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의 세월을 총 망라해보면, 새 종류는 오래 못 살았고, 강아지들은 장수한 편이었다.
(그러나 작년 5월, 올 4월은 우리집 강아지들 대참사의 달이었다. ㅠ.ㅠ)
의정부에 있는 지금 집에 이사오기전, 서울 살 때는 마당이 없어서 강아지를
기를 수 가 없었다. 그렇다구 애완동물이 없었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아, 잠시 잠깐 강아지를 키워봤으나, 누군가 잡아갔다.--;;
새장속에 잉꼬도 키웠었고, 문조도 키웠었다.
하지만, 어쩌다 한번 집안에 들여놓지 않은 날, 고양이가 잡아가버렸다.
또 다람쥐도 키웠었는데, 훗.....다람쥐가 귀엽다고 했던가.
먹이를 충분히 주는데도 한 놈이 다른 한 놈을 잡아먹어버렸다.
(다람쥐가 잡식이라는 것은 처음 알았다.)
그 이후론 다람쥐에 정이 뚝 떨어져 버렸다. 그래봐야 줄무니 '쥐' 잖아.
(햄스터 기르던 동생 친구도 같은 일을 겪고나서 햄스터에 정을 띄었다는 걸로 봐서, 쥐는 역시 한 마리만 길러야 하는가보다.)
그리고 집에서 기르던 것은 아닌데, 상처입은 비둘기(아마 새끼였던 걸로 기억한다.)
를 치료해줬더니, 어디 날아가지도 않고, 꼭 우리집 지붕 위에 앉아 있었다.
구구..하고 부르면 날아와서 모이도 받아먹고 그래서, 무슨 강아지 키우는
기분으로 키웠었더랬다.
그런데, 역시 누군가 잡아갔다.
사람을 무서워 하지 않아서, 사람이 가까이 가도 날아가지 않는 것이 화근이었는지.
동네 사람들 말로는 예비군 훈련 나온 사람들이 그 비둘기를 잡아갔다고 했다.
그리고 의정부 집으로 이사를 왔다. 이곳은 그래도 마당이 좀 있어서
이런 저런 동물을 키웠다. 내 예기를 들은 친구는 무슨 동물원 같다고....--;;
처음 키운것은 꿩이었다. '금계'라고 하는 아주 화려한 수꿩을 키웠다. 정말 머리털이
황금빛으로 반짝반짝하는 것이 얼마나 이뻤는지 모른다. 털 색깔이 무지 화려했는데,
암컷을 꼬시기 위한 수컷들의 노력도 참 대단하구나 싶었다.
이 녀석은 어쩌다 우리 문을 안 잠갔더니 날아가 버렸다.
그래봐야, 야생에 나가면 굶어 죽을 것을.....그후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른다.
그 다음엔 칠면조를 키웠다.
(울 집 근처는 거의 농촌에 가깝다. 양계장도, 목장도, 차타고 10분 안에 다 있다.)
칠면조 3마리를 키웠는데, 정말 덩치가 산만하다. 닭은 옆에 놓으면 상대도 안될 정도다.
이 넘들은 덩치도 큰 만큼 싸기도 많이 싸서, 항상 우리 청소하는 것이 고역이었다.
(물론 나는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늘 아빠와 동생의 몫이었으니까.)
이넘들은 다 키워서 잡아먹었다.--;
동네 잔치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음.....
칠면조 고기는 생각보다 질겼다.
그 다음에 키운 것은 오골계였다.
아버지가 어디서 쌔까만 병아리 다섯마리를 사오셨다. 아니 생각해보면 새까맣다기보단
잿빛이라고 해야할까. 아냐, 아주아주 까맸다.
다섯 마리중에 한 마리가 죽고, 4마리가 무럭무럭 자랐다.
닭을 키워본 사람은 알겠지만, 닭 분뇨 냄새도 장난이 아니다. 그래서 역시 청소에
날이 새고, 날이 지고.....
그래도 키운 보람이 있어서 일주일에 한번은 알을 낳았다.
(수탉이 한마리 있었으니 수정란이다.)
