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잡상

질긴 인연

Lei 2005. 12. 22. 16:47
지금 쓰고 있는 다섯 살 먹은 제 핸드폰은 가장 초창기의 컬러 핸드폰으로 표현할 수 있는 색상은 256색; 지금은 이거 흑백 아냐? 소리도 듣지만, 처음에 지인들에게 보여줬을 땐 부러움의 시선을 샀습니다. (약 5년 전에;)

21일 어제 부서 송년회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회식 자리가 고역인 나이. -_-; 배신자 소리를 들을지언정 마시자~ 죽어보자~ 망가지자는 분위기에 젖어있을 수는 없어서 먼저 도망쳤습니다.
그 벌일까요?
핸드폰을 분실했습니다.
어디에 떨어졌는지도 확실치 않았지만, 뭐, 없어진 건 없어진 거니까…. 하고 분실신고 하고, 일단 문자로 동생에게 연락은 해뒀지요.
저장된 전화번호가 가장 마음에 걸렸지만, 생각만큼 심리적인 타격도 없었고(둔한 걸까;) 맘 편히; 오늘 출근해서 옆 사람 핸드폰을 빌려 집에 전화를 했습니다.
동생이 받아서, 어제 핸드폰 주웠다는 사람한테 연락왔다…. 고 하더군요. 오~예~!! >.<

운이 좋은 건지, 그 핸드폰은 5년 동안 딱 두어 번 제 손을 떠날 뻔 한 적이 있었는데, 두 번 다 제 손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한 번은 일본 도깨비 여행 비행기 안에 떨어뜨렸는데, 착한 스튜어디스 언니가 입국심사대 앞에서 핸드폰을 들고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した。~
두 번째는 물에 빠트렸을 때. 이대로 안녕인가 했는데, 하루 동안 자연건조시켰더니 말짱하게 부활하더군요. 그러니 혹시라도 핸드폰을 물에 빠뜨렸을 땐 전원을 끈 상태로 고대로 말리시길.
그리고 어제. 이번에야 말로 정말 핸드폰을 새로 장만해야 하나 심각하게(뻥;) 고민하고 있었는데, 동생이 알려준 연락처로 전화했더니 가지러 오세요~ 하고 답이 와서 아, 정말 질긴 인연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해서, 핸드폰을 받으러 갔습니다. 주운 곳을 들어보니 나라는 애는;; 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에, 어제 회식에서 도망치듯 택시를 타고 돌아왔는데, 바로 택시에서 내린 장소였던 겁니다. 제가 핸드폰이 없어졌다고 깨달은 것은 택시에서 내려서 한 5m 정도 걸어간 다음이었거든요. --;; 그러니, 만약 그때 잠깐 뒤돌아 봤거나, 그 자리까지 되돌아갔다면 바로 찾을 수 있었을 것을, 아무 생각 없이 '택시에 떨어뜨렸나? 아님, 회식 장소에 떨어뜨렸나.' 그러고는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고 집으로 직행했습니다. --;; 원래 좀 미련이 없는 성격이긴 하지만, 이건 좀 심하게 바보 같군요. OTL
아무튼, 좋은 분 덕에 핸드폰은 다시 찾았습니다. 이번에도 멀쩡하게 제 품으로 돌아오는군요.
(그런데 이 핸드폰 사고 나서 이런 사고가 난 게 전부 올해 일어난 일인데, 5년 썼으니 바꾸라는 걸까요, 10년 쓰라는 걸까요.)

ps. 오랜만에 웹 파스텔에 들렀다가 미키 상 3연타에 놀랐다.
2006년 1월 '봄을 안고 있었다 6'을 시작으로 해서 2월 '눈빛의 유혹(まなざしの誘惑)', 3월 '당신과 사랑에 빠지고 싶어(あなたと恋におちたい)' 까지 주연으로 출연.
내년엔 초반부터 달리시는군요~>.<
커플링은 1월은 모리카와 상, 2월은 히라카와 다이스케 상, 3월은 치바 스스무 상.
제일 기대되는 것은 역시 3월! 치바 상과 미키 상이 커플로 나온게 '때리는 백의의 천사' 이후 얼마만인가. 아, 그런데 다카오카 미즈미(高岡ミズミ)라는 분의 글은 읽어본 적이 없는데, 그래도 토노 하루히보단 나으려나. 일러스트는 야마다 유기 상이니 어쩌면 개그일지도~ 꺄아~>.<