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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4.08.30 전율의 귀공자 셋쇼마루
  2. 2004.08.27 영원한 소녀의 이름 - 빨강머리 앤
옆의 그림은 조금 사실과 다름;; 아마도 셋쇼마루사마의 팬을 위한 서비스컷이라 생각된다.
물론 셋쇼마루 사마(자연스럽게 '사마'가 붙는다.)는 멋지고, 냉혹하고, 우아하고, 품위가 있으신 분(;)이지만, 이렇게 웃는 모습을 보여준 적은 거~의 없다. (확신하지 못하는 이유는 162편까지 오는 중에 안본 편도 있기때문에;)
이누야샤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이누야샤와 그의 일행들이지만, 나는 셋쇼마루사마의 첫등장때부터 이미 그에게 마음을 빼았겼다.
저 수식어를 보라, '전율의 귀공자' 벌써부터 강아지 취급받는 누군가와는 한참 다른 소개말이지 않는가. 누가 그러는데, '전율=끌림'이라고 그랬다.

요즘들어 곰곰히 생각해보면, 내가 좋아하는 남성형이라는 것은 그 옛날(;) 캔디캔디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든다. 안소니냐, 테리우스냐..단연 테리우스쪽으로 기울었다. (금발이 아니라서였을까.)
우선은 어딘지 음침하고, 뒤에 무언가(출생의 비밀이라고 하자;) 숨기고 있고, 싸가지가 없고, 냉정하며, 자존심 강하고, 고독한 늑대(사실 늑대는 무리 생활을 하는데;)타입에 걸맞는 실력도 있어야 하고 주로 내유외강형에 일편단심 민들레.

여기서 내가 끌리는 점은 다른 누구에게도 잔혹무비냉정한 이 사내가, 마음을 열어놓은 단 하나의 상대에게만은 독점욕을 품고, 드러나지 않게(이게 포인트) 다정함을 보여주고, 지켜준다는 점이다. 상대에게 독점욕을 품는 만큼 그 마음은 한결같아야 한다. 만약, 저 앞의 조건들을 다 클리어했다고 해도 바람을 핀다면 탈락. (뭐에서;;)

셋쇼마루사마는 이런 점에 있어서 내가 좋아할 요소를 모두 거뜬히 소화해내고 있는 것이다. (비록 로리콤이기는 해도;)
셋쇼마루와 링과의 첫 만남은 매우 정석적이며, 구태의연한 '상처입고 쉬고 있는데, 링이 상처를 치료해준다.'는 설정이다. 어째서인지 냉미남일수록 이런 작은 보살핌에 무지 약해져버리는 것이다. 그러니 냉미남을 향해 마음을 끓이는 처자들은 응급처치법을 철저히 익힘과 동시에 그 최강의 냉미남이 언제 상처를 입을지 타이밍을 재는 것도 중요하리라고 본다.
어쨌든, 그 인연으로 강도에 휘말려 죽은 링을 '천생아'를 사용해서 살린 셋쇼마루는 이후 링을 데리고 다니며 보호한다. 링은 링대로 셋쇼마루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간다는 기특한 태도를 보인다. (천생연분이다. 로리콤이라 그렇지;;)

처음에는 셋쇼마루는 일종의 의무감 혹은 책임감 같은 것으로 링을 데리고 다닌게 아닌가 했는데, 이것은 사랑~♡ 이라고 확신하게 된 것은 칠인대와의 대결씬에서이다. 당시 적은 2명이었고, 링은 인질로 잡힌 상태에서 한 놈은 셋쇼마루를 향해 공격하고, 동시에 다른 한 놈은 링을 죽이려고 마수를 펼치는 장면에서 과연 셋쇼마루는 어떻게 나오는가 보는데, 놀랍게도 링을 잡은 녀석에게 칼을 날리고 셋쇼마루 자신은 상처입는 것은 아랑곳 않고 자신의 적에게 돌진한다. 최강의 셋쇼마루이니까 자기에게 자신이 있었을 수도 있지만, 그 상황에서 칼을 버린다는 것은 링을 향한 '사랑'말고는 설명이 되질 않는다. (몇번이나 말하지만;;; 로리콤)
사실, 알고보면 셋쇼마루는 매우 정이 깊은(켁!) 캐릭터인것이다. (이누야사가 궁지에 빠져있을땐 꼭 나타나서 구해주지 않는가. 표현방법은 비틀려있어도)

