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Mozart!)

일   시 : 2014. 06. 11 ~ 2014. 08. 03
장   소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관극일 : 2014. 06. 11(수) 20:00
연   출 : 아드리안 오스몬드, 음악감독 : 김문정, 무대디자인 - 정승호
캐스트 : 볼프강 모차르트 - 박은태, 콘스탄체 베버 - 임정희, 콜로레도 대주교 - 김수용, 레오폴트 모차르트 - 이정열, 발트슈테텐 남작부인 - 신영숙, 난넬 모차르트 - 배해선, 체칠리아 베버 - 김현숙, 쉬카네더 - 박형규, 아마데 - 곽이안 외
줄거리 :
신이 내린 천재, 모차르트! 천재로서의 운명과 자유로운 인간이고픈 열망의 끝없는 대립! 신동으로 알려진 볼프강 아마데와 그의 누나 난넬은 아버지의 주도 하에 유럽 전역을 투어하며 상류층 귀족들 앞에서 연주회를 갖는다. 하지만 성인이 된 볼프강은 자신을 얽매는 계급사회를 못 견뎌 하고, 자신의 고용주인 콜로레도 대주교와 매번 갈등을 일으킨다. 결국 볼프강은 잘츠부르크를 떠나 꿈꿔왔던 음악 여행길에 오르지만, 음악밖에 모르는 순진한 그의 여정은 순탄치 않다. 아픈 몸을 이끌고 자신의 연주회를 보러 온 어머니마저 죽음을 맞이하자 자괴감에 빠진 볼프강은 잘츠부르크로 돌아온다. 자신을 옭아매려는 레오폴트와 콜로레도로 인해 갈등은 고조되고, 그의 천재성인 ‘아마데’는 점점 더 악마로 변해 볼프강을 죄어 오는데…  [출처 > 플레이DB]

* 한 줄 요약 - 진.짜.로. Brand New Mozart!

- 내가 모차르트!라는 뮤지컬에 갖는 감회는 남다를 수 밖에 없는게, 몇 번이고 반복하는 거 같은데, 난 음악가 모차르트의 빠순이(팬아니고)며, 뮤지컬 모차르트!(2011) 덕분에 본지니가 생겼오늘날에 이르렀다. 초연은 못봤고, 재연은 중반 이후에 보기 시작해서 아마도 이미 물이 오를대로 오른 상태여서 더 감동이었던 거 같고, 삼연은 썩 좋은 기억이 없더랬다. 삼연도 사실 은촤 막공 즈음엔 꽤나 좋아져서 진작 이렇게 좀 하지 싶었던 것도 사실이었고. 하여간 후에 들려오는 소리가 세트를 다 불태웠다던가 그래서 난 모차르트!가 한참 뒤에나 올라올 줄 알았다. 이후에 EMK 라인업도 신작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 레파토리도 다양한데, 그렇게 금방 올라올까 했는데, 1년 쉬고 돌아온;

- 연습실 공개, 관객과의 대화 등을 통해서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간간히 소식이 들려왔지만, 내가 아드리안 연출은 또 처음이라 짐작이 안 가더라. 게다가 가사를 70% 이상 바꿨대지, 새로운 넘버는 3곡이 들어간대지, 무대 세트는 처음부터 새로 만들어 채워넣을테니 어떻게 바뀔지도 좀 기대가 되고, 무엇보다 괴물을 거쳐간 은태가 어떤 모차르트를 보여줄지가 가장 기대가 되었다. 목소리도 연기도 기존 은차르트와는 달라졌을 거 같아서.

- 결론적으로 All New Mozart! Brand New Mozart! 맞다. 정말 기존의 모차르트와 확연하게 바뀌어서 1막 초반부터 어안이 벙벙. 넘버 두세개를 하나로 믹싱해서 넣었는가 하면, 아예 없던 넘버가 추가되서 들어가거나, 이미 익숙해진 가사가 싹 다 바뀌어서 새로운 극을 보는 느낌이더라. 그래서 사실 음악이 귀에 쏙 들어오지 않아서 혼란스러웠기에 연출의 방향이나 무대 사용 이런 걸 파악한다는 거 자체가 나로서는 용량의 한계. 그러니 이후 후기는 그저 의식의 흐름, 뒤죽박죽 제대로 된 후기는 안 나올 듯;

