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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03 그냥 저냥 잡담 2
  • 남들은 더워서 잠도 못잔다는 이 여름에 나는 사무실에서 손 호호 불어가며 마우스를 데우고 있다. --;;
    더워서 녹아내릴 거 같다는 사람들에게 심한 염장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하여간에 우리 회사는 피서지로 최고지 싶다. 안 그래도 휴가 다녀온 분이 '회사가 젤 시원해.'라고 하시더라.
    문제는 내가 주위 사람들과 비교해서 비교적 더위를 좀 안 탄다는 것. 어떻게 된 게 내 주위 아저씨들은 죄다 이 빵빵한 중앙냉방 사무실에서도 덥다고 개인 선풍기를 틀기까지 하더라. 아니 나는 추워서 긴팔 가디건까지 걸치고도 가끔은 손이 시려워서 물병에 따뜻한 물 받아놓고 손 녹이기를 하고 있는데;;
    하기는 내가 생각해도 내가 쫌 더위에 강한 것 같기는 하다. 나는 지금도 밤에는 꼭 하이론 솜이불 목끝까지 당겨서 덮고잔다. 뭔가 안정감이 느껴지고, 새벽엔 좀 춥기도 하고. (생각해보니, 저 하이론 솜이불은 거의 사계절용;;)
    암튼, 나는 여름에 우리 회사에서 반팔로 있어본 적이 없다. 물론 출근할 때야 나도 반팔로 출근한다. (아예 더위를 느끼지 못하는 건 아니다!!) 그런데 사무실에 들어오면 그 냉기에 의자에 걸쳐둔 가디건을 주섬주섬 챙겨입을 수 밖에 없다. 참, 나만 그런 것도 아니고, 다른 부서 여직원들도 긴팔옷 하나쯤은 상비하고 있더라.
    그러니까 경비절감이니 뭐니 하면서 세 개짜리 형광등 두 개만 키고 하는 쪼잔한 짓 하지말고, 실내 온도 1도만 높이자. (이러면 내 주위 아저씨들은 덮다고 시설관리과에 불이 나게 전화하겠지;;)
    더운 여름에 시원하게 잘 보내면서 무슨 배부른 소리냐고 하겠지만, 회사에서 제일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그 시간동안 오들오들 떨면서 보내는 것도 쉽지는 않다.
    아, 그러고 보니 나는 남들보다 배는 추위를 타는 체질이었다.

  • 요즘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 이 세상은 두 종류의 사람만 있는 것 같이 느껴질 때가 많다.
    내 의견과 같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아니, 내 의견과 같지 않으면 무조건 다 적으로 돌리는 경우가 너무 많다. 탈레반에 인질로 잡힌 사람들. 일단 인도적으로 사람은 살려놓고 봐야하는 거 아니냐고 하면 사방에서 벌떼같이 들고 일어나서 위선이네, 지들이 자초했으니 책임을 져야하네 난리 난리.
    디 워는 개봉전부터도 시끌시끌하더니 이제는 영화보고 재미없단 소리 했다가는 무슨 역적으로 몰듯한 이 분위기. 물론 나도 디 워는 일단 보러갈 거고, 용가리를 생각해서 마음을 비우고 볼 거기는 하지만, 심형래 감독이 대단하고 열심히 만든 거 다 인정하지만, 보고나서 재미없는 건 누가뭐래도 재미없는 거 아닌가. 그걸가지고 또 이중잣대니 뭐니 하면서 난리. 기존 평단이 이제까지 대중성 있는 영화에 대해 어떤 잣대로 어떤 혹평들을 해왔고, 충무로가 어쩌고 하는 건 결국 부차적인 거고, 결과는 관객들의 반응으로 돌아오는 건데, 그 관객이 보고 재미없다고 하면 재미없는 거다. 그걸 재미없게 본 사람이 잘못이라는 것 처럼 몰고가는 지금의 분위기라니. 이건 마치 트랜스포머 보고나서 재미없었어요 라고 했더니 사방에서 어디가 어떻게 재미없느냐, 너는 보는 눈이 없냐 수선 떨던 모습과도 겹쳐진다. 누구에겐 로봇이 변신하는 것을 실사 영화로 뽕빨날리는 CG로 스크린에 구현한 게 환상적이었을지 모르지만, 누군가는 먼 외계에서 날아온 로봇들이 왜 굳이 고속도로로 이동해야하는가 한심할 수도 있는 거다. 다양성의 사회라는데 언제쯤 그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런지.

