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gnarok II Concert by KANNO YOKO
일시 : 2007. 06. 20 | 장소 : 세종문화회관 | 주최 : 그라비티
Super Band : 이마호리 츠네오(기타) / 시노자키 마사츠구(바이올린) / 호리사와 마사미(첼로) /
바가본드 스즈키(베이스) / 후지이 타마오(퍼커션)
SPECIAL GUEST : 에스카플로네 - 사카모토 마아야 / 공각 기동대 - Origa / 카우보이 비밥 - 야마네 마이
말이 필요없어요. 이걸 안 봤으며 평생을 후회하고 땅을 쳤을 게 틀림없는 그런 공연을 보고왔습니다.
어흐흑. 진짜, 나 자신을 마구마구 칭찬해주고 싶어요. 1층 VIP석은 놓쳐서 2층 올라갈까 하다가 그냥 1층 R석으로 예매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어요. 비록 뒷자리긴 했지만, 칸노 상, 마아야 상, 마이 상, Origa 씨 모두 얼굴 표정까지 보이고, 정말 좋았어요.
사진 딸린 자세한 후기는 네이버에 많더라구요. 심지어 동영상까지. 그래서 저는 그냥 제 개인적인 인상을 죽 늘어놓겠습니다. 번호와 순서는 상관없을지도 몰라요.;;
- 공각기동대의 그 노래를 라이브로 듣게 되다니!!
Torukia, Inner Universe, Rise, Player
시작은 공각기동대로 가볍게(?!) 몸을 풀어주십니다. (Player 사이에 카우보이 비밥 노래가 들어가지만 일단은)
그런데 관객도 가수분도 몸이 덜풀려서 그런가 아니면, 국내에서 공각기동대 TV판은 그리 인지도가 높지 않은가, Origa 씨가 그 아름답고 신비로운 목소리로 노래해주시는데, 호응이 너무 없었다는 게 좀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코러스의 저 청량한 목소리의 아가씨는 누군가 했다가 사카모토 마아야 상이라는 거 확인하고 뒤집어졌습니다. 우어어어~ 마아야 상의 코러스로 Rise를 듣는 날이 또 오겠어요?!!! 게다가 야마네 마이 상까지 같이 합세한 코러스는 정녕 후덜덜한 포스를 내뿜고~ 이때 부터 망가진 눈물샘이 끝날 때까지 계속 말썽이었죠. ^///^
- Don't bother none, Call me Call me
그날 공연에서 가장 큰 환성을 받은 건 카우보이 비밥과 에스카플로네 였습니다. 특히 야마네 마이 상의 허스키하고 끈적끈적한 목소리의 포스란. 블루스를 위해 태어난 것 같은 분이었어요. 맨발로 무대를 휘어잡는 카리스마 하며, 온몸으로 음악을 느끼고, 표현하는 호소력. 진짜 짱입니다요, 누님.
- 하늘과 별, 빛속으로
마아야 상!!! 누가 우리 마아야 상 라이브 못 한다는 헛소문을 퍼트리고 다닌겁니까!!!(버럭)
진짜 천사의 목소리에요. 청량감 가득한 맑고 시원한 목소리. 게다가 애잔하고 서정적인 노래에 감동 백만배. 그런데 아르주나 거의 인지도가 없는 모양이었어요. 게다가 노래가 full version이 아니라, 중간에 무용수 분과 함께 무대뒤로 사라지셔서 얼마나 아쉬웠는지. ;ㅗ; 전체적으로 마아야 상 솔로 무대가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걸 뒤에 가서 만회해 주십니다.
