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3 SPECIAL에 고쿠라쿠가 격월로 연재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안 사고 있었던 이유는 총집편처럼 또 묶여 나오지 않을까…해서 였다. 이랬는데 안 나오면 대략 낭패지만, 잡지사의 경향을 볼때 나온다에 500원(;)
해서, 아직까지 성우 잡지까지 손을 뻗지는 않았는데, 이번에 사게 된 이유는 미키신의 "대담" 이 실렸기 때문이다! 고쿠라쿠가 사진으로 표현하는 수필이라 나같이 형이하학적인 인간에겐 참으로 이해하기 난한 감이 있다면, "대담"은 미키신의 "육성"을 읽을 수 있는 기회니까, 놓칠 수 없다는 심정으로 주문을 했다.
이참에 알게 된 사실 하나.
클럽 재팬은 CD, DVD만 우송료가 없는게 아니라 잡지도 우송료 무료인가보다. 그래도 가격이 가격이니만큼 EMS 같은 게 아닌, 에어 메일로 보내기는 하지만, 에어 메일도 꽤 비싸던데. 음, 진정 훌륭한 쇼핑몰이다. (계산서에 찍힌 잡지 원가 1400엔이라는 아름다운 숫자가 나를 참 흐뭇하게 한다. 비록 하루카제는 초회 한정판이 아니라 일반판으로 보내줬어도. ㅠ.ㅠ)
- 전에, 세키 토모카즈 상과의 대담에서 미키 상 스스로 「미키 신이치로가 가능한 데까지」라고 하는 테마로 태어나서부터 성우로서 스타트하기까지의 여정을 들어봤습니다만, 이번에는 미키 상의 열렬한 요청으로 스즈키 키요노부 상을 모시고 「사제대담」을 실현합니다.
스즈키 : "스승"이라고 불릴 만큼 대단한 게 아니에요. (쓴웃음) 미키 : 저한테 있어서는 스승이니까. 오늘 잘 부탁합니다!
- 두 분의 만남은 소속 사무소 (81프로듀스)의 양성소에서 지요. 첫인상은 기억나십니까?
미키 : 키요노부 상, 처음부터 저를 싫어하셨지요? 스즈키 : 엣? 그렇게 말했어? 생각 안 나는데. 뭐, 여러 학생이 있지만, 대체로 타입이 "열심인 녀석 2할" "뭐가 뭔지 모르는 녀석이 6할" "안 되겠다 싶은 녀석이 2할" 이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이건 지금도 변하지 않았어.
- 그 세 타입 중에 미키 상은 어디에 속했습니까?
스즈키 :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의욕이 있는 2할에 속했어요. 수업도 열심히 받았고. 미키 : 그치만, 처음에는 그 "열의"가 전해지지 않았잖아요? 스즈키 : 아니~, 이 자식은 말야... 앗, 이 자식이라고 해버렸다.(쓴웃음) 미키 : 아하핫! 괜찮아요. 오늘은 이 자식으로 해도. 술도 들어갔고. 스즈키 : 뭐, 수업 중에도 간간이 질문을 하기는 했지만, 어느 쪽이냐 하면 수업이 끝나고 나서부터가 적극적이었지. 「마시러 가죠.」 하고. 그래서 몇 잔인가 마시고 나서 「오늘 수업 시간에 말씀하신 것 중에요...」하고 질문하기 시작하는 거야. 매번 그런 패턴이었어. 교실에서는 그렇게까지 질문하지 않았잖아? 미키 : 하지만, 모두의 앞에서 질문하면 그 자리에 있는 "생각 없이 앉아있는 사람"의 귀에도 들어가 버리잖아요? 내가 알고 싶어 질문한 거니까, 그런 녀석이 운 좋게 듣게 되는 것이 싫었다구요.
- 그래서 선생님을 꾀어내기 위한 수단이 「마시러 가죠!」 였다?
미키 : 그래요. 그렇게 해서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 분위기가 무르익기 시작하면 키요노부 상은 꼭 젓가락으로 '챙챙~♪'하고 유리컵을 두드리며 리듬을 타기 시작하는 거에요. 그게 나오면「오오, 기세를 탔어!」 했죠. 스즈키 : 몇 번인가 막차를 놓친 적도 있었지. 젊어서 그랬나, 진짜 잘도 마시러 돌아다녔네...15년쯤 전인가? 미키 : 정확히 말하면 17년전. 노트의 날짜가 平成(헤이세이) 원년이거든요.(* 平成 - 1989년 1월8일 개원)
- 그때, 스즈키 상은 무엇을 가르치셨습니까?
