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6.09.10 비누 사진 6
  2. 2006.08.31 뷰티풀 솝 - 패츌리 로즈 사용후기 6
  3. 2006.08.28 쌀겨 비누 만들기 후기 10
처음으로 만든 미강 비누 사진과 두 번째로 만든 유노하나 비누 사진입니다.
초보자의 솜씨가 유감없이 드러나는 --; 못난이 비누가 돼버렸지만, 그래도 만든 기념으로 일단 사진을 올립니다. (아니, 그래도 너무 심하게 못생겼;; ㅡㅜ)


7일을 굳히고 틀에서 떼어냈는데도 물러서 삐뚤 빼뚤 잘려서 크기도 일정하지 않은데다 힘이 모자라서 일직선으로 자르지도 못했답니다. --; 오른쪽 사진은 단면으로 도장도 한 번 찍어봤습니다. 그러나 이게 가장 잘 나온 상태라는;; 제가 잘 몰라서 자르고 바로 도장을 찍었는데, 바로 잘랐을 땐 지문이 찍힐 정도로 물러서 도장을 찍어도 제대로 찍히지도 않아서 몇은 희미하게 나오고, 이건 자르고 하루 정도 말린 후 찍은 거랍니다. 이런 게 바로 경험 부족에서 오는 실수라는 것이겠지요.


이게 지난주에 만든 유노하나 비누입니다. 미강 비누가 미강이 섞이면서 색이 누렇게 된 것과 비교하면 유노하나를 넣은 비누는 형광 노란색의 고운 색의 비누가 되었습니다. 역시 7일을 굳히고 틀에서 떼어내어 자르고 하루를 말리고 도장을 찍었습니다. 그랬더니 역시 지난번보다는 모양이 잘 나왔네요. 이 비누가 왜 이리 못난이가 되었는가 하면 이번엔 락앤락 제일 큰 놈에 부었는데, 바보같이 비누 부을 때 밑에 비닐이나 랩이라도 깔았어야 했는데, 그냥 부었더니 떼어낼 때 엄청 고생했습니다. 그래도 떨어져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통을 부수어야 하나 고민했답니다. 아무튼, 그래서 그냥 맨손으로 비누를 잘랐는데, 나중에 물로 씻을 때 거품도 잘 나고 부들부들 한 것이 느낌은 좋더군요. 그나마 위안이라고 할까요. ^^;;

ps. 왜 수제 자연비누인가...하느냐면, 그건 집에서 만든 비누라면 비누화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글리세린이 고스란히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글리세린은 흡습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피부에 바르면 공기 중의 물을 끌어들이므로 피부가 건조하지 않게 해줍니다. 그래서 자연 비누로 세안한 후에는 별도의 화장품을 바르지 않아도 피부가 당기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단, 우리나라의 기후는 여름을 제외하곤 대부분 건조한 날씨라 비누만으론 보습을 만족스럽게 할 수 없겠지요. 저는 그럴 땐 포도씨 오일을 한 방울 손바닥에 떨어뜨려 체온으로 덥힌 다음 얼굴에 골고루 발라줍니다. 포도씨 오일은 향도 거의 없고 가벼운 오일이라 바르고 난 후 산뜻한 느낌을 남겨줍니다.
요즘 화장품 회사들의 광고문구를 보면 마치 피지와 각질이 피부 미용의 적인 양 없애야 한다고 하지만, 알고보면 피지는 피부에서 만들어내는 자연적인 영양크림이며, 자외선 차단제입니다. 각질 역시 건강한 각질은 자외선을 반사해내고, 피부의 외부자극을 막아주는 자연 보호막입니다. 둘 다 과다하게 쌓여있을 때는 문제를 일으키지만, 그렇다고 필요한 부분까지도 거둬내버리면 수분부족에 민감한 피부가 되버립니다. 제가 안 좋은 피부로 오래 고생해보고 이것저것 시험해 본 결과 가장 좋은 건, 좋은 비누로 세안하고, 화장품은 최소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화장품도 써야할 때는 써야겠지요. 그러나 지나치게 화장품에 의존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한 피부를 망치는 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가 왜 비누를 만들게 되었는가 하면 첫째는 머리카락이 너무 많이 빠져서이고, 둘째는 화장품의 독성이나 해악에 대해 뼈저리게 경험한 탓으로 일단 순하고 좋은 비누를 찾아서 써보자 했더니, 소위 좋은 비누(개인차가 있겠지만)라는 것들이 하나같이 비싸더라는 것이다. 그래도 써보니 좋으니까 다행이지만 OTL