그런데, 이넘들이 알을 품을 줄을 모르는 것이다. 보고 배운게 있어야 따라서 해보고
할텐데, 그래서 그 알들은 다시 양계장에 보냈다. 몇개는 요리해먹고.
그리고 결국엔 잘 키워서 복날에 삼계탕도 해먹고, 닭도리탕도 해먹고.....했다. --;;
그런데 오골계는 뼈까지 검은 색이더라.
백숙이 백숙이 아니더라는....조금은 징그럽기까지 했지만, 오골계는 약이라니까.
그리고 나서 아버지는 새우리를 뜯어버리셨다.
나이가 드니 힘에 부치신다나...(아침저녁 물청소를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아! 한번은 상처입은 너구리가 한마리 집으로 들어온적도 있었다.
사냥꾼이 놓은 올가미에 걸렸었는지 발목있는데를 심하게 상해있었다.
우리에 넣어두고 밥도 주고, 치료도 해줬는데, 역시 야생의 동물이라서인지
좀 나았다 싶었을때 우리의 철망을 끊고 도망갔다.
(대단한 이빨이다. 너구리도 맹수라는 걸 깨달았다. --;;)
그리고 나서 우리집에 강아지 한마리가 왔다.
종을 말하라면 잡종이겠지만, 아마도 북방계열의 강아지이지 싶다. 털이 북실북실하고 털길이도 길고, 또 피부 표면에 솜털이 엄청 촘촘하게 나 있는 것이.
하얀 색에 귀만 갈색이고, 몸에는 갈색 얼룩이 있었다. 우린 그넘을 '재롱이'라고 불렀다.
이녀석이 우리 집에서 최고로 오래 산 애완동물이다. (장장 7년을 같이 살았으니.)
재롱이는 어려서부터 무지 똑똑하고, 또 엄청 이쁜 짓을 잘했기에 온집안 식구의 사랑을 독차지 했었다.
가장 사랑스런 포즈는 앞발에 코뭍고 눈동자 치켜뜨기.
강아지도 표정이 있다는 것을 그넘을 보면서 알 수 있었다.
그 또랑또랑한 눈망울에 장난기가 비추는 것도 보이고, 때론 이넘이 지금 기분이 좋구나 우울하구나 하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사람 기분도 또 장난아니게 잘 파악하는 넘이라, 내가 좀 우울해뵌다 싶으면 괜히 옆에 와서 비비적거리고 아양을 떨었다.
우리 동네에는 갤로퍼가 2대가 있었는데, 아빠 들어오는 소리를 귀신같이 알아서
먼저 대문밖으로 뛰쳐나가기도 했으며, 아빠가 골목에 차를 댈때 꼭 그 뒤에서 알짱대는 바람에, 아빠는 항상 조심을 해야했다. 바퀴에 강아지가 끼일까바.
똑똑하기는 또 얼마나 똑똑했는지, 집안에 사람이 있을땐 옆집 사람이 놀러와도 짖는법이 없었다. 하지만, 집에 사람이 없으면, 자지러지게 짖어대서 대문 근처에 사람이
얼씬거리지 못하게 했다.
그렇게 영리하던 녀석이 가장 취약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차를 무서워 할 줄 모른다는 거였다. 그래서 결국 교통사고로 죽어버렸다.
직접 보지는 못했는데, 동네 아주머니 말씀으론 동네앞 큰길을 건너다 차에 치였다고했다.
그리고 뒤따라 온 차가 개를 실어갔다고 했다.
(나중에 이말을 들으신 울 아빠, 그 사람도 어지간히 개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시체도 묻어주지 못하고, 재롱이는 그렇게 우리곁을 떠났다.
그 후로 아버지는 다시 개에게 정을 주기는 힘들것 같다시며 개 키우기를 꺼려하셨다.
우리 엄마는 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도, 재롱이하고는 정이 듬뿍들었었기땜에
엄마도 개를 키우지 말자고 하셨다.
그렇지만, 그 뒤로도 우리는 강아지를 키웠고, 지금도 키우고 있다.
집안 식구들이 모두 개를 좋아해서 그런가...
