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MLET
일 시 : 2011. 12 .23 ~ 2011. 12. 25
장 소 : 고양 아람누리 아람극장
관극일 : 2011. 12. 24 (토) 15:00
음악 / 대본 : 야넥 레데츠키 , 원작자 : W.셰익스피어
연 출 : 로버트 요한슨, 음악감독 : 원미솔
캐스트 : 햄릿 - 박은태, 오필리어 - 윤공주, 레어티스 - 강태을, 거트루트 - 신영숙, 클로디어스 - 서범석, 폴로니우스 - 김성기
- 아람누리 음향은 여전했고, 은릿은 답답한 마이크 음향에 욕구불만이었던 듯, '피는 피로써' 넘버에서 살짝 무리해서 지른다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음향팀의 설계 미스를 생목으로 극복하려는 거 자체가 무리한 발상. 다음부터는 그냥 포기하도록. 괜히 자기 한계를 시험하다가 정말로 목이 상할 수 있으니, 아니 두번이나 성대 결절을 겪어봤으니, 본인이 더 잘 알겠지만. 이 때 무리한 게 이후 공연 중에 잠깐 잠깐 그 흔적을 드러냈지만, 노련하게 아슬한 선에서 넘버 클리어.
그런데, 정말 음향이 너무 총체적인 문제였던게, 그래도 어제 공연은 성량 폭발 동석이, 윤영석 씨라도 있었지, 오늘은 발음이 샌다고할까 하여간 소리가 모이지 않는 김성기 씨까지 있다보니, 1층 뒤쪽부터 그 이상 윗층에서 과연 대사가 제대로 들리기나 했을까 싶더라. 특히 가늘게 잦아드는 어말 어미는 죄다 먹어버리는 음향이었는데. 아니, 정확히는 음향이 문제가 아니라, 반주에 음향이 묻히게 디자인한 음향팀이 문제지. 아람누리 음향 자체에는 불만 없다. 반주에 배우들 목소리 묻힐 때마다, 특히 베이스, 드럼 쪽에 마이크 있으면 꺼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 '내 평생 당신을 기다렸어' 범사마가 분명 뭔가를 하신 게 분명하다. 지난 주 부터 영숙 거트루트께서 범사마 얼굴만 보면 갑자기 웃음을 터트리시는데, 이게 윤클로일 땐 그냥 끝까지 미소 지은 얼굴인데, 범클로일 땐 첫 대면 장면에서 벌써 웃음이 터지신단 말이지.
- 오늘 태을 레어는 이번 시즌 본 중에서 목 상태가 가장 좋았는데, 하여간에 저놈의 반주에 목소리 묻히는 음향만 아니었던들;
Sister에서 동석이가 오빠 모드를 찾은 거 같다했더니, 난데없이 이제까지 오빠 모드를 굳건히 유지하던 태을 레어가 막판으로 오면서 목소리를 부드럽게 내려고 애를 쓰더니 아련아련 오빠 모드로 돌아서서, 아쉬워서 그러시나 아님, 모차오락 연습 들어간 게 영향을 미친건가 싶었다.
Killer's name에서 슬픔에 반쯤 넋이 나가 몸을 못가누고 휘청거리며 배를 내려오는 태을 레어는 언제봐도 마음 짠한 장면. 그래, 타국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슬픔이 먼저 앞선다는 게, 아무리 주책맞은 아버지라도, 아들이 아버지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 수 있어서 난 여기서 태을 배우의 해석이 참 마음에 든다. 성기 폴로니우스든, 장섭 폴로니우스든 애정 표현의 방식은 다를지언정, 자식 사랑 끔찍한 건 두 분 다 마찬가지기도 하고.