스즈키 : 연기 전반에 대한 거예요. 그때는 3년제로 한 학년에 ABC 3반, 한 반에 20명이 될까 말까 했었죠. 미키 : 키요노부 상의 연기 수업이 1교시(* 원문 - コマ(코마), 시간을 나누는 단위로 예를 들어 오전,오후,야간을 각 코마라고 하면, 오전이 1코마, 오전+오후가 2코마..이런식), 츠지무라 마히토(辻村真人) 상의 수업이 1교시, 그 뒤에 무용이라든가 몸을 움직이는 육체 훈련 수업이 1교시, 그리고 성악이 1교시 라는 편성이었어요. 스즈키 : 그건 지금도 안 변했어. 이게 그때의 수업 노트? 신경 써서 가져와 준 건가? 미키 : 네, 지금 읽어봐도 재미있어요. 키요노부 상 말투가 그대로 적혀있어요. 스즈키 : (노트를 팔락팔락 넘겨보고) 좋은 말을 해줬구먼, 나. (웃음) 이런 소리를 했었어. 싹 잊고 있었다. 미키 : 수업 중에 칠판에 쓰신 것은 물론이고, 그냥 대화한 것도 적었어요. 그러니까, 얼마나 마시고 집에 돌아왔든, 키요노부 상이 해준 이야기를 기억해 내서 덧붙여 써 넣었어요. 아마,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최고로 많은 글자를 쓴 시기가 아닌가 해요. 중간에 잠깐 수업에 나가지 않은 시기도 있었지만, 그 뒤에 다시 다니기로 할 때까지의 페이지에 「이 노트를 쓰는 것을 게을리 한 걸 굉장히 후회한다.」하고 쓰기도 했어요. (웃음) 지금도 고민되거나 기분을 정리하고 싶을 때는 이 노트를 끄집어내서 읽고는 하는데, 이걸 볼 때마다 「키요노부 상에게 배워서 잘됐다.」 하고 생각합니다. 스즈키 : 이런 노트는 평생의 재산이 되지. 당시에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던 내용도 경험을 쌓은 지금이라면 이해할 수 있고, 훌륭한 복습이 돼. 미키 : 입학해서 몇 개월 동안에는 문자 그대로 「모르겠다.」라고 썼어요. (웃음) 「키요노부 상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 지금의 나로서는 모르겠다.」하고. 수업 시간에 키요노부 상이 몇 번인가 말한 것 중에 「스타니슬라프스키 시스템」이라는 게 있었는데, 그게 연극 서적을 읽어봐도 글자만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스즈키 : 그렇지, 글자에 더해서 스스로 레슨을 경험해보거나, 실제의 일을 합쳐서 연기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지. 이렇게 말하는 나 자신도 아직껏 잘 모르지만 말야.(쓴웃음) 뭐, 간단하게 말해서 「연기를 만들어가는 시기에 자신의 실감으로부터 확실하게 연기를 구성하도록.」이라고 하는 것이지만.
현장에 가면 "선배·후배"니 "선생·학생"이니 하는 것은 관계없으니까.
미키 : 키요노부 상은 1년에 걸쳐 가르치는 범위를 고려해서 처음부터 많은 것을 시키지는 않았지만, 조금 지나서는 저 수업에서 「요즘 연습 내용이 향상되어 간다.」 라고 노트에 쓰고 있어요.「이전에는 "기쁘다." 든가 "슬프다"든가 한 가지 감정의 변화라는 것이 복잡한 것 까지 익힐 수 있게되었다.」하고. 상대방과 대사를 주고받고 하는 것도「A역을 한 누구누구는 이렇게 했더니 키요노부 상에게 이런 지적을 받았다」라고 쓰거나, 「원래의 모쿠아미(もとの黙阿弥)*」를 했던 때는 연극 플랜의 페이지 같은 데에 모든 캐릭터의 움직임부터 해서 뭐든지 전부 적고, 빨강 같은 것으로 표시하기도 했거든요. 스즈키 : 호오~ 제대로 생각하고 있었네. 미키 : 생각했다고요!! 아무 생각도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까? 스즈키 :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웃음)
- 성실한 학생이었네요.
미키 : "성실한"이라기 보다 빨리 위로 가고 싶어 했던 것뿐이에요. 5개월째에 처음 일을 받았을 때는 주위가 질투의 폭풍이었고, 여자 애들이「남자는 수가 적어서 좋겠네. 곧바로 역도 맡고.」 라거나 뒤에서 험담하는 것도 들리고. 나로서는 「질투나 할 정도로 한가하면 자기 할 일이나 제대로 하시지.」라는 생각이었지만요. 그런 「마이너스적인 에너지」가 소용돌이치는 곳에 있어도 의미가 없으니까 「그럼, 빨리 위로 올라가서, 여기로부터 작별하면 되는 거야.」하고 생각했던 거에요.
- 졸업 후, 두 분은 현장에서 같이 있은 적이 있습니까?
미키 : 응, 몇 번인가 함께할 기회가 있었지만... 스즈키 : 현장에 가면 "선배·후배"니 "선생·학생"이니 하는 것은 관계없으니까. 나는 묵묵히 지켜보기만 했어요. 조언은 해줄 수 있어도, 연기에 관해서는 도와줄 방도가 없어.「잘 좀 해봐, 부탁한다고, 어이.」하는 정도지요.
- 지금도 양성소에서 많은 학생을 대하고 계실 텐데요, 그 중에 "제2의 미키 신이치로"가 될 것 같은 인재가 있습니까?
미키 : 별로 나는 됐어요. (쓴웃음) 스즈키 : 음, 변화하거나 하는 아이는 있지만, 몇 년에 한 명 정도는 처음부터 「격이 다르다!」싶은 아이가 있어요. 기초적인 것은 벌써 몸에 붙어서, 하지만, 얘기를 들어보면 아무것도 배운 적이 없다고 하더군요. 미키 : 키요노부 상 관점에서 보면 저는 별로 변한 것도 아니지요? 스즈키 : 달라졌어. (웃음) 본인이 느끼지 못하는 것뿐이야. 미키 : 아하핫! 그런가요.
- 양성소에 재학중일 때부터 미키 상은 조금씩 일을 시작한 것 같은데요. 한 작품 하고 난 뒤에 분위기가 바뀌었다든가 뭔가 변화는?
스즈키 : 그다지 느끼지 못했어요. (웃음) 그래도, 긴장하고 있었다고는 생각합니다. 미키 : 그치만, 일을 받게 되었어도 키요노부 상과 이야기를 하면 「착각하지 마라!」하고 말씀하시는걸요.
