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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19 야구 이야기 5
0.

시작은 크게 휘두르며 애니 2기 오프닝을 붙인 2007 일본 고교야구대회 (일명 갑자원, 고시엔) 정리 영상
자막이 화면 자막과 노래 가사가 섞여서 나오지만, 구분하기 어렵지는 않습니다.


오오후리를 보면서 야구 한다는 애들이 어깨가 어쩜 이리 가냘퍼, 몸매는 왜 이리 가늘어 할 때가 있는데, 고등학생의 체구를 제가 너무 과대평가 했나봅니다.
영상을 보다보니, 진지하게 야구를 하는 저 애들이 막 오오후리 코스프레 한 것 처럼 보이구요. ☞☜ (실례야;;)

1.

전에도 썼지만, 저는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좋아했습니다. 야구에 흥미를 가진 게 몇 살 부터였는지 몰랐지만, 하여간 프로야구 출범한 그 즈음부터지 싶네요. 어린이 야구단에 가입하면 꽤 그럴듯한 유니폼 티셔츠와 야구 모자, 야구 잠바를 주거든요. 그런걸로 애들한테 자랑도 하고, 정식 야구는 못해도 짬뽕도 좀 해봤고. 하여간에 어렸을 때부터 무작정 야구를 봐왔기 때문에 야구에는 익숙했다고 할 수 있네요.

2.

그리고 야구를 더 좋아하게 된 계기 중 하나는 영화였는데, 어느날 주말의 명화 시간에 해준 '내추럴'은 정말 홀딱 빠져서 봤었어요. 나이 들었어도 로버트 레드포드는 얼마나 멋지던지요. 게다가 내용도 더할나위없는 감동 드라마였으니까요. 야구에 천재적인 소질이 있는 투수였던 한 청년이 불의의 사고로 십 몇년이 지난 뒤에 타자로 대성, 물론 시련과 음모와 배신과 기타 등등의 질척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지만, 원래 영웅은 막판에 그 진가를 발휘하는 거니까요.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마지막의 조명탑 불꽃놀이도 멋졌지만, 친 공이 실밥이 풀려서 날아가는 장면이었네요.
또 재미있는 야구 영화로 제목부터 '메이져리그'라는 영화도 있었지요. 새파랗게 젊은 찰리 쉰이 제구력 빵점의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로 나오는 영화였는데, 이 영화를 보고나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괜히 정겹게 보이고 그랬습니다.
우리나라 야구 영화는 충격과 '공포의 외인구단'과 '수퍼스타 감사용'정도만 기억이 나네요. 억지로 끼워넣자면 야구 영화는 아니지만, 야구 선수가 주인공으로 나온 '아는 여자'도 있기는 하네요. ^^;;
미국이야 야구가 생활이라고 하니까 야구 영화도 굉장히 많은데, 야구라면 또 한 열정하는 일본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만화라면 넘치도록 많은 걸로 아는데.

3.

야구선수를 실제로 본 것은 대학 다닐 때 잠실 경기장에서였습니다. 봤다고는 해도 좋은 자리에서 본 적은 없기 때문에 얼굴이 뿌옇게 보일 정도에서 봤을 뿐입니다. 모든 스포츠가 다 그렇겠지만, TV로 보는 것과 실제 경기장에서 보는 건 굉장히 큰 차이가 있습니다. 게다가 자기가 응원하는 팀이 이기기라도 하면 그 짜릿함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지요. 처음 야구장에 갔을 때 제일 당황스러웠던 건 '딱'하고 배트에 볼이 맞아서 날아갈 때, 그게 어디로 날아가는지 잘 안 보이더라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이리저리 시선을 헤매고 놓치는 경우도 있었는데, 나중엔 요령이 생겨서 수비수가 움직이는 방향을 쫒았습니다. 그러면 그 쪽에 공이 있더라구요. ^^;

그러다 실제로 코앞에서 야구선수를 볼 수 있었는데, 그건 롯데연수원에서 신입사원 입문교육을 받을 때였습니다. 항상 교육생들만 바글바글하던 식당 한 구석에 왠지 시선을 끄는 한 무리가 있었는데, 모두 롯데 자이언츠 야구점퍼를 입고 있더군요. 근처가 수런수런 '롯데 야구선순가봐~'가 퍼져나갔고, 저는 식판을 들고 나가다 딱 정면에서 마주쳤습니다. 그 때 마주친 선수가 누구였는지 이름도 모르지만, 첫 인상은 '어깨가 진짜 산 같다.'는 거였습니다. 아무래도 야구 선수들은 어깨가 단련된 선수들이 많을테지만, 진짜 코앞에서 마주치니 덩치가 그렇게 크지 않아도 일단 어깨가 아주 커보였어요. 그 이후로 야구 선수 = 어깨 라는 인상이 깊이 박혔지요.

4.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잘 치는 타자라도 10타석 서면 안타는 3번, 잘하면 4번 친다는 얘기니까요. 요즘의 요미우리를 보면 알 수 있죠. 홈런을 7발이나 때리고도 질 수 있는가 싶지만, 투수가 8~9점을 내주는데, 어떤 팀이 이길 수 있겠습니까. 오랫동안 야구를 보다보니, 결국 화끈한 공격력보다는 끈끈한 수비력이 승리의 원동력이더군요. 엄청 잘 던지던 투수가 플라이 미스 (쿠소레 ^^;;) 하나로 무너지기도 하고, 두들겨 맞던 투수가 내야수의 나이스 수비(스야마~) 하나로 되살아나기도 하고요. 그러니까 투수는 굉장히 중요한 존재이고, 투수의 임무도 매우 막중합니다만, 결국 그 투수를 이끌어주는 건 포수고, 투수를 지탱해주는 건 내야, 외야의 수비수들입니다. 물론 투수를 비롯한 수비가 아무리 잘 막아도 점수를 내지 못하면 이길 수 없는 게 또 야구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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