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The Queen to The Queen
정말 축하합니다.
이제야 제자리를 찾은 듯 해서 참으로 마음이 즐겁고 기뻤습니다. 오늘 하루종일 연아 선수로 인해서 많이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더 길게 쓰고싶지만, 오늘의 벅차오르는 감동을 썼다 지웠다만 백만번 한 것 같습니다.
자신이 세운 Short program 세계기록 갱신, 총점에서 세계기록 갱신, 그리고 첫 월드 우승.
정말 많이 많이 축하합니다.
내가 참 좋아하는 크리스티 야마구치 선수는 김연아 선수의 열렬한 팬이라고 인터뷰 하더군요.
문득 나는 굉장한 행운아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여정이 끝이난 건 아닙니다만, 지금만큼은 챔피언의 여유와 행복감을 충분히 느끼고, 더더욱 행복한 스케이터가 되어주세요.
김연아 선수, 사...사..., 에잇, 사릉합니다.
(난 여자인데, 김연아가 좋소!)
+ 영상 링크 추가 (NBC ver.)
올 시즌 보여줬던 그 어느 세헤라자데 보다 아름다웠습니다. 실수도 있었고, 착오도 있었지만,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고, 연기를 즐기는 데 아무런 지장이 되지 못했습니다.
시즌 초반, 죽음의 무도의 카리스마에 압도되어, 세헤라자데는 좀 심심하지 않은가 싶기도 했는데, 가면 갈수록 완성도가 올라가더니, 마침내 무르익어 깊고 청아한 향기를 뿜어내기에 이르렀습니다.
안무가 좀 비어있지 않나 싶은 부분마다 섬세한 손동작과 표정 연기가 따라붙었고, 동작 하나 하나에 그녀의 마음이 실려있었습니다. 그냥 팔만 휘저어도 안무고, 활주만으로도 예술이 된다고 했지만, 이번엔 정말 그 몸짓 하나 하나가 달랐습니다.
자기가 보여주고 싶은 최고의 연기를 연아양이 빙판 위에 펼쳐보였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빙판 위에서 연기를 한다는 건 자기 자신을 숨기는 것 없이 드러내는 일입니다. 뭐라고 적절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데, 자기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지 못하는 연기자는 결국 그게 한계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어떤 모습이든, 자기 자신을 온전히 드러낸다는 건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고, 소위 내성적인 성격이라는 사람들은 이를 극복하기가 정말 어려울 겁니다. 그런면에서 동양 선수들이 서양 선수들에 비해 부족한 면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2위를 한 조애니 로세트와 3위의 안도 미키 선수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는데, 조애니 선수는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데 어떤 주저함도 느낄 수 없었던 반면, 안도 미키 선수는 아직도 자기를 드러내는 방법을 찾지 못한 느낌입니다. 아사다 마오 선수는 아예 연기에 대한 생각이 보이지 않았고요.
그런데, 연아는 이제 자기를 드러내는 방법을 제대로 깨달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록산느에서 보여줬던 그 번뜩이는 재능과 카리스마, 그게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전 세계에 증명했습니다. 참으로 다음 시즌이 기대됩니다. 이 아가씨는 우리에게 또 어떤 신세계를 보여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