내가 생각하는 좋은 비누란 피부의 더러움을 잘 씻어내고, 남겨야 할 각질은 남겨놓고, 씻고나서 당기지 않는 비누다. 여기에 보습이 되면 더 좋고.

옆에 보이는 요것이 요즘 쓰고 있는 비누다. 5월 말에 사서 지금까지 석달을 써봤으니까 후기를 써도 될 것 같아서리.
이게 250g에 17,000원 하는 비누다. ㅡㅜ 뭐, 자나빌리의 올리바 프리미엄이 220g에 25,000원 하는 거 보다는 싸지만서도. (돌아다녀 본 결과 천연비누 숍에서 파는 것들 대부분 100g에 1만 원~1만5천 원 선이더라.)

뷰티풀 솝이라는 이 브랜드는 유기농 재료만 쓴다는 둥, FDA 승인 받은 재료들만 쓴다는 둥 하길래 그냥 시험삼아 한 번 사봤다. 지성피부에 좋다는 패츌리 로즈로. (실은 이때 yes24에 적립금 쌓인게 2만 원 있어서 질렀지, 아니었으면 내 돈 주고 근 2만 원이나 하는 비누를 살 수 있었을까;;)
그런데, 이 비누를 써보고 비누가 다 거기서 거기지...라는 생각이 확 바뀌었으니, 써보니까 정말 다르더라. 비누 하나 바꿨다고 피부가 하루 아침에 좋아졌다는 얘기가 아니라 시중에서 보통 파는 비누와는 확연하게 달랐다는 것이다. 물론 피부도 차츰 좋아졌지만, 나로서는 시중의 좋다는 비누(라고 해봐야 도브;;)같은 것과 뚜렷하게 차이를 보이더라는 것이다.
일단 향은 풀냄새 향이 짙고, 거품도 꽤 풍성하고, 보통의 수제비누 보다는 좀 단단해서 오래 쓸 수 있었다. 저 비누가 생각보다 사이즈가 커서 반으로 잘라서 반은 나 혼자쓰고 반은 본가에서 쓰는데, 역시 3사람이 쓰는 본가는 비누가 일찍 달아서 한 개 더 샀다. 1+1 행사할 때 잽싸게;

이 비누를 쓰고부터 나는 저녁에 화장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지금 내 피부가 개선된 것이 이 비누 때문인지 화장품을 끊어서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만약 내가 계속 폼클렌징을 썼다면 얼굴이 당겨서 화장품을 발라야만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지난 주 부터 이 비누로 머리 감기를 시작했다. 비누로 머리 감기는 시도하는 데 좀 용기가 필요했다. 왜냐하면 예~ 전에 처음으로 비누로 머리를 감았을 때의 그 끕끕함, 뻣뻣함을 지금 내가 견딜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이제 시작한지 일주일 밖에 안됐지만, 아~ 이래서 좋은 비누를 써야하는구나 했던게, 예~ 전에 내가 느꼈던 머리카락이 철사 같이 느껴지는 그런 느낌이 이번에는 전혀 없었다! 물론 머리카락이 묵직해진 것 같은 느낌은 여전했지만, 그렇다고 전처럼 때가 도로 들러붙는 것 같은 그런 끕끕함도 없었고, 생각만큼 뻣뻣하지도 않았다. 게다가 헹굴 때 식초 떨어뜨린 물로 린스했더니 머리카락이 한결 부들부들해지면서 묵직한 느낌도 가셨다. 오~예! >.< 다만, 머리 말릴 때 식초 향이 좀 나고, 왠지 기름기가 덜 가신것 같은 느낌이 난다는 게 단점. 그런데, 그건 그냥 느낌일 뿐이고 마르고나서 보면 별로 기름기랄까 그런 건 없다. 샴푸로 감았을 때나 별 차이가 없다.
그런데 내가 처음 비누로 머리를 감을 생각을 한 건 머리카락이 너무 많이 빠져서 그런건데, 이건 아직까지 별 차이가 없다. -_-;; 평소에도 워낙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데다 이제 일주일이라 그런가 샴푸로 감았을 때나 비슷하게 머리카락이 빠진다. (아니면 내 방법이 틀렸는지도;)

