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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09 난이 있는 생활
재작년 고양꽃박람회에서 사들고 온 풍란이 드디어 올해 꽃을 피워냈습니다.
풍란이라는게 이렇게 흔한 건가하면서 개당 2천원에 데려온 아이들인데, 기특하게 2년만에 꽃을 피웠네요. 한눈에 보고 예쁘다 싶은 꽃은 아니지만, 향기가 참 향그럽습니다. 청신하고 맑은 향인데, 재미있는건 해가 저문 후에는 향이 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밤에 오히려 향이 강해지는 꽃도 있는데, 완전 반대인거죠.
꽃 봉오리도 저녁엔 다물어드는 것이, 해지고 나면 수분해 줄 벌레들도 집으로 돌아가고, 굳이 힘들게 향을 피우지 않아도 된다, 꽃도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쉬는 건가 싶어서 좀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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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어버이날이라 새삼스럽기는 해도 집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떨어져 산다고 해도 주말마다 찾아가니까 딱히 할 말이 많지는 않아서 풍란은 여전히 좋은 향을 내고 있나 아버지께 물었더니, "얘, 그게 풍란이 아니라 '나도풍란'이랜다." 하십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풍란은 꽃이 순백색으로 이파리도 가늘다고 하네요. 아버지가 재미있지 않냐고 하셔서 저도 "북한에서는 풍란을 '바람난'이라고 한데요."라고 했더니 "그럼, 얘는 '나도바람난'이냐."하시며 껄껄 웃으시네요. ^^

나도풍란과 비교를 위해 인터넷에서 찾은 풍란 사진 올립니다.


확실히 나도풍란과는 다르게 어딘지 모를 기품이 느껴지네요. 풍란이 우아하고 새침한 아가씨라면, 나도풍란은 귀엽고 발랄한 소녀의 이미지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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