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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2.30 사바나의 햄릿 - 라이온 킹 3D (Lion King 3D, 2011).
라이온 킹 3D (2011)

감   독 : 로저 알로스, 롭 민코프
음   악 : 한스 짐머
관람일 : 2011. 12. 30(금)
더빙 캐스트 : 무파사 - 유강진, 스카 - 김병관, 어른 심바 - 장세준, 어린 심바 - 김선우, 앵무새 자주 - 탁원제, 티몬 - 장광, 품바 - 송용태, 어른 날라 - 서혜정, 어린 날라 - 장정윤, 비비 원숭이 라피키 - 장승길, 하이에나 셴지 - 성선녀, 하이에나 반자이 - 최병상, 사라비 왕비 - 김성희
줄거리 :
아프리카의 평화로운 왕국 프라이드 랜드. 이곳을 다스리는 사자 무파사의 아들 심바가 태어난다. 심바는 친구 날라와 어울리며 하루 빨리 아버지 같은 왕이 되고 싶어 한다. 한편 왕의 동생 스카는 자신이 왕위를 차지하기 위해 하이에나들과 결탁하여 무파사를 죽이고 심바에게 죄를 뒤집어 씌워 멀리 내쫓는다. 간신히 목숨을 건진 심바는 유쾌한 미어캣 티몬과 멧돼지 품바와 함께 생활하며 어른이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심바는 옛친구 날라를 만나 프라이드 랜드가 파괴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하지만 자신이 저지른 실수 때문에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하는 심바. 결국 아버지의 가르침과 자신의 운명을 깨달은 심바는 스카와 하이에나들을 물리치고 평화를 되찾기 위해 왕국으로 돌아가는데... [출처 > 네이버영화]

- 라이온 킹이 3D로 개봉되었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국내 개봉이 늦어져서 과연 개봉을 해주기나 할까 했더니, 연말에 맞춰서 개봉이 되었다.
디즈니 극장판 애니메이션 부흥의 신호탄이 된 것이 1989년 인어공주였고, 그 이후 줄줄이 걸작을 내놓았는데, 그 중에서도 최고봉은 단연 라이온 킹이었다고 생각한다. 햄릿을 모티브로 한 탄탄한 각본, 한스 짐머와 앨튼 존의 아름다운 음악에 디즈니 애니메이터들이 눈앞에 사자를 데려다 놓고 그렸다는 생생한 동화(動畵)까지 고전의 반열에 들어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 디즈니 작품은 현지화에 상당히 공을 들이기 때문에 더빙판을 선택함에 있어 아무런 주저함도 없었지만, 애새끼꼬마 관객들의 소란스러움은 감안해야 했다. 그래도 참 어지간하더라. ㅠ.ㅠ
2D를 3D로 입체감을 준 것이라, 처음부터 3D를 고려하고 만든 작품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3D 효과는 상당히 잘 만들어졌다. 특히 압도적인 오프닝에서 자주가 멀리서부터 프라이드 록으로 날아오는 장면에서 효과는 감탄스러울 정도. 자주의 꼬리 날개가 바로 눈앞에 있더라.

- 무파사의 유강진 님, 스카의 김병관 님, 탁원제 님, 성선녀 님, 서혜정 씨 외에 베테랑 성우분들의 안정적인 연기가 뒷받침되어 오히려 자막 보는 데 집중력을 흩트리지 않고 즐기는데 문제는 없었는데, 디즈니 애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뮤지컬스러운 몇 몇 노래들, 특히 제레미 아이언스가 감탄스러울만큼 잘 불러줬던 Be prepared 는 좀 아쉬웠다. 운율 맞추는 것도 쉽지는 않았을 것 같기는 하지만.

- 올해 햄릿 회전문을 그렇게 돌았는데, 햄릿을 모티브로 한 라이온 킹을 보면서 햄릿을 떠올리지 않는다는게 무리. 햄릿의 해피엔딩 버전이라고 해야할까.
무파사는 햄릿에 등장하지 않는 선왕의 모습일지, 아니면 햄릿의 회상 속에 등장하는 완벽한 아버지의 모습일지. 어머니 사라비는 존재감이 거의 없지만, 오필리어와 비교하면 날라는 참으로 당차고 제 앞가림 확실한, 진정한 차세대 여왕님. 심바가 아니더라도 여왕님이 될 재목이다. 어차피 사자 무리는 여왕님이 꾸려나가는 거고, 사자왕은 얼굴 마담이니까, 이 사자 무리는 날라의 영도 아래 번성하겠지. 스카는 그야말로 클로디어스의 판박이. 폴로니우스에 자주, 호레이쇼에 티몬과 품바도 있는데, 레어티스가 없구나. 그런데, 날라와 심바는 이복 남매가 아니었...나?

현자 라피키가 심바를 깨우칠 때 하는 질문. 너는 누구인가. 무덤지기 씬이 떠올랐다. 비록 희화화되어서 가볍게 스쳐지나갔지만, 이 질문이야말로 햄릿의 가장 근원이 되는 고민이 아니던가.

너는 네가 누군지도 모르잖아.
언제나 질문의 끝은 그리로 향한다. 심바가 과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도 자신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으니까.

심바가 햄릿과 달리 해피 엔딩을 맞을 수 있었던 건, 심바는 끝내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저분한 일은 결국 하이에나의 몫이니까. 심바는 아무런 어둠없이 오롯이 정당한 왕이 될 수 있었다. 하긴, 우리 다정한 무파사 아버님은 복수를 명령하는 대신, 도망치지 말고, 너 자신을 찾으라고 일러주셨으니, 아들이 시달릴 일도 없었지. ㅠ.ㅠ

- 십여년이 흘렀어도 여전히 명작은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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