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리(1997, あぐり)
원작 : 요시유키 아그리(吉行あぐり)의 「앵두가 열릴 때(梅桃が実るとき)」
NHK 연속 텔레비전 소설 시리즈 중 56번째 작품
1997년 4월 7일 ~ 10월 4일 방송, 총 156회
주요 무대는 오카야마현(岡山縣) 오카야마시(岡山市).
각본 : 시미즈 유키(清水有生)
연출 : 시미즈 카즈히코(淸水一彦) 외 大加章雅, 遠藤理史, 大橋守, 管原浩, 本木一博, 原林麻奈
나레이션 : 호리오 마사아키(堀尾正明) 아나운서
음악 : 이와시로 타로(岩代太郎)
개요
출연
출처 > 일본 위키피디아 참조.
NHK 아침 드라마는 1주에 6편을 하나의 묶음으로 해서 방송하는데, 총 156회니까, 26주짜리 드라마라는 얘기다.
그 중 에이스케는 18주차 106화에서 죽음을 맞는다. 드디어(?) 에이스케가 죽는 18주차까지 정주행을 마쳤는데, 뒷 내용은 지금 볼까 말까 고민중;
어차피 에이스케가 딱 좋은 시기(;)에 죽기도 했고. 메이지 -> 다이쇼 -> 쇼와로 이어지는 시대적 배경에서 에이스케는 쇼와 초기에 죽었다. 안 그래도 볼 때마다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해지던 참이었는데;
그렇다고는 해도, 참 재미있게 잘 만들어진 드라마임에는 틀림없다. 만사이 상에 대한 필터를 빼고라도, 아침 드라마로 적합한 부드럽고 아름다운 메인 테마와 더불어, 역경에 굴하지 않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여성의 이야기라니, 진짜 그림으로 그린 듯한 밝고 건강한 드라마의 표본이다.
이 드라마에는 또 참으로 당당하고 아름다운 여인들이 잔뜩 등장하는데, 그게 또 하나의 묘미다. 아그리의 스승인 서양식 미용사의 선구자인 체리 야마오카, 작가를 발굴하고 길러내는 전직 게이샤 세츠코, 아그리가 미용사가 되겠다고 했을 때 육아 걱정을 덜어주며,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본인도 나이가 들었어도 버릴 수 없는 꿈을 위해 바이올린을 배우는 아그리의 시어머니 미츠요 등등. 당차고 멋진 여성들이다. 그 시대에.
그에 비하면 남자 배우들은 이 당찬 여성들에 조금 기가 죽은 느낌이랄까. 떠도는 바람같은 에이스케는 별개로 보더라도 모치즈키가의 당주인 켄타로 정도가 무게감 있는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사실 조금 삐뚤어진 시선으로 보자면, 변호사 아버지를 둔, 잘 사는 집안에 태어나 남녀 평등의 가치관을 심어준 부모 밑에서 사랑받고 자라, 아버지의 죽음과 사기를 당해 가세가 기울지만, 곧 또다른 부잣집에 시집가 아씨가 되고, 뭐 남편복은 반반이었다고 생각하지만, 부모복, 시부모복은 타고나서 시부모한테도 이쁨받아, 물심양면으로 도와줘 - 시어머니인 미츠요는 육아를 담당, 시아버지 켄타로는 미용실을 내라고 건축비까지 대준다 - 좋은 스승 만나서 기술뿐만 아니라 경영에 대한 것까지 배우니. 뭐 자식들은 나중에 속 안 썩였는지 그건 확인해볼 길이 없지만, 실제로 장남은 소설가, 장녀는 배우, 차녀는 시인이자 소설가라니 다들 잘 자라줬겠지.
물론 아그리라는 여성의 강함이랄까, 시련에도 꺽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그 낙천적인 성격이 그녀의 성공의 요인이라는 것은 분명하다만.
