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ENA KATOH 저/KAORU YUKIFUNA 그림 [이미지 출처>yes24]

하인이었던 사에키 타카나리에게 회사를 빼앗기고 노예가 될 것을 강요당한 전 사장의 아들 쿠라하시 슈이치. 어머니에게서 요염하고 아름다운 미모를 물려받은 그는 사에키의 늠름한 체구와 우수한 두뇌에 자존심이 상해 솔직하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있었다. 그로 인해 굴욕적인 나날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위기에서 구해준 사에키에게 다가서기로 결심하지만, 사에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깨닫고 슈이치는 사에키를 의식하기 시작하는데-.
[yes24 슬레이버즈 누드 책소개]


내가 BL 소설책을 고를 때 작가가 아닌 삽화가를 보고 집어드는 경우, 그 삽화가는 딱 2명인데, 한 명은 이마 이치코, 다른 한 명은 유키후나 카오루다. 이마 이치코가 삽화를 맡은 작품은 대부분은 그녀의 삽화와 잘 어울리는 담백하고 유머러스한 작품이 많다. 그래서 작가를 몰라도 일단 이마 이치코가 삽화를 하면 믿음이 간다. 유키후나 카오루의 경우는 그냥 그림이 이뻐서 좋아하는 경우다. 내용이 별 거 없어도 삽화가 이쁘니 그걸로 손해는 아니라는 기분으로 집어든다.

사설이 길었는데, 아무튼 책 아래쪽을 보고 삽화가 많다는 것을 보고 만족해서 고른 이 책. 슬레이버즈 시리즈. 저 위에 책소개는 시리즈 3편에 대한 내용이지만, 실상 1~3까지 저 내용과 대동소이하다. 이 얼마나 진부한 내용인가. 그동안 BL에서 수없이 울궈먹을대로 울궈먹어왔던 소재다. 하지만, 같은 재료라도 누가 요리하느냐에 따라 다른 맛을 내는 것처럼 그럭저럭 문장력이 되는 작가가 쓰면 또 읽어줄만한 작품이 되기도 하지 않는가.
그런데!!!
주인수인 슈이치는 부잣집에서 교육 잘 받고 자란 물정 어두운 도련님....이 아니라 거의 공주님. --;; 이렇게 전형적인 공주님일 수가 있나 싶게 공주님이다. 조금만 무리해도 픽 쓰러져 버리시고, 히로인의 필수 과정인 납치도 잘 당해주시고. 이건 뭐 무뇌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악당이 공놈이 나쁜 놈이라고 하면 그냥 납득하고 (하지마!) 그러면서 사실은 공놈이 널 좋아하는 거라는 공친구의 말은 또 의심한다. OTL
주인功 사에키는 이런 보답받지 못할 연심을 품은 고생문 훤한 스토커;; 납치당하는 공주님 구하랴, 그러면서도 자기는 공주님께 못할 짓 하는 나쁜 놈이라고 자학도 하랴, 기울어가는 회사 되살려놓자고 비지니스 하랴 바쁘다. (뭐, 이런 애들이 23살이라는 건 걍 덮어두자. --;;)

진부함이라고 하면 또 그렇지만 서양의 로맨스가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벗어나지 못하듯, 한국의 로맨스가 춘향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전형적인 이야기는 오랜 세월 사람들의 마음을 끄는 무언가가 있는게 아닌가.

개인적인 별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