「자기가 봐서 잘한다는 녀석은 당치도 않게 잘한다. 자기가 봐서 같은 레벨의 녀석은 자기보다 잘한다. 자기보다 서투른 녀석이 있다면 그게 자기자신이라고 생각하도록.」 하고. 그거, 저도 가끔 써먹어요. 젊은 녀석들한테. (웃음)
음, 지금은 대부분의 양성소에서 "육체 훈련"을 하고 있지만, 왜 육체 훈련을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는 사람도 아마 많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렇지만, 목소리의 일을 하기 때문에 필요한 육체 훈련이라는 것은, 우선 이미지대로 몸을 움직이는 것이 첫째로, 마이크 앞에 있으니까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좋다는 게 아니에요. 마이크 앞에 있으니까 실제로는 움직이면 안 되지만, 움직이는 것을 상상할 수 있어야만, 그것이 대사 안에 움직임을 실을 수 있도록 다가가는 첫 걸음이라고 생각해요. 육체 훈련이라고는 하지만, 그거 몸 안의 감각을 연마하는 거에요.
리얼리티를 띄게 하려면 대신할 것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 실제로는 아무도 건담에 타본 일이 없지만, 그러면 건담에 탄다고 하는 리얼리티를 살리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좀 이야기가 벗어나고 있지만, 예전 무용 수업에서 선생님에게 「미키는 입뿐이다.」라는 소릴 듣고 열 받아서, 2주간으로 Y자 밸런스를 할 수 있도록 했었어요. 매일 꾹~꾹~ 스트레치하고, 마시고 돌아와서도 그대로 땀복 껴입은 채로 집 주위를 달려서 땀내고 목욕탕에 들어가서도 또 스트레치 하고. 그렇게 했더니 간신히 잘하게 돼서 선생님에게도 「너 할 수 있게 되었구나!」하고 인정받을 수 있었어요. 결국, 입으로 아무리 떠들어도 안 돼! 보여줄 수 없으면 안 돼! 그것을 위해서라도 요구받으면 바로 움직일 수 있게, 평상시에 자신의 몸이 잘 움직이도록 단련해두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요즘 젊은이를 보면 부러운 부분도 있어요. 예를 들어 전철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화장하는 여성이라든가 있잖아요? 그거 어느 의미로는 "공간을 개인실화" 할 수 있다는 뜻으로, 그런 게 무대 위에서 요구하는 거잖아요.
그거 제 안에서는「메모리얼 성우」라고 부르고 있어요.
스즈키 : 우리는 그런 레슨 시켰으니까. 동급생이 있어도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고, 일상생활을 해봐.」하고. 「화장실 안 가냐?」하고 물으면 「아뇨, 가기는 하지만」「그럼, 화장실도 가봐」라고 하면「엣? 여기에서, 거시기(;) 꺼내야 하나?」 라든가. (고소) 그거야 극단적이지만, 전철에서 화장할 수 있는 사람은, 마치 자신의 방에 느긋하게 있다는 듯이 주위 사람의 시선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거겠지? 미키 : 그거 『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는 것 중 하나네요. 군중의 시선 속에서 개인을 다룬다고 하는 거죠. "벽"이 아니고 "공간의 개인실화"도 아니고….앗! "공개의 고독"이에요. 잘 기억하고 있죠. (웃음) 뭔가 잘난 척하려는 건 아니지만, 요즘 젊은이들을 보고 있으면 「좀 더 자신을 시험해보면 좋을텐데」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기분이 들어요. 어쩐지 빠른 시간안에 어떻게든 자신의 완성형을 구하려고 해요. 그리고는 「마이크 앞에 서있는 사진을 찍었으니까 만족」이라고 할까? 스즈키 : 「꿈이었던 아니메 성우는 해봤고, 이제 됐어. 결혼하자.」 하고 곧장 그만두는 여자아이가 많지. 그리고 결혼해서 아이가 생기면 「엄마는 이 작품에 나왔단다.」 하고 보여주는 거야. 미키 : 그거, 제 안에서는 " 메모리얼 성우"라고 부르고 있어요. 그런 사고방식을 부정할 생각은 아니지만, 적어도 자신에게 맡겨진 역의 인생은 책임져주지 않으면…. 자기가 죽어도 그 작품은 계속 남으니까...같은 것을 나는 생각하거나 하지만요…. 뭔가 스튜디오에서 들려오는 대화가 아르바이트의 이야기라거나 「이번 달, 몇 작품 해서」라든지, 명백하게 다른 현장의 이야기를 큰 소리로 떠드는 녀석도 있는데, 그것보다 선배와 이야기하거나 하는 쪽이 훨씬 얻는 것이 많다고 생각해요. 나는 그저 선배와 같은 공간을 공유할 수 있다거나, 술 마시면서 연기에 대한 것을 주거니받거니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게 마냥 기쁘고 즐거웠지만, 요즘 애들은 그런 게 없는 걸까? 선배에 대한 흥미라든지……. 스즈키 : 「마실 수 있다.」 「마실 수 없다.」 관계없이 지금은 거의 교류가 없는 거 같아. 「일이 끝났으면 지금부터는 사생활」 하고 확실하게 구분 짓고 말이야.
- 그런 이야기를 주고받는 자리에서, 세대를 뛰어넘는 흐름과 이어받아 가는 것도 있을 테지요? 스즈키 상이 선배에게 들은 것을 미키 상에게 전하고, 그것을 또 미키 상이 아래 세대에게 전해주고. 배턴을 넘겨주는 것처럼.
미키 : 곤란해! 내가 받은 바톤을 넘겨줄 상대 못 찾았어요. (땀 뻘뻘) 스즈키 : 뭐, 그러는 동안 나타나겠지.
