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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14 소꿉놀이의 재미 - 동물의 숲 6
  • 타이틀명 : 놀러오세요 동물의 숲
                   일본판 : おいでよどうぶつの森
                   북미판 : Animal Crossing
  • 장르 : 생활 시뮬레이션
  • 플레이 인원 : 1~4명
  • 발매일 : 2007년 12월



동물의 숲을 시작한지 어언....3주 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빚 갚기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처음 종이상자에 촛불 하나 달랑이던 단칸방에서 출발해서 지금은 2층집에 방도 3개짜리라 꽤 넉넉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만, 빚쟁이인 건 사실이니까요.

처음에 사람들로부터 동숲에 대한 얘기를 들었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소리는 "Wi-Fi를 해야 진정한 동숲을 즐길 수 있다."라는 말과 "무값이 어쨌어요~" 라는 말이었는데, 대충 돌아가는 얘기를 들어보고 왜 이렇게 사람들이 열광할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이게 과연 재미가 있을까 의구심도 들고.
그런데 해보니 알겠더군요.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은지. 그것도 여성 유저들 중심으로.

제목에 썼다시피, 동숲에서 추구하는 재미는 기본적으로 소꿉놀이와 유사합니다. 동숲의 궁극적인 목적은 돈을 벌어서 집을 늘리고, 가구를 사다가 집안을 꾸미고, 이웃들과 오손도손 재미나게 마을을 꾸며나가는데 있습니다. 실시간 게임이기에 현실과 동일하게 시간은 흘러가고,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에 맞는 이벤트가 열리고, 계절에 맞춰 잡히는 곤충, 물고기도 다릅니다. 여기에 동네 주민들과 친분을 쌓아가는 소소한 재미가 더해져서 동숲은 훌륭한 가상현실을 만들어냅니다.

저녁엔 붉은 노을로 불타는 하늘을 배경으로, 밤에는 제가 만들어 놓은 별자리를 바라보며 동네를 한 바퀴 돕니다. 비 오는 날에는 우산을 쓰고 찰박찰박 소리를 내며 바닷가를 거닐 수 있고, 동네 주민들은 만나면 반갑게 인사말을 건네고, 몇몇 친한 친구들은 선물을 앵겨주려고 기를 씁니다. 그러다보면 여기가 무릉도원이구나~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평화로운 마을에 질리는 날이 온다면 참 슬플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듭니다.

제가 사는 삼나무(三木) 마을을 소개하자면, 특산품은 체리고요, 이웃은 아래와 같습니다.

* 생쥐 / 다람쥐

                                 
이름 : 쟝 ()           이름 : 사라()      이름 : 리키()     이름 : 민트()
관심 : 운동, 근육        관심 : 메이크업    관심 : 먹는 거      관심 : 피부미용
        곤충                         가구
생쥐와 다람쥐의 구분은 귀로 하는 듯 합니다. 위 캐릭터 중에 리키와 민트는 지금 이사가고 없습니다.
리키는 매번 파이를 구워달라는 둥 해줄 수 없는 부탁만 하더니 가버리고, 민트는 초대해놓고 제가 깜박했더니, 마구 화를 내더니 관계 회복에 실패해서 이사 가버렸습니다. (어쩌면 다람쥐와 상성이 안 좋은지도;)
민트가 제일 먼저 이사를 갔고, 그 자리에 사라가 와서 비슷한 캐릭터가 자리를 메꾸나 싶었는데, 리키가 이사간 자리에 슈베르트가 온 걸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듯 합니다.
쟝과 사라는 지금 사귀는 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새침데기 언니 캐릭터인 사라가 뇌까지 근육으로 들어찬 것 같은 쟝 앞에서 격렬한 댄스를 선보였습니다. 그러고는 둘 다 꽃 발 날리면서 제갈길로 가더군요.

* 악어

이름 : 알베르트()
관심 : 낚시, 물고기
동숲에는 레어 캐릭터가 몇 있는데, 그 중 악어는 수컷 알베르트와 암컷 크로크 밖에 없습니다.
성격은 그냥 무난합니다. 사진도 제일 처음으로 줬었고. 다른 마을로 이사 갈 것 같은 뉘앙스를 살짝 풍겼지만, 이사 소리는 한 번도 없었네요.

* 사자

이름 : ()
관심 : ……

드디어 나왔습니다. 나의 사랑♥ ~, 동숲의 재벌, 터프하고 관대하신 승리의 킹짱~
킹에 대한 제 사랑이 어느 정도냐면, 이 무심한 녀석이 두 번이나 이사를 가겠다는 걸 뜯어 말렸거든요. 게다가 동네 주민 중에 처음으로 심부름 부탁을 했었고, 그 답례로 무려 "분리형 세탁기"라는 행운 아이템을 줬답니다. (당시에 빚에 쪼들리고, 아는 것도 없어서 너굴 상점에 그냥 팔았다던가;;)

이 때부터 아~ 얘가 봉이구나 싶었는데, 진짜 그 뒤로 편지나 선물 배달하고 답례로 주는 것이 그냥 돈으로 줄 때도 있지만, 레어 벽지나 바닥, 심지어는 제 취향을 꿰뚫는 옷을 주는 겁니다. 게다가 벼룩시장이 열린 날에도 완전 虎口가 되어주시고;; 하여간에 자주 들이대다보니 남자 캐릭터로는 처음이자 마지막(일 듯)으로 집에 방문해주기도 했습니다. 꽤 좋은 집이라고 칭찬도 해주고, 다음날 잘 놀다갔다고 편지에 선물까지 동봉해서 보내주는 등, 이 녀석 완전 왕자님 그 자체.