- 우선 좋았던 거 먼저 쓰자면, 무대가 채워졌다. 무대가 이쁘다. 휑하기 그지 없던 판대기가 사라지고 하여간에 뭔가로 무대를 꽉꽉 채워넣었던데, 세종이 워낙 광활하다보니 그렇게 채워넣었어도 빡빡하단 느낌이 안 들더라. 다만 산만해 보이기는 하던; 제일 좋았던 장면은 '이 아이는 누구인가' 시작 부분. 마치 액자처럼 생긴 틀 안에 아마데와 난넬, 레오폴트 셋이 들어있는데, 초상화 혹은 가족사진 같아서 좋더라. 조명도 굉장히 화사했고.
아, 곁가지로 오버츄어 시작할 때 그냥 공동묘지만 덜렁 보여주는 건 좀 많이 심심하더라. 재연, 삼연처럼 차라리 모차르트! 시그니처 영상이라도 보여주는 편이 덜 지루했을 거 같고. 무대는 여러겹을 겹겹이 만들어놔서 참 깊게도 쓰고, 중간막을 많이 활용하는 편이라 앞열이라도 오페라 글라스는 필수인 듯.

- 음악은 전체적으로 타악(팀파니라던가)이 늘었는데, 묘하게 늘어지는 느낌. 타악이 늘었는데도 박력은 떨어진달지. 나는 나는 음악은 새로운 편곡이 마음에 들었지만, 바뀐 가사에는 아직 적응을 못하고. 거울 연출 좀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싱거워서; 아 새로 추가된 장면, 넘버 중 하나가 아르코 백작이랑 볼프강 도박하는 장면이었는데 볼프강의 귀족에 대한 환멸, 반항 이런 거 때문에 넣은 거라면 솔직히 낭비라고 본다. 이 씬 통째로 빼고 차라리 빨간 코트를 돌려내라. ㅠㅠ

그리고 추가된 넘버 중 하나는 베버 부인이 자기 딸 팔아서 팔자 고치려고 넌 가서 그놈앞에 몸을 던지라든 둥 하는 게 있었는데, 이것도 사실 별로; 아니 저 베버네 가족이 등장하는 씬 전부가 사실 별로; 알로이지아가 노래로 어필하는 장면에서 꼭 그렇게 몸을 비비꼬면서 교태스러운 신음 소리를 내야하는가. 아니 베버네 딸 전부 볼프강한테 몸을 던지는데, 지난 공연에서 그렇게까지 막장은 아니었던 이 가족의 변신이 좀 많이 당황스러웠다.

마지막으로 추가된 넘버인 '쉬운 길은 잘못된 길' 음....노래 자체는 좋다. 마음에 든다. 하지만 미묘하다. 대주교를 한 번 더 등장시켜야겠다면서 추가한 곡 치고는 그냥 대주교가 왜 볼프강에 집착하는지 잘 모르겠더라.

- 아마데의 비중이 늘었다면 늘었는데, 왜 이렇게 존재감이 없을까. 내가 본 바로는 1막의 아마데는 볼프강이 던져주는 악상을 악보에 옮기는 그저 음악상자 셔틀; 이 둘 사이에 별다른 교감, 연대, 유대감 따위 없다. 이게 연출의 방향인지, 아직 로딩이 덜 되서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볼프강이 아마데를 부린다고 할지. 그런 느낌이 강하다. 너~무 대놓고 손짓을 통해 머릿속에 떠오르는 악상을 아마데에게 던지는 그런 동작이 참으로 촌스러울 뿐이고;
내 운명 피하고싶어에서 아마데가 별로 위협적이지도 않은데 필살의 탈출을 시도하며 뛰어내리는 볼프강은 뭥미 싶고; 이게 2막에서 아마데에 잠식당해가는 볼프강을 볼 수 있으려나 했는데, 그딴 거 없다; 2막에서도 아마데는 그냥 상자 셔틀 신세를 못 면한다. 콘스탄체와 결혼이 결정된 그 뒤에 아마데가 무슨 마법이라도 거는 거처럼 볼프강을 재우는 듯한 동작을 하기는 하는데 이게 명확하게 와닿는 게 없어서, 재관람하면 좀 알게되려나 싶고.

- 사연 프리뷰 첫 공연이라고 시작전에 사전 양해씩이나 구하는 아나운스를 하더니만, 음향 설계는 전면적으로 다시 해야할 것 같고, 자잘한(?) 무대 사고가 몇 번 있었다. 암전에 중간막 내려올 때 조명이 들어온다던가, 2막의 마차씬에서 마차가 안 움직여서 앙상블이 밀고 갔다던가. 그리고 콘솔은 좀 빡세게 혼나야할 듯. 둘 이상이 부르는 넘버에서 가사를 알아먹을 수가 없다. 커튼콜 밋밋하게 바뀌어서 아쉽다.

