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머니, 할아버지 산소에서 발견한 나비와 엉겅퀴(ⓒJHJ, 2004.04.05)언제부턴가 나비가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나는 솔직히 나비가 그렇게 이쁘다거나 하다는 생각을 별로 해보진 않았다. 왜냐면, 난 나방이 무서웠기때문에.-_-;;;;;;;
(사실, 벌레는 다 싫다.)
언젠가 우리집 화단에서 검은색의 화려하고 커다란 나비를 본적이 있다. 이름이 무슨 제비나비였던거 같은데, 날개가 햇빛이 비추는 각도에따라 무지개빛 나는 까맣고 윤기나는 그런 나비였다. 이쁘다는 생각이 들기전에 나는 그 나비가 무서웠었다. 보통의 나비보다 훨씬 커다란 크기에.--;;;
(거의 작은 새 정도는 되었던거 같다.)
그나마 내가 좋아한 나비는 노랑나비와 배추흰나비.
무섭지 않았고(가까이서 봤다면 무서웠을지도.--;) 팔랑거리는 날개짓이 조금은 애처로왔던거 같다. 뭐랄까, 딴놈들 1번 팔락일때, 배추흰나비는 3,4번 더 팔락거려야 날 수 있는 거 같이 보였다. 내눈엔.
노랑나비는 꼭 개나리가 날아다니는거 같아서 참 좋아했었다.
태어나서 맨 처음 노랑나비를 봤을때의 흥분을 기억한다.
'나비야~나비야~'노래를 열심히 부르고 다녔어도, 직접 눈앞에 나비가 날아다니는 것을 보지못했던 초등학교 1학년, 나는 꼭 기적같다고 생각했다.
내 눈앞에서 그 노랗고 얇은 날개를 파닥거면서 날아가는 나비는 정말 경이롭고, 아름다웠다.
산소의 나비를 보고 정철의 사미인곡이 생각났다. 죽어서 나비가 되어서라도 님을 따르리라던가. 학교다닐땐 연군가라고 배웠지만, 암만 들여다봐도 애절한 연시던데.....--;
思美人曲
하라도 열두 때 한 달도 셜흔 날
져근덧 생각마라 이 시람 닛쟈 하니
마암의 매쳐 이셔 骨髓의 께텨시니
扁鵲(편작)이 열히 오나 이 병을 엇디하리.
어와 내 병이야 이 님의 타시로다
찰하리 싀어디여 범나븨 되오리라.
곳나모 가지마다 간대죡죡 안니다가
향 므든 날애로 님의 오새 올므리라.
님이야 날인 줄 모라셔도 내 님 조차려 하노라.
하루도 열두때 한달도 서른날
(하루종일 한달 내내)
잠시라도 임생각을 말아서 잊고자 하나
마음속에 맺혀있고 뼛속까지 사무쳐 있으니
편작(篇鵲)이 열 오더라도 이병을 어찌하리
아~ 내 병이야 그 님의 탓이로다.
차라리 사라져서(없어져서) 범나비가 되리라.
꽃나무 가지마다 가는 곳곳 앉아있다가
향 묻은 날개로 님의 옷에 옮으리라.
님이야, (그 범나비가)나인 줄 모르시더라도 나는 끝내 님을 따르려 하노라.
※편작(篇鵲) - 중국 전설속의 명의아아~ 나두 나비로 변해서 울 터니한테 날아가고파~~~~~~~
(근데 그녀석, 아앗 나방이야 이럼서 에프킬라를 칙- 뿌리는 장면이 연상되는 이유는..-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