- 그럼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한 말씀씩
미키 : 저부터 키요노부 상에게 한 말씀 드리자면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일까나. 스즈키 : 그렇게까지 노인네 취급하지 마! 미키 : 아하핫! 키요노부 상도 저에게 뭔가 한 말씀 해주세요. 스즈키 : 예전에 잠깐밖에 가르치지 않았는데, 노트 같은 데에서 자신의 발언을 보자니, 오늘은 또 좋은 반성 재료가 생겼네.(쓴웃음) 아직 힘내서 가지 않으면 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미키 : 키요노부 상은 싫어할지 모르겠지만, 양성소의 2년간이 받쳐주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요. 그런 의미에서도 저는 일을 계속해 나가는 한, 항상 키요노부 상이 자랑할 수 있는 제자 중 한 사람으로 있고 싶습니다. 키요노부 상은 물론, 츠지무라 마히토 상이나, 나카오 류세이(中尾隆聖) 상, 그외 저와 관련된 다른 분들의 얼굴에 먹칠해서는 안 돼! 절대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스즈키 : 미키가 좋은 작품을 자꾸자꾸 해나가는 것이 제일 보은이야! 너도 지금부터 후배에게 뭔가를 가르치거나 관여해보게 되면 알 거야. (싱글벙글) 미키 : 고맙습니다! 오늘은 여러 가지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나 이 업계에서 해나가는 동안에 "스즈키 키요노부"라는 사람과 만날 수 있었던 것이 고마운 일이구나 하고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스즈키 : 그렇게 말해주면 영광이지. (웃음)
* 원래의 모쿠아미 (もとの黙阿弥) : 이노우에 히사시 (井上 ひさし) 작의 메이지 시대를 배경으로 한 희극.
** 가와타케 모쿠아미 (河竹黙阿弥) : 1816~1893. 에도막부 말기부터 메이지 시대에 걸쳐 활약한 가부키 작가.
같이 실린 사진 중에 저 노트의 사진이 있다. 그냥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campus note 3권. 겉에 이름도 안쓰셨더라. 그 노트 3권에 양성소에서 보낸 2년간이 쓰여있어 지금까지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는 미키 상.
아자씨의 연기에서 묻어나는 리얼리티는 그렇게 해서 만들어지는 거군요. 때때로 요리히사의 대사에서 바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거나, 그냥 침묵하고 있는 장면에서 지긋이 바라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그건 아마도 그런 이미지를 목소리에 실어 보내는 아자씨의 노력의 흔적일지도 모르겠어요. (설마, 나만 그렇게 느끼나..;)
여자 성우분들은 수도 많고, 경쟁도 심하고, 결혼과 출산이라는 문제를 피해갈 수 없는 어려움이 있는 것같다. 뭐랄까, 그 부분에 대한 대화를 보면서 아, 남자는 역시 이해할 수 없는 문제구나…를 다시 깨달았다. 남자 성우에 비해 세대 교체 속도가 빠른 여자 성우분들을 보고있으면, 괜히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하야시바라 메구미 여사 같은 예외적인 존재도 있기는 하지만, 결혼, 출산 이후 잊혀짐의 길을 걷는다고 생각하면 좀 서글퍼진다. (남자 성우분들은 유부남이 그렇게 많은데!)
6월 20일 주문, 7월 5일 발송, 7월 18일에 도착해서 번역하기 시작해서 오늘까지 꼬박 4일. 실은, 초벌 번역은 하루 만에 끝났다. 그걸 쳐서 올리는데 하루, 문장 다듬는 데 2일이 걸렸다. 나 같은 초보자가 번역을 논하는 것이 주제넘은 짓인지 모르겠지만, 역시 번역은 해석과는 다르다. 이거, 읽고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1시간이면 충분한 A4 2장 분량이다. 그런데 문맥을 살피고, 단어를 고르고, 종결 어미를 어떤 걸 쓸지, 반복되는 표현이나 단어는 어떻게 바꿀지 결정하는데 2일이나 걸린 거다. 그런데도 읽어보면 마음에 안 차는 어색한 문장이 아직도 보인다. 특히 가장 곤란했던 건 일본어에 익숙하지 않아서 원래 뉘앙스를 살릴 수 있는 구어체 종결어미를 어떻게 붙여야 하는지 잘 모른다는 사실이다. 아무튼,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서 지금은 여기까지….라고 생각해서 올렸다. (방어선 치기;)
2005. 6. 14. 11:53
6월 10일에 올라온다고 했던걸 살짝 까먹고; 오늘에서야 봤다. 하.하.하. 역시 미키신. Ⅱorz 저 짤막하고 무성의한 답변. 번역 할 것도 없다.
아니 그래도 가끔 보면 성실하게 답변하는 인터뷰도 있기는 한데(하루다키 OVA 인터뷰라든가) 성실답변의 기준은 뭘까. 질문 내용에 따라서? 아님, 인터뷰어에 따라? 아님, 그날의 피로도에 따라? 모르겠다, 모르겠어. 하긴, 내가 미키신 속을 어찌 알겠어. 평생을 쳐다보고 있어도 이 사람을 다 알 수 있는 날이 오기나 하겠나 싶은데.
출처 - http://atis.cc/html/interview/01.html#miki
죽~ 쓰다가 느낀건데, 혹시 질문지 던져주고 작성해 달라고 하면, 이런 답변을 매크로로 작성하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강하게 들었다. 어차피 각 성우분들에게 동일한 질문이 돌아가고, 매번 녹음 끝나고 받는 질문도 똑같은 내용이고 하니까.