한 번은 시골에 성묘하고 돌아오는데 도로 한복판에 왠 까만 새끼 강아지가 한마리 놓여있어서, 또 마침 차도 뜸해서 데려온 적도 있다. 이름은 까맣다고 깜순이(;)라고 지었는데, 안타깝게도 장염에 걸려서 죽었다.(사실, 수의사가 자꾸 주사 바늘로 찔러대서 죽음을 재촉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 다음에 키운 것이 참 볼것없는 쪼그만 강아지였다. 털도 웬지 빈약하고, 몸도 작고 빼짝 마른것이 궁상스러워 보인달까.....그치만 이름은 '예삐'였다. --; 암컷이니까.
털도 많이 빠지고, 화장실도 못 가렸다.--;
그런데도 그 녀석이 우리집에서 살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시 군대 가있던 내 동생이 계속 이 녀석의 안부를 챙겼기 때문이다.
매번 전화할 때도 집안 식구 안부를 묻는 끝에 '예삐도 잘있지?' 하고..
그 덕에 예삐는 엄마의 구박속에도 무사히 살아갈 수 있었다.
그 뒤에 아는 동생에게서 마르티스 새끼를 한마리 얻었다.
원래 시베리안 허스키 강아지를 키우다가 그 녀석이 죽었단다.
동물병원에서 측은히 여겨(아니면, 그 쪽 의료실수였을까..) 마르티스 새끼를 줬단다.
그런데, 앞에 간 놈이 눈에 밟혀 도저히 키울 자신이 없다고, 강아지를 나한테 맡겼다.
이 녀석 이름이 '토돌이'다. 토돌이는 너무 어려서 젖을 떼는 바람에 병치레가 잦았다.
죽을 고비도 넘겼다. (강아지때는 장염이 제일 무서운 병임.)
암튼, 이 녀석한테는 병원비가 수월찮게 들어갔다.
토돌이가 좀 자라고 나서 내 동생이 지 친구한테 강아지를 한마리 얻어왔는데, 그게 '지니'다.
진도개와 누렁이의 잡종인것 같은데, 덩치는 진도개보다 좀 크고 털색도 누렇다.
그렇게 해서 강아지 암컷 3마리가 같이 살게 됐는데, 아무래도 나이가 많은 예삐가 두 어린 녀석에게 밀리기 시작했다.
(이 때 예삐는 벌써 7살.. 꼬부랑 할머니다.)
그리고 어느 날.... 예삐는 조용히 세상을 떴다.
그 전에 지니에게 다리를 한번 물렸는데, 그게 원인이었을까...
그리고 세월이 지나 처녀인줄 알았던 우리 토돌이가 임신을 했다. 오!
토돌이는 새끼 2마리를 낳고, 1마리는 사산했다. (이때 또 병원에 2일간 입원했었다.)
수컷 한마리, 암컷 한마리를 낳았는데, 수컷은 동생 친구놈에게 주고, 암컷은 우리가 키우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우리집엔 또 암컷 3마리가 남았다.
새로 태어난 새끼는 어쩌다보니 제대로 이름도 못붙여주고 '2호'라고만 불렀다.;;
2호가 애기티를 벗어날 즈음, 역시 처녀인줄 알았던 '지니'가 임신을 했다. 어허~
지니는 총6마리의 새끼를 건강하게 출산했다.
암컷3마리 수컷3마리.
이 녀석들은 태어난지 40일만에 전부 입양돼어 나갔다.
다시 암컷 3마리만 남았다.
그리고 악몽같은 작년 5월.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토돌이 죽었다.'
교통사고 였다고 한다. 풀어놓은 우리가 잘못이긴 하지만, 토돌이는 평소에는 절대로 도로가에 나가지 않는다.
그런데, 어쩌다 그날은 도로변에 나와서는 끔찍하게 죽었다고 한다.
(나중에 들은 더 끔찍한 소리는 글쎄 동네 아저씨 둘이서 우리 토돌이를 해먹었댄다. 그래놓고 한다는 소리가 '얼마 안 나오더라구요.' 오 마이 갓.
기가 막혀 말도 안나왔다. 그냥 이러고 사는 사람도 있구나 싶다.)
아무튼 재롱이에 이어서 두번째, 교통사고로 강아지를 잃었다.
이때 토돌이 나이 3살.
