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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구를 찾아서
일   시 : 2011. 09. 24 ~ 2011. 11. 06
관극일 : 2011. 10. 18(화) 20:00
장   소 :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
연출 / 대본 : 오미영, 영상디자인 : 오진아, 무대디자인 : 김경희
캐스트 : 박복녀 - 김현정, 지화자 - 주은, 꼬 - 이상은, 몽 - 남정우, 냥 - 김태경

지난 번에 결국 들을 수 없었던 꼬의 사연을 이번에 가면 들을 수 있나...하는 바보같은 기대를 하며 두번째 관극.
두번째 보는데도 감흥이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는 걸 보면, 극 자체가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배우분들의 열연 또한 빠뜨릴 수 없는 매력이고. 재관람하니 보이는 디테일과 이제사 귀에 들어오는 넘버들. 이런 것 때문에라도 다시 보길 잘했다 싶다.

- 지화자 할머니가 무작정 쳐들어와 꼬가 낳은 달걀을 쪽 빨아드시고, 두 분 할머니가 실갱이 하시는 동안, 한 쪽에선 실신한 꼬를 냥이가 꼬리 청진기로 진찰하고 몽이랑 함께 심폐소생술을 하고있더라. ㅋㅋㅋ

- 오늘도 닭프롱은 그 처절함만큼 큰 웃음을 선사해줬고. 이상은 씨의 꼬는 세 동물의 왕언니 캐릭터에 딱 적격이다. 그 가성 소프라노 음색으로 펼쳐지는 슬픈 운명에 대한 노래는 후반부 니키를 그리는 노래와 함께 내용은 슬픈데, 뒤로 비쳐지는 영상이 너무 깨알같이 웃겨서 관객은 박장대소하게 만드는 양념같은 장면이 된다.

- 지난 번에 잘 안들어왔던 넘버 중에 이번에 확 들어와박힌 것이 가시리에 청산별곡을 끼얹은 '가시리'넘버. 굴러들어온 돌 지화자 할머니를 보내버리고 싶은 꼬,몽,냥의 노래인데, 멜로디도 단순하면서도 포크송 풍에 꼬와 몽의 기타 연주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어서 꼭 MT온 기분. 별 총총한 밤 하늘 바라보며 기타 선율에 맞춘 가시리~ 가시리 잇고는 세분의 화음도 듣기 좋고 얄리얄리~얄라리 얄라리셩~에 맞춘 율동도 귀여워서, 극이 끝나고 가장 입에 붙는 넘버가 되었다.

- 결국 좁은 집에서 복닥거려봐야 뭐하나 싶어, 지화자 할머니의 아들을 찾아 나서는 장면에서 나오는 아들 찾는 노래는 '아들아~' 부분 때문에 살짝 노라조의 수퍼맨이 떠올랐지만, 두분 할머니의 귀여운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신나는 넘버. 처음엔 박복녀 할머니는 이 웬수야~ 하고, 지화자 할머니는 애틋한 내새끼~ 하다가, 결국 아들 찾기에 지친 두 할머니는 '이눔시키'로 합의를 보셨다. 하여간 이 아들놈이 모든 문제의 사단이다. -_-++

- 재관람이니 이번엔 좀 단련이 되었으니까...하고 방심하고 있었는데, 지난번 폭풍 눈물 흘렸던 장면에서 어김없이 눈물이 흘러넘치더라. 박복녀 할머니의 눈에서 닭똥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걸 지켜보는데, 그냥 내 눈에서도 같이 눈물이 뚝뚝. 떴다떴다 비행기는 지금 떠올려도 울컥하고, 넌 아직 예뻐도 떠올리면 눈물이 그렁그렁.

- 초반에 내가 염소냐며 고기 반찬을 부르짖던 꼬,몽,냥이 막판에 가면 미나리에 달래무침, 웰빙 식단에 적응한 걸 보면서, 그리고 중간에 먹는 거로 장난치지 말라는 거 등등 보면서, 역시 이 뮤지컬은 보건복지부에서 협찬을 받은 게 아닐까 의구심이 들었다.

- 생각해보면, 이 뮤지컬 안에는 시사적인 메세지가 참 깨알같이 들어가있다. 부모를 버리는 폐륜아, 애완 동물 유기 문제, 식품 안전에 관한 문제, 자극적인 소재에 혈안이 된 매스컴 문제, 그리고 노인 문제. 이렇게 다양한 시사점을 산만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극에 녹여낸 작가와 연출에는 점수를 주고싶다.

- 중국집 씬이 살짝 늘어지는 감이 있는데, 그 부분만 좀 더 다듬어져도 좋을 것 같다.

- 소박하고, 담백한 구수한 뮤지컬. 달래, 냉이 넣고 끓인 된장국 같고, 엄마가 차려준 따뜻한 밥상같은 뮤지컬.

- 김밥~김밥~ 둘둘 말아 김밥~ 너무 정겨운 가락에 맞춰 커튼콜까지 보고 나면 정말 실컷 울다 웃고 나오는 개운함에 뿌듯한 참, 착한 뮤지컬 '식구를 찾아서'. 잘 됐으면 좋겠다.
식구를 찾아서