이누야사 162편은 '셋쇼마루사마와 영원히' 라는 아주 낯간지러운 제목이다. 음옥귀에 붙들린 링을 구하러 간 셋쇼마루. 그러나 이미 법사들로 구성된 퇴치가 집단에 의해 음옥귀는 정화당했고, 링과 같이 납치당한 마을 아이들도 풀려났다. 여기서 셋쇼마루는 갈등하게된다. 링은 인간 어린아이이니 이대로 마을에서 자라는 게 좋지 않은가. (마치, 너를 사랑하니까 네게 가장 좋은 환경은 이렇고 그래서 헤어질 수 밖에 없다는 등등등) 그러나 링이 셋쇼마루를 부르짖으며 돌아가지 않겠다고 하자 법사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역시, 사랑!) 게다가 퇴치가인 그들이 셋쇼마루를 정화하고자 힘을 쓰는 상황에서도 셋쇼마루는 그들을 해치지 않는다. 요괴의 본성으로 변화를 겪으면서도 셋쇼마루는 살생을 하지 않고 그들이 기량차를 깨닫고 물러나기를 바란다. 왜? 링이 보고있으니까. 그리고 링은 링이 가고싶은데로 가면 된다고 한다. (비겁한 태도;) 링은 기쁘게 셋쇼마루를 따라 떠난다. 그러면서 링이 묻는다. 만약, 자신이 죽고나서도 자신을 기억해줄것인가. 거기에 대해 셋쇼마루는 직접적인 대답은 없지만, 한 박자 늦게 '당연한 일을' 이라고 대답한다. 자, 이제 만사형통, 잘됐어요, 잘됐어요~
아마도 이후 셋쇼마루 일행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을 것 같다.



셋쇼마루사마와 자켄, 링 일행. 사실 아응도 같이 있는 그림을 찾다찾다 못찾았다. (아쉬움;)

<그림출처 - 네이버 이미지 갤러리;;; - 미안합니다>

갑작스럽게 새삼스럽게 빨강머리 앤에 불타오르는 한 주간.
동생놈이 어디서 구했다는(__;;)빨강머리 앤 동영상을 보고 향수에 푹 빠져, 그렇지! DVD가 나왔었지 하고 부랴부랴 인터넷 쇼핑몰을 뒤졌다. (나온지가 언젠데 이런 뒷북이라니;;)
낱개로는 대부분 품절이고 세트로 파는 것 중 제일 싸게 파는 곳 발견!
yes24에서 행사가로 12장 풀세트로 85,800원!!!
장당 7,150원! 이것은 CD 한장값보다도 저렴한 가격!
(왠지, 광고가 되버렸다. 하지만, 오이뮤직에서는 10만원이 넘어갔는걸..)
[그림출처-yes24]
비록 나중에 더 싼곳을 발견하게 된다고 해도 후회하지 않을테다...라는 결심으로 긁었다;

본말전도가 되버렸지만, 오랜만에 다시 본 '빨강머리 앤'은 내개 소녀시절(...")을 떠올리게 해줬고, 그 때 느꼈던 감정들을 다시 재생할 수 있게 해줬다.
빨강머리 앤을 읽지않고 소녀시절을 보낸 아이들도 있을까.
어린 마음에 나는 빨강머리 앤에게서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어쩌면 이렇게 닮았을까...일체화를 경험한 적이 있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그 나이대 여자아이들은 대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자란다고..)
책읽기를 좋아하고, 공상하기를 좋아하고, 외모에 민감하며, 아직도 꿈꾸기를 좋아하는 소녀.

예전에 볼때는 잘 몰랐는데, 원작이 워낙 좋은 것도 있지만 이번에 다시 보니 정말로 정성스럽게 잘 만든 애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캐나다의 자연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낸 것도 멋지지만, 내가 가장 감탄한 것은 사소하게 지나칠 수 있는 일상적인 행동을 결코 그냥 보아 넘기는 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매튜는 일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올 때는 꼭 계단참에서 장화에 묻은 흙을 모서리에 문지르고 들어온다.
그리고 들어와서 소파에 누울땐, 소파 아래에 V자 홈이 파인 나무대를 이용해서 부츠를 벗는다.
이런 일련의 동작들은 사실 이야기의 진행과는 무관한 부분이지만, 이런 장면을 넣어줌으로 해서 나는 좀더 생생하게 매튜라는 인물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앤이 설겆이를 하는 장면, 마릴라가 요리를 하는 장면, 밖에서 맨발로 뛰어놀던 앤이 집에 들어가기 전에 물통에 발을 씻는 이런 생활감이 짙게 배어나오는 장면들이 애니에,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준다고 생각한다.
하긴, 감독은 다카하타 이사오에 작화감독은 콘도 요시후미, 장면설정은 미야자키 하야오가 맡았다고 하니까.

애니를 보다가 중간에 앤의 목소리가 달라지는 부분이 몇 장면 나오는 바람에 故 정경애씨의 목소리가 너무 아쉽기도 하다.
(미성박명...ㅠ.ㅠ)

개인적인 별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