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사'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5.11.10 충사 3화 감상 8
  2. 2005.10.28 충사 1화 감상 6
들어가기 전에, 나는 애니 감상을 적으면서 이번처럼 이렇게 많이 캡처를 떠본 적이 없었다. 이전에 쓴 애니 관련 포스트를 봐도 알겠지만. 그랬는데, 이번엔 제대로 폭주했다. 주의요망;

2화를 건너 띤 것은 그동안의 나의 사정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지 결코 2화의 내용이 나빠서가 아니다. (2화에 나온 어둠 벌레 때문이라고는 말 못함;)
왠지, 매회 감상을 써줘야 할 것만 같은 의무감이 불끈 솟는 애니다. (이니D 이후 처음이구나.)
비록 3화까지밖에 방영되지 않았지만, 내용 + 작화 + 음악 + 성우 뭐 하나 나무랄 데 없는 작품이다. 앞으로도 이대로 유지만 된다면, 내 개인적으로는 2005년 최고의 애니로 손꼽을 만하겠다.


이번 에피소드는 '부드러운 뿔'
원작에서는 이게 두 번째 에피소드인데, 계절감 때문이었는지 '눈꺼풀 속의 빛'을 '녹색의 연회' 다음에 배치했다. 색감도 1화에서 3화를 거치는 사이에 선명한 녹색에서 어두운 암녹색 그리고 푸르스름한 잿빛 톤으로 변화한다.

그런데 정말 애니 제작팀이 배경에 목숨 걸었나 보다. 어쩌면 이렇게 아름다운 눈 내리는 풍경을 만들어냈는지.
이번에도 정신 못 차리고 캡처한 결과.

그런데 지난 1편 때도 그렇고 배경만 열심히 캡처하고 있었지만, 이번엔 사정이 달라졌다. (폭주의 이유이기도 하고;)


도깨비가 아니다; 이번 에피소드의 주인공인 마호. 부드러운 뿔의 실체는 바로 저것이다. (아이~ 앙증맞아 >.<)
마호는 어느 날부터 이마에 뿔이 돋고, 들려야 할 소리는 들리지 않고, 들리지 않아야 할 소리가 들리는 병(?)에 걸렸다. 알다시피 이것은 벌레의 영향. 이것을 고쳐주러 깅코가 출동한 것이다. (약간 다름;)
헌데, 마호의 성우분. 뉘 집 귀한 아드님이신지 모르겠지만, 정말 목소리 너무 예쁘다. ㅠ.ㅠ 입안에서 옹알옹알 한 바퀴 맴돌다 밖으로 새어나오는 발음이 동글동글. 어린아이 특유의 어눌함이 더해져 귀엽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게다가 마호는 1년 가까이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기 때문에 말하는 것이 무뎌졌을 거라고 예상한 나의 기대대로(?) 다소 느릿느릿한 말투가 어쩌면 그렇게 귀여운지. (이게 의도한 연기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성인이 연기하는 어린 아이도 좋지만, 역시 진짜 아이의 목소리는 다르다. 젖내가 묻어나는 목소리라고 할까. 꺄아~ >.<
이 귀여운 녀석을 다시 한 번 보자.


진정 사랑스럽지 않은가!
이제와서 깨달았는데, 1~3화는 모두 소년, 소녀가 주인공. 이 애니의 정체는 미스터리도 아니고, 동화를 가장한 괴담도 아니고, 사실은 사람들 내면에 잠들어있는 쇼타혼을 흔들어 깨우는 애니였던 것이다!


작화하시는 분, 어쩜 이렇게 아이들을 예쁘고 귀엽게 그려주시는지.
1화의 신라와 렌즈는 물론 2화의 비키나 스이도 그 귀여움이 하늘을 찌르더니만, 3화의 마호는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사랑스럽다. >.< 원작을 읽을 때도 마호는 귀엽다고 생각했지만, 애니의 마호는 그 귀염성이 10배는 늘어난 거 같다.
이렇게 귀여운 마호는 어머니마저 미인이시다. (사실, 할머니의 미모도 심상치 않다. DNA Power?!)


뿔이 나도 미인이시다. --;

손으로 귀를 막으면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는 게 아니라, 평소에 들을 수 없었던 소리가 들려온다. 심장의 고동 소리라든가 손바닥과 귓구멍 사이를 흐르는 공기의 흐름으로 거대한 공간감이 느껴진다든가. 마호의 어머니는 귀를 막으면 용암이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새빨간 용암이 흐르는 소리. 그 소리는 심장에서 뿜어낸 피가 고동치는 소리,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소리와 닮았다고.

