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한 번 올라가면 내려가는 겁니다." - 토니안

[취중토크] 토니안 "좋은 신인 발굴해 불 질러 볼렵니다" ← 기사 보기.

내 주위에 토니팬들은 대부분 내 또래거나, 나 보다 나이가 많은 누나팬들이 많다.
나보다 어린 친구도 있지만, 압도적으로 동갑내기와 언니들이 많다. 그건 내 사귐의 벡터가 그쪽으로 방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토니 팬들은 연령층이 높은 편이다. 그렇지만, 그 누나들은 단지 토니가 이쁘고, 귀여워서 좋아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됨을 높이 평가해서 존경의 마음을 품은 사람들도 많다.

지금 내 블로그에는 미키신에 대한 열정이 넘쳐흘러, 잘 들러주지 않을 내 토니팬 친구들. 그 애들과 토니에 대한 얘기를 할때 우리는 늘 그랬었다.

"난 토니 오빠라고 부를 수 있을거 같애."
"나는 토니를 존경해."

18살. 자기 자신은 다 컸다고 우기는, 세상의 눈으로 보면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데뷔해서, 절정의 인기와 꼭두각시라는 비난을 동시에 경험해봤던 녀석.
버림받을 것을 알기에, 먼저 버리고 떠난 과감한 선택을 했었던 녀석.
그리고, 계속해서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멋진 녀석.

솔로로 데뷔하고 인기가 예전만 못하지 않느냐는 말에

"저는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라고 당당하게 대답하는 모습이 굉장히 믿음직스러웠다.

요즘 토니를 보고있으면 '케세라세라'라는 말이 떠오른다.
무슨 일이든, 될 일은 되게 되있다.
무리하지 않아도, 거스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그래서 나도 바래본다.
그 아이의 커다란 성공이 아닌, 그 아이가 원하는 만큼의 성공을.
(이제 '아이'가 아니지만, 저 비주얼로 28살이라는 것도 사기야. ㅠ.ㅠ)
항상 감사하다는 말은 하지만 백번 백번을 말로 모자란 사람들이 저에겐 있습니다.
내가 기뻐할때 나보다 기뻐해주고 내가 슬퍼할때 나보다 더 슬퍼해주는 사람들...
팬과 가수라는 이름으로 만났지만 이제는 더이상 그 말에 의미가 중요하지 않는 만큼 저를 이해하고 사랑해주셔서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화려한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아닌 토니안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시는 어느 누구에게 말해도 자랑스럽기만한 여러분들... 여러분들이 있어 내가 있고 또 나로 인해 행복하다는 당신들이 있어서 더이상 두렵지도 외롭지도 않습니다.

홀로서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던 지난날들을 떠올리면 언제나 팬 여러분들이 그 옆에 있습니다. 변함없이 또 아픔없이... 하.......마음을 저에게 보내준 여러분을 위해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무대 위에 서겠습니다.

나를 있게 하고 나를 지탱하게 해준 팬 여러분들... 사랑합니다.


2005. 3. 4. Tony An
- 뮤직온 스타파티 중에서 토니가 팬에게 보내는 편지.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요즘 미키신에 홀랑 빠져서 어쩌면 너무나도 소홀해진 토니에게 그저 미안한 마음만 든다. 뮤직온이라는게 LGT전용 서비스라 나는 네가 새로 냈다는 노래도 아직 못들어봤다. 예전 같았으면 주위를 샅샅히 뒤져서라도 어떻게든 했을테지.

이번에 새로 낸 노래가 015B의 "어디선가 나의 노랠 듣고있을 너에게" 를 리메이크 한 곡이라고 한다.