만사이 상이 연기한 모치즈키 에이스케의 모델인 요시유키 에이스케라는 인물은 실제로 주변에 여자의 그림자가 끊이지 않았던 것 같고, 정말 최악으로 아이와 함께 여행을 가면서 다른 여자를 데려간다던가 하는 파렴치한 짓도 태연하게 하는데다, 언론 통제에 반발해 붓을 꺽은 뒤로는 주식에만 관심을 쏟았는데, 죽기 전에 남겨준 거라고는 막대한 빚 뿐이었다고 한다. 그의 소설도 그다지 평가가 높지는 않은 것 같고, 소설가인 장남은 아버지의 소설을 단 한 권도 읽은 적이 없다고 했다던가. 판권에 대해 출판사에서 문의가 들어왔을 때도, 허락은 해주지만, 팔리지는 않을 거라고 단언했다고 한다. (만사이 상도, 배역을 받고 그의 글을 읽었는데, 첫인상은 "이게 뭥미?(何じゃこれ)" 하셨다든가.)
뭔가 되게 찌질하고, 인간실격인 것 같은 이 남자도 그래도 자기 아이는 귀여워해서, 새로 나온 장난감은 꼭 사와서 같이 놀아주고는 했다는 것 같다.
남편으로는 절대 삼고싶지 않은 사람이지만, 옆에 있으면 재밌을 것 같은 나쁜 남자.
만사이 상이 연기한 에이스케는 신기하게도 보고 있으면 미워할 수 없는 그런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가끔 에이스케가 반칙성 폼잡는 발언을 하는데, 그게 진실되게 들린다는 게 내가 이미 팬이라 그런 걸까나. 만사이 상의 에이스케 만큼 너무한 남자(ずるい男)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건 뒤에 따로 포스팅 예정)
드라마를 끝까지 다 본 건 아니지만, DVD를 사놓고 후회하지 않을 만큼 좋은 드라마, 다시 봐도 재미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별점 :
원작 : 요시유키 아그리(吉行あぐり)의 「앵두가 열릴 때(梅桃が実るとき)」
NHK 연속 텔레비전 소설 시리즈 중 56번째 작품
1997년 4월 7일 ~ 10월 4일 방송, 총 156회
주요 무대는 오카야마현(岡山縣) 오카야마시(岡山市).
각본 : 시미즈 유키(清水有生)
연출 : 시미즈 카즈히코(淸水一彦) 외 大加章雅, 遠藤理史, 大橋守, 管原浩, 本木一博, 原林麻奈
나레이션 : 호리오 마사아키(堀尾正明) 아나운서
음악 : 이와시로 타로(岩代太郎)
개요
- 미용사로 잘 알려진 요시유키 아그리(吉行あぐり)의 실화 에세이 - 앵두가 열릴 때(梅桃が実るとき) - 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드라마.
여주인공·아그리(다나카 미사토(田中美里))의 미용사로서의 정열과, 그를 둘러싼 인간 관계를 당시의 시대 배경과 잘 엮어서 그려냈다. 노무라 만사이가(野村萬斎) 연기하는 에이스케(エイスケ)가 인기를 모으고, NHK에 구명 탄원이 쇄도할 정도였다고 한다.
평균 시청율은 28.4%, 최고시청율은 31.5%.
출연
- 모치즈키 아그리(望月あぐり) : 아키사다 리오(秋定里穂) → 다나카 미사토(田中美里)
어릴 때부터 아름다움에 관심이 많은 소녀였다. 언니 둘과 아버지가 잇따라서 스페인 독감으로 죽고, 일가파산. 여학교에 다니던 15살 때 모치즈키家에게 시집간다. 이후에 상경해서 미용사가 된다. - 모치즈키 에이스케(望月 エイスケ) : 노무라 만사이(野村萬斎)
아그리의 남편. 소설가. 태연하게 다른 여성과 데이트를 거듭하는 전대미문인 남편이지만, 아그리에게 있어 좋은 이해자이며, 아내에 대한 애정은 깊다. 요시유키 에이스케(吉行エイスケ)가 모델.
출처 > 일본 위키피디아 참조.
NHK 아침 드라마는 1주에 6편을 하나의 묶음으로 해서 방송하는데, 총 156회니까, 26주짜리 드라마라는 얘기다.
그 중 에이스케는 18주차 106화에서 죽음을 맞는다. 드디어(?) 에이스케가 죽는 18주차까지 정주행을 마쳤는데, 뒷 내용은 지금 볼까 말까 고민중;
어차피 에이스케가 딱 좋은 시기(;)에 죽기도 했고. 메이지 -> 다이쇼 -> 쇼와로 이어지는 시대적 배경에서 에이스케는 쇼와 초기에 죽었다. 안 그래도 볼 때마다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해지던 참이었는데;
그렇다고는 해도, 참 재미있게 잘 만들어진 드라마임에는 틀림없다. 만사이 상에 대한 필터를 빼고라도, 아침 드라마로 적합한 부드럽고 아름다운 메인 테마와 더불어, 역경에 굴하지 않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여성의 이야기라니, 진짜 그림으로 그린 듯한 밝고 건강한 드라마의 표본이다.