아무튼 전엔 세수할 땐 폼 클렌져, 머리 감을 땐 샴푸, 몸을 닦을 땐 바디 클렌져 이랬는데, 지금은 전부 비누로 해결하고 있다. 그리고 요 근래엔 근처 마트에서 공짜로 얻은 미강으로 세수도 하고, 몸도 문질러주고 했더니 보들보들한 게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우리 엄마는 아예 아침 저녁 세안을 미강으로 해결하신다. 비누보다 이게 더 좋다나.
직접 만든 비누는 10월 초나 되야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것만한 비누가 될지, 이것보다 못한 비누가 될지, 더 좋은 비누가 될지 무지무지 궁금하다. 한가지 확실한 건, 이 비누보다 좋은 향기는 절대로 기대할 수 없다는 것. OTL
주말에 집에서 비누를 만들었습니다. 아버지는 '쓸데없이 일을 벌이는 걸 보니 니가 심심한 모양이구나.'라며 구박을 하셨으나, 딸내미의 SOS에 옆에서 부지런히 도와주셨습니다. 간간이 '이게 정말 비누가 되긴 하는 거냐?'고 초를 치셨지만.--;;

비누가 되는 원리는 매우 간단한 것으로 오일이 염기(가성소다나 양잿물)를 만나면 비누와 글리세린이 된다는 겁니다. 즉, 오일에 적정한 양의 가성소다를 넣기만 하면 어떤 오일도 비누가 됩니다. 비누화 값은 인터넷을 뒤져보면 찾을 수 있고 요즘은 아예 자동으로 계산해주는 사이트도 있습니다.
참고 - 매운콩의 가성소다 계산기
집에서 만드는 CP비누는 비누화 과정의 부산물인 글리세린이 그대로 들어있어서 보습에 좋은 비누가 됩니다. 시중에서 파는 비누는 글리세린을 따로 빼서 화장품 재료로 쓴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세정력은 좋아도 피부는 건조하게 하는 거지요.
아무튼, 대학 때 화학실험을 끝으로 해보지 않은 화학 반응에 두근두근하며 만들어본 레이식 쌀겨(미강) 비누 만들기 후기입니다.

* 재료
오일류 : 올리브 오일 1L(약 900g), 팜유 175g, 코코넛 오일 175g -> 오일 총량 1250g
가성소다 : 169g (5% 에누리), 물 : 446g (가성소다/38%)
첨가물 : 미강, 넣고 싶은 만큼; (전체 중량의 5%를 넘기지 말라고도 하는데, 비누가 되기만 하면 됨)

* 도구
주방 저울, 오일을 섞을 그릇, 가성소다를 물에 풀 그릇, 주걱, 핸드블렌더, 온도계, 비닐장갑
(용기는 가성소다와 반응하는 알루미늄이나 철 소재가 아니면 됨. 유리, 플라스틱, 스테인리스 등등)

* 만드는 순서
1. 저울로 계량한 가성소다를 준비한 물에 넣고 녹인다.
2. 계량한 오일을 준비한 그릇에 넣고 섞는다.
3. 가성소다 녹인 물이 온도가 40℃~45℃ 정도로 떨어지면, 데운 오일과 섞고 저어준다. 저으면서 첨가제를 넣기도 한다. (트레이스 상태가 된 후 넣으라는데, 그렇게 하면 쌀겨는 골고루 섞이지 않을 수 있다.)
4. 저어주다가 죽 같은 상태로 걸쭉하게 되면 트레이스 상태가 된 것이다. 틀에 붓고 하루나 이틀 정도 보온 상태에서 굳히고 웬만큼 굳은 것 같으면 틀에서 떼어내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통풍 잘 되는 그늘에서 4주~6주 정도 숙성시킨다.