난 이대로 계속 서있을께
긴긴 한숨속에
조금은 힘들지만
꿈속에선 볼수 있잖아


넌 모른척 그대로 살아가
너의 눈물까지 내가 다 흘려줄께
이런 나의맘 헤아려만 줘


후렴구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토니를 좋아하는 마음이 변한 건 아니다.
그저, 사랑이 움직였을 뿐이다. OTL

(어디선가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라는 지인들의 외침이 들리는듯 하다. ㅠ.ㅠ)
1월22일부터 23일까지 강원도 횡성의 '유토피아 유스호스텔'
내 평생 잊을 수 없는 곳이 한 곳 더 늘었다.

명분은 토니 솔로활동 100일 기념이었지만, 대 팬서비스 차원의 캠프였다.

조직개편도 있고해서 처음엔 갈수있을지 반신반의 하고 있었기때문에 다른 분들 입금하는데 묻어서 갔는데, 이런~ 토니의 특별 이쁨이 있었는지 입금순서가 50번부터 였다. (진짜 입금운은 좋은듯)
입금순서대로 조를 짜고, 입장시키기 때문에 토니를 특별히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무려 정 가운데, 앞에서 5번째줄이었음.)

아무리 캠프라지만, 12시20분이 다 되어서 도착한 토니.
(하긴, 요즘 토니의 스케쥴이 살인적이기는 하다. ㅠ.ㅠ)
정말 무대에 등장한 그 순간부터 퇴장하기까지 그 아이가 얼마나 눈부시고, 고왔는지 모른다.
TN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꾸려나가는 동시에 스쿨룩스(school looks)라는 교복회사까지 런칭한 마당이라 살이 쪽쪽 빠져서는 웃을때마다 광대뼈가 드러나는데 그렇게 마음이 짠할수가 없었다.

토니가 오기 전에 '토니벨을 울려라' 예선전으로 O,X 퀴즈를 했는데, 이게 또 대박이었던게 O,X 정답이 문제가 아니라, 그 문제를 토니가 어떻게 풀었는가가 정답인 퀴즈였다.

예 1 - 남극에도 우편번호가 있을까요?
정답 : X
토니답 : O

이럴때 'X'를 선택한 사람은 상식이 풍부하다 할지라도 탈락인것이다.

몇몇 재치있는 토니의 대답.(마우스 드래그)

문제. 성냥팔이 소녀가 얼어죽은 날은 크리스마스날이다.
정답 : X (12월31일 그믐날이었다.)
토니답 : X - 에이~ 설마 그 기쁜날 죽었으면 그게 동화입니까?

문제. 달팽이는 이빨이 있을까요?
정답 : O
토니답 : O - 있겠죠? 없다면 뭘로 먹고 사나요?


그리고, 첫방에 2/3 이상을 우르르 떨어뜨린 문제의 그 문제.--;;

문제. 프롬토니의 풍선에 써있는 문구는 'FROM TONY'이다.
정답 : O
토니답 : X - "Believe tony"라고 되어있잖아요~^^

나도 이 문제에서 탈락되는 바람에 뭘 어쩌지도 못하고 있다가 패자부활전에서 부활!
그러나, 역시 마지막 문제에서 탈락되는 바람에 30명안에 들지는 못했다.
그 문제 맞췄으면 나도 토니랑 같은 무대에 앉아보는건데 ㅠ.ㅠ

행사는 비교적 짜임새 있게 잘 진행된 편이었고, 토니를 위한 이벤트 노래(쿨의 사랑합니다.)도 이제까지 부른 중에 제일 잘 부른 노래가 아니었나 싶다.
(역시, 쿨의 노래는 부르기 쉽다. 사전 정보 전혀 없이 당일 두세번 부른 정도로 노래를 외워버렸다. 이게 바로 쿨의 대중성이었나...하는 깨달음을 얻음;;)

그리고, 바로 그 무엇보다 잊을 수 없는 사건이 벌어졌으니

악.수.회.