오필리어 장례식에서 동레어는 오필리어의 손을 꼭 붙잡다가 '너 없는 이 세상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며 마지막에서야 손을 놓는다면, 태을 레어는 그 마지막 부분에 가서야 오필리어 손을 붙잡고 오열한다. 이 두 오빠의 너 없이 어떻게 사느냐는 한스런 마음이 저렇게 다르게 나타나는 게 참 좋다. 뭐랄까 동레어가 너무 너무 슬퍼하기는 하지만, 마지막에는 그래도 보내줘야지 라는 것 같다면, 태을 레어는 담담히 보내주는 듯 하다 마지막에 결국 너를 보낼 수 없다고 다시 손을 붙잡는 것 같다고 할까.
- 영숙 거트루트, 범클로는 언제나 진리시지만, 새삼 음향이 아쉬웠던 건 오늘 영숙 거트루트의 I'm untrue와 범클로의 Chapel이 정말 마음 절절한 연기가 덧입혀지면서 감정선이 말도 못하게 좋았는데, 그게 반주에 묻히는 목소리 때문에 앞자리에 앉은, 그리고 반복 관람한 나같은 사람에겐 정말 레전드다 싶었지만, 그게 객석 전체에 제대로 전달이 됐는가 하는 부분에서 너무 많은 아쉬움이 많이 남아서. 어차피 내일 총막공이라, 그 사이에 바뀌지도 않겠지만, 반주에 묻혀 때로 묵음되버리는 한숨 소리, 흐느낌같은 게 진짜 너무 아깝고 안타까워서.
- 김성기 씨는 오늘 MR 반주 부분에서 박자 따라가느라 급급한 모습을 참 여러번 보이셨다. 이게 오케스트라 같으면 어떻게 맞춰주려고 노력했을지 모르겠는데, He's crazy에서 색소폰 소리며, 뭔가 소리가 풍성해졌다 했더니 MR이었는지, 평소대로(?) 삘에 맞춰 템포 늘렸다 줄였다 하시는 김성기 씨 템포와 무관하게 MR은 정박으로 나가니 어지간히 안 맞아서 참으로 쓰릴했다. 그래도 자기 삘을 포기하고 막판에 겨우겨우 맞춰 들어가시기는 하더라만.
- 오늘 은릿은 분노에 슬픔과 우울을 더한 참으로 음울한 왕자님 버전. 분노의 크기만큼 슬픔도 더해지는 분위기라고 할까. 이게 결혼식 장면을 뒤에서 지켜볼 때부터 죽 이어지더니, '수녀원에 가'에서 '증거가 필요해'를 거쳐 '오늘 밤을 위해'까지 연결이 되면서 피날레의 '산다는 게 연극같아' 독무를 출 때, 난 오늘처럼 아프고 슬픈 독무는 본 적이 없다. 마치 통곡하듯, 한 음절 한 음절 내뱉는 가사가 가슴 속 울음을 토해내는 듯하고, 표정마저도 너무 비통해해서, 흐르는 땀방울이 눈물 방울처럼 보이더라.
지금까지 진실이라 믿었던 것들이 거짓으로 드러나고, 그 속에서 또 거짓을 연기하는 자신에 대한 분노와 연민, 그리고 지금 거짓 속에 살아가는지 아닌지도 모르면서 살아가는 다른 모든 이들을 불쌍히 여기는 것 처럼 느껴지는 피날레였다.
이 정서는 2막에까지 고스란히 이어져서 사느냐 죽느냐 고뇌할 때도 복수를 위한 연극을 올릴 때도 그 바닥에 깔려있는 정서는 증오와 분노보다 더한 슬픔이었다. 그리고 그 슬픔의 근원에는 깊은 무력감이 만들어낸 공허가 있다.
외눈박이 세상에서 두 눈 멀쩡한 자신이 비정상이라고 취급받는 것 같은,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한다는 그런 무력감말이다. 그게 은릿의 가장 큰 비극이 아니었을까. 절친이라는 호레이쇼 마저도 '말을 해봐!' 버럭댈 수 밖에 없을 만큼 자신을 섬처럼 고립시켜버린 이 불쌍한 왕자님.