* 재료비
팜유 1L(2,700원), 코코넛 오일 1L(3,200원), 가성소다 3kg(3,000원), 온도계(100℃ 알코올 온도계 1,800원), pH 테스트 페이퍼 (4,000원) - 케이크 솝
전자저울 - 인터파크에서 3만 원. 최소 1g 단위 최대 2kg 측정
미강 - 마트에서 쌀을 즉석 도정해서 파는 곳에서 마음씨 좋은 아주머니가 그냥 주셨음. (옥션에서 찾아보면 몇천 원에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미강을 살 수 있음.)
나머지는 집에 있는 것 이용.

만드는 법 자체는 간단합니다만 제가 처음 만들다 보니 뜻하지 않게 낭패를 본 부분도 있고 그러네요.
먼저 가성소다는 강알칼리라서 취급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절대 맨손으로 만지면 안 되고, 물에 가성소다를 넣어야지 가성소다에 물을 부으면 작은 폭발이 일어나기도 한다고 합니다. 물에 넣었을 때 녹이는 과정에서 온도가 순식간에 80도 가까이 오르고 연기가 나기도 하는데, 이 연기는 마시면 안 좋습니다. (뭐, 사실 맨살에 닿는다고 바로 피부가 녹아들거나 연기 좀 마신다고 기절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 가성소다가 피부의 수분을 흡수해가서 따끔거리고, 가렵고 부어오르거나 단백질을 녹이기 때문에 좀 미끄덩거리거나, 연기를 맡으면 목구멍과 코에 자극이 되고, 가래가 끓고 하는 정도지만 주의해서 나쁠 건 없습니다. 가성소다가 맨살에 닿으면 바로 물에 씻으면 됩니다.) 아무튼, 가성소다를 물에 넣고 투명하게 녹을 때까지 잘 저어서 식히는데, 이게 생각보다 잘 안 식습니다. 해서 중탕하듯 찬물에 그릇을 넣고 식히는 게 빠릅니다.
비누 만들기 사이트에서 보면 물은 증류수를 사용하라고 하지만, 수돗물로 한다고 해서 안될 것은 없습니다. 가성소다가 녹기만 하면 되니까요. 좋은 비누를 만들기 위해 녹차 우린 물이나, 한약재 달인 물을 쓰기도 하고, 우유를 섞기도 하는데 불순물 좀 들었다고 수돗물이 안 될 이유가 없겠지요. 저는 집에서 먹는 생수를 썼습니다만.

가성소다 녹인 물을 식히는 동안 오일을 준비합니다. 오일류는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 중에 올리브 오일이 제일 만만해서 시도했습니다. 마침 집에 선물로 받은 게 한 병 남아있어서 (무려 엑스트라 버진) 그걸 썼습니다. 올리브 오일은 보습에 좋은데, 잘 물러지고 거품이 잘 나지 않는다고 해서 코코넛 오일과 팜유를 넣었습니다. 코코넛 오일은 세정력이 좋고, 거품을 잘 나게 하고, 팜유는 비누를 단단하게 하고, 거품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준다고 합니다. 단, 세정력이 좋아서 전체 중량의 30% 이상은 넣지 말라고 하더군요. 보통 건성용 비누에 13~5%, 지성용 비누에 20% 정도 넣는다고 합니다. 저는 대충 14% 정도로 계산했습니다. 이거저거 다 귀찮거나 다른 오일을 살 생각이 없으면 올리브 오일 100% 비누를 만들어도 됩니다. 그리고 에센셜 오일을 넣어주기도 하는데, 초보자인 제가 도전하기엔 그 효능도 잘 모르겠고, 비싸기도 하고 해서 관뒀습니다. 그러나 비누가 완성된 단계에서 약간 후회가…….; 그건 뒤에 설명하기로 하고, 팜유나 코코넛 오일은 상온(20℃)에서 고체 상태인 경우가 있으니 약한 불로 오일을 데워줍니다. (그릇에 따라 전자레인지에 돌리거나 가스레인지에 약한 불로 데우거나) 저는 오일 온도까지 재지는 않지만, 가성소다 녹인 물과 비슷한 온도로 맞추라고들 합니다. 저처럼 대충해도 비누가 만들어지기는 하니까 굳이 온도계를 2개 쓸 필요는 없을 듯;