일   시 : 2011. 09. 24 ~ 2011. 11. 06
관극일 : 2011. 10. 13(목) 20:00
장   소 :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
연출 / 대본 : 오미영, 영상디자인 : 오진아, 무대디자인 : 김경희
캐스트 : 박복녀 - 김현정, 지화자 - 주은
            꼬 - 이상은, 몽 - 남정우, 냥 - 김태경
줄거리 :
대구의 팔현마을.
박복녀 할머니는 몽이라는 이름의 개, 냥이라는 이름의 고양이, 꼬라는 이름의 닭과 함께 살고 있다. 개성만큼이나 식탐도 가득한 세 짐승과 살고 있는 박복녀에게 어느 날 또 한명의 할머니 지화자가 주소가 찍힌 우편봉투를 들고 찾아온다. 지화자는 이곳이 자기 아들집이라고 우기며 한사코 나가려하지 않는다. 실랑이 끝에 이들은 지화자의 아들을 찾으러 경찰서, 우체국 등을 찾아다니고, 마지막으로 전단지를 만들기 위해 사진관을 들른다. 사진을 찍고 화장을 해주면서 서로 정이 든 두 할머니는 당분간 박복녀의 집에서 같이 살기로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지화자가 그녀의 죽은 딸의 유품을 늘어 놓은 것을 보고 화가 난 박복녀는 지화자를 쫓아내는데...
[출처 > 플레이DB]

요즘 소극장 창작 뮤지컬은 참 예쁘고 아기자기하게 잘 뽑혀나오는 거 같다. 요근래 본 넌 가끔~도 그렇고, 이 '식구를 찾아서'도 완성도가 높아서 참 만족스럽게 관람했다.

일단 무대가 참 정겹다. 어려서 놀러갔던 시골집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모습에 마음이 푸근해진다. 흙벽에 걸린 오래된 괘종시계보면서, 시골집엔 꼭 저런 벽시계가 집집마다 하나씩은 걸려있었지 했다. 그리고 무대 장치도 간단하면서도 이리저리 깨알같이 잘 활용해서 아이디어도 좋았고.

출연 배우분들은 뭐 모두 처음 뵙는 분들이라 잘 모르겠지만, 할머니 역할의 두 분 연기자 분들은 뮤지컬보다는 연극 무대에 더 익숙하신 분들이었던 것 같다. 할머니 분들이 부르는 넘버도 사실 몇 안되고. 박복녀 할머니의 노래는 '비내리는 고모령[각주:1]'이 제일 인상깊을 정도 였고. 지화자 할머니가 의외로 솔로곡이 2곡이나 되었구나. '너는 아직 예뻐.'랑 '떴다 떴다 비행기'. 대단하신 게 프로필 사진으로 보면 분장하신 얼굴과 매치가 안될 정도이신 두 배우분들이 참 진짜 할머니처럼 자연스럽게 연기를 얼마나 잘 하시던지. 그리고 할머니들이 귀엽기는 또 어찌나 귀여우시던지.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 생각도 좀 나고 그랬다.

할머니들의 애완동물(?) 꼬,몽,냥의 세 배우분들은 닭, 개, 고양이 외에도 민원실 도우미 아가씨, 우체국 직원, 통닭집 사장, PD와 카메라맨, 경찰, 핸드폰 판매원, 중국집 사장과 배달원, 사진사 등 멀티맨 역까지 소화하느라 부진런히 의상을 갈아입어야 했다. 재밌는 건 그 세분이 다 남자 배우였는데, 모두 암컷이라는 설정이었던 것. 토이 스토리처럼 자기들끼리 있을 때는 사람처럼 말하고 노래하고 춤추고, 할머니들 등장하면 갑자기 동물 모드로 변신하는데, 세분 다 동물 성대모사들이 장난 아니다. 하는 행동도 영락없는 개, 고양이, 닭

그 중 꼬 역의 이상은 씨. 자기가 낳은 알이 지화자 할머니 입속으로 들어가는 걸 목격하고 부르는 솔로곡. 가성을 써서 소프라노처럼 부르는 노래가 얼마나 슬픔에 차 있던지. 그리고 '알이 먼저인가 닭이 먼저인가' 고뇌하며 지킬 컨프롱 흉내낸거 진짜 웃겨가지고ㅋㅋㅋ 그리고는 내도록 지화자 할머니를 저 혼자 미워라~ 하는 데 어찌나 귀여운지. 게다가 '이 언니가 말이야~' 하시던 간드러진 목소리에, 나중에 멀티맨으로 등장할 때도 사근사근 대구사투리 쓰는데, 이걸 듣기 위해 다시 충무를 가야할까 갈등 중이다. 안그래도 이번 주 지나면 스케줄잡기 어려운데. ㅠㅠ

냥 역의 김태경 씨는 세 동물 중 제일 동안에, 극을 보면서도 누구 닮았는데, 누구지....했더니, 약간 시모노 히로를 닮은 것도 같다. 고양이일 땐 한쪽 구석에서 열심히 그루밍도 하고, 멀티맨 역 중에 강아지 니키를 잃어버린 중국집 배달원 역에서 니키를 그리워하는 솔로곡도 있다. 고음에선 가성으로 처리하지만, 내용의 애절함과 대비되는 코믹한 영상과 어우러져 큰 웃음 선사했다.
생각보다 몽 역의 비중이 좀 적은 듯도 싶은데, 솔로 넘버가 없어 그런가. 그래도 이 세분의 앙상블은 참 잘 어우러져서 이게 그냥 연극이 아니라, 뮤지컬이라고 여겨진 건 이 세분 덕이었던 것 같다.

귀에 확 들어오는 넘버는 없었지만, 잔잔하다가도 때로 눈물 쏙 빼놓는 장면도 있고, 그리고 빵 터트려주는 장면도 있어, 신파와 해피엔딩을 사랑하는 내 취향에는 잘 들어맞는 극이었다.

막판에 울라고 부추기는 씬에서 펑펑 울다나왔더니 좀 창피했;;

  1. 가수 故 현인 님의 노래로 유명한 '어머님의 손을 놓고 돌아설 때에~ 부엉새도 울었다오 나도 울었소~'로 시작하는 노래.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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