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시바라 유키 원작의 충사가 애니화 된다는 소식은 전부터 들었었다. 과연 원작의 그 스산하면서도 신비한 분위기를 얼마나 살릴 수 있을까 기대반 걱정반이었는데, 1화를 보고 나서 그런 걱정은 깨끗이 날려버렸다. 작화도 음악도 성우분들의 연기도 기대 이상이다!


시작 부터 휘몰아치는 압도적인 초록의 폭풍! 진짜 찌르르하고 왔다.


충사(蟲師)는 딱히 우리말로 번역하면 '벌레 선생'정도 겠지만, 이 만화에서의 역할은 벌레로 인한 문제를 해결해주는 의사 혹은 해결사 정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기에서 말하는 벌레란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볼 수 있는 그런 벌레가 아니다. 보통 사람들은 벌레에 의해 어떤 희한한 일이 벌어지기 전엔 그 실체를 파악할 수 없다는 점에서 어쩌면 요괴 혹은 요정에 가까울까.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존재한다고 믿고 있는 그것과 사람을 이어주는 이. 때로는 음양사, 때로는 성직자, 그리고 이 만화에서는 충사가 그런 역할이다.

1화의 제목은 '緑の座' 그리는 것은 모두 실체화 할 수 있는 '신의 손'을 가진 소년 신라와 녹색 술잔에 얽힌 에피소드인데, 원작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고 고대로 애니로 재현했다. 내용은 네타없이 늘어놓을 자신이 없어서 생략(;).

따로 성우 캐스팅을 조사해보지는 못했는데, 깅코 역의 성우분, 주인공으로서의 존재감은 희미하지만 (원작 1화 읽을 때 나는 신라가 주인공인 줄 알았다;), 그렇다고 파묻히지도 않는 그 캐릭터를 잘 표현해줘서 좋았다. 그리고 옴니버스 구성이라 앞으로 나와줄지 알 수 없지만, 신라와 렌즈 역의 성우분. 아~ 애니 시작 부분의 '누군가가 온다.'라고 할 때부터 좋잖아~라고 생각했는데 두 분 다 맑은 물처럼 청량감이 느껴지는 목소리였다. 엔딩의 쓸쓸한 듯한 피아노 곡도 좋고, 중간중간 BGM도 원작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음악이라 이게 바로 3차원의 힘인가 싶었다.
참, 오프닝곡도 굉장히 독특한 곡이었는데 The Sore Feet Song이라는 곡으로 바람에 스치는 나뭇잎의 산들거림이 느껴지는 곡이다.

그러고보니 이거 영화로도 만든다고 들었던 거 같은데. 세주가 망하면서 대원에서 새로 내주는 거 보고 그래도 팔리기는 하는 모양이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일본에서 그 정도로 인기작이었던가.
그런데 충사 애니 만들 정도면 백귀야행은 왜 애니 안 만들어 주삼. ;_;

충사 애니메이션 공식 홈페이지 - http://www.mushishi.jp/index.html


* 오늘의 짤방


'안 놀아주시려거든 차라리 저를 밟고 지나가세요.' 라는 눈빛의 연생이.

아버지 때문에 하루종일 혼자 집지키는 우리 착한 연생이. 매일 놀아주던 동생도 밥먹으러 올 때 말고는 집에 안오고, 어머니는 낮에 일하시고 저녁에 병원 들렀다 늦게 오시고 하니 아무도 신경써주지 못해서 조금 측은하다.
그래서인지 환영 댄스가 전보다 더 격렬해져서 감당이 안되는 지경이..; 이 녀석의 열렬한 환영을 한 번 받고나면 온 몸이 털투성이.
게다가 전에는 밤 되면 알아서 집으로 들어가더니, 이제는 거실에서 사람 기척 사라질 때까지 현관앞을 떠나지를 않는다. 에구, 너도 외로운거지~ 좀만 기둘려. 주말에 언니가 놀아주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