내 평생에 토니와 손을 잡아보는 날이 올 것인가 했는데, 그게 바로 오늘일줄이야.
새벽 2시30분을 지나가는 데 갑자기 무대에 책상이 준비되길래, 나는 그날 시상식(?) 비스무리한 뭔가가 진행되는 줄 알았다.
그랬는데, 갑자기 악수회를 한다는 멘트에 한동안 얼떨떨한 마음에 반쯤 혼이 날아가버렸다.
그날 캠프에 참석한 인원이 총 730여명. 그 인원 전부와 악수를 해준단다. 토니가...
T^T 정말, 태어나길 잘했어! 캠프에 안왔으면 평생 후회했을거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내 생전 그렇게 가까이서 토니를 볼 수 있는 날이 다시 오겠나, 아니, 토니 손을 다시 잡아볼 날이 오겠나, 말 한마디 건네볼 날이 오겠나..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혼미해지려는 정신을 가다듬고 '사랑합니다'라고 토니에게 전할 수 있었다.
토니는 웃으면서 '좋은 시간 되세요.'라고...
그리고, 팬 생활 7년만에 잡아본 토니의 손은~~~~~~~~~~
생각보다 남자다워서 '두근'했다. 게다가 나는 차마 떨려서 손만 살짝 겹치는 기분이었는데, 토니는 진짜 악수(손을 잡고, 살짝 힘을 주고 놓기)를 해주더라. 많은 사람과 악수했는데도 손안은 조금 건조한 느낌이고, 손바닥에 굳은 살이 딱딱한 느낌이라, 아~ 일하는 사람의 손이구나..하는 느낌이었다.

참 대단한게, 토니는 악수회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어요.' 라고 말을 건네고, 팬들이 하는 말을 들어주고 건성이 아닌 진짜 악수를 해줬다.

그리고 특별한 팬 몇몇의 이야기.

이번에 30tony 회원이 꽤 많이 캠프에 참여했는데, 그 중 어느 분은 지금 임신 3개월째.
사실, 지금이 가장 무리하면 안되는 중요한 시기인데, 남편에게 정모라고 속이고 캠프에 오셨단다. 그런데, 그날 행사가 마루바닥에 앉아서 5시간 동안 진행되었기 때문에 상당히 힘드셨다고.
어쨌든, 토니와 악수를 하시면서 이뤄진 대화가 이랬다고.

**님 : 저 지금 임신 3개월이에요.
토니 : @.@ 정말이요? 축하합니다. 예쁘고 건강한 아이 낳으세요.^^
**님 : 꼭 (토니씨)닮은 아기 낳고싶어요.
토니 : @.@;;;

나중에 30tony분들과 모여서 이 얘기를 듣다가 다들 뒤로 넘어갔다.
결혼한 유부녀가 남편도 아니고 토니를 닮은 아기를 낳고싶다고 했으니, 토니가 얼마나 아햏햏 했을지. ^^;;

그리고 또 한분의 특별한 팬은 장애인 팬이었는데, 악수회 가장 마지막 팬으로 무대에 오르셨다.
거동이 불편해서 임원이 부축해서 무대에 같이 올랐는데, 토니가 보자마자 눈이 땡그래져서 악수해주고, 같이 무대에서 내려갈때까지 부축해드렸다. 그러는 본인도 지쳐서 잠깐 비틀했는데..

이렇게 새벽 3시가 넘어서 악수회가 끝나고 토니는 정말 파김치가 되어버렸다. (그랬는데, 다음 스케쥴이 3개나 있었다지. ㅜ.ㅜ)
그래도 팬 바보인 이 녀석은 처음으로 7백명이 넘는 팬의 얼굴을 한 명 한 명 다 봤다고, 정말 이런 날은 처음이라 기분 좋다고 웃어줬다. 이런 녀석을 어떻게 좋아하지 않고 견딜수 있을까.

노래 가사처럼, 너는 내 인생의 선물이고, 행운이다.


기나긴 ps.

