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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8.28 비긴 어게인 (Begin Again, Can a Song Save Your Life?, 2013) .
비긴 어게인 (Begin Again, Can a Song Save Your Life?, 2013)

감독 : 존 카니
음악 : 그렉 알렉산더
출연 : 그레타 - 키이라 나이틀리, 댄 - 마크 러팔로, 데이브 - 애덤 리바인, 스티브 - 제임스 코든, 바이올렛 - 헤일리 스테인펠드, 미리암 - 캐서린 키너, 트러블검 - 씨 로 그린 외

줄거리 :
“다시 시작해, 너를 빛나게 할 노래를!”
싱어송라이터인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는 남자친구 ‘데이브’(애덤 리바인)가 메이저 음반회사와 계약을 하게 되면서 뉴욕으로 오게 된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오랜 연인이자 음악적 파트너로서 함께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것이 좋았던 그레타와 달리 스타가 된 데이브의 마음은 어느새 변해버린다.
스타 음반프로듀서였지만 이제는 해고된 ‘댄’(마크 러팔로)은 미치기 일보직전 들른 뮤직바에서 그레타의 자작곡을 듣게 되고 아직 녹슬지 않은 촉을 살려 음반제작을 제안한다. 거리 밴드를 결성한 그들은 뉴욕의 거리를 스튜디오 삼아 진짜로 부르고 싶었던 노래를 만들어가는데… [출처 > 네이버영화]

* 한 줄 요약 : 일상을 비일상으로 만들어 주는 그것, 음악

- 그동안 영화를 안 본 것도 아닌데, 얼마만에 쓰는 영화 감상인지 모르겠다. 밀린 후기도 잔뜩인데, 광주까지 갔다온 모차르트 후기는 시작도 못했는데, 오늘 보고 온 이 영화가 참으로 울렁울렁해서.

- 영화의 오프닝에서 흐르던 지친 목소리, 쓸쓸하고 외롭고 고독하고 건조한 노래가 댄의 '마음의 소리'를 거쳐서 변화하는 그 순간의 마법에 울컥 눈물이 쏟아졌다. 저 노래가 그 사람에겐 이렇게 들릴 수도 있구나. 편곡의 힘, 프로듀싱의 위대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그 장면에서 그 황홀경을 같이 느끼게 해준 감독에게 무한 감사를 보내며 나는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어 당황했다. 
어쿠스틱 기타 하나로도 좋은 연주일 수 있지만, 거기에 피아노 반주가 섞이고, 바이올린, 첼로, 퍼커션, 베이스가 적절하게 하모니를 이루게되면 1+1+…+1 이 아니라 익스포넨셜한 효과가 더해진다. 바이올린 독주도 아름답지만, 현악 사중주가 되면 얼마나 풍성한 소리가 되는가. 파이처럼 겹겹이 쌓이는 악기 소리들이 주는 청각적 쾌감이 황홀하다.

- 영화의 스토리는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다. 그들이 음악을 대하는 태도가 어땠는지, 그리고 그 음악이 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결과적으로 이 영화의 주인공은 '음악'이다. 우리의 삶 속에서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나 함께하는 바로 그 "음악"

- 이 영화에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같은 음악을 들으며 밤새 뉴욕 거리를 돌아다니는 그레타와 댄의 밤나들이 장면이다. 자신의 핸드폰의 음악 리스트를 보이는 건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걸 드러내는 것과 같다는 그레타의 대사에 뜨끔했다. 나도 가끔 친구가 요즘엔 뭘 듣냐고 물어보면 대답하기 곤란할 때가 종종 있어서;
음악이 함께하는 그 순간엔 일상적인 것들도 의미있게 다가온다. 그런 감각을 나이들수록 찾기 힘들어진다는 댄의 대사에도 뜨끔. 그나마 굳어져가는 마음을 다시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주는 것도 음악이지.

- 시대를 반영한 건지 협찬이 들어온 건지 아이폰, 맥북 에어가 자주 등장한다. 초반에 오디션용 CD를 듣는 장면을 제외하면 이 영화에선 다들 아이폰으로 음악을 듣는다. 그리고 앨범 제작과 발매와 유통 방법 역시 매우 Smart 하다. 그런 의미에서 CD를 듣고, LP 박스를 챙기던 댄은 아직은 아날로그적인 인간이다. 그레타는 아날로그적인 감수성을 가진 Smart한 현대인이라고 할까. 노래를 통해 남자 친구의 변심을 알아채고, 그에 대한 감정 정리 역시 노래로 전한다. 그리고 둘 만의 노래가 대중의 노래가 된 순간 그녀는 결단을 내린다. 아름답고 영리하고 신념이 있고 재능이 넘치는 매력적인 아가씨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 바뀔지는 알 수 없지만.

- 처음으로 워크맨이 내게 주어졌던 그날부터 음악은 내 일상이었다. 듣고싶지 않아도 들려오는 버스 안 라디오 방송, 타인의 수다 소리를 차단해주고, 눈만 감으면 콘서트 홀로 영화 속으로 공연장으로 데려다주는 고마운 존재. (그래서 내가 소니에 감정이 각별한 건가;)

- 제목처럼 세상을 구하는 건 사랑이 아니라 음악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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