녹음 후 감상은? - 즐거웠습니다 / 녹음중 어려웠던 점은? - 별로 / 들을만한 부분은? - 전부 / 팬들에게 한 말씀 - 즐겨주세요
이제는 읽지 않아도 알거같다;
미래 세기 브라질 - 원제는 "브라질(Brazil)" 테리 길리엄 감독의 SF 판타지(?). 토요명화에서는 "컴퓨터 환상 여행" , EBS에서는 "여인의 음모"라는 참 알 수 없는 제목으로 방영이 되기도 했다. [본문으로]
2005. 4. 23. 11:04
세키 토모카즈의 자전적 에세이 with 미키 신이치로③ 의 마지막편.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갔으면 좋았으련만, 번역하는 인간의 능력부족으로 3편까지 끌고말았다. orz
어쨌든, 대망의(?) 마지막편.
세키 토모카즈의 자전적 에세이 with 미키 신이치로③-3
세키 : 이야기를 바꿔서, 미키상은 확실하게 선배다운 면이 「굉장해.」라고 생각하는데요. 저는 제가 선배다운 점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선배가 되기 위해서 뭔가 의식하고 행동하는 게 있습니까? 「선배가 됐으니까 이렇게 해야지..」 라든가. 미키 : 아니, 나는 「아, 저렇게 되고싶다.」라고 생각한 선배들을 보고 따라가는 것 뿐이야. 자기가 좋아하는 선배들을 보고, 저 사람들을 따라잡고 싶고, 인정받고 싶으니까 하는 것 밖에 없어. 그것 뿐이야.
뭔가, 요즘 젊은이들을 보고있으면, 패기있는 사람이 적어진 듯해서 왜 그럴까 하고 생각해.
우리들이 병사 A, B 밖에 안되던 시절에는 시간이 있으니까, 당연하게 다른 역의 대사도 반복해서 읽어보고, 만약 사고로 올 수 없는 사람이 생기거나 하면, 급하게 오디션 하는 일도 있어서, 그런 때는 기회니까 자신을 가지고 손을 들 수 있었잖아?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은 과연 거기까지 대본 읽고 오는건가 하고 느낄 때가 있어. 세키 : 「읽어야 해」 하고 생각하지 않아도, 정말로 작품이 좋으면 읽게 되지 않아요? 「좋은 역을 하고싶다.」라고 생각한다면 자기 역 뿐만 아니라 다른 역도 대사를 외우거나 하고. 그런 생각이 들때면 「정말로 연기가 좋은건가?」하고 의문을 품게 되요. 저, 지금 있는 극단의 신인에게 「연기하는 걸 즐기는 편이 좋아.」 하고 말해야 하는 순간에는 꽤 서글픈 기분이 되버려요. 미키 : 하지만, "연극"이라는 카테고리도 광범위하니까, 연기에 대한 접근을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같은게 있으면, 그걸 토모카즈가 후배에게 가르쳐주는게 제일 좋을거야. 세키 : 간단하다고 생각해요. 단지 연극을 보는 것만이라도 좋고, 드라마를 보는 것만으로도 좋고, 하지만, 그 보는 법이 "시청자"가 되서 드라마를 보더라도 「이 역을 하고싶어!」하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안되는거에요. 「나였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보고 거울 앞에 가서 흉내를 내보거나.「내 얼굴로는 이 정도밖에 움직이지 않는데, 그 표정은 안나오는구나.」 같은 걸 고민해서「어떻게 하면 비슷한 표정이 나올까?」 연구하고. 그래도 그건 공부를 위해서 하는 것이 결코 아니고, 자기의 즐거움 때문에 하는 것이잖아요.「카지마(風間)상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따라해보고 싶어지거나, 그러니까 후배에게 「TV를 볼 때 어떤 식으로 봐?」하고 물었을 때, 「완벽하게 '시청자'인 상태로 보는데요.」하고 들어버리면, 「아~아」하고.(쓴웃음)
「이 역, 해보고 싶다거나 생각하지 않아?」 하고 물어도 「아니, 저에게는 무리입니다.」하고 돌아와서, 그게 아무래도 겸손이 지나쳐서 너무 의욕이 없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뭔가 "열정"이 부족한 사람이 늘어나는게 아닌가..라고 할까. 잡담하고 있길래 「아이돌 중에 누가 좋아?」라든가 물어봐도 「좋아해 본 적 없어요.」라고. 「그럼, 아이돌 말고 좋아해서 열중하는게 있어?」 하고 물어도 「아니, 별로」. 그런 사람에게 연애 하는 역을 시켜도 뭔가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일을 떠올려서 해봐.」하고 충고해도 「아니, 아이돌 좋아하는 녀석 없어요.」라고. 「그럼, 게임에 깊이 빠졌다든가, 뭔가에 정신없이 몰두했던 때의 느낌을 연애로 바꿔보면?」하고 말해도 「게임에 그렇게 열중하게 되지 않아요. 금방 싫증나고.」라는 대답을 들어버리면 이미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지 않습니까? (쓴웃음) 「그럼, 너는 누군가 좋아하게 되는 감정을 모른다는 얘기?」라는 식이 되버리는 거에요. 「뭐라도 좋으니, 뭔가에 열중해보는게 좋을텐데」 하고 생각하지만.
목표로 한 길은 스스로 확실하게 가슴을 펴고 "배우"라고 이름을 댈 수 있도록 되는 것이네요.
미키 : 상상력을 발휘할 순간에 상상할 만한 요소가 없으니, 뭐 전혀 안된다는 거네. 그러니까, 자기 마음속에...나는 "마음의 씨앗" 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자기 마음속에 조금씩 조금씩 "마음의 인단(仁丹)"같은 것을 잔뜩 쌓아서, 그것을 계속 풍부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렇지?
