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맛골 연가
일   시 : 2011. 09. 06(화) 20:00
장   소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캐스팅 : 김생 - 박은태, 홍랑 - 조정은, 홍생 - 임현수, 행매 - 양희경

진리의 은생, 은랑!!!!!!!!!!!!!
역시 원조 커플의 이 안정감이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막공 주간 첫 공연인 오늘, 배우님들은 푹 쉬셔서 그랬는지 기운들이 넘치셨고, 무대 장치는 화요병을 앓았다. (안 밀리는 전차 어쩔;;;) 9월 2일 레전드를 한 번 찍으시더니 (3일 공연은 관크의 난이었고) 이번주는 계속 이 분위기로 나가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오늘 은생의 독기가 아주 제대로였다.
유가행렬 때부터 그 싸늘한 분위기가 유지되더니, "사람이 한가하니 살구나무 꽃 떨어지고~" 할 때 냉포스가 말도 못할 정도.

그런데, 토사구팽에서 은생 봉두난발은 이대로 쭉 가기로 한 건지.
3일 공연엔 살구나무 가지가 머리카락을 뽑아가서 그렇게 됐나 싶었는데, 4일 공연엔 평소대로 상투머리로 갔고, 오늘 공연에선 또 봉두난발로 하대? 뭐 나야 이쪽이 색기가 넘쳐서 좋기는 하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푸른학에서 그 봉두난발한 머리가 또 어찌나 색스러운지 자체관크할뻔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눈에는 독기를 가득 품었지, 목소리는 허무함을 가득 담고서 부르는데 싸늘한 표정과 합쳐져서, 이렇게 베일 듯 날카로울 수가 없더랬다.
그러다 후반부에는 절망에 사로잡혀 분노를 토해내는데 또 그렇게 가슴 아프고 ㅠㅠㅠㅠㅠㅠ

오늘의 은생은 참 극단으로 이중적인 감상을 불러일으켰다.
닿으면 베일 듯 날카로운데, 그 이상으로 그냥 꼬옥 안아주고 싶을만큼 애처롭고, 겁도 없이 오지랖만 넓지 싶은데, 쥐떼들 속에 부들부들 떠는 거 보면 겁 참 많은 이 남자가 왜 자기 일 아닐 땐 저렇게 쓸데없이 용감할까 싶고.

쓰다보니 나도 은생교에 입교해야할 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침은 오지 않으리에서의 완벽한 하모니는 오늘도 정말 최고였다.
정은 여신님, 어쩜 그렇게 애절한 표정을 지으시는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정말 오늘도 너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