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드 프린세스'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5.10.01 그 사람의 캐릭터 - 이상적인 오라버니, 샤논 카슬 3
  2. 2005.09.30 바리데기 공주 - 스크랩드 프린세스


언제였던가, 샤논 카슬(cv : 미키 신이치로)에 홀딱 반해서 특집을 마려하지 않으면…이라고 했던 게. --;

나는 1녀 1남 남매의 장녀다. 따라서 오빠라는 존재에 대한 실생활적인 정보가 없다. 그러니, 내가 어떤 종류의 '오라버니'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다고 해도,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얘기를 미리 해둔다. (방어선 치기;)

미키 상이 애니에서 맡는 역할들 중에는 형이나 오빠 캐릭터가 몇 있다. 그것도 "기사"의 속성을 가진, 브라더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역이 많다는 점이 특이하다. 에스카플로네의 알렌은 처음부터 히토미에게 잃어버린 여동생을 겹쳐 보았고 하루카의 요리히사도 아카네에게 자신에게는 없는 여자 형제의 모습을 떠올린다. (이건 드라마CD에서의 에피소드지만) 오토기조시의 병약한 오라버니 라이코우는 언제까지나 히카루의 정신적인 지주이며, 후시기 유기의 케이스케는 저쪽 세계로 떨어진 동생을 지켜보는 역이고, 츠바사 클로니클의 토오야는 카캡의 토오야와는 다른 의미로 사쿠라를 이지메하고 귀여워하고, 지켜주는 오라버니이다. 그리고 스크랩드 프린세스에서의 샤논 카슬은 오라버니 캐릭터로는 가장 특별하다. 이렇게 ^^;


어쨌든, 가만 살펴보면 의외로(?) 여동생을 아껴주는 정 깊고, 믿음직스런 오라버니 역에도 잘 어울린다. 이 사람.
언뜻, 미키신의 시스콤 연기는 끈적끈적한 근친애 쪽에 가까울 거라고 흔히 예상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예상 외로 그런 쪽으로는 산뜻하기까지 한 가족애를 보여주기 때문에 그 점이 또 견딜 수 없이 좋다고 할까. 여동생에게 에로스적인 애정을 품는 오라버니의 끈적끈적한 시선이 미키신의 연기 속에 전혀 라고 해도 좋을 만큼 드러나지 않는다. 긴장감 전혀 없음. 자각 없음. 그 점이 나의 직격 포인트를 또 곧바로 찔러주시니,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음이다.

게다가 샤논은 점수가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가사 전반에 능숙!! 하다는 것이다. 제피리스의 말처럼 샤논은 좋은 신부감이 될 것이다. (나한테 시집 와~ 잘 해줄게.)
요리도 하고, 빨래도 하고, 청소는 물론 침대 시트 정리에 급하면 아르바이트로 돈도 벌어오지, 여차하면 그 칼솜씨로 적을 물리치는 이런 완벽한!! 오라버니가 또 있을까.


입도 험하고, 무뚝뚝하지만, 사려깊고 가사 전반에 능숙한 이 강한 남자에게 여자들이 매력을 느끼지 않을 리 없다. 여자가 잘도 꼬이는 주제(;)에 본인은 자각 없음…이 또 매력이랄까. 샤논 카슬은 난파남과는 거리가 멀지만, 만나는 여자들 마다 어찌나 잘 넘어오는지. 최고로 귀여운 제피리스, 사랑스러운 여동생 파시피카, 들장미고양이 소녀 세레스, 가장 아픈 손가락 스인(ㅠ.ㅠ), 그리고 시즈.

정말, 이런 오라버니가 있다면, 브라더 콤플렉스가 되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어찌나 이상적인 오라버니의 모습을 보여주시는지. 가사 전반에 능숙, 적당히 무뚝뚝한 매력, 그런 가운데서도 여동생을 끔찍이 아끼는 마음이 아낌없이 드러나는 시스터 콤플렉스. 헤매는 여동생에게 단호한 충고를 서슴없이 해주고, 그녀의 선택을 최대한 존중해주는 모습.

샤논을 연기한 미키 상의 목소리를 감상해보자.