허나 그 고립이 스스로 자처한 것이라고 하기엔, 하나뿐인 연인은 저리 텅빈 인형이고, 하나뿐인 친구는 속도 모르고 세상 이치는 원래 다 그렇다며 너는 왜 어른스럽지 못하게 거기에 순응하지 않느냐고 하니, 이 딱한 왕자님의 조력자가 '유랑' 극단 뿐이었다는 게 그 처지의 고단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달까.
폴로니우스 살해 장면에서의 연기가 아직도 계속 진화 중이다. 이만하면 완성형이라고 생각되는 지점에서 계속 디테일이 더 자연스럽게, 더 강렬하게 조금씩이라도 발전하고 있어서, 은태한테 햄릿이라는 캐릭터는 새삼 특별한 캐릭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끝에 끝까지 더 잘하고 싶어하는 마음 같은 게 느껴져서.
극의 마지막. 음향 이런 거 상관없이 사자후와도 같이 뿜어낸 '클라우디우스─!!!!!'가 날카롭게 뻗어 올라 홀을 가득 메우고, '덴~마크여! 알고 있나' 부터는 그야말로 공간을 그 소리로 온전히 채워서 마지막에서야 완전 연소.
은릿은 마지막까지 결코 편하게 가지를 않아서, 어째서 이 불쌍한 왕자님은 죽을 때마저 안식을 가질 수 없는 건지. 그렇게 힘겹게 온 마음과 영혼과 육신을 괴롭히다가 마지막까지도 고뇌를 털어버리지 못한 모습은 너무 마음이 아프다.
- 커튼콜에서 태을 레어가 배에서 내려오다가 잠시 미끌해서 쓰릴했고, 김성기 씨도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해줘서 크리스마스 이브 다운 커튼콜이었다. 사실 서울 총막공을 보고도, 고양 공연이 있으니까 라며 실감이 안났는데, 진짜 내일 공연으로 햄릿과는 이별이라는 생각이드니 이제야 서서히 아쉬운 마음이 든다. 부디 내일 총막공은 아무 사고(음향이라던가 오케미스라던가) 없이 무사히 치뤄지길 바란다.
일 시 : 2011. 12 .23 ~ 2011. 12. 25
장 소 : 고양 아람누리 아람극장
관극일 : 2011. 12. 24 (토) 15:00
음악 / 대본 : 야넥 레데츠키 , 원작자 : W.셰익스피어
연 출 : 로버트 요한슨, 음악감독 : 원미솔
캐스트 : 햄릿 - 박은태, 오필리어 - 윤공주, 레어티스 - 강태을, 거트루트 - 신영숙, 클로디어스 - 서범석, 폴로니우스 - 김성기
- 아람누리 음향은 여전했고, 은릿은 답답한 마이크 음향에 욕구불만이었던 듯, '피는 피로써' 넘버에서 살짝 무리해서 지른다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음향팀의 설계 미스를 생목으로 극복하려는 거 자체가 무리한 발상. 다음부터는 그냥 포기하도록. 괜히 자기 한계를 시험하다가 정말로 목이 상할 수 있으니, 아니 두번이나 성대 결절을 겪어봤으니, 본인이 더 잘 알겠지만. 이 때 무리한 게 이후 공연 중에 잠깐 잠깐 그 흔적을 드러냈지만, 노련하게 아슬한 선에서 넘버 클리어.
그런데, 정말 음향이 너무 총체적인 문제였던게, 그래도 어제 공연은 성량 폭발 동석이, 윤영석 씨라도 있었지, 오늘은 발음이 샌다고할까 하여간 소리가 모이지 않는 김성기 씨까지 있다보니, 1층 뒤쪽부터 그 이상 윗층에서 과연 대사가 제대로 들리기나 했을까 싶더라. 특히 가늘게 잦아드는 어말 어미는 죄다 먹어버리는 음향이었는데. 아니, 정확히는 음향이 문제가 아니라, 반주에 음향이 묻히게 디자인한 음향팀이 문제지. 아람누리 음향 자체에는 불만 없다. 반주에 배우들 목소리 묻힐 때마다, 특히 베이스, 드럼 쪽에 마이크 있으면 꺼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 '내 평생 당신을 기다렸어' 범사마가 분명 뭔가를 하신 게 분명하다. 지난 주 부터 영숙 거트루트께서 범사마 얼굴만 보면 갑자기 웃음을 터트리시는데, 이게 윤클로일 땐 그냥 끝까지 미소 지은 얼굴인데, 범클로일 땐 첫 대면 장면에서 벌써 웃음이 터지신단 말이지.
