나는 글로 읽는 것과 소리로 들리는 것은 이렇게 다른 거구나...하는 것이다. 어느 쪽이 더 좋다는 우열비교가 아니라, 소설을 읽을때는 작가가 써놓은 문장에 의지해 상상력을 발휘할 수 밖에 없는데, 그러다보면 쓰여있지 않은 부분까지 상상할 여지가 별로 없는 것이다. 특히 캐릭터에 몰입해 있거나 할땐. 그런식으로 소설과 드라마CD의 차이점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 장면이 1편의 유리가 카야를 말로 보내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들었을 땐 미키신유리의 속삭이는 목소리에 넋이 나가서 제대로 듣지 못했는데, 유리잔이 부딪치는 소리라든가, 주위 사람들의 대화하는 웅성거림 술 따르는 소리등이 적절하게 효과음으로 사용되어 리얼리티를 한층 높여주는데, 이것은 소설을 읽으면서 상상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3편에서도 그런 부분이 있는데, 필로우 토크부분이다. ^^; 몸을 뒤척이는 기색이나, 담배를 집기 위해 몸을 틀었다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오는 장면같은게 생생하게 눈앞에 펼쳐지는 것같은 장면은 정말 아베상의 센스에 감탄했다. 미키 상의 목소리에서도 그런 움직임이 묻어나는 것은 물론, 담배를 입에 물고 말하는 부분에서도 감탄해버렸다. 3편에서의 미키 상의 목소리는 굉장히 애절하고, 까끌하고, 사랑스러워 정말 나는 몇번이나 심장이 쿵, 쿵 떨어졌는지 모른다. 특히 미키 상이 거짓말쟁이(うそつき…)라고 할때마다 애꿎은 바닥만 긁어댔다. 아우, 어쩌면 이렇게... ㅠ.ㅠ 또 다른 직격 대사는 "카야 상… 나는 당신의 무엇…? (佳也さん……僕は、あなたの何……?)" 이 대사가 첫 부분에서 한번, 그리고 후반부에 또 한번 나오는데, 같은 대사를 놀랍도록 다른 톤으로 말한다. 자고있는 카야를 향해 혼잣말 하듯 묻는 목소리는 까슬하고, 이미 마음을 정해버린 카야를 향해 추궁하듯 묻는 목소리에는 깊은 절망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예고편에 나왔던 유리가 아그리에 달려들어 절규하는 장면. 예고편과 달랐다! (당연한가;) 예고편의 절규는 유리가 자기자신을 잃지 않고, 차갑고 애절하게 분노하고 있다는 느낌이라면, 본편의 절규는 유리가 자기 페이스를 잃을 정도로 뜨겁게 분노하고 절망하고 있다는 것이 잘 느껴져서, 개인적으로는 둘 중 어느 한 쪽을 선택할 수 없을만큼 좋았다. 사고 후 2년, 아그리와 유리의 대화는 유리가 아무렇지 않은 척 담담한 만큼, 아그리가 뜨거워져서 묘한 분위기였다. (진짜, 둘이 뭔일 있는겨;) 살아있으니 됐다, 나는 언제까지라도 기다릴 수 있다는 그 애틋한 순정이 슬퍼서 눈물이 찔끔났다. 유리의 목소리엔 슬픔은 한 자락도 보이지 않았는데. 그리하여 수미쌍관의 묘를 보여주는 마지막 장면. 전혀 다른 두 사람이 만나 마음의 거리가 좁혀지고, 서로의 감정이 교류하다 비로소 경계선(border line)이 사라지는 그 순간의 극적인 효과음도 대사도 굉장히 좋았다.