그리고 막판 서비스 컷. ^^;
스크랩드 프린세스(Scraped Princess)
ㆍ감 독 : 마스이 소우이치
ㆍ제 작 : BONES
ㆍ방 영 : WOWOW (2003년 4월),
총 24화
ㆍ등장 인물
파시피카 카슬 (cv : 오리카사 후미코)
샤논 카슬 (cv : 미키 신이치로)
라크웰 카슬 (cv: 오오하라 사야카)
크리스토퍼 아마라이트 (cv : 미즈시마 타카히로)
레오폴드 스코르프스 (cv : 콘도 타카시)
제피리스 (cv : 미즈하시 카오리)
위니아 (cv : 카와스미 아야코)
휴레 (cv : 코니시 카즈유키)
세네스 루루 기어트 (cv : 마츠오카 유키)
에이로테 (cv : 미나미 오미)
데니스 (cv : 토리우미 코우스케)
나탈리 (cv : 코오로기 사토미)
스인/시즈 (cv : 한바 토모에)
레나드 (cv : 나리타 켄)

사실은 스크랩드 프린세스의 리뷰는 진작에 써서 올리려고 했었다. 몇 번이나 썼다가 지우고, 썼다가 고친 스크랩드 프린세스 리뷰. 그런데 결국은 쓰지 못했다. 미리니름의 경계를 어느 선까지로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분명 재미있게 봤고, 때로 눈물도 흘리고, 여러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애니지만, 줄거리 소개만으로도 미리니름이 될 수 있고, 감상을 적다가 꼭 쓰고 싶은 장면이 있는데, 그 부분을 쓰는 것이 아직 보지 않은 사람들의 감상에 얼마나 영향을 줄 것인가를 가늠하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역시 소개하고 싶은 애니라, 다시 한 번 도전해봤다.

스크랩드 프린세스, 일명 스테프리(すてられる プリンセス)는 말 그대로 버려진 공주, 폐위 공주를 뜻한다.
16살 생일에 세상을 멸망시킬 파멸의 씨앗이라는 불길한 예언이 떨어진 공주는 버려지지만, 그대로 죽지 않고 좋은 부모 형제를 만나 파시피카라는 이름을 얻고, 15살까지 행복하게 자란다. 그러나 그녀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되고, 그 위협을 피해 언니, 오빠와 여행을 떠난다. 최강의 검 실력을 갖춘 오빠 샤논 카슬과 역시 최강의 마법 실력을 갖춘 언니 라크웰 카슬, 세상을 멸망시킬 맹독이라고는 하나, 할 줄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어리광 쟁이지만 사교성 좋고, 불길한 운명을 알고서도 밝게 웃는 파시피카 카슬. 그들은 여행을 통해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고 자신의 세계관을 넓혀간다.

이 애니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적절한 완급조절과 연출력의 승리! 반대로 가장 큰 단점이라면 역시 액션 장면이 부실하다는 것이다. 보면서 참 절실하게 생각한 것 중 하나는 Bones의 연출력, 스토리 텔링, 캐릭터 성, 일정 수준의 작화와 Gonzo의 메카닉, 액션이 합쳐진다면, 얼마나 멋진 애니가 탄생할까, 이건 뭐 거의 드림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만큼 스테프리는 이야기의 전개가 빠르면서 놓치는 구석이 없고, 캐릭터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이고, 그에 맞게 성우분들의 좋은 연기도 돋보인 작품이다. 신인과 중견 성우분들의 균형도 좋았고, 무엇보다 그저 귀여운 연기뿐이라고 생각했던 코오로기 사토미 상의 무감정한 목소리 연기는 생각도 못한 수확이었다.

스테프리의 또 하나의 장점은 멋진 여성 캐릭터가 잔뜩 나온다는 것이다. 마법을 쓰는 라크웰은 물론, 겉으로는 여리게 보이지만 심지가 굳은 위니아, 짐승 공주라 불리던 세네스, 크리스의 상사인 바로네스, 파시피카의 엄마, 피스메이커와 드라군 등등. (그러고 보니, 이렇게 강하고 멋진 여성 캐릭터에 비하면 남성 캐릭터 중에는 나사 하나 풀린 인물들이 꽤 많구나.) 그리고 주인공인 파시피카는 언뜻 자신은 아무것도 할 줄 모르고, 그저 보호받기만 하는 짜증나는 캐릭터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과 주위와 금방 친해질 수 있는 친화력은 역시 그녀만의 매력이지 않나 싶다.

내용 누설 없이 감상을 쓰려니, 참 부실한 리뷰가 돼버렸지만(핑계는;;) 원작이 있는 작품이라 스토리 탄탄하고, 개성 넘치는 인물들을 성우분들의 훌륭한 연기로 즐길 수 있고, OST도 좋은 스테프리. 추천작입니다. ^^

개인적인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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