  • 용가리하니까 생각나서. 친구들과 같이 용가리를 보던 날은 아마 개봉 첫 날이었던 것 같다. 장소는 세종문화회관이었던 것 같고, 밖에 천막에는 용가리 캐릭터 상품도 판매하고, 한 켠에는 용가리 상반신상 같은 것도 서있었다. 차마 그 앞에서 사진은 못 찍었지만, 음 대단해~ 하면서 그때 용가리 뱃지를 사서 한동안 가방에 달고 다녔다. 어떻게 보면 둘리랑 좀 닮은 듯도 한 SD용가리 뱃지, 늘 그렇듯 어디에 걸렸는지, 걸쇠가 헐거웠는지, 어느날 보니 없어졌더랬다.
    영화 자체는 큰 기대없이 봤다. 큰 기대없이 봤지만, 그래도 기억에 남는 게 별로 없을 정도로 시나리오니 배우의 연기니를 논할 단계가 아니었다. 미니어쳐 건물 폭발씬은 민망한 수준이었고, 완성도 높은 3D는 내내 2D 화면에서 겉돌았다. 그나마 정말 좋았던 건 '용가리'만은 절대 허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육중한 몸을 제대로 움직이고 있었고, 내가 감탄했던 건 입에서 불공(?)을 발사할 때 뒤로 반동이 느껴진다는 거였다. 기존엔 반동이고 뭐고 없이 뻣뻣하게 서서 불을 뿜던 괴수였는데, 좀 진일보해서 이제는 반동도 표현하고, 몸체에 걸맞는 꼬리도 갖추고, 그 무게감도 살려주시고. 그런 것들은 좋았지만, 하여간 그 외에 기억나는 건 없다. 아, 용가리 치킨은 맛있었다.
    나름 애썼다는 건 알겠지만, 이게 보편적인 재미를 이끌어낼 수 없다는 건 알겠더라. 나같이 용가리의 홍채라든가, 주름이라든가, 꼬리의 율동같은 걸 집중해서 본 사람은 사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쩌면 디 워를 보면서도 나는 그럴것 같다. 저 비늘 좀 봐~ 이럼서.
    하기는 3D영상의 기적이라든가 했던 파이널 판타지를 보면서도 나는 주인공의 살랑거리는 속눈썹, 찰랑이는 머리카락에만 집중했었더랬다. 저게 다 돈이지 이럼서;;

  • 꿈을 꾼다는 건 좋은 일이다. 거기다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또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노력해서 그 꿈을 이룬 사람은 존경스럽다. 심형래 감독은 그런면에서 정말정말 존경스럽다. 그러나 그 존경심과 별도로 그렇게 애써서 내놓은 영화의 평가는 정말 영화만으로 해야하는 거 아닐까. 남들 재미없었다는 캐러비안의 해적3도 나는 재미있게 봤으니까, 어쩌면 디 워도 재미있게 보고 올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또 한 명, 노래로 희망을 들려준 폴 포츠 씨의 음반이 나왔다. Paul Potts - One Chance 수록곡 리스트를 보고 이 아름다운 목소리고 저 노래들을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대로 가슴이 두근두근한다.

ps. 7월 31일에 있었던 가면라이던 덴오 극장판 개봉 기념 이벤트 리포트가 떴다.
미키 상, 그 옷 망사인가효?!!! 아우아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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