결국 자기에게 없는 것은 부풀릴 수 없다고. 예를 들어 「한 겨울에 옷장 모서리에 새끼 발가락을 찧는 순간」이라고 하면 모두 경험해봤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럴 때 아무도 없는 방에서 「아얏!」 하고 소리지르는 거 부끄럽지 않아? 「아파!」 → 부끄럽다 → 주위를 돌아본다 라고 하는 그 감각을 자기 내부에 쌓아가는 것이 재산이라고 생각해. 세키 : 전철에서 문이 닫혀가는 순간 빠져나오지 못했을때, 아무도 묻지 않았는데 변명을 해버린다던가 하는 것처럼(웃음) 미키 : 바로 그거야(웃음). 그런 재미있는 것도 창피한 것도 전부 역(캐릭터)으로 이어지니까, 배우만큼 자신의 인생을 헛되게 하지 않는 일은 달리 없다고 생각해.
- 좋은 말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슬슬 감동적인 마무리를 지을까요?
세키 : 벌써 끝이에요? 빠르네요. 미키 : 「벌써 끝」이라고 하기에는 꽤나 떠들어댄거 같은데.(고소) (←진짜, 츳코미 대왕 ^^;)
- 그럼, 끝으로 "배우 미키 신이치로의 목표로 하는 길" 이라는 것이 있다면?
미키 : 스스로 확실하게 가슴을 펴고 "배우"라고 이름을 댈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 "성우"인가 "배우"인가 하는 것은 결국 주위에서 결정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나는 단지 일을 주시는 분들에게 발목을 잡는 일이 없도록 성실하게 일에 몰두하는 한 편, 두 발로 갈 수 있는 곳까지 달려가고 싶다고 할까나...
뭘 하든지 때리는 녀석은 때려대니까, 납득시킬 수 있을만한 것을 자신의 행동으로 보여주는 수 밖에 없잖아. 하지만, 꺽이기 쉬우니까, 가능한 한 맞지 않기를 바라지만. 세키 : 아하하하핫!
- 무리하게 마무리 지어버렸지만, 「미키 신이치로의 사는 방법(作り方)」이라고 하는 테마로 3회에 걸쳐 미키상이 태어나서부터 들어봤는데, 세키상의 감상은 어땠습니까?
세키 : 역시 얘기해보니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굉장히 많고, 정말 멋진 선배구나 하고 다시 보게된 면도 있었어요. 결국 인간이니까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의견을 들으면, 든든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물론 자신과 전혀 다른 의견을 들으면 「과연 재미있구나.」하고 참고하게 되니까, 대단히.....
역시 미키상뿐만 아니고,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은 즐거워요. 게다가 이번 대담은 찬찬히 이야기할 수 있어서, 미키상의 겉모습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것같은 체험도 들을 수 있었고 「앗, 미키상도 그런 일 있었던건가?」하고 놀란 적도 있어서, 정말로 인간이라는 것은 불가사의 하구나 라는.. 미키 : 저기말야, 정리가 안되고 있지 않아? (날카롭기도 하시지.^^;) 세키 : 아하하핫! 아니아니, 하지만,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 자, 앞으로도 일 뿐만이 아닌, 사적으로도 꼭 깊은 사귐을 가지시길...
미키 : 안돼,안돼! 이 사람 바빠서 잡을 수 없는걸 뭐. 세키 : 그런 말 하지 마시고, 꼭 불러주세요. 또 마시면서 연기에 대해서 얘기하자구요. 최근, 연기에 대해서 뜨거운 토론을 할 기회가 별로 없어서, 오늘은 정말 술이 맛있었어요. 미키 : 그럼, 오늘 밤 어디가서 마실까? 세키 : 네!
- 完 -
네오로망스 파라다이스 라디오를 진행할 때 미키신은 항상 제일 먼저 스튜디오에 도착했었다고 한다. 출석하는 사람이래봐야 켄유상과 그날의 게스트 뿐이지만, 항상 먼저 스튜디오에 도착해서 그날의 엽서를 읽고 코멘트를 적고 그랬단다.
무슨 드라마CD의 아프레코였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거기에서도 미키신이 가장 먼저 스튜디오에 도착해서 감독과 역에 대해 상의하더라는 글도 봤다.
비록 후기같은데서 성의없이 '즐거웠어요.' '잘 들어주세요.' 혹은 어려웠던 점은? 하고 물었을때 '별로..'라는 식으로 설렁설렁 대답하기는 하지만, 이 분이 얼마나 진지하고 성실하게 연기에 임하는지 이제는 넘치도록 잘 알게되었으니까, 그런 것으로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더이상 상처받을 일은 없을 것같다.
어쩌면,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건 전부 보여줬는데 뭘 더...라는 건 아니었을까.
(팬의 콩깍지라고 하면 그런 것으로 해두고.)
지난 번에 이어서 두번째 이야기.
사실은 웬만큼 번역은 끝냈는데, 타이핑 하고 편집하는데 시간이 걸려서, 결국엔 이번에도 못끝내고, 3부작이 될 예정;;
세키 토모카즈의 자전적 에세이 with 미키 신이치로③-2
처음 일을 받았을 때는 진짜 굉장히 기뻐서 베개밑에 대본을 놓고 잤어.
세키 : 처음 일을 받았을 때는 어떤 기분이었어요? 미키 : 사무소에서 「일이에요.」라는 것 같은 전화를 받고 대본을 받으러 갔었는데, 엄청 기뻐서 일하는 당일까지 베개밑에 대본을 놓고 잤다니까.(웃음) 현장에 가서도, 당시에는 아직 「차 심부름 제도」같은게 있어서 녹음실에 온 선배에게 차를 내간다거나. 물론 가장 마지막까지 스튜디오에서 선배들의 연기를 보면서 공부 했었지.
- 상당히 기합이 들어간 상태.