이건 역시 눈을 감으면 평소에 볼 수 없는 것이 보이는 것과 같은 걸까.


1,2화와 다른 3화의 엔딩. 이 쓸쓸한 눈 덮인 숲과 잘 어울리는 시리도록 투명한 음색이었다.
우루시바라 유키 원작의 충사가 애니화 된다는 소식은 전부터 들었었다. 과연 원작의 그 스산하면서도 신비한 분위기를 얼마나 살릴 수 있을까 기대반 걱정반이었는데, 1화를 보고 나서 그런 걱정은 깨끗이 날려버렸다. 작화도 음악도 성우분들의 연기도 기대 이상이다!


시작 부터 휘몰아치는 압도적인 초록의 폭풍! 진짜 찌르르하고 왔다.


충사(蟲師)는 딱히 우리말로 번역하면 '벌레 선생'정도 겠지만, 이 만화에서의 역할은 벌레로 인한 문제를 해결해주는 의사 혹은 해결사 정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기에서 말하는 벌레란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볼 수 있는 그런 벌레가 아니다. 보통 사람들은 벌레에 의해 어떤 희한한 일이 벌어지기 전엔 그 실체를 파악할 수 없다는 점에서 어쩌면 요괴 혹은 요정에 가까울까.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존재한다고 믿고 있는 그것과 사람을 이어주는 이. 때로는 음양사, 때로는 성직자, 그리고 이 만화에서는 충사가 그런 역할이다.

1화의 제목은 '緑の座' 그리는 것은 모두 실체화 할 수 있는 '신의 손'을 가진 소년 신라와 녹색 술잔에 얽힌 에피소드인데, 원작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고 고대로 애니로 재현했다. 내용은 네타없이 늘어놓을 자신이 없어서 생략(;).

따로 성우 캐스팅을 조사해보지는 못했는데, 깅코 역의 성우분, 주인공으로서의 존재감은 희미하지만 (원작 1화 읽을 때 나는 신라가 주인공인 줄 알았다;), 그렇다고 파묻히지도 않는 그 캐릭터를 잘 표현해줘서 좋았다. 그리고 옴니버스 구성이라 앞으로 나와줄지 알 수 없지만, 신라와 렌즈 역의 성우분. 아~ 애니 시작 부분의 '누군가가 온다.'라고 할 때부터 좋잖아~라고 생각했는데 두 분 다 맑은 물처럼 청량감이 느껴지는 목소리였다. 엔딩의 쓸쓸한 듯한 피아노 곡도 좋고, 중간중간 BGM도 원작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음악이라 이게 바로 3차원의 힘인가 싶었다.
참, 오프닝곡도 굉장히 독특한 곡이었는데 The Sore Feet Song이라는 곡으로 바람에 스치는 나뭇잎의 산들거림이 느껴지는 곡이다.

그러고보니 이거 영화로도 만든다고 들었던 거 같은데. 세주가 망하면서 대원에서 새로 내주는 거 보고 그래도 팔리기는 하는 모양이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일본에서 그 정도로 인기작이었던가.
그런데 충사 애니 만들 정도면 백귀야행은 왜 애니 안 만들어 주삼. ;_;

충사 애니메이션 공식 홈페이지 - http://www.mushishi.jp/index.html


* 오늘의 짤방


'안 놀아주시려거든 차라리 저를 밟고 지나가세요.' 라는 눈빛의 연생이.

아버지 때문에 하루종일 혼자 집지키는 우리 착한 연생이. 매일 놀아주던 동생도 밥먹으러 올 때 말고는 집에 안오고, 어머니는 낮에 일하시고 저녁에 병원 들렀다 늦게 오시고 하니 아무도 신경써주지 못해서 조금 측은하다.
그래서인지 환영 댄스가 전보다 더 격렬해져서 감당이 안되는 지경이..; 이 녀석의 열렬한 환영을 한 번 받고나면 온 몸이 털투성이.
게다가 전에는 밤 되면 알아서 집으로 들어가더니, 이제는 거실에서 사람 기척 사라질 때까지 현관앞을 떠나지를 않는다. 에구, 너도 외로운거지~ 좀만 기둘려. 주말에 언니가 놀아주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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