-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고, 졸음이 몰려와서 배우 평은 간단히
어쩌다보니 프리뷰 전문 배우가 된 은촤, 초반에 긴장한 티가 좀 보이더니 뒤로 갈수록 점점 자기 페이스 찾아가면서 순간순간 감정 몰입이 확 올라오는 게 보이더라. 특히 2막에서 내도록 눈물 바람이라 ㅠㅠ 간간히 은괴 소환되기도 했다만, 그래 프랑켄 끝난지 3주니까. 자신만의 모차르트를 빨리 찾아내길. 재연, 삼연에서 소년스러운 모습이었다면 사연에서는 완전 청년으로 성장해서 여자 끼고도 잘 놀고, 문신에 알콜에 다크함이 늘어서 그건 또 취향이긴한데, 그게 모차르트스럽게 잘 융화되면 좋겠다. 노래야 뭐 언젠 못했던 적 있나;

새로 투입된 주교인 김수용 씨는 미묘. 내가 원래 수용 씨 툭툭 던지는 창법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과 별개로 음향탓인지 모르겠는데, 가사가 불분명하게 들리고, 카리스마가 좀 부족하다는 느낌. 내가 기존에 알던 민주교, 지금은 레오폴트지만 왕년에 정열주교와 비교해도 뭔가 좀 애송이같달까. 아, 그런데 아르코 백작은 왜 대주교를 "폐하"라고 부르지? 폐하는 황제한테만 붙이는 거 아닌가? 예하 정도면 적당할 것 같은데, 그러면 사람들이 못알아들을까봐 그런가? 그럴거면 차라리 전처럼 주교님 혹은 영주님이라고 하던지.

역시 새로 캐스팅 된 임정희 씨의 콘스탄체는 내가 자세히 보지 않아서 노래만 들었을 땐 무난무난. 연기는 잘 모르겠다. 김현숙 씨의 체칠리아 베버는 천박하고 너무 대놓고 사기꾼이라, 이경미 베버가 어떻게 나올지 봐야겠다. 그래도 재연, 삼연의 체칠리아는 속물적인 천박함을 두르고 있기는 했어도, 그게 범죄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는데, 김현숙 베버는 진짜로 등쳐먹는 사기꾼이라.

박형균 씨의 쉬카네더는 좀 많이 에러. 쉬카네더라는 캐릭터의 매력을 하나도 못 살리심. 잔망스럽기 해, 섹시하길 해, 어딜봐서 이분이 잘나가는 수퍼스타라는 건지 ㅠㅠ 에녹을 쉬카네더로 쓰기엔 배우 낭비일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에녹 배우만한 쉬카네더는 없었던 거 같다. 피맛골에서 구수한 연기는 꽤 좋았는데, 쉬카네더는 좀 아닌 듯.

이정열 씨의 레오폴트는 굿, 신영숙 씨의 황금별은 여전하고, 배해선 씨의 난넬은 어딘지 초췌하고 가련하다.

- 솔직히 프리뷰니까....라며 넘어간 부분도 많고, 내가 프랑켄슈타인 프리뷰 보고나서도 70점 이래놓고, 팽팽 회전문 돌았던 전적이 있어서, 모차르트! 사연의 프리뷰는 이 정도로 투덜대는 걸로.

+
그러니까 모차르트! 4연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저 포스터 디자인만큼 달라졌다.



++ 추가

1. 황금별 연출 마음에 안든다. 여사님 클라이막스 때 열심히 경사진 무대 올라서 뒤로 후광이 뙇 펼쳐지는데, 그게 황금별이라는 건가요? 그리고 그대로 문 닫히면서 퇴장. 아, 그 경사 무대를 엄청 많이 쓰던데, 인물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라면 너무 노골적이고, 동선으로 사용될 때도 빈해보여서 싫다.

