樂/시청각

12. 01. 18 - 돈키호테 (Don Quixote)

Lei 2012. 1. 21. 20:11
돈키호테 (Don Quixote)

일   시 : 2012. 01. 07 ~ 2012. 01. 22
장   소 : 명동예술극장
관극일 : 2012. 01. 18 (수) 19:30
원   작 : 미겔 데 세르반테스, 작 : 빅토르앵 사르두
연   출 : 양정웅, 음악 : 김은정, 의상디자인 : 김영지
캐스트 : 돈 키호테 - 이순재, 산초 - 박용수, 오티즈 - 정규수, 카데니오 - 최광일, 돈 페르난도 - 한윤춘, 도로시아 - 김양지, 루신다 - 김리나, 돈 안토니오 - 이해성, 마리토네 - 유수미, 시장 - 전중용, 후아니타 - 정목화, 피키야 - 박혜경, 용 - 김석이, 둘시네아 공주 - 김주희
줄거리 :
한가로운 시골 귀족인 알론소 키하노는 기사 소설에 심취한 나머지 자신이 세상을 거짓과 편견에서 구원할 방랑 기사 ‘돈 키호테 데 라 만차’라 여기고 우직한 시골 농부 산초 판자를 종자로 삼아 길을 떠난다. 한편 권세가의 아들 돈 페르난도는 주체할 수 없는 바람기로 친구 카데니오의 연인 루신다를 차지하기 위해 위장을 하고 여기에 속은 루신다는 돈 페르난도와 결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는데...[출처 > 플레이DB]

- 연극과 뮤지컬을 섞어놓은 듯한 이 극을 보고나면 '음악극'이라는 장르를 따로 구분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번에 레미제라블 볼 때도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돈키호테는 넘버 몇 개 더 추가하면 충분히 뮤지컬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특히 돈키호테가 상상하는 판타지의 세계는 신나는 음악을 배경으로 배우들이 춤추듯 칼 들고 설쳐대고, 몇몇 장면은 뮤지컬의 문법으로 진행이 된다. 그리고 배경 음악들도 스페인풍 무곡으로 듣기 좋더라. 피맛골 연가 이후로 오랜만에 다시 만난 정목화 배우도 반가웠다.

- 이순재 씨의 돈키호테는 우선 나이와 연륜에서 오는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이 상당하더라. 발성에서 약간 안으로 집어먹는 발성이라 간혹 대사가 잘 안들리는 경우가 있었지만, 다 늙어서 신체 제어가 잘 안된다던가 하는 건 이게 실제 모습인지 연기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게다가 실례의 말씀일지도 모르겠는데, 너무 귀여우시더라. 분장의 힘도 한 몫했지만, 갑옷 입고 둥글둥글 뒤뚱뒤뚱, 그러면서도 계속해서 헛소리(;)해대시는 게 나이를 잊고 귀여우셔서~

- 이순재 씨의 일상적인 연기에 박용수 씨의 산초는 과장된 촐싹대는 연기를 선보이셔서 살짝 위화감이 느껴지기는 했다. 박용수 씨의 연기가 나빴다기 보다는 이순재 씨의 연기는 너무너무 일상적인 투였는데, 박용수 씨는 무대 연기적인 과장됨이 그대로라서 그 둘이 자연스럽게 섞이지는 않더라는 거. 한명구 씨의 돈키호테와는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조금 궁금하기도 하다.

- 돈키호테의 모험과 또 다른 한 축을 담당하는 사랑 이야기. 돈 페르난도 역의 한윤춘 씨 브라보! 훌륭하셨음. 카데니오 역의 최광일 씨는 좀 더 젊은 분이었으면 좋았을 거 같다는 생각이 좀 들었고, 루신다 역의 김리나 씨는 참 아름다우셨지만, 그 국어책 읽는 연기는 어쩔;; 대사 할 때마다 현실 입갤. 정진하시길.
아, 돈키호테의 영원한 공주님 둘시네아의 김주희 씨는 무용을 하셨는지 팔 동작이라던가 아주 우아우아하셨다.

- 순간적으로 이거 아동극같애...라는 생각이 들었던 용의 등장; 그리고 박진감이 좀 떨어졌던 풍차와 돈키호테의 대결. 그래도 재밌게 볼 수 있었다. 정말 이거 뮤지컬이라고 해야하는 거 아냐 싶었던 투우씬. 그럼에도 마지막에 검술씬은 제대로 박진감이 넘쳐서 조로 못잖은 활극으로 보였다. 

- 극의 마지막 부분을 너무 질질 끈다 싶기도 했지만, 하여간 용이 나오고, 신나는 모험과 활극, 공주님이 등장하는데다 춤과 노래까지, 퓨전은 이런 거다...싶은 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