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계에서는 한 대여섯 작품 할 때까지는 여전히 신인배우 취급이라는 걸 잘 모르는 사람들은 박은태가 신인상? 이라는 반응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뮤지컬 배우의 성장 프로세스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스윙 - 앙상블 - 조연 - 커버 - 주연 순으로 성장해 나간다. 저렇게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주연 자리까지 올라오려면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고, 데뷔하자마자 신인상을 거머쥐는 경우가 오히려 드문 편이다. 그래서 한뮤대 규정상 신인상은 데뷔 후 5년까지로 시기를 정했는데, 은태는 딱 그 5년을 꽉 채워서 신인상을 받은 거다. 올해 못받으면 신인상은 영 못받는 거였는데, 늦게라도 이렇게 받게되어서 참 다행이랄지, 하여간 뿌듯하겠다 싶다.
작년에 모차르트!로 받을 만 했는데, 올해 피맛골 연가의 김생 역으로 받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김생은 창작 뮤지컬의 초연 캐릭터였으니, 온전히 은태가 만들어낸 캐릭터로 받은 상이니까. (그러고보니, 피맛골 연가는 최다 노미네이트 된 것 치고는, 남우 신인상과 여우 주연상 - 조정은, 선녀님의 주연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 이렇게 2가지 상을 수상했는데, 역시 배우빨이었던 게지;)
각종 인터뷰에서 보면 참 거침이 없다고 할까, 굳이 감추고 그런 게 없기는 한데, 시상식 소감이 진짜 너무 너무 박은태다워서 좀 웃었다. 부천에서 채소가게 하시는 부모님의 세째 아들이 상을 받았다며 부모님께 감사를 전하고, "사랑하는 여자 친구"에게 이 영광을 돌린다고 하는 거 보면서, 참 한결같다 정말 솔직하고 가리는 게 없구나 싶었다.
노력하는 것, 성실도 재능이다. 시간의 힘을 믿으며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이 성장형 배우가 이뤄낸 성과를 축하하고, 앞으로도 오래도록 무대 위에서 빛이 나는 배우로 서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