토돌이를 보내고 1주일도 지나지 않아서 또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이제 우리 집에 개 한마리도 없다.'
지니와 2호가 쥐약을 뿌려놓은 돼지고기를 먹고 죽었다고 한다.
이때는 정말 섬뜩했다.
누가 우리집 강아지들에게 악감정이 있어서 일부러 죽였다고밖에는 생각할 수 없었고,
그 범인은 옆집에 세사는 아저씨라는 심중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토돌이를 해먹은 사람중 하나 --++)
어쨌든, 심증은 있으나 물증은 없는 강아지 독살 사건에 아버지가 길길이 화가나셔서
강아지 두 마리를 소독약에 흠뻑 적셔서 뒷산에 묻어주셨다고한다.
(쥐약먹은 개라도 내장만 빼내면 보신탕 거리로 쓸 수 있다고 함.)
지니 1살 반, 2호는 고작 6개월 살다 갔다. ㅠ.ㅠ
아무튼 이렇게 한꺼번에 강아지 3마리를 잃고나니 그렇게 가슴아프고 허탈할수가 없었다.
입양 보낸 토돌이 새끼, 지니 새끼들이 아쉬웠다.
개 키우는 집은 결국 또 개를 키우게 되있나보다.
다시 강아지 3마리를 키우게됐다.
코커스파니엘 수컷 1마리, 풍산개 암수 한쌍.
코커스파니엘 수컷(방방이)은 3개월쯤, 풍산개 암컷(츄츄)은 70일, 수컷(장군이)은 50일 쯤에 우리집에 왔다.
방방이는 코카 특유의 산만함과 장난기로 결국 두손 두발 다 들게 만들더니, 시골 농장으로 보내졌다. (얼마나 뛰댕기면 이름도 방방이;;)
츄츄와 장군이는 우리집에서 1년을 채 못살고 새끼 5마리를 남겨놓고 집을 나갔다. OTL
지금은 연생이 한 마리만 남았다.
참으로 파란만장한 애완동물史다.
부디, 연생이는 제 수명 다할때까지 건강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어떻게 우리집에는 천수를 누리고 죽은 강아지가 없는건가. 반성중.)
(그러나 작년 5월, 올 4월은 우리집 강아지들 대참사의 달이었다. ㅠ.ㅠ)
의정부에 있는 지금 집에 이사오기전, 서울 살 때는 마당이 없어서 강아지를
기를 수 가 없었다. 그렇다구 애완동물이 없었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아, 잠시 잠깐 강아지를 키워봤으나, 누군가 잡아갔다.--;;
새장속에 잉꼬도 키웠었고, 문조도 키웠었다.
하지만, 어쩌다 한번 집안에 들여놓지 않은 날, 고양이가 잡아가버렸다.
또 다람쥐도 키웠었는데, 훗.....다람쥐가 귀엽다고 했던가.
먹이를 충분히 주는데도 한 놈이 다른 한 놈을 잡아먹어버렸다.
(다람쥐가 잡식이라는 것은 처음 알았다.)
그 이후론 다람쥐에 정이 뚝 떨어져 버렸다. 그래봐야 줄무니 '쥐' 잖아.
(햄스터 기르던 동생 친구도 같은 일을 겪고나서 햄스터에 정을 띄었다는 걸로 봐서, 쥐는 역시 한 마리만 길러야 하는가보다.)
그리고 집에서 기르던 것은 아닌데, 상처입은 비둘기(아마 새끼였던 걸로 기억한다.)
를 치료해줬더니, 어디 날아가지도 않고, 꼭 우리집 지붕 위에 앉아 있었다.
구구..하고 부르면 날아와서 모이도 받아먹고 그래서, 무슨 강아지 키우는
기분으로 키웠었더랬다.
그런데, 역시 누군가 잡아갔다.
사람을 무서워 하지 않아서, 사람이 가까이 가도 날아가지 않는 것이 화근이었는지.
동네 사람들 말로는 예비군 훈련 나온 사람들이 그 비둘기를 잡아갔다고 했다.