미키 : 맞아. 「나는 무엇을 하면 좋을까?」하는 것만으로 주위가 전혀 보이지 않고 「열심히, 부지런히」 상태였어. 웃기는 일이 있었는데, 처음으로 마이크 앞에 섰을때, 나중에 선배로부터 「다른 사무소의 성우분인가 하고 생각했다.」라고 들은 적도 있었어. 「왜 그랬는데요?」하고 물어보니까 「그치만, 주머니에 손 넣은 채 하고 있었잖아.」라고. 세키 : 아하하하핫! 안 좋아~(웃음) 미키 : 대본을 쥐고 있지 않은 손을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해서, 우선은 방해가 되지 않도록 주머니에 넣은건데, 주위에서 보면 저런 신인은 있을 리가 없지 않아?(쓴웃음) 지금에 와서는 그렇지도 않지만 「녹음실에 청바지 차림으로 오다니, 뭐야!」 라든가 하는 소릴 듣던 시대였으니까. 토모카즈는 첫 일이 어땠어? 세키 : 이전에 hm3의 취재때도 얘기했지만, 처음 불려서 갔을때 꾸지람 들었어요. 미키 : 왜? 무슨 일이 있었어? 세키 : 지금도 저는 제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요...아직 18살인가 19살 정도였을때 양성소 선생님이 애니메이션 디렉터를 담당하게 되서 불려갔었어요. 2번에 걸친 녹음으로 저는 첫번째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2번째 녹음할 때에도 로비에서 선배들의 연기를 모니터 하고 있었어요. 그때 몇 명인가 선배들도 로비에 남아있었는데, 거기 책상에 잡지가 잔뜩 쌓여있어서, 좀 팔락팔락 넘겨봤거든요. 뭐, 그날은 그대로 아무 일도 없이 끝나서 집에 돌아왔는데, 조금 뒤에 선생님한테 전화가 와서 「좀 나와!」라고 해서, 타카노바바(高田馬場)의 술집까지 갔는데...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물수건이 날아오더니 「너는 아프레코의 현장에서 만화가 읽혀지던?」하고. 하지만, 저는 "읽었다" 라는 의식이 없었기때문에 「무슨 일로 저러시는거야?」라는 느낌이었는데, 「거기 있던 선배가 네가 만화에 푹 빠져있더라고 나한테 그랬단 말이다!」라고 하시데요. 미키 : 팔락팔락 훑어본 게 "열중해서 읽었다." 로 큰일이 되버렸네.(웃음) 세키 : 그래요. 그래서 「너는 내 얼굴에 먹칠을 할 셈이냐!」같은 일이 되버려서, 「너는 신인이니까 그런 여유나 부릴 때가 아니잖아!」 라시더니, 결론적으로 「너 이제 더 안나와도 된다!」 라고 해서. 그래도 「죄송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저는 이런 실수를 지금 저질러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름이 있는 역을 받은 후에 이런 실수를 했다면 만회하기 어려웠을테지만, 지금이라면 아직 고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지금 꾸중듣는게 다행입니다.」 라는 식으로 말해버렸더니 얻어맞아서 「조금은 반성하도록 해!」「죄송합니다.」 라는게 되었어요.(쓴웃음) 그런 심한 첫 일이었다구요.
「Weiβ 할때까지 몰랐어요.」 라고 하는 사람, 실제로 엄청 많았어.
미키 : 아하핫! 그래도 그때는 정말로 그렇게 생각했었지? 그런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미래에 자기가 그렇게 될거라고 상상할 수 있었다는 것이고, 그 때 다소 숙이고 들어간데도, 그런 긍정적인 쪽이 훨씬 위로 올라갈 수 있다는 얘기지. 세키 : 뭐어, 그게 트라우마가 되지는 않았지만, 그 뒤에 속으로 「체크한 녀석, 열받아!」 라는 정도로.(웃음) 어쩌면 그 사람도 체크하려던 것은 아니고, 그냥 지나가는 말로 「잡지같은 걸 읽을 여유도 있고, 긴장하지도 않네.」 정도의 가벼운 기분으로 얘기한 건지도 모르지만, 좀 재밌자고 한 말이 그렇게 큰 일이 되버렸다는 걸 알까나요.
- 선생님으로부터 일을 받을 수 없게 된 후로는 어떻게 했습니까?
세키 : 그 양성소를 나와서 배협(배우협회)에 다시 들어가서 일을 받을때까지 약 3년 정도는 아무것도 못했어요. 미키상은 그 뒤로 일이 순조로웠습니까? 미키 : 뭘가지고 「순조롭다」라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우선 처음 손에 닿는 목표가 「개런티로 수업료를 내자.」였어. 장기적인 목표를 위해서는 먼저 눈앞에서부터 차근차근 채워나갈 수 밖에 없잖아? 세키 : 그게 비교적 쉽게 이루어졌나요? 미키 : 꽤나 어려웠지. 첫 레귤러가 정해졌을 때 「이걸로 신세진 부모님께 뭔가 사드리자!」 하고 생각했는데, 그게 놀랄만큼 미미한 금액이라, 결국 혼자 써버리고 끝났지.(쓴웃음)
- 데뷔한 이후로는 어땠어요?
미키 : 내 주위에 타카기 와타루(高木 涉)상 이라든가 모리모리(= 森川 智之)같은 사람들하고 거의 같은 시기에 일을 시작했는데, 나는 업계내에서 이름이 알려지는게 굉장히 늦었으니까. 그래서 모리모리같은 경우는 일도 들어오고 이름이 알려졌어도, 내 이름을 아는 사람은 적었지. 「Weiβ 할때까지 몰랐어요.」 라고 하는 사람, 실제로 엄청 많았어.
