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민주화된 10년. 그 10년을 이렇게 보내드릴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가슴 아픕니다.
가라는 X들은 안 가고, 바지가랑이라도 붙들고 싶은 분들만 가시는군요.
그래도
가시는 길 부디 평안하시길
 
제가 故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배너를 100일은 달아놔야지...하고 블로그 상단에 올려놨었습니다.
5월 23일 돌아가셨으니 8월 30일까지는 올려놓자고 그랬는데, 그 100일이 오기도 전에 또 한분의 존경하는 전직 대통령께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먹구름이 낀 듯 답답합니다.
사실은 일본에 와 있어서, 잘 실감은 못했습니다.
네이버, 다음 첫 화면에 확인 기사가 떴을 때도 이건 뭔가 잘못된 거라고 생각했었고, 그 이후 일본에서도 뉴스로 방송을 타는 걸 보면서도 실감이 나질 않았습니다.
지금 하는 일이 힘겨워서, 매일 부족한 잠과 싸우며,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쳐가는 와중이라 그랬나 그저 멍~하더군요. 
지난 일요일, 일본에 하루종일 비가 왔었더랬습니다. 주륵주륵 내리는 비에 외출 생각을 잠시 접고, TV를 켰습니다.
마침, 뉴스에서 한국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애도하는 시민들의 화면을 보여주는데, 그제서야 주륵 눈물이 나더군요.

한국에서 주류에 도전하는 비주류의 모습은 이렇게도 치열하고, 아프고, 비참하구나.....

"천박하다"는 단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이 정부의 모든 것이 절망적입니다.

외국으로의 도피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만, 이렇게까지 깊은 절망과 실망과 허무를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정부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같이 섞여 살 자신이 점점 없어집니다.
물질만능주의를 부추기고, 지향하면서, 돈 외에 다른 건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는 걸 견딜 자신이 없어집니다. 노 전 대통령이 지향했던 사회는 그저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아니었는지요. 지금의 몰상식한 정부와 그 정부의 행태에 나날이 분노만 쌓여가고, 허탈함만 깊어져갑니다.

일을 하다가도 문득 가슴이 답답하고, 눈물이 나올 것 같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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