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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끝에 낚아 올린 한 세상 바람 화선 김홍도

일   시 : 2011. 10. 25 ~ 2011. 10. 29
장   소 :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관극일 : 2011. 10. 25(화) 20:00
스태프 :
연출 - 손진책, 극본 - 배삼식, 작곡/편곡 - 김대성, 안무 - 국수호,
음악/지휘 - 엄기영, 미술 - 윤정섭, 조명 - 김창기, 무대 - 송태선,
영상 - 김세훈, 의상/장신구 - 이유숙, 소품 - 김동영,
연기지도 - 김성녀, 애니메이션 - 김완진
캐스트 :
김동지 - 박철호, 손수재 - 최민철, 김홍도 - 민은경,
추성부도 속 김홍도 - 류창우, 표암 - 왕기석, 무동 -조재혁,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연   주 : 국립국악관현악단 외
줄거리 :
김동지는 손수재에게 빌려간 단원의 그림들을 돌려 달라고 편지를 쓴다. 시간이 흘러도 손수재가 그림을 보내지 않자 김동지는 다급해져서 직접 손수재를 찾아간다. 김동지가 혼자 사는 노총각 손수재 집에 도착해보니, 손수재는 간 곳이 없고 방 안에 단원의 ''추성부도'' 한 폭만 덩그러니 펼쳐져 있다. 어디선가 김동지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고, 김동지는 그 소리를 따라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 그들은 그림 속 세상에서 만난 사람들 (김홍도가 그려놓은 사람들)에게서, 김홍도가 어딘가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말을 듣고 이리저리 그림 속을 헤매며 김홍도를 찾지만 잡힐 듯 말 듯 김홍도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두 사람은 길가에서 바삐 뛰어가는 어린아이(김홍도)를 만나게 되는데... [출처 > 플레이DB]

올해 국립극장 페스티벌의 폐막작이며, "국립극장 국가브랜드 공연"이라는 타이틀이 붙는 화선 김홍도를 보고왔다. 
관에서 주도해서 만들어낸 작품에 대해 선입견 같은 게 있는데, 올해는 피맛골 연가도 그렇고 화선 김홍도도 넘치는 예산의 혜택은 느낄지언정, 관의 입김은 생각보다 덜해서 어라 싶었다.
저 화려한 스탭에 출연진에 잔뜩 등장하는 공무원들(;)을 보라. 이게 국가브랜드 공연이라 가능한 출연진이 아니고 뭐겠는가. 국립창극단에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에 공연장마저 국립극장.

무대 세트 자체는 간소했지만, 반투명 막과 불투명 막에 영상을 투영하여 환상적인 분위기를 내고, 단원의 그림은 그 자체로 무대였다. 해오름 극장이 무대가 깊다는 건 알고있었지만, 무대 뒤쪽에 국악단이 그림처럼 곱게 자리하고 있는 걸 보니, 정말 깊었구나 싶더라. 앞에 오피석으로 추정되는 부분에 뭔가 구조물이 있어서 뭘까 궁금했는데, 이건 스포가 될 수 있으니, 그냥 깜짝 활용이라고 해두자.

국가의 지원 아래 제작이 되어 그런가, 얼마나 때깔이 좋고, 볼거리, 들을 거리가 넘쳐나는지, 진짜 거하게 수라상 한 상 차려받은 그런 느낌이다. 과하게 좋은 것들이 꽉꽉 들어차있어서, 좋긴 좋은데 소화 불량을 일으킬 것 같은 극.
특히 우리 소리, 우리 춤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정말 이만한 극도 없지 싶을 정도로 '사치'스러운 구성이다. 한량무, 바라춤, 칼춤, 무동의 춤 등 다양한 우리 춤과 판소리에 민요풍 가락등 무려 23곡이나 되는 노래곡.
김홍도의 풍속화를 무대에 그대로 재현해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그림속 사연을 노래 하나하나에 실어 보여주는데, 무동의 춤이 정지한 그림이 아니라, 실제 무동이 나와서 가락에 맞춰 나비같이 바람같이 춤사위를 펼쳐주니 얼마나 황홀하던지. 그리고 한량무 좋아하는 나는 도포 입은 선비들이 떼로 나와서 부채를 접었다 폈다 도포자락 휘날리며 사뿐사뿐 춤사위를 보여주니 진짜 침 흐르는 줄 알았다.

김동지 역의 박철호 씨, 동자 김홍도 역의 민은경 씨, 손수재 역의 최민철 씨 등 노래도 훌륭하셔서 귀도 황홀, 국악반주 소리도 얼마나 흥겹고, 마음을 파고들던지, 아~ 난 한국인이구나 했다.

극의 내용은 장자의 호접지몽이 떠오르더라. 극의 마지막도 나비로 끝이 나고. 그림 속에 들어갔다 다시 나와보니, 여기도 그림 속 처럼 느껴지고, 우리 인생은 이 그림에서 저 그림으로 옮겨다니는 게 아닌가 뭐 그런 내용.
결국 보여주고 싶었던 건, 단원의 풍속화와 그에 맞춘 우리의 전통 문화였던 건가.
하여간 좋고 좋고 좋았지만, 아무리 진수성찬이라도 양이 넘치는 대접을 받아 맛있게 배 터지게 먹고나서 소화제를 찾는 기분으로 국립극장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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