2. 황금별이 끝나고 빈으로 떠나겠다는 볼프강과 레오폴트의 대립이 극으로 치달을 때, 아마데는 대체 왜 레오폴트 옆에 서있나? 응? 그때만큼은 볼프강 편에 서던지, 먼저 앞장서서 빈으로 가자고 종용해야하는 거 아님? 가족의 해체를 용납할 수 없다는 아빠 옆에서 그러고 서있으면 마치 음악대신 가족이 우선이야...라는 거 처럼 보이잖아. 볼프강 뛰쳐나가니까 할 수 없이 뒤따라나서는 것 같은 모양새도 좀 아니다 싶고. 뭣보다 2막 피날레에서 내 운명 피하고 싶다는 앞에서 아마데와 레오폴트의 감격의 상봉, 랑데부는 말 그대로 멘붕을 선사해줬으니; 뭐지? 저 아마데는 모차르트에게 음악을 통한 신의 사명을 부여하고 이끌어주는 천재성이 아니라, 그냥 어린 시절의 볼프강인가?

3. 난넬과 볼프강 사이에 형제애가 옅어졌다. 이게 다 빨간 코트의 부재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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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피센트를 봤다.
난 디즈니 친화적인 인간이라 티저 영상 떴을 때부터 어쩌면 이리도 적절한 캐스팅인가 감탄하면서 기다려왔는데, 결론적으로 졸리에 의한 졸리를 위한 졸리의 영화더라. 안젤리나 졸리라는 배우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는데, 말레피센트에는 더이상 적역인 캐스팅이 있을까 싶을정도로 만화에서 고대로 튀어나온 듯한 비주얼을 선사해줘서. 그런데 디즈니는 겨울왕국의 의외의 흥행에 굉장한 감명을 받았는가보다. (비록 후기를 쓰진 않았지만, 겨울왕국 때문에 내가 메가박스 M2관에 갖다바친 금액이 대략 대극장 빕 가격 쯤 되려나;) 왕자는 필요없고, 요정은 쓸모없고, 공주는 결국 진정한 사랑을 자신이 선택한다. 엘르 패닝은 예쁘게 잘 자라줬고, 비비엔은 귀여웠고, 검은색은 3배 멋지게 보이도록 해주는 마법의 색상이며, 디아발이 짱이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 등장하는 말레피센트는 뒷배경이고 뭐고 없는 그냥 사악한 마녀인데, 하나쯤 그런 절대악으로 남겨둬도 좋을 캐릭터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드는데....이건 디즈니니까;
초강력 스포일러 - 스테판 = 한스, 오로라 = 안나, 말레피센트 = 엘사, 필립 = 크리스토프, 디아발 = 올라프+스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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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따로 후기를 쓰지 않을 것 같은 여신님이 보고계셔를 봤다.
5/21 - 정문성/신성민/진선규/안재영/주민진/윤석현/이지숙
작년에 아트원에서 재연할 때 친구와 함께 봤더랬는데, 그때 친구가 참 재밌게 잘 봤다고, 올해도 같이 보러가자해서 보러갔다. 소극장에서 중극장으로 무대를 옮겼을 때는 객석 수가 늘어나는 것만 생각하지말고, 무대 구성을 더 신경썼어야하는 게 아닐까...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초반에 긴장감 넘치던 장면이 너~무 산만하고 밀도가 떨어져서 이게 무대 크기 때문인지, 조명 때문인지, 아니면 배우들이 바뀐 때문인지. 연강홀이 음향 안 좋다는 평을 듣기도 하지만, 에코없이 정직한 소리를 들려주는 공연장이라는 생각인데, 그렇다해도 반주에 배우의 생목소리가 묻혀서 안들리는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말이다. 무대가 넓어진만큼 규모를 키웠다면 어땠을까, 혹은 계속 소극장 규모로 갔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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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통장으로 키운 내 본진...이라는 문장에 삘받아서 잠시 결산을 해봤다.
2014년에 아직 Mozart! 가 기다리고 있지만, 일단 오늘 날짜로 계산해보니....총 합 계산은 의미가 없을 듯해서 OTL

2011 Mozart! (7)
2011 피맛골 연가 (17)
2011 Hamlet (37)

2012 엘리자벳 (24)
2012 Mozart! (4)
2012 황태자 루돌프 (13)

2013 Jesus Christ Super Star (21)
2013 엘리자벳 (9)

2014 프랑켄슈타인 (27)

입덕한 첫해에 진짜 가열차게 달렸구나; 내 덕질 역사상 아무리 물건너 아자씨들 CD, DVD 사들였다고는 해도, 이정도로 퍼부은 적은 처음인듯; 아이돌 덕질도 이렇게는 안했던 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 문제는 이게 앞으로도 더 뻗어나갈 여력이 있다는 거겠지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