그리고 의정부 집으로 이사를 왔다. 이곳은 그래도 마당이 좀 있어서
이런 저런 동물을 키웠다. 내 예기를 들은 친구는 무슨 동물원 같다고....--;;
처음 키운것은 꿩이었다. '금계'라고 하는 아주 화려한 수꿩을 키웠다. 정말 머리털이
황금빛으로 반짝반짝하는 것이 얼마나 이뻤는지 모른다. 털 색깔이 무지 화려했는데,
암컷을 꼬시기 위한 수컷들의 노력도 참 대단하구나 싶었다.
이 녀석은 어쩌다 우리 문을 안 잠갔더니 날아가 버렸다.
그래봐야, 야생에 나가면 굶어 죽을 것을.....그후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른다.
그 다음엔 칠면조를 키웠다.
(울 집 근처는 거의 농촌에 가깝다. 양계장도, 목장도, 차타고 10분 안에 다 있다.)
칠면조 3마리를 키웠는데, 정말 덩치가 산만하다. 닭은 옆에 놓으면 상대도 안될 정도다.
이 넘들은 덩치도 큰 만큼 싸기도 많이 싸서, 항상 우리 청소하는 것이 고역이었다.
(물론 나는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늘 아빠와 동생의 몫이었으니까.)
이넘들은 다 키워서 잡아먹었다.--;
동네 잔치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음.....
칠면조 고기는 생각보다 질겼다.
그 다음에 키운 것은 오골계였다.
아버지가 어디서 쌔까만 병아리 다섯마리를 사오셨다. 아니 생각해보면 새까맣다기보단
잿빛이라고 해야할까. 아냐, 아주아주 까맸다.
다섯 마리중에 한 마리가 죽고, 4마리가 무럭무럭 자랐다.
닭을 키워본 사람은 알겠지만, 닭 분뇨 냄새도 장난이 아니다. 그래서 역시 청소에
날이 새고, 날이 지고.....
그래도 키운 보람이 있어서 일주일에 한번은 알을 낳았다.
(수탉이 한마리 있었으니 수정란이다.)
그런데, 이넘들이 알을 품을 줄을 모르는 것이다. 보고 배운게 있어야 따라서 해보고
할텐데, 그래서 그 알들은 다시 양계장에 보냈다. 몇개는 요리해먹고.
그리고 결국엔 잘 키워서 복날에 삼계탕도 해먹고, 닭도리탕도 해먹고.....했다. --;;
그런데 오골계는 뼈까지 검은 색이더라.
백숙이 백숙이 아니더라는....조금은 징그럽기까지 했지만, 오골계는 약이라니까.
그리고 나서 아버지는 새우리를 뜯어버리셨다.
나이가 드니 힘에 부치신다나...(아침저녁 물청소를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아! 한번은 상처입은 너구리가 한마리 집으로 들어온적도 있었다.
사냥꾼이 놓은 올가미에 걸렸었는지 발목있는데를 심하게 상해있었다.
우리에 넣어두고 밥도 주고, 치료도 해줬는데, 역시 야생의 동물이라서인지
좀 나았다 싶었을때 우리의 철망을 끊고 도망갔다.
(대단한 이빨이다. 너구리도 맹수라는 걸 깨달았다. --;;)
그리고 나서 우리집에 강아지 한마리가 왔다.
종을 말하라면 잡종이겠지만, 아마도 북방계열의 강아지이지 싶다. 털이 북실북실하고 털길이도 길고, 또 피부 표면에 솜털이 엄청 촘촘하게 나 있는 것이.
하얀 색에 귀만 갈색이고, 몸에는 갈색 얼룩이 있었다. 우린 그넘을 '재롱이'라고 불렀다.
이녀석이 우리 집에서 최고로 오래 산 애완동물이다. (장장 7년을 같이 살았으니.)
재롱이는 어려서부터 무지 똑똑하고, 또 엄청 이쁜 짓을 잘했기에 온집안 식구의 사랑을 독차지 했었다.
가장 사랑스런 포즈는 앞발에 코뭍고 눈동자 치켜뜨기.
강아지도 표정이 있다는 것을 그넘을 보면서 알 수 있었다.
