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신(Half Gods)
일 시 : 2014. 09. 12 ~ 2014. 10. 05
장 소 : 명동예술극장
관극일 : 2014. 10. 01(수) 19:30
연 출 : 노다 히데키(野田秀樹), 원작 : 하기오 모토(萩尾望都)
캐스트 : 수라 - 주인영, 마리아 - 전성민, 노수학자/노의사 - 오용, 가정교사 - 이형훈, 아빠 - 박윤희, 엄마 - 이주영, 하피 - 김정호, 좌숙이/머메이드 - 서주희, 우숙이/가브리엘 - 이수미, 스핑크스 - 김병철, 유니콘/탁이 - 양동탁, 게리온 - 정홍섭
줄거리 :
볼품없는 외모지만 뛰어난 머리를 지닌 언니 수라와 천사같이 아름답지만 지능이 떨어지는 동생 마리아. 두 사람은 몸이 붙은 채로 태어난 샴쌍둥이다. 수라는 어쩔 수 없이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하는 마리아를 보살피지만, 다른 사람들로부터 사랑 받는 것은 언제나 마리아다. 그러 두 사람이 열 살이 되기 직전, 죽음에 이르는 병에 걸린다. 살아날 방법은 단 한 가지. 그것은... [출처 > 플레이DB]
* 한 줄 요약 - 베토벤 교향곡 7번 2악장
- 포스터의 아름다움에 시선을 빼앗겨서 저 반신을 半身이라고만 철썩같이 믿고 극을 보러갔다. Half Gods라고 친절하게 써줬는데 거기엔 시선도 안갔지. 물론 반신은 半神 = 半身 일본어로도 한국어로도 동음이의어로 언어유희적인 표현이기는 하다만. 우리도 일본도 한자문화권이라 이런 식의 동음이의어를 이용한 언어유희가 비교적 무리없이 통하는 게 재밌다.
- 시작이 독특하다. 극이 시작되기 전부터 배우들은 무대위에서 몸을 풀고 있다. 그러고보니 이런 극을 전에도 본 기억이 나는데, 그 극도 원작자가 일본인이었던 거 같다. 극중극의 형식을 빌어서 보여주는 이 연극은 계속해서 객관화를 요구한다. 관객이 극에 빠져들어 이입해서 감정이 고조되는 딱 그 시점에 관객을 극 밖으로 빼내버린다. 그런데 그 감각이 방해를 받는다기보다는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극에 잠겨있는 그 순간의 감정을 되짚어서 분석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느낌이랄까.
- 원작자 하기오 모토. '잔혹한 신이 지배한다.', '11인이 있었다' 같은 작품으로 알려진 만화가. 탐미적이고 철학적이며 문학적이고 시적인 대사가 아름다운 작품을 그린 이 분의 단편이 원작이란다. 극을 다 보고나서 미칠듯이 원작이 궁금해졌다. 우리나라에 정발된 작품도 몇 안되는데, 또 일본 아마존을 뒤져야하나....했는데, 다이제스트 요약본을 바로 찾았다. -_-;; http://www.oeker.net/bbs/board.php?bo_table=comic&wr_id=3080759
원작은 半身이 맞는데, 그걸 노다 히데키 연출이 半神으로 각색한 것 같다.
- 무대는 나선형 계단을 중심으로 좌우에 미끄럼틀, 그리고 한쪽으로 경사진 원형 무대인데, 이게 후반부에 소용돌이를 표현하는 훌륭한 무대장치로 변신! 무대 가운데 구멍이 있어서 그리로 배우들이 등퇴장을 하면서 안그래도 판타지스러운 극을 더욱 더 판타지스럽게 만든다. 배우들의 연기는 대체로 과장되고, 가끔은 일부러라는 듯이 격식화되고, 오버액션이 넘쳐난다. 그게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그런 장치들이 관객들의 몰입을 잠시 밀어내고 객관화를 상기시킨다.
- 연극에 배경음악은 상당히 중요한데, 이렇게 라이브로 연주되는 배경음악은 또 각별하더라. 특히 베토벤 교향곡 7번 2악장이 사용된 장면은 음악이 다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어찌나 눈물이 쏟아지던지. 이 장면의 의미와 음악이 주는 느낌이 맞물려서 가슴이 아팠다.
- 배우들의 연기는 딱히 누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극과 매우 잘 어울렸고, 주인공인 수라와 마리아 역의 두 젊은 여배우의 연기가 가장 좋았다. 천진난만한 마리아와 애정결핍으로 말라가는 수라. 사랑스러웠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팠고.
- 이 연극에서도 반복되는 장면이 나온다. 요즘은 이게 트렌드인가. 한 번 보여주고, 그리고 아주 많이 달라진 감정으로 다시 그 장면을 보게 한다. 되새김질하면서 감정의 파고가 높아진다. 이런 연출 취향이라서 불평은 아니지만, 그래서 재관람할 의지가 쪼끔 사라졌다.