- 오늘 태을 레어는 이번 시즌 본 중에서 목 상태가 가장 좋았는데, 하여간에 저놈의 반주에 목소리 묻히는 음향만 아니었던들;
Sister에서 동석이가 오빠 모드를 찾은 거 같다했더니, 난데없이 이제까지 오빠 모드를 굳건히 유지하던 태을 레어가 막판으로 오면서 목소리를 부드럽게 내려고 애를 쓰더니 아련아련 오빠 모드로 돌아서서, 아쉬워서 그러시나 아님, 모차오락 연습 들어간 게 영향을 미친건가 싶었다.
Killer's name에서 슬픔에 반쯤 넋이 나가 몸을 못가누고 휘청거리며 배를 내려오는 태을 레어는 언제봐도 마음 짠한 장면. 그래, 타국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슬픔이 먼저 앞선다는 게, 아무리 주책맞은 아버지라도, 아들이 아버지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 수 있어서 난 여기서 태을 배우의 해석이 참 마음에 든다. 성기 폴로니우스든, 장섭 폴로니우스든 애정 표현의 방식은 다를지언정, 자식 사랑 끔찍한 건 두 분 다 마찬가지기도 하고.
오필리어 장례식에서 동레어는 오필리어의 손을 꼭 붙잡다가 '너 없는 이 세상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며 마지막에서야 손을 놓는다면, 태을 레어는 그 마지막 부분에 가서야 오필리어 손을 붙잡고 오열한다. 이 두 오빠의 너 없이 어떻게 사느냐는 한스런 마음이 저렇게 다르게 나타나는 게 참 좋다. 뭐랄까 동레어가 너무 너무 슬퍼하기는 하지만, 마지막에는 그래도 보내줘야지 라는 것 같다면, 태을 레어는 담담히 보내주는 듯 하다 마지막에 결국 너를 보낼 수 없다고 다시 손을 붙잡는 것 같다고 할까.
- 영숙 거트루트, 범클로는 언제나 진리시지만, 새삼 음향이 아쉬웠던 건 오늘 영숙 거트루트의 I'm untrue와 범클로의 Chapel이 정말 마음 절절한 연기가 덧입혀지면서 감정선이 말도 못하게 좋았는데, 그게 반주에 묻히는 목소리 때문에 앞자리에 앉은, 그리고 반복 관람한 나같은 사람에겐 정말 레전드다 싶었지만, 그게 객석 전체에 제대로 전달이 됐는가 하는 부분에서 너무 많은 아쉬움이 많이 남아서. 어차피 내일 총막공이라, 그 사이에 바뀌지도 않겠지만, 반주에 묻혀 때로 묵음되버리는 한숨 소리, 흐느낌같은 게 진짜 너무 아깝고 안타까워서.
- 김성기 씨는 오늘 MR 반주 부분에서 박자 따라가느라 급급한 모습을 참 여러번 보이셨다. 이게 오케스트라 같으면 어떻게 맞춰주려고 노력했을지 모르겠는데, He's crazy에서 색소폰 소리며, 뭔가 소리가 풍성해졌다 했더니 MR이었는지, 평소대로(?) 삘에 맞춰 템포 늘렸다 줄였다 하시는 김성기 씨 템포와 무관하게 MR은 정박으로 나가니 어지간히 안 맞아서 참으로 쓰릴했다. 그래도 자기 삘을 포기하고 막판에 겨우겨우 맞춰 들어가시기는 하더라만.