그 또랑또랑한 눈망울에 장난기가 비추는 것도 보이고, 때론 이넘이 지금 기분이 좋구나 우울하구나 하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사람 기분도 또 장난아니게 잘 파악하는 넘이라, 내가 좀 우울해뵌다 싶으면 괜히 옆에 와서 비비적거리고 아양을 떨었다.
우리 동네에는 갤로퍼가 2대가 있었는데, 아빠 들어오는 소리를 귀신같이 알아서
먼저 대문밖으로 뛰쳐나가기도 했으며, 아빠가 골목에 차를 댈때 꼭 그 뒤에서 알짱대는 바람에, 아빠는 항상 조심을 해야했다. 바퀴에 강아지가 끼일까바.
똑똑하기는 또 얼마나 똑똑했는지, 집안에 사람이 있을땐 옆집 사람이 놀러와도 짖는법이 없었다. 하지만, 집에 사람이 없으면, 자지러지게 짖어대서 대문 근처에 사람이
얼씬거리지 못하게 했다.
그렇게 영리하던 녀석이 가장 취약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차를 무서워 할 줄 모른다는 거였다. 그래서 결국 교통사고로 죽어버렸다.
직접 보지는 못했는데, 동네 아주머니 말씀으론 동네앞 큰길을 건너다 차에 치였다고했다.
그리고 뒤따라 온 차가 개를 실어갔다고 했다.
(나중에 이말을 들으신 울 아빠, 그 사람도 어지간히 개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시체도 묻어주지 못하고, 재롱이는 그렇게 우리곁을 떠났다.
그 후로 아버지는 다시 개에게 정을 주기는 힘들것 같다시며 개 키우기를 꺼려하셨다.
우리 엄마는 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도, 재롱이하고는 정이 듬뿍들었었기땜에
엄마도 개를 키우지 말자고 하셨다.
그렇지만, 그 뒤로도 우리는 강아지를 키웠고, 지금도 키우고 있다.
집안 식구들이 모두 개를 좋아해서 그런가...
한 번은 시골에 성묘하고 돌아오는데 도로 한복판에 왠 까만 새끼 강아지가 한마리 놓여있어서, 또 마침 차도 뜸해서 데려온 적도 있다. 이름은 까맣다고 깜순이(;)라고 지었는데, 안타깝게도 장염에 걸려서 죽었다.(사실, 수의사가 자꾸 주사 바늘로 찔러대서 죽음을 재촉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 다음에 키운 것이 참 볼것없는 쪼그만 강아지였다. 털도 웬지 빈약하고, 몸도 작고 빼짝 마른것이 궁상스러워 보인달까.....그치만 이름은 '예삐'였다. --; 암컷이니까.
털도 많이 빠지고, 화장실도 못 가렸다.--;
그런데도 그 녀석이 우리집에서 살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시 군대 가있던 내 동생이 계속 이 녀석의 안부를 챙겼기 때문이다.
매번 전화할 때도 집안 식구 안부를 묻는 끝에 '예삐도 잘있지?' 하고..
그 덕에 예삐는 엄마의 구박속에도 무사히 살아갈 수 있었다.
그 뒤에 아는 동생에게서 마르티스 새끼를 한마리 얻었다.
원래 시베리안 허스키 강아지를 키우다가 그 녀석이 죽었단다.
동물병원에서 측은히 여겨(아니면, 그 쪽 의료실수였을까..) 마르티스 새끼를 줬단다.
그런데, 앞에 간 놈이 눈에 밟혀 도저히 키울 자신이 없다고, 강아지를 나한테 맡겼다.
이 녀석 이름이 '토돌이'다. 토돌이는 너무 어려서 젖을 떼는 바람에 병치레가 잦았다.
죽을 고비도 넘겼다. (강아지때는 장염이 제일 무서운 병임.)
암튼, 이 녀석한테는 병원비가 수월찮게 들어갔다.
토돌이가 좀 자라고 나서 내 동생이 지 친구한테 강아지를 한마리 얻어왔는데, 그게 '지니'다.
진도개와 누렁이의 잡종인것 같은데, 덩치는 진도개보다 좀 크고 털색도 누렇다.
그렇게 해서 강아지 암컷 3마리가 같이 살게 됐는데, 아무래도 나이가 많은 예삐가 두 어린 녀석에게 밀리기 시작했다.