- 라그나로크 2 OST
그렇죠, 원래 이 콘서트는 제목부터가 "칸노 요코 라그나로크2 콘서트"인겁니다. 처음엔 초큼 불안하기도 했었지요. (나만 그런건 아닌거 같지만.) 하지만, 우리 칸노 상 음악성이 어디갑니까. 아아~ 전혀 관심도 없었건만, OST는 꼭 사아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특히 Origa 씨가 불러준(OST에선 다른 분이 불렀겠죠 ;ㅗ;) Poem, Yoru 정말 좋았습니다. 그리고 몇 십대 일이라는 경쟁을 뚫고 오디션에서 뽑혔다는 소년...이라기 보다는 어린이 윤현수 군이 불러준 Intro Thema!!! (이 아름다운 곡에 어울리는 멋진 제목 좀 지어주세요. 아무리 게임 첫 화면에 나오는 음악이라도 그렇지) 아아~ 이 누나는 단번에 너의 박순희가 되었다. 그대로 잘만 커준다면 제2의 임형주도 꿈이 아니리. 아니, 등장의 임팩트는 임형주를 능가한다고 본다. 진짜, 나는 무슨 비엔나 소년합창단의 보이 소프라노 쯤 되는 줄 알았다. 어허허헝 ㅠ.ㅠ (님아, 자제효~) 아놔, 진짜 클라이막스부분의 '라그나로~크' 하는데 정말 눈물 찔끔찔끔 가슴이 벅차더라니깐. 바이올린도 할 줄 안다는 10살 윤현수 군, 이대로 바람직하게 자라주길 바라요.
이 외에도 Stone Music이라는 마림바 곡, 퍼커션의 타마 짱 (칸노 상의 소개가 그랬음. 송승헌 씨의 얼굴을 좋아하신다는 멋진 누님. 참고로 칸노 상은 송강호 씨를 좋아한다고 하셨음.)과 칸노 상, 드러머 분과 베이시스트 분까지 합세해서 상당히 즐겁고 유쾌한 곡으로 완성되었습니다.
그리고 진짜 아무도 몰랐던 깜짝 이벤트(?) 회전 무대를 이용한 관현악단의 등장! 뭐, 회전무대가 신기할 정도는 아니지만, 저를 비롯한 그날 관객들은 이럴 거라고 상상도 못했었어요. 갑자기 회전하면서 등장하는 관현악단에 열광. 그 작은 몸집으로 카리스마 넘치게 지휘하시는 칸노 상에 또 열광. Five years war는 칸노 상 특유의 비장미가 넘치는 곡이었고, 백파이프 연주와 바이올린 솔로가 압권이었던 Din Don Dan Dan까지 뭐하나 흠잡을 데 없는 훌륭한 OST였습니다. 그러니 그라비티는 얼른 정식 OST를 판매하라!! (한 곡도 남김없이 토해내라!!)
- Real folk bluse, ELM, 아! Bule
분위기야 말씀 안 해도 아실려나. 어쿠스틱 기타 반주로 듣는 Real folk bluse도 참 좋았어요. 원곡의 박력과 비교하면 좀 심심한가 하기도 하지만, 목소리 하나로 무대를 휘어잡는 야마네 마이 상의 무대인걸요. 진짜 블루스를 위해 태어난 것 같은 분입니다. 어쩜 그렇게.
Origa 누님과 함께 부른 ELM도 멋졌어요. (뭔들;;) 감탄사가 부족해서, 어휘력이 딸려서 다 표현할 수 없다는 게 한탄스러워요. ;ㅗ;
그리고 대망(!)의 Blue. 이건 정말 그 자리에서 들은 사람이 아니면 몰라요. 그 감동을 전할 자신도 없어요.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지도 않아요. 그러니까 이걸로 끗....해버리면 돌 날아오겠죠? 내 평생에 다시 들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곡이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오케스트라 반주로 사카모토 마아야 상이 코러스(라기 보단 세미 듀엣이라 할지;)를 넣어주고, 야마네 마이 상이 영혼을 실어 불러주는 Blue를 언제 어디서 다시 들을 수 있겠어요. 누구 말처럼 신내림이 뭔지 확실하게 보여주셨던 마이 상. 'Free~~'할 때 한마디로 쩔었습니다. 멋져요, 누님. ㅠ.ㅠb
- 반지, 약속은 필요없어
Blue로 해서 최고조로 달아오른 공연이 진짜 클라이막스로 치달아갑니다. 개인좌석에 붙어있는 화면에 "반지"라고 곡명이 떴을 때 끓어오른 환성이란. 먼저 Origa 누님이 선창해주십니다. 그런데 뭔가 익숙한 음절이 귀에 들어옵니다. Oh, My God!! 무려 한국어로 불러주십니다. ┭┮_┭┮ 야마네 상이 한국어로 불러주십니다. 사카모토 마아야 상은 스크립트도 안 보시고 외워서 불러주십니다. 우어어엉~