- 오늘 은릿은 분노에 슬픔과 우울을 더한 참으로 음울한 왕자님 버전. 분노의 크기만큼 슬픔도 더해지는 분위기라고 할까. 이게 결혼식 장면을 뒤에서 지켜볼 때부터 죽 이어지더니, '수녀원에 가'에서 '증거가 필요해'를 거쳐 '오늘 밤을 위해'까지 연결이 되면서 피날레의 '산다는 게 연극같아' 독무를 출 때, 난 오늘처럼 아프고 슬픈 독무는 본 적이 없다. 마치 통곡하듯, 한 음절 한 음절 내뱉는 가사가 가슴 속 울음을 토해내는 듯하고, 표정마저도 너무 비통해해서, 흐르는 땀방울이 눈물 방울처럼 보이더라.
지금까지 진실이라 믿었던 것들이 거짓으로 드러나고, 그 속에서 또 거짓을 연기하는 자신에 대한 분노와 연민, 그리고 지금 거짓 속에 살아가는지 아닌지도 모르면서 살아가는 다른 모든 이들을 불쌍히 여기는 것 처럼 느껴지는 피날레였다.
이 정서는 2막에까지 고스란히 이어져서 사느냐 죽느냐 고뇌할 때도 복수를 위한 연극을 올릴 때도 그 바닥에 깔려있는 정서는 증오와 분노보다 더한 슬픔이었다. 그리고 그 슬픔의 근원에는 깊은 무력감이 만들어낸 공허가 있다.
외눈박이 세상에서 두 눈 멀쩡한 자신이 비정상이라고 취급받는 것 같은,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한다는 그런 무력감말이다. 그게 은릿의 가장 큰 비극이 아니었을까. 절친이라는 호레이쇼 마저도 '말을 해봐!' 버럭댈 수 밖에 없을 만큼 자신을 섬처럼 고립시켜버린 이 불쌍한 왕자님.
허나 그 고립이 스스로 자처한 것이라고 하기엔, 하나뿐인 연인은 저리 텅빈 인형이고, 하나뿐인 친구는 속도 모르고 세상 이치는 원래 다 그렇다며 너는 왜 어른스럽지 못하게 거기에 순응하지 않느냐고 하니, 이 딱한 왕자님의 조력자가 '유랑' 극단 뿐이었다는 게 그 처지의 고단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달까.
폴로니우스 살해 장면에서의 연기가 아직도 계속 진화 중이다. 이만하면 완성형이라고 생각되는 지점에서 계속 디테일이 더 자연스럽게, 더 강렬하게 조금씩이라도 발전하고 있어서, 은태한테 햄릿이라는 캐릭터는 새삼 특별한 캐릭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끝에 끝까지 더 잘하고 싶어하는 마음 같은 게 느껴져서.
극의 마지막. 음향 이런 거 상관없이 사자후와도 같이 뿜어낸 '클라우디우스─!!!!!'가 날카롭게 뻗어 올라 홀을 가득 메우고, '덴~마크여! 알고 있나' 부터는 그야말로 공간을 그 소리로 온전히 채워서 마지막에서야 완전 연소.
은릿은 마지막까지 결코 편하게 가지를 않아서, 어째서 이 불쌍한 왕자님은 죽을 때마저 안식을 가질 수 없는 건지. 그렇게 힘겹게 온 마음과 영혼과 육신을 괴롭히다가 마지막까지도 고뇌를 털어버리지 못한 모습은 너무 마음이 아프다.
- 커튼콜에서 태을 레어가 배에서 내려오다가 잠시 미끌해서 쓰릴했고, 김성기 씨도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해줘서 크리스마스 이브 다운 커튼콜이었다. 사실 서울 총막공을 보고도, 고양 공연이 있으니까 라며 실감이 안났는데, 진짜 내일 공연으로 햄릿과는 이별이라는 생각이드니 이제야 서서히 아쉬운 마음이 든다. 부디 내일 총막공은 아무 사고(음향이라던가 오케미스라던가) 없이 무사히 치뤄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