- 두 분의 첫 공연때 에피소드도 듣고싶은데요.
세키 : 저 기억하고있어요. 미키상과 만난 작품과 장소, 그때 했던 대화 내용같은 것도. 미키상은 생각납니까? (이게 왠 기념일 추궁하는 연인 분위기? ^^;) 미키 : 뭐였더라? 세키 : 신주쿠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드래곤 기사단」이라는 CD드라마를 했었는데, 거기 로비에서 처음으로 얘기해봤어요. 미키상이 「자네(君)를 알고있어.」하고 말 건네준게 최초였어요. 미키 : 아니, 사실은 그 전에 일방적으로 만났었어. 공통된 친구의 결혼식에서 토모카즈가 인형옷을 뒤집어쓰고 나타났었지.(공통된 친구라니, 혹시 코야스상?) 세키 : 아-, 맞아요! 그게 결혼식 당일에 인형옷을 입을 예정이었던 사람이 몸이 안좋아져서, 당일 갑자기 전화가 와서 갔던거에요. 미키 : 물론 그 이전부터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그때 「세키 토모카즈라는 사람도 인형옷 뒤집어 쓰거나 하네.」 하고 인식이 바뀌었지.(웃음) 모두들 「토모카즈, 토모카즈」 하고 손 내밀거나 해서 「인기 있는 녀석이네.」하고 조금 질투하기도 했어. 세키 : 아하하하핫! 부끄러워요~! 그 인형옷 2등신 캐릭터로 가짜 손을 안쪽에서 봉으로 움직이는 거였는데, 그러니까 입고있는 저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다들 재미있어 하면서 담배를 피우게 한다거나, 위스키를 벌컥벌컥 마시게 해버려서, 이미 흐늘흐늘한 상태라 큰일이었어요.(웃음) 미키 : 그게 나의 최초의 "실물인 세키 토모카즈" 와의 만남(웃음). 그 뒤로 함께 출연한 애니메이션이 『에스카플로네』였지?
저, 미키상의 연기중에 굉장히 인상에 남는 신이 있었는데, 그걸 듣고 「센스있네.」하고 생각해서..
세키 : 『에스카플로네』할 때는 벌써 미키상과 꽤 친하게 얘기했던 기분이 들어요. 미키상은 비교적 현장에서 만날 기회도 많아서 갈굼당하거나(귀염받는다는 의미) 했었는데, 역시 가장 컸던 건 「Weiβ」네요. 미키 : 「Weiβ」의 CD드라마라는 게, 좋은 의미로 하고 싶은 만큼 실컷 하게 해줬었지. 내 기억에 남는 작품은 여러가지 있지만, 「Weiβ」는 특별. 세키 : 저, 미키상의 연기중에 굉장히 인상에 남은 신이 있어요. 드라마CD중 1신인데요, 설명조의 대사가 나오는 부분을 미키상이 바꿨는데. 그게 절묘하게 달라져서 「감각있네.」하고 생각해서. 미키 : 나는 생각 안나.(쓴웃음) 세키 : 지하도에서 미키상이 연기하는 요지가 잠입하는 장면으로, 거기에 물이 푸확-하고 밀려들어와요. 「요지가 죽는건가?!」라는 상황이지만, 사실은 살아있어서 「살아있다.」하고 통신으로 보고하는 대사였어요. 그 대사가 최초의 대본에는「도랑이 비어있고, 게다가 모래밭같은 게 있어서 살았다.」같은 대사 였었는데, 미키상이「좀 설명조니까 바꾸고 싶은데.」하고 말하기 시작해서. 「어떻게 바꾸려는거지?」 하고 생각했더니,「무사하다.」 라고 한뒤「아~, 덕분에 한심한 꼴이 되버렸지만.」으로 바꿨어요.
- 도랑에 모래밭이었던게 '한심한 꼴'이라는 것으로 되버렸네요.
세키 : 맞아요.「도랑에 모래밭이 있다.」라는 건 말하지 않으면서도「틀림없이 도랑과 모래밭이 있겠구나.」라는 이미지의 대사로 바꾼거에요. 그걸 듣고 저는 「아, 굉장히 센스있는 사람이다.」 하고 감탄했어요. 미키 : 자, 마셔마셔! (쑥스러워하시기는. ^^;) 세키 : 감사합니다~! (웃음) 미키 : 하지만, 「Weiβ」는 전부 그런 식이었잖아. 작전실의 신에서 「방 넓이는 어느 정도야?」하고 시작해서, 실제로 움직여보고 방 가운데에서 위치 관계를 확인해보거나 하고, 그건 역시 무대가 좋고, 소리로 대신하는 것에 흥미가 있는 배우가 있으니까 가능했던거지.
- 계속 -
참으로 진귀한 이야기들.
차 심부름하는 미키신(상상이 안돼 OTL), 사실은 긴장하고 있는데 겉으로는 천연덕스럽게 보여서 기성 성우라고 오인받고.^^;
그나저나, 그냥 어린 나이에 데뷔해서 승승장구 한 줄로만 알았던 세키상이 저런 시절도 겪었구나 하고 새삼 놀래고, 어딜가나 꼰대(;)는 있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우우, 대기만성형인 우리 아자씨, 그래서 아자씨의 매력에 뒤늦게 눈뜬 처자는 헤어나오지를 못하는 거랍니다. 첫 눈에 반하는 사랑도 있지만, 깨닫고 보니 빠져들었다는 사랑도 있는 법. 아자씨의 매력도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아잉, 앞으로 더욱 열심히 응원할테다!
다음 편은, 이제 30대 중반의 풋풋한(?) 두 분이 말씀하시는 '요즘 젊은 것들은~' 운운 하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