그렇게 반지가 끝나고 끓어오르는 환성을 덮어버리는 "네! 아이시타라~" 바로 '약속은 필요없어'를 불러주십니다. 이것도 후렴은 한국어로 불러주시고, 게다가 후렴구를 반복하시면서 "같이~ 같이~" 라고 깜찍하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오덕후라 미안해요. OTL 안타깝게도 그날 관객은 오덕후가 대부분이라 오히려 한국어 가사를 몰랐다는 안습 상황;; 일본어로 부르라고 했으면 오히려 잘 따라했을 거에요. OTL 최고의 선물을 선사해주셨으나, 받아먹을 줄 몰라서리;;
앵콜로 이어진 오케스트라 메들리와 이어진 칸노 상의 한국어 멤버 소개. 처음엔 인사말 정도는 외우셨겠거니 했지만, 그게 아니라 한국말을 배우셨더군요. 베이시스트이신 분이 '스님'이라고 그 분의 일화를 소개할 때 '이 얘기를 끝까지 할 수 있을까나.'하시는데 나이를 잊은 귀여움이 철철 흘러넘치셨어요. ㅠ.ㅠ 세션분들, 가수분들, 무용수까지 재치있게 소개해주셨고요, 특히 가수분들은 "이런 천사(천상?)의 목소리로 꼭 사랑해요를 들어보고 싶어요."라고 반 강제로 세 분께 '사랑해요'를 받아냈습니다. 정말 고마웠어요. ㅠ.ㅠ
피날레는 라그나로크2의 Hodo였습니다. 다같이 신나게 행진하고 즐기면서 공연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 And...end?
이렇게 보낼 순 없어! 하는 순간 칸노 상이 피아노 앞에 앉으시더군요. 잘은 기억이 안 나지만, 푸른 눈동자, 강아지를 잃어버렸다, 대항해시대 등을 연주해주시고, 갑자기 화면이 반전되더니 그림자 놀이를 하시는 칸노 상. 그리고 OHP필름에 준비한 말이 하나 하나 화면에 뜹니다.
와줘서 고마워
어땠어?
좋았어?
겨우그정도?
또 올꺼지?
사랑해.
짱! 최고야
byebye~
칸노 요코 상을 저는 천재라고 생각합니다. 자유롭게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적인 센스. 재능. 악기를 직접 연주하고, 결코 쉽지않았을 한국어로 30분 동안 진행도 하고. 앵콜의 오케스트라 메들리에서 보여주는 음악적인 다양성. 마지막의 마지막에 보여준 그림자 놀이 센스까지. 한마디로 칸노 상의 센스가 작렬한 콘서트였습니다. 진짜 다시 한국에서 공연해주시는 거죠? 그때는 꼭 VIP석을 사수하겠습니다.
ps. 그날 공연장에서 라그나로크2 OST 파는 걸 몰랐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일단 표찾기 바쁘게 자리 찾아 들어가고, 공연이 세시간 가량 진행되는 바람에 막차 걱정을 해야했거든요. 그라비티는 어제 공연의 실황 DVD를 내달라!! 안되면 라이브 CD라도!!
ps2. 관람객의 비중은 대개 애니메이션 팬, 게임 팬, 칸노 상 팬 뭐 그랬던 거 같습니다. 그러니 세종문화회관과는 조금 동떨어진 듯한 관객들. 초반엔 반응이 참 썰렁해서, 음향을 위해 세종문화회관 선택해 준 건 백번 잘한 일이고 고맙지만, 관객이 석상이야~ 했더랬어요. 물론, 공연이 무르익으면서 달라졌지만요. 앵콜 공연 때 1층은 계속 기립이었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칸노 상이 피아노 솔로로 메들리 들려줄 때 주위에서 들려온 대화 한 토막.
女 : 음악이 계속 미묘하게 바뀌는데, 사람들 기가 막히게 알아차리네.
男 : 다들 오타쿠라 그래.
ps3. http://www.yes24.com/Event/03_music/2007/0620Lagnarok.aspx?CategoryNumber=003 예스24에서 독점판매 해준다고 하네요. 엉엉. ㅠ.ㅠ 7/3 발매 예정이라지만, 놓친 사람에겐 진짜 하늘에서 내려온 구명줄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