캠프가 끝나고, 방에 돌아와서 두런두런 얘기를 하다가 인기가요 MC를 토니가 한다는 연락이 왔다. 처음엔 고정인줄 알고 다들 좋아했다가 SBS가 그럴리 없다며 회의적인 분위기로 돌아섰다. 역시나 신화 일본공연으로 빠진 동완이 땜빵용이었다. ㅠ.ㅠ

어쨌거나, 토니가 MC도 본다는데 무작정 인기가요를 보러갔다. 중간의 온갖 치사한 얘기는 다 접어두고, 리허설을 볼 수 있었는데, 지친 모습이 역력한 토니를 눈앞에 두니 또 마음이 한없이 짠해서..

그런데, 그동안 TV도 안보고 해서 몰랐는데, 故 장정진님 후속으로 안지환님이 가수 소개를 하고 계셨다. (실은 안지환님 얼굴은 모른다. 목소리 듣고, 아~ 저분이 안지환님 이로군..하고 알았달까.) 사전 녹음이 아니라, 직접 아래에서 멘트를 하실 줄은 몰랐다.

인기가요 리허설을 보고 나는 피곤해져서 집으로 돌아와서 뻗어버렸는데, 토니는 이후에도 무슨 프란체스카인가 하는 시트콤을 찍고, 상상플러스를 녹화하고 했단다. 내일 부터는 스쿨룩스 홍보 행사로 매장투어를 한다고..(매장을 돌면서 사인회를 한단다. OTL)
스케쥴이 너무 많다는 소릴 듣기는 했지만, 이 정도로 쉴틈없이 움직이는 줄은 몰랐다. 가수로서 솔로활동, 차려놓은 회사가 2곳인데 둘 다 이제 시작이라...

다른 거 안바랄테니, 부디 건강이나 좀 챙기길.
예상했던대로, 10월달은 나에게 있어, 죽음의 달이다. OTL
토니가 솔로 활동을 시작하는 이 마당에 일거리가 비 처럼 쏟아져 내리고 있다.
일을 하다보면 한가한 때도 오기는 하더라만은, 어째서 항상 토니가 활동하는 때를 맞춰 바빠지는지. ㅠ.ㅠ

어제 본 토니는 그 아름다움이 또 한번 업그레이드 되어, 이 여인네의 가슴을 사정없이 흔들어놓았으니..


[사진 출처 > support-tony 부탁해~* 님]


토니는 항상 첫 방송에 잔~뜩 긴장하고, 몸 상태도 좋지 않아서 걱정이더니,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 징크스는 이어졌던 모양이다.
하긴, 현장 뛴 것도 아닌데, 방송 기다리면서 웬갖 오도방정에 내가 무대 서는 것도 아닌데, 같이 긴장하고 초초해져서 정작 토니가 나왔을땐 화이트 아웃 - 내가 뭘 본거야? -_-a
방송 끝나고 내가 다 기운이 빠지고 지쳤는데, 토니는 오죽했을까.

녹화테입 돌려서 보니, 많이 지쳤는지(사전녹화 때문에 몇번이나 다시 불렀대지), 부탁해 부르는데 목소리에 힘이 없더라. 어찌나 애처롭게 노래를 부르던지.

사랑은 가질 수 없을 때 더 아름답다는 사전 녹화한 것을 내보냈는데, 아주 작정을 했는지, 사정없이 웨이브를 꺽어대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진짜 '다 죽어!' 라고 토니의 허리에서 흘러나오는 듯 했다.
같이 본 동생 놈은 실실 비웃으면서 '토니도 신해철구나. 열정은 넘치는데 노래는 잘 못하고.' 라고 해서 분노의 알밤을 날렸다. 이 녀석 듣기에도 '사.아.가'쪽이 부탁해보다 낫다고 하니, 토니는 자신의 귀를 믿어도 될듯.

서울은 오늘 음반이 풀릴테지.
앨범 한 장이 온전히 토니의 목소리로만 채워져서 내 손에 들어온다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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