일 시 : 2014. 09. 12 ~ 2014. 10. 05
장 소 : 명동예술극장
관극일 : 2014. 10. 01(수) 19:30
연 출 : 노다 히데키(野田秀樹), 원작 : 하기오 모토(萩尾望都)
캐스트 : 수라 - 주인영, 마리아 - 전성민, 노수학자/노의사 - 오용, 가정교사 - 이형훈, 아빠 - 박윤희, 엄마 - 이주영, 하피 - 김정호, 좌숙이/머메이드 - 서주희, 우숙이/가브리엘 - 이수미, 스핑크스 - 김병철, 유니콘/탁이 - 양동탁, 게리온 - 정홍섭
줄거리 :
볼품없는 외모지만 뛰어난 머리를 지닌 언니 수라와 천사같이 아름답지만 지능이 떨어지는 동생 마리아. 두 사람은 몸이 붙은 채로 태어난 샴쌍둥이다. 수라는 어쩔 수 없이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하는 마리아를 보살피지만, 다른 사람들로부터 사랑 받는 것은 언제나 마리아다. 그러 두 사람이 열 살이 되기 직전, 죽음에 이르는 병에 걸린다. 살아날 방법은 단 한 가지. 그것은... [출처 > 플레이DB]
* 한 줄 요약 - 베토벤 교향곡 7번 2악장
- 포스터의 아름다움에 시선을 빼앗겨서 저 반신을 半身이라고만 철썩같이 믿고 극을 보러갔다. Half Gods라고 친절하게 써줬는데 거기엔 시선도 안갔지. 물론 반신은 半神 = 半身 일본어로도 한국어로도 동음이의어로 언어유희적인 표현이기는 하다만. 우리도 일본도 한자문화권이라 이런 식의 동음이의어를 이용한 언어유희가 비교적 무리없이 통하는 게 재밌다.
- 시작이 독특하다. 극이 시작되기 전부터 배우들은 무대위에서 몸을 풀고 있다. 그러고보니 이런 극을 전에도 본 기억이 나는데, 그 극도 원작자가 일본인이었던 거 같다. 극중극의 형식을 빌어서 보여주는 이 연극은 계속해서 객관화를 요구한다. 관객이 극에 빠져들어 이입해서 감정이 고조되는 딱 그 시점에 관객을 극 밖으로 빼내버린다. 그런데 그 감각이 방해를 받는다기보다는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극에 잠겨있는 그 순간의 감정을 되짚어서 분석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느낌이랄까.
- 원작자 하기오 모토. '잔혹한 신이 지배한다.', '11인이 있었다' 같은 작품으로 알려진 만화가. 탐미적이고 철학적이며 문학적이고 시적인 대사가 아름다운 작품을 그린 이 분의 단편이 원작이란다. 극을 다 보고나서 미칠듯이 원작이 궁금해졌다. 우리나라에 정발된 작품도 몇 안되는데, 또 일본 아마존을 뒤져야하나....했는데, 다이제스트 요약본을 바로 찾았다. -_-;; http://www.oeker.net/bbs/board.php?bo_table=comic&wr_id=3080759
원작은 半身이 맞는데, 그걸 노다 히데키 연출이 半神으로 각색한 것 같다.
- 무대는 나선형 계단을 중심으로 좌우에 미끄럼틀, 그리고 한쪽으로 경사진 원형 무대인데, 이게 후반부에 소용돌이를 표현하는 훌륭한 무대장치로 변신! 무대 가운데 구멍이 있어서 그리로 배우들이 등퇴장을 하면서 안그래도 판타지스러운 극을 더욱 더 판타지스럽게 만든다. 배우들의 연기는 대체로 과장되고, 가끔은 일부러라는 듯이 격식화되고, 오버액션이 넘쳐난다. 그게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그런 장치들이 관객들의 몰입을 잠시 밀어내고 객관화를 상기시킨다.
- 연극에 배경음악은 상당히 중요한데, 이렇게 라이브로 연주되는 배경음악은 또 각별하더라. 특히 베토벤 교향곡 7번 2악장이 사용된 장면은 음악이 다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어찌나 눈물이 쏟아지던지. 이 장면의 의미와 음악이 주는 느낌이 맞물려서 가슴이 아팠다.
- 배우들의 연기는 딱히 누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극과 매우 잘 어울렸고, 주인공인 수라와 마리아 역의 두 젊은 여배우의 연기가 가장 좋았다. 천진난만한 마리아와 애정결핍으로 말라가는 수라. 사랑스러웠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팠고.
- 이 연극에서도 반복되는 장면이 나온다. 요즘은 이게 트렌드인가. 한 번 보여주고, 그리고 아주 많이 달라진 감정으로 다시 그 장면을 보게 한다. 되새김질하면서 감정의 파고가 높아진다. 이런 연출 취향이라서 불평은 아니지만, 그래서 재관람할 의지가 쪼끔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