이 드라마에는 또 참으로 당당하고 아름다운 여인들이 잔뜩 등장하는데, 그게 또 하나의 묘미다. 아그리의 스승인 서양식 미용사의 선구자인 체리 야마오카, 작가를 발굴하고 길러내는 전직 게이샤 세츠코, 아그리가 미용사가 되겠다고 했을 때 육아 걱정을 덜어주며,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본인도 나이가 들었어도 버릴 수 없는 꿈을 위해 바이올린을 배우는 아그리의 시어머니 미츠요 등등. 당차고 멋진 여성들이다. 그 시대에.
그에 비하면 남자 배우들은 이 당찬 여성들에 조금 기가 죽은 느낌이랄까. 떠도는 바람같은 에이스케는 별개로 보더라도 모치즈키가의 당주인 켄타로 정도가 무게감 있는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사실 조금 삐뚤어진 시선으로 보자면, 변호사 아버지를 둔, 잘 사는 집안에 태어나 남녀 평등의 가치관을 심어준 부모 밑에서 사랑받고 자라, 아버지의 죽음과 사기를 당해 가세가 기울지만, 곧 또다른 부잣집에 시집가 아씨가 되고, 뭐 남편복은 반반이었다고 생각하지만, 부모복, 시부모복은 타고나서 시부모한테도 이쁨받아, 물심양면으로 도와줘 - 시어머니인 미츠요는 육아를 담당, 시아버지 켄타로는 미용실을 내라고 건축비까지 대준다 - 좋은 스승 만나서 기술뿐만 아니라 경영에 대한 것까지 배우니. 뭐 자식들은 나중에 속 안 썩였는지 그건 확인해볼 길이 없지만, 실제로 장남은 소설가, 장녀는 배우, 차녀는 시인이자 소설가라니 다들 잘 자라줬겠지.
물론 아그리라는 여성의 강함이랄까, 시련에도 꺽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그 낙천적인 성격이 그녀의 성공의 요인이라는 것은 분명하다만.
만사이 상이 연기한 모치즈키 에이스케의 모델인 요시유키 에이스케라는 인물은 실제로 주변에 여자의 그림자가 끊이지 않았던 것 같고, 정말 최악으로 아이와 함께 여행을 가면서 다른 여자를 데려간다던가 하는 파렴치한 짓도 태연하게 하는데다, 언론 통제에 반발해 붓을 꺽은 뒤로는 주식에만 관심을 쏟았는데, 죽기 전에 남겨준 거라고는 막대한 빚 뿐이었다고 한다. 그의 소설도 그다지 평가가 높지는 않은 것 같고, 소설가인 장남은 아버지의 소설을 단 한 권도 읽은 적이 없다고 했다던가. 판권에 대해 출판사에서 문의가 들어왔을 때도, 허락은 해주지만, 팔리지는 않을 거라고 단언했다고 한다. (만사이 상도, 배역을 받고 그의 글을 읽었는데, 첫인상은 "이게 뭥미?(何じゃこれ)" 하셨다든가.)
뭔가 되게 찌질하고, 인간실격인 것 같은 이 남자도 그래도 자기 아이는 귀여워해서, 새로 나온 장난감은 꼭 사와서 같이 놀아주고는 했다는 것 같다.
남편으로는 절대 삼고싶지 않은 사람이지만, 옆에 있으면 재밌을 것 같은 나쁜 남자.
만사이 상이 연기한 에이스케는 신기하게도 보고 있으면 미워할 수 없는 그런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가끔 에이스케가 반칙성 폼잡는 발언을 하는데, 그게 진실되게 들린다는 게 내가 이미 팬이라 그런 걸까나. 만사이 상의 에이스케 만큼 너무한 남자(ずるい男)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건 뒤에 따로 포스팅 예정)
드라마를 끝까지 다 본 건 아니지만, DVD를 사놓고 후회하지 않을 만큼 좋은 드라마, 다시 봐도 재미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별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