(이 때 예삐는 벌써 7살.. 꼬부랑 할머니다.)
그리고 어느 날.... 예삐는 조용히 세상을 떴다.
그 전에 지니에게 다리를 한번 물렸는데, 그게 원인이었을까...
그리고 세월이 지나 처녀인줄 알았던 우리 토돌이가 임신을 했다. 오!
토돌이는 새끼 2마리를 낳고, 1마리는 사산했다. (이때 또 병원에 2일간 입원했었다.)
수컷 한마리, 암컷 한마리를 낳았는데, 수컷은 동생 친구놈에게 주고, 암컷은 우리가 키우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우리집엔 또 암컷 3마리가 남았다.
새로 태어난 새끼는 어쩌다보니 제대로 이름도 못붙여주고 '2호'라고만 불렀다.;;
2호가 애기티를 벗어날 즈음, 역시 처녀인줄 알았던 '지니'가 임신을 했다. 어허~
지니는 총6마리의 새끼를 건강하게 출산했다.
암컷3마리 수컷3마리.
이 녀석들은 태어난지 40일만에 전부 입양돼어 나갔다.
다시 암컷 3마리만 남았다.
그리고 악몽같은 작년 5월.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토돌이 죽었다.'
교통사고 였다고 한다. 풀어놓은 우리가 잘못이긴 하지만, 토돌이는 평소에는 절대로 도로가에 나가지 않는다.
그런데, 어쩌다 그날은 도로변에 나와서는 끔찍하게 죽었다고 한다.
(나중에 들은 더 끔찍한 소리는 글쎄 동네 아저씨 둘이서 우리 토돌이를 해먹었댄다. 그래놓고 한다는 소리가 '얼마 안 나오더라구요.' 오 마이 갓.
기가 막혀 말도 안나왔다. 그냥 이러고 사는 사람도 있구나 싶다.)
아무튼 재롱이에 이어서 두번째, 교통사고로 강아지를 잃었다.
이때 토돌이 나이 3살.
토돌이를 보내고 1주일도 지나지 않아서 또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이제 우리 집에 개 한마리도 없다.'
지니와 2호가 쥐약을 뿌려놓은 돼지고기를 먹고 죽었다고 한다.
이때는 정말 섬뜩했다.
누가 우리집 강아지들에게 악감정이 있어서 일부러 죽였다고밖에는 생각할 수 없었고,
그 범인은 옆집에 세사는 아저씨라는 심중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토돌이를 해먹은 사람중 하나 --++)
어쨌든, 심증은 있으나 물증은 없는 강아지 독살 사건에 아버지가 길길이 화가나셔서
강아지 두 마리를 소독약에 흠뻑 적셔서 뒷산에 묻어주셨다고한다.
(쥐약먹은 개라도 내장만 빼내면 보신탕 거리로 쓸 수 있다고 함.)
지니 1살 반, 2호는 고작 6개월 살다 갔다. ㅠ.ㅠ
아무튼 이렇게 한꺼번에 강아지 3마리를 잃고나니 그렇게 가슴아프고 허탈할수가 없었다.
입양 보낸 토돌이 새끼, 지니 새끼들이 아쉬웠다.
개 키우는 집은 결국 또 개를 키우게 되있나보다.
다시 강아지 3마리를 키우게됐다.
코커스파니엘 수컷 1마리, 풍산개 암수 한쌍.
코커스파니엘 수컷(방방이)은 3개월쯤, 풍산개 암컷(츄츄)은 70일, 수컷(장군이)은 50일 쯤에 우리집에 왔다.
방방이는 코카 특유의 산만함과 장난기로 결국 두손 두발 다 들게 만들더니, 시골 농장으로 보내졌다. (얼마나 뛰댕기면 이름도 방방이;;)
츄츄와 장군이는 우리집에서 1년을 채 못살고 새끼 5마리를 남겨놓고 집을 나갔다. OTL
지금은 연생이 한 마리만 남았다.
참으로 파란만장한 애완동물史다.
부디, 연생이는 제 수명 다할때까지 건강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어떻게 우리집에는 천수를 누리고 죽은 강아지가 없는건가. 반성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