나는 미키 상의 이런 저런 목소리를 많이 들어봤고, 많은 연기를 알고있다고 생각했지만, 보더라인은 이런 내 생각이 자만이었음을 철저히 일깨워준 작품이었다. 이렇게 다양한 목소리와 연기를 보여주신 미키 상에게 감사. 그리고 훌륭한 연출력을 보여준 아베 상, 좋은 원작을 써준 쿠노 상에게도 감사한다. 그러니, 쿠노 상, 제발 보더라인 후속편도 써주세요. ㅠ.ㅠ
※ 임계점 [臨界點, critical point] : 액체와 기체의 두 상태를 서로 분간할 수 없게 되는 임계상태에서의 온도와 이 때의 증기압. 일반적인 물리학에서는 부분적으로만 혼합되는 두 액체의 경계가 소실됨으로써 완전히 일체화 되는 경우의 온도와 압력을 말한다. - 네이버 백과사전 中
《내용 소개》 「당신이 그어놓은 선 안쪽에, 내가 있을 곳을 만들어 보이겠어요. 당신을 사랑하니까요…….」
옛 동료인 쿠보타가 일으킨 사건, 그리고 자살. 신교지 카야는, 친구였던 남자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조사를 시작했다. 그러던 중에 카야는, 쿠보타가 이전에 담당했던 사건중, 수사의 종결 방식이 석연치 않은 사건이 있는 것을 눈치챈다. ――정치가, 폭력단, 경찰 간부의 유착…. 증거는 없다. 이론적인 설명도 할 수 없다. 그런데도 「무언가」가 있다고 느낀 카야는 독자적으로 수사를 진행시켜 뜻밖의 진실을 알게 된다. 그 충격으로 무너져버릴 듯 위태로운 카야는, 유리 쥰이치로가 내미는 손을 스스로 잡는데…. (홈페이지 소개글 그대로 옮김)
벌써 3편이 나온 마당에 2편 리뷰를 이제야 올리다니. 그러게, 버닝도 적당히. 너무 심하게 타올라서 흔적도 남김없이 몽땅 불살라버려서는 안되는거다. orz
보더라인 1편이 카야와 유리의 만남에 대한 내용이라면 2편은 이 두 사람의 교류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물론, 내용 소개에 나온 것 처럼 사건도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들으면 들을수록, 유리 쥰이치로라는 인물이 얼마나 표현하기 어려운가를 새록새록 알게된다. 유리는 화를 낼 때 조차 그 특유의 느긋한 말투를 유지한다. 게다가 그냥 느릿하기만 한게 아니라, 그 느릿한 가운데 시시각각 팔색조 처럼 휙휙 변화하는 유리의 총천연색 감정을 담아내야 하는 것이다. 아그리와 대화하는 카야를 어디선가 숨어서 지켜보고는 갑자기 나타나 나긋하게 추궁하는 장면을 보자. 아그리가 누구냐고 다그치는 것도 유리스럽게 조곤조곤 시작해서, 카야가 기숙사가 아닌 맨션에 산다는 것을 자기는 몰랐다고 삐지고, 아그리가 술 마시고 집에서 자고 갔다는데 놀라고, 혼자 망상에 빠져 이런 저런 일을 상상하고는 용서할 수 없다며 당황하고, 나도 집에 재워달라고 투정부리고, 질투하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카야의 다짐을 받고 '다행이다, 캬야 상은 무사하군요~' 묘한 데서 안심하고 사람 탈력하게 만드는 울트라하이수퍼스페셜큐트러브리챠밍 유리~♥ 유리가 이렇다보니, 거기에 휘둘려지는 카야도 1편과 달리 한결 어깨에서 힘을 뺀 상태로 변모해간다. 그저 사람과의 거리를 재는 것이 서툴어 항상 팽팽하게 긴장하고 있는 카야의 경직된 어깨가 유리로 인해 서서히 느슨해져가는 모습이 전해져왔다.
유리 : 괜찮아요? 휩쓸려 주는 거에요? 카야 : 울게 해준다고 했지. 유리 : 이게 마지막이에요. 만약, 도중에 마음이 바뀌었다면, 이대로 돌아가주세요.
어디가 마음에 들었는가 하면, 저 바로 앞에 살짝 장난기 어린 유리의 목소리가 '이게 마지막~' 부분에서 일변, 어른의 목소리로 분위기가 확 바뀌는 그 갭이 참으로 요염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게다가 저 뒤에 들려오는 스산한 바람 소리가 내 귀에는 두 사람 감정의 대류 현상으로 인한 바람소리처럼 들렸다. 서늘하고 차게 가라앉아 있는 카야의 감정과 온화하고 정열적인 유리의 감정이 비로소 대류를 일으켜 부는 바람. 어쩐지 애절하고도 달콤한 두 사람의 앞날을 암시하는 듯 하다. 이런 뛰어난 연출력은 극의 마지막 부분에서 최고로 빛을 발하는데, 경쾌한 BGM에 불협화음의 바이올린 소리가 섞이면서 점점 위기감이 높아져가다 절묘하게 경찰 사이렌 소리가 뒤로 깔린다. 과연, 아베 상!
예고편은 또 얼마나 잘 만들어졌는지. 미키신의 절규도, 나직하게 읊조리는 대사도 3편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여준다. 7월 30일이 언제 오나, 오기는 하는 건가 했는데, 곧 3편이 손에 들어온다. 얼마 안남았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더 안절부절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