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九条AOI'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7.04.14 소녀적 감성 - 쿠죠 아오이 5
쿠죠 아오이(九条AOI) 라는 작가는 적어도 내가 알기에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진 작가는 아니다. 국내에 라이센스로 발행된 작품 수도 적고(아래 네 작품 뿐) '누구'라고 이름을 댔을때, 단번에 '아~' 하고 바로 반응이 돌아오지 않는 정도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보통은 여기서 한 번 더 이 작가가 뭐를 그렸다..라고 했을때, 또 한번 그 인지도가 갈리는데, 이 작가는 '작품'도 그다지 유명한 작품이 없어서..)

내가 이 작가를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히 '그림이 예뻐서'다. 전에도 몇 번인가 썼던 것 같은데, 나는 예쁘면 다 용서가 되는 인간이다. 외형과 포장을 중시하며, 미남미녀를 좋아한다. 물론 그 예쁨에 대한 판단은 온전히 내 주관적인 잣대에 준하여 점수가 매겨지므로, 다른 사람 눈에 어떻게 비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 그림으로만 치면 가장 예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호나미 유키네와 쿠죠 아오이가 있다. 나오노 보라는 데생이 탄탄해서 인체 비례라든가 근육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표현하고, 야마다 유기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가운데 언뜻 색기 농후한 컷을 그린다. 섬세하기로 치면 결코 빠지지 않는 쿠니에다 사이카도 있지만, 이 작가도 초창기 그림은 오히려 선이 굵고 날카로운 터치를 보였다. 그런데, 이 쿠죠 아오이라는 작가는 '키스의 저편(2001)'이래 '아직 알지 못하는 우리들(2004)'까지 그림체의 변화가 거의 없고, 그런 와중에 키스의 저편에서 이미 자신의 그림체를 완성한 상태로 보인다. 그 섬세하고 부드러운 터치는 그 때부터 지금까지 망가지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작가 중에는 갈 수록 점점 그림이 예뻐지는 사람도 있고, 예쁘던 그림이 갈수록 망가지는 작가도 있는데(콘노 케이코라든가 콘노 케이코라든가 콘노 케이코라든가;) 그런 것과 비교해보면 이렇게 한결같이 그림이 예쁘다는 건 그만큼 이 작가의 데생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증거가 아닌가 한다.

워낙 그림으로 좋아한 작가라 스토리에 대한 이야기는 뒷전이 되었는데, 제목에서 적은 것 처럼 이 작가의 스토리는 '소녀적 감수성'이 풍부한 아기자기한 단편이 특기다. 학원물에서 특히 그런 아기자기함이 잘 발휘되는데, 좋아한다는 감정이 사랑한다는 쪽으로 어떻게 변화하는가 굉장히 부끄러울 정도로 소녀스럽게 잘 그려낸다. 매우 정석적이고 정형화된 BL을 예쁘고 섬세한 그림에 고스란히 담아내기 때문에 기분좋게, 달콤하고 가볍게 입가심으로 먹는 디저트 같은 작품이 대부분이다.

오늘 같이 한가로운 오후에 기분 전환으로 접하기 딱 좋은 만화가 아닌가 한다.
다만, 작품수가 적다는 것이 참 아쉽다. OTL

ps. 그림이 이쁘기로는 남쪽의 하루카[각주:1] '> 씨도 만만찮지만, 메떼 시리가 따이[각주:2] 같은 내용만 그려대므로 아무리 이쁜 그림이라도 논외다.
  1. '미나미 [본문으로]
  2. 항간에서는 야오이의 줄임말이 止めてお尻が痛たい(그만, 엉덩이가 아파)라는 설이 있다. [본문으로]
이전버튼 1 이전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