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타가야 퍼블릭 시어터에서 정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듯한 해체신서 시리즈. DVD는 총 10편까지 나왔고, 올해 17회를 맞이하는 모양이다. 5월 18일 한다고 전단지도 받았는데 ㅠ.ㅠ
하여간 특별히 이 DVD 표지를 올리는 건, 내가 보고 반한 만사이 상의 정좌한 자세의 아름다움 때문에. 오른쪽은 그냥 편하게 앉아계신 모습으로 정좌한 자세와 비교샷.
만사이 상의 자세를 보고 있노라면 그냥 단정함이 옷을 입고 걸어다니고 있다는 느낌. 정갈하고 단아하고, 소나무의 굳건함이라기 보다는 대나무의 유연함이 연상되는 강건함이 느껴진다. 그건 그대로 만사이 상의 연기에도, 평상시 모습에도 배어 나온다. 억지로 꾸며서 겉치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달까.
만사이 상의 아버지, 만사쿠 상은 교겐은 배우의 인품이 잘 드러나는 표현의 예(藝)라고 하셨는데, 그말 그대로라고 생각한다. 교겐을 많이 접한 건 아니지만, 만사쿠 상의 연기에 격조 높은 품격이 느껴지는 것, 만사이 상의 연기에서 재기발랄함과 동시에 금욕적인 정갈함이 느껴지는 것. 이런 것은 자신의 인품, 성격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요즘 매일 새벽까지 사모은 DVD를 보느라 날 밤을 새고 있다.
교겐과 관련된 DVD를 보면서 문득 생각했다. 만사이 상이 교겐시라 다행이다...라고. 만약 가부키 배우였다면, 얼굴에 분장을 했을 것이고, 노(能) 배우였다면, 가면을 쓰고 나오셨을 테니까. 교겐 배우는 따로 분장을 하지 않는 맨 얼굴로 무대에 오른다. 물론 교겐에서도 가면을 쓰기도 하지만, 그건 신(神) 혹은 동물을 연기할 때니까, 보통은 꾸미지 않은 맨 얼굴이다. 게다가 교겐의 곡들은 대부분 풍자와 해학을 담은 희극이라 못알아 들어도 웃을 수 있다는 점이 좋다. ^^;
만사이 상을 전국구 스타로 만든 NHK 아침드라마 '아그리(あぐり)'를 보고 있다.
이제 겨우 DVD 2장, 즉 4주차 까지 봤는데, 이게 97년도 드라마인데, 왜이리 재미있는 거냐. OTL
만사이 상이 연기한 에이스케가 인기 폭발이었다는 게 막 이해가 되려고 한다. 처음에 아그리의 스토리를 봤을 땐, 뭐 이런 제멋대로에 무능력하고 하여간에 룸펜인 남자인가 그랬는데.... 만사이 상, 너무 미화시킨 거 아닌가효~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어쨌거나, 이것이 평균 시청율 28% 아침드라마의 위엄!! 다음편이 궁금하지만, 내일 출근을 위해 정지 버튼을 눌러야 한다는게 괴롭다.
덕분에 요즘 꽂혀서 무한 반복하고 있는 드라마 아그리의 메인 테마 - 멋진 나날에(素晴らしき日々へ)로 이 잡담 포스트를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