상단 이미지에는 안 보이지만, 오른쪽에는 칼자국이 또 선명하지요. 이 녀석 오래 사귀고 나니, 자기 과거를 얘기해줍니다. 사실 예전에는 불량배였다. 한밤중에 너구리 상점 앞에서 큰 소리로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그랬는데, 너구리는 그 뒤로 커다란 귀마개를 하고 잔다더라...는 짠한 스토리를...

은 동숲에서도 인기 캐릭터인데, 그 이유는 레어 캐릭터라는 것 외에 "옥좌"라는 레어 아이템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숲에서는 돈으로 살 수 없는 몇몇 물품이 있는데, 이 "옥좌"도 그렇습니다. 이 얼마나 대인배냐면, 이 "옥좌"를 가끔 재활용 상자에 넣어놓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저는 "옥좌"를 바라고 을 좋아하는 게 아니에욤. 저는 별님에게 소원을 빌어서 이미 옥좌가 있거든요.
저는 그저 이 좋을 뿐.

나한테 무슨 냄새 안 나냐? 하고 묻고는 '냄새 나' 라고 하면, 그게 바로 남자의 냄새라는 둥, 그걸 알아차린 너는 이미 어른이라는 둥 하면서 축하할 일이라고 선물을 건네는 이 좋아연~ 천년만년 같이 살거라능~
지금 인삿말은 만난지 2주만에 물어줘서 '안녕~ 내 사랑♥(지정한지 두 시간만에 다른 걸로 바꿔달라 함. ㅠ.ㅠ)'을 거쳐 '하이~ 마이 달링(역시 하루를 못 감;)'을 거쳐 '마이 스윗 허니~'로 달리고 있습니다만, 다음에 또 물어본다면 '이사 안 갈거라능'으로 해야겠습니다.

* 토끼

이름 : 닌토()
관심 : 운동, 근육, 낚시
이 녀석은 쟝과 캐릭터가 겹칩니다. 둘이 똑같이 운동과 근육 패치에 둘다 똑같이 무례합니다. --` 내쫓고 싶은 캐릭터 1순위가 쟝과 닌토인데, 어쩌다보니 둘이 돌아가면서 감기에 걸려 약을 사다줬더니 호감도가 올라버려서; 이런 캐릭터일수록 이사 얘기는 입도 뻥긋 안 합니다. -"-`

* 오리

이름 : 나키()
관심 : 옷, 연예인 지망생
위에 등장한 사라나 민트가 "언니" 타입이라면, 나키는 귀엽고 발랄한 동생 타입입니다. 사라와 민트는 주로 피부관리 비결, 메이크업이 어때 등이 대화의 주제라면, 나키는 연기를 펼쳐보이면서 어때? 라거나, 사진을 준 다음에는 이쪽을 팬클럽 1호 정도로 여긴다고 할까요. 그래도 귀엽기때문에 이사가는 걸 한 번은 만류했습니다. (두 번은 안 할지도;)

* 말

 
이름 : 사반나()    이름 : 슈베르트()
관심 : 꽃 관심 : 가구
사반나는 위의 두 타입과 또 다른 타입입니다. 말하자면 말도 예쁘게 하는 상냥하고 다정한 성격의 모범생? 이랄까요. 선물을 건네면서도 '변변찮은 선물이지만, 마음에 들어야 할텐데.' 같은 예쁜 말만 한다고 할까요. 초반 시작할 때부터 감기로 골골거려서 친해질 기회가 없었는데, 약을 건네줬더니 호감도 급상승해서 지금도 집에 찾아가거나 하면 엄청 기뻐합니다.
슈베르트는 리키가 이사간 뒤 왔는데, 캐릭터 면에서는 나의 사랑♥ 과 같은 계열입니다. 겹치는 캐릭터라 그런가 질문 형식은 비슷한데, 대답에 대한 반응은 미묘하게 다르네요. 게다가 과 달리 저에게 '가구'를 요구합니다. (킹에게는 선물을 하고 싶어도, 이 녀석이 저에게 바라는 게 없어요. ㅠ.ㅠ) 그러더니만 이사온지 일주일도 안 돼서 짐을 싸네요. 아직 사진도 못 받아서 만류하기는 했는데, 과연 떠나기 전에 사진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상이 지금 삼나무 마을에 살았거나 살고있는 주민들의 현황입니다.
사람 사는 것도 그렇지만, 이웃은 호감형, 비호감형, 그냥그런형으로 딱 나뉘는 것이 동숲의 세계는 진짜 잘 짜여진 가상세계입니다.

ps. 동숲에서는 원하는 동물을 이사오게 하는 시스템은 없습니다. 그러나 만약 가능하다면 다음엔 이 동물이 이사 와줬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인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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