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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05 여인천하 - 오오쿠


저   자 : 요시나가 후미 (よしなが ふみ)
발행일 : 오오쿠 1 2006.01 | 서울문화사 (大奥 1 2005.09 | 白泉社)
            오오쿠 2 2007.04 | 서울문화사 (大奥 2 2006.11 | 白泉社)
[이미지 및 내용출처 > yes24]
아름다운 남자들과 늠름한 여인들의 남녀역전 시대극!!

1권 - 여인금제의 성 오오쿠에서 미남 삼천 명을 거느린 여자 쇼군이 다스리는 가상의 에도막부시대 이야기.

2권 - 오오쿠, 그곳은 최고 권력자인 여성에게 봉사하는 미남자들이 모인 환상의 성.
역대 첫 여자 쇼군과 그녀가 사랑한 아름다운 남자. 금녀의 성 오오쿠의 비밀이 낱낱이 밝혀진다!
여자로서의 삶을 버리고 쇼군으로 군림한 소녀와 그녀의 남자들이 펼치는 화려한 애증의 드라마!

1권을 처음 봤을 때 (읽었을 때가 아니다.) 띠 지에 쓰인 "남녀역전 시대극"이라는 문구에서 어쩔 수 없이 '남성해방 대작전'이 떠올랐고, '이갈리아의 딸들'도 떠올랐다. 결론적으로 이 두 작품과 오오쿠는 같은 남녀 역전이래도 큰 차이가 있는데, 남성해방 대작전이나 이갈리아의 딸들은 남녀 성역할 체계가 뒤바뀐 상태에서 시작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오오쿠의 세계는 역병으로 말미암아 남성 인구가 여성의 1/4로 줄어든 이후의 일본 사회를 토대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1권은 7대 쇼군 요시무네, 2권은 거슬러 올라가 오오쿠가 어떻게 만들어진 건가 3대 쇼군 이에미츠로 거슬러 올라가는 형식을 취한다.

1권을 읽을 때만 해도 눈치를 채지 못했는데, 2권을 보고 알았다.
삼천포로 좀 빠져서 일본 사극 드라마 오오쿠 얘기다. 작년에 만화 오오쿠를 접하기 전에 나는 오오쿠라는 드라마를 접하게 되었는데, 그게 "오오쿠 제1장"이다. 찾아보니 오오쿠라는 드라마는 몇 가지 다른 버전이 있었는데, 일단 뒤에 '제1장'이라고 되어있어서 이거부터 시작하면 되는 건가 싶어서 선택했더랬다. 아 그런데, 이 드라마 내용이 바로 오오쿠 2권이 내용이었다는 사실. 아는 이름이 줄줄이 튀어나와서 깜짝깜짝 놀라면서 2권을 접했다. 츠보네 할멈에 오만, 오타마, 그 이에미츠는 아니지만 아무튼 이에미츠까지.
그리고 생각했다. 이거 1권의 요시무네도 그 요시무네에, 유노신과 오노부의 신분을 뛰어넘은 사랑, 뭐 이런 이야기도 다 역사적인 사실인가 하는 생각. 무사 집안과 상인 집안은 혼인이 어려운 시대였으니. 망상하자면 아리따운 처녀 유노신은 가문을 일으킬 양으로 쇼군 요시무네의 오오쿠로 들어가서 경쟁자들의 갖은 구박을 받은 끝에 쇼군의 눈에 띄어 측실이 될 기회를 얻게 되는데, 오노부를 향한 일편단심을 어여삐 여긴 쇼군이 오노부에게 보내준다든가 하는 망상 전개.

아무튼, 드라마 오오쿠와 만화 오오쿠의 같은 듯 다른 이야기에 머릿속에서 두 이야기가 교차해가면서 여기선 이렇게 했구나, 금붕어 대신 고양이인가…오타마, 무서운 아이. 이후 전개가 궁금하면 드라마를 찾아봐야 하나. 그러나 같은 듯 다른 것이 요시나가 후미의 오오쿠니 다음 전개를 안다 한들 그걸 또 어떻게 꼬아서 표현해낼지 기대가 되기도 한다.

일본은 섬나라라서 그럴까, 궁중 내 권력관계가 한국이나 중국과는 다르다. 왕권과 신권의 대립, 후궁과 환관의 권력 다툼이 없다. 아니, 일단 환관이라는 집단이 아예 없다. 그렇다고 오오쿠가 후궁인가 하면 이것도 또 약간 다른 것이 정실 부인의 위치는 황후나 중전과 비견할 바가 못된다. 물론 이쪽도 후계자를 향한 끝없는 집념과 욕망이야 다를 바가 없지마는.
만약, 어떤 작가가 사극 여인천하를 패러디해서 문정왕후를 왕으로, 난정이를 영의정으로 해서 중종을 내전으로 삼는 그런 작품을 그린다면 우리나라에선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킬까. 아니, 중종이 여자고, 문정왕후와 난정이가 그 캐릭터 고대로 남자여야 하는구나. 만화니까 관대하게 재미로 넘어가 줄까나. 아니면 역사왜곡이라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까. 아니,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역사적 고증, 이런 거에 굉장히 민감하니까.

드라마의 내용을 아니까 3권이 대충 어떤 전개로 갈지 상상이 가면서도, 작가가 작가다보니 예상대로의 전개를 펼치지는 않을 것도 같다. 드라마를 보지 않았다면 아마 다른 감상을 느낄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츠보네 할멈에 대해 몰랐다면 놀랬을 장면이 나는 하나도 놀랍지 않았다. OTL


+ 약자인 쪽이 결국 '성'을 상품으로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건 참 씁쓸하다.
++ 요시나가 후미라는 작가는 BL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작가지만, BL이라는 틀에 묶어두기엔 많이 아깝다. 그 이름을 어떤 장르적 편견 없이 좀 더 많은 사람이 접할 수 있다면 좋겠다.


개인적인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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