가성소다 녹인 물과 오일을 섞어서 저어줄 때 저는 처음엔 주걱으로 대강대강 저었는데, 정말 열 나절 저어야 트레이스 상태가 되는 게 아닌가 싶더군요. 불쌍한 표정으로 아버지를 쳐다봤더니

아버지 : 그거 얼마나 저어야 하는데?
: 1시간은 저어야 한데.
아버지 : 정말로 한 시간 저을 거냐?
: …. 도*비 방망이로 하면 10분이면 끝나는데….
아버지 : 그럼, 도*비 방망이로 돌리고 10분 안에 끝내자.

라고 하시며 바로 도움을 주셨습니다. ㅡㅜ 흑, 그거 매일 아침 아버지 콩 물 갈 때 쓰시는 건데, 선뜻 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주걱으로 섞다가 핸드블렌더로 섞다가 번갈아가며 젓는데, 정말 핸드블렌더의 힘은 대단하더이다. 제가 저을 땐 어떤 기미도 안 보이더니 순식간에 점도가 생기더군요. 거품도 좀 나고 3분 이상 돌리면 모터가 과열돼서 주걱으로 사이사이 좀 저어주고 했더니 정말 10분 만에 걸쭉한 트레이스 상태에 도달했습니다. 어떻게 판단하냐면 주걱으로 떠서 떨어뜨리면 표면에 자국이 남는 걸로 트레이스 상태가 됐다고 보는 겁니다만, 죽이나 풀 같은 상태라고 판단되면 이미 비누화 된 겁니다.
이렇게 된 상태에서 미리 준비한 1000ml 우유 곽에 부어주는데, 아뿔싸! 둥그런 이남박을 그냥 부었더니 흘리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애초에 그냥 상자 같은 넓은 데 부었으면 되었을 걸 입구가 좁은 우유 곽 같은데 부으려니 그게 잘 될 리가 없지요. 다음에 또 만들 일이 있다면 이 부분에서 개선을.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우유 곽 두 개에 부어놓고 굳히기에 들어갔는데, 그때도 뜨끈뜨끈 비누화 반응은 계속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에션셜 오일이나 프레그런스 오일을 넣었더라면 이라고 후회한 건 바로 이때였는데, 향기가 참;;; 싸구려 빨랫비누 냄새가 나더군요. 향이야 어차피 숙성시키는 과정에서 다 날아간다고 들어서 아예 시도하지 않았는데, 지금 심정은 정말 그 향이 다 날아간다면 좋겠다…입니다. 아버지는 향을 맡아보시고는 그거 너 혼자 다 써라~ 고 하시고… ㅡㅜ 정말 4~6주 후에도 이런 향이라면 쓰는 게 망설여질 거 같아서 걱정입니다.
비누를 숙성시키는 건 pH 도를 적정선으로 낮추기 위함인데, 비누화 과정은 틀에 부은 뒤에도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숙성과정이 길수록 부드러운 비누가 된다고 합니다. 단, 비누가 산패할 수 있기 때문에 보관에 신경을 써야겠지만요. (* 비누의 산패를 방지하기 위해 항산화제를 넣어주기도 하는데, 주로 사용되는 게 포도씨유, 비타민 E, 자몽씨유 등입니다. 최소 전체 중량의 0.5% 이상.)

처음 만들어보는 비누라 사진 같은 걸 찍을 여유도 없이 만들었는데, 만드는데 걸린 시간은 1시간 정도. 정리하는데 30분 정도 걸렸네요. 일단 비누 색은 옅은 노랑색(빨랫비누 색 OTL)이고 향도 싸구려 빨랫비누 냄새지만,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베이스 오일로 사용한 만큼 고급비누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숙성 기간이 끝나봐야 알겠지만;;) 다음엔 사용해보고 사용기를 